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2(금) [제주 강정마을 속보] 여균동 감독 "울며 기도하며 잡혀가고 있다"
2011.09.02
조회 516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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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병력 투입, 10여명 연행
- 평화 원칙 지켰건만 주민들 낙망
- 4년 넘게 지켜온 평화상징 침탈 직전
- 평화비행기-콘서트 막으려는 의도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제주 강정마을 현지, 영화감독 여균동


지금 제주 중덕삼거리에는 경찰력과 주민들이 대치중입니다. 이 강정마을에 중덕삼거리는 해군기지 공사를 막는 마지막 보루 같은 곳으로 여겨지는 곳인데요. 해군기지는 해안가에 지어지니까 이 공사를 위해 해안가를 따라서 펜스를 지금 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이 중덕삼거리 300-400미터 구간은 반대하는 주민들이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막고 있습니다. 그래서 펜스를 못 치고 있는 거죠. 즉, 이 중덕삼거리의 펜스만 완료되면 이제 해군기지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오늘 중덕삼거리의 펜스를 치러 중장비와 함께 경찰이 투입됐습니다. 그게 오늘 오전 5시10분 상황입니다. 상황이 어떤 지 현장을 연결해보겠습니다. 지금 여균동 감독이 그곳에 계시군요. 연결해보죠.


◇ 김현정> 감독님, 지금 어느 위치에 계신건가요?

◆ 여균동> 예. 지금 중덕삼거리 컨테이너 바로 옆에 있습니다.

◇ 김현정> 현장 상황이 어떻습니까?

◆ 여균동> 갑자기 예고되지 않은,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폭력적인 경찰 침략이죠. 10여명이 거의 강제로 연행되다시피 돼서 막고 있어요. 여기 주민들과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싸울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은 노래하고 앉아있고 소리 지르고 기도하고 잡으면 잡혀가는 수밖에 없는데요. 여기에 포크레인을 가져와서 경찰력을 동원하여 굉장히 폭력적으로 펜스를 설치하려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 현장의 소음들이 같이 들립니다. 경찰과 부딪히는 소리 같기도 하고 확성기 소리도 들리고요. 그럼 지금 주민들과 경찰들은 몇 명 정도 있는 겁니까?

◆ 여균동> 제가 추정컨대, 경찰력은 이 중덕삼거리에 한 300-400명 있는 것 같고요. 외곽에 몇 개 중대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서울에서 500명이 내려왔다고 하니까 전체적으로 합치면 1000여 명의 병력이 배치되어 있다고 볼 수 있고요. 주민들은 한 150명-200명 정도, 급하게 달려오신 분들이죠. 그리고 평화를 사랑하고 지원했던 대학생들도 있고요. 그런데 병력이 거의 코앞에 밀고 들어온 상황입니다. 지금 계속 밀고 들어와서 포크레인 작업중입니다.

◇ 김현정> 그럼 지금 주민들과 경찰들의 거리는 어느 정도 남아있는 건가요?

◆ 여균동> 바로 코 앞 입니다. 바로 옆에 붙어있어요. 지금 경찰에 둘러 쌓여있어서 뒤에는 강제적으로, 폭력적으로 펜스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고 지금 주민들은 주저앉아 울고 거의 힘없이 넋 놓고 소리 지르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제가 알기로는 컨테이너로 펜스를 못 치도록 막은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럼 컨테이너를 치운 겁니까?

◆ 여균동> 지금 컨테이너는 치우지 않고, 바로 직전입니다. 지금 주민들이 버티고 있는 곳이 컨테이너 바로 옆인데 거기까지 경찰이 둘러 쌓여 있습니다. 지금 10여 미터 정도 중덕삼거리의 주민들이 몰려 있고 경찰병력 300-400명이 에워 쌓고 있는 형국이죠.

◇ 김현정> 그럼 10여 미터 남기고 모두 펜스를 설치하고 있는 거군요?

◆ 여균동> 예. 지금 포크레인으로 생나무를 다 뽑아내고 고구마 밭을 뭉개고 펜스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4년 6개월간의 주민들의 자존심이자 평화의 상징인 중덕삼거리 컨테이너 옆에 이 일대가 침탈당하기 직전입니다.

◇ 김현정> 8시 6분 현재, 약 10미터 구간이 최종적으로 남아 있다는 말씀입니다. 지금 주민들과의 강한 충돌은 없었습니까?

◆ 여균동> 주민들은 거의 100% 평화적으로 기도하고 막아내고 있을 뿐이지, 어떠한 저항을 할 수가 없죠. 잡아가면 잡혀가고. 이제까지 4년 3개월의 평화적인 지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 김현정> 오늘 공권력 투입이 예상이 됐던 일인가요?

◆ 여균동> 지난 번 국방부하고 국토해양부하고 담화문 발표하고 그 다음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고 하면서 서울에서, 육지에서 500명의 경찰병력이 재투입되고 하면서, 오늘 내일 오늘 내일 올 것이다, 하는 예상은 했었고. 그리고 엊그저께 활동가 3명이 체포영장이 발부돼서 잡혀가고 하면서. 주민들은 언제든 올지도 모른다고 하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었고. 아마 9월 3일 평화비행기와 평화콘서트가 있는 걸 어떡하든 막아보려고 하는, 혹은 구렁비 해안가를 통제하려고 하는 마지막 의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여균동 감독님, 목소리가 많이 지쳐 있네요? 어제 밤에 잠을 주무시지 못한 상태에서 이 상황을 맞은 것 같습니다만?

◆ 여균동> 아니, 제가 좀 흥분하면 감정적으로 얘기할까봐. 가능하면 차분하게..

◇ 김현정> 알겠습니다. 현장상황,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