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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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명진 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일침’
- 김형오 의장, 성경구절 아전인수 해석
- 국민의 정치 불신 키울까 걱정
- 기독교정당? 종교 이름 더럽힐까 염려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인명진 목사 (前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여러분 기억하십니까? 대학생들과의 저녁식사 겸 술자리에서 당시 한나라당이던 강용석 의원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굳이 입 밖에 내고 싶지 않습니다만, 여러분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서 그대로 전하자면 “아나운서가 되려면 다 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래도 할 수 있겠냐. 무슨 대학 이상은 자존심 때문에 못 한다더라.” 여성 비하에 대학 비하까지, 강 의원은 결국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고 한나라당에서는 출당 됐습니다.
그리고 국회 윤리위원회에서는 제명안을 통과시키고 전체회의로 이 제명안을 올렸는데요. 바로 어제 전체회의에서는 이 제명안이 부결됐습니다. 찬성이 111명, 반대가 134명으로 의원직은 유지하는 거죠. 전 한나라당의 윤리위원장을 지낸 분입니다. 인명진 목사는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연결 해 보죠.
◇ 김현정> 강용석 의원의 제명안이 결국 부결 됐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 인명진> 우리나라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윤리 수준 아니겠습니까? 또 우리 정치인들의 윤리 수준이고, 또 하나는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는 것은 역시 국회의원들, 정치인들 스스로 자신들의 잘못을 고치려고 하는 마음도 없고, 스스로 고칠 수 있는 자정능력도 없는 집단이구나, 이런 것을 스스로 보여준 아주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법원에서 징역을 받은, 유죄판결을 받은 사건인데 제명만은 안 된다는 사람이 23명이나 많았고, 더군다나 한나라당에서 출당시킨 사람 아닙니까? 한나라당에서는 당원조차도 될 수 없다고 했는데요. 그 투표장에는 한나라당 국회의원들도 많이 있었을 텐데, 이 사람들도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상당한 수가 당원은 할 수 없다며 출당은 시켰지만, 국회의원은 할 수 있다, 이런 이중적인 태도를 드러낸 것 아닙니까?
강용석 의원을 출당 할 때 한나라당은 어떤 위기가 있었을 거예요. 국민들의 비판을 잠시 모면하기 위해서 했던 꼼수였다는 것, 국민들을 속였다는 것을 우리에게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고 야당도 오십보백보입니다. 질질 끌어서 지금까지 하고 유야무야 넘겨왔다는 것은 야당도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방청객도 다 내보내고 자기들끼리 투표했다면서요. 뭐가 그렇게 중요하고 비밀스럽고, 내보이고 싶지 않은 일이라서 방청객을 다 내보냅니까?
◇ 김현정> 방청객, 방송기자들 다 내보냈는데도 그 안에서 했던 이야기들이 좀 새어나온 게 있어서 제가 좀 소개를 하자면, 한나라당 김용호 의원이 표결에 앞서서 이렇게 발언을 했답니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 이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 “이 정도 일로 제명을 한다면 우리들 중에 누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이 얘기를 어떻게 들으셨어요?
◆ 인명진> 그러니까 자기들 스스로가 얼마나 비윤리적인 집단인가를 나타내는 말 아니겠습니까? 저는 부결됐다는 얘기를 듣고 속으로는 그랬습니다. '그래도 국회의원들이 양심은 있구나. 자기 사람 국회의원직을 박탈을 하면 우리도, 나도 똑같은 사람이 된다는 양심이 있으니까.' (웃음)
◇ 김현정> 양심상 나도 비슷한데 차마 자르지는 못하겠다, 이런 건가요?
◆ 인명진> 하여간 그런 생각이 들면서 쓴웃음이 나왔습니다만, 성경구절을 이렇게 아전인수격으로 인용하면 되겠습니까? 더군다나 예수를 믿으시는 분인 것 같은데 성경에는 '내 팔이 죄를 짓거든 잘라버려라.' 그런 말도 있는데 이 생각은 안 하고 이런 말만, 자기 유리한 말만 생각 하는지... 이래서 기독교가 또 욕을 먹고 이러지 않습니까? 이 대목에 왜 또 성경얘기를 합니까? (웃음)
◇ 김현정> 목사님 입장에서 화나시는군요. (웃음) 그런데 이런 반론도 있습니다. 성폭행을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말로 술 먹다가 농담식으로 한 건데 너무 과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 일각에서 나오는 소리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인명진> 그것도 상당히 무책임한 얘기죠. 세상이 많이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옛날에 제가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할 때에도 성희롱 발언 때문에 참 곤혹을 많이 치렀는데요. 보통 서민들도 아니고, 한 나라의 정치를 얘기하고 윤리에 모범을 보여야 될 사람들이 말이라도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윤리수준을 낮추게 하는 것이고, 이건 마땅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이런 비난이 있을 거라고 어느 정도 예상을 했을 텐데도 의원들의 제 식구 감싸기 관행은 왜 이렇게 고치기 힘든 건가요?
◆ 인명진> 비난이 있을 것으로 알지만 이 분들이 늘 생각하는 건 우리 국민들의 건망증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약점을 다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요. 사실은 국회의 윤리특위에서 통과된 것만 해도, 제명결정만 된 것만 해도 대단한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건데 결국은 여기에서 이렇게 되더군요. 윤리위원회 특위에서 통과된 것도 국민들의 여론이 빗발치고 이러니까 마지못해서 여러 번, 그것도 우여곡절 끝에 통과가 됐는데 이게 집단이기주의죠.
국회의원들이 자기들은 특별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참 재미있는 것은 국회에서 막 멱살 잡고 싸우다가 저녁에는 어울려서 어깨동무하고 노래 부르고 술 마시고, 다시 원수처럼 싸움하다가 그 다음 날 비행기 타고 희희낙락하면서 여행 가고... 국회의원들의 윤리의식이라든지 이런 것에 대해서 보통 사람으로는 참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예전에는 “룸살롱에서 자연산 찾아야 된다.”, “변사또가 춘향이 따먹는 것이다.” 이런 발언들에 마사지와 관련된 발언도 있었어요. 어떤 게 더 망언이냐며 이런 것들에 대한 설문조사가 인터넷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민심인데요. 이렇게 제명할 사람을 제명 못 하게 되면 정치 불신을 더 키우는 것 아닌가요?
◆ 인명진> 그러니까 이런 발언이 나왔을 때 따끔한 제제가 있어야 되는 거거든요. 그래야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이 되지 않아요. 이런 일이 계속되면 국민들이 정치인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강용석 의원이 제명 안 된 것도 이제 앞으로 미치는 파장이 클 겁니다. 그런 정도는 해도 제명이 안 되더라, 또 윤리특위 여론이 아무리 빗발치고 당에서 제명 조치를 당한다 하더라도 국회에 가면 끄떡없다, 다 우리 편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또다시 이런 일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 그런 점에서 염려되는 일이죠.
이번에 한 번 따끔하게 해야 '아이고, 아무개는 그런 일하다가 국회의원 떨어졌다.' 이래야 정신 바짝 차리고 이런 일을 안 할 텐데, 아쉽게 됐습니다.
◇ 김현정> 지금 문자들이 옵니다. 그런데서 성경을 왜 인용합니까, 정말 화난다, 국회를 없애자, 강용석 의원과 국회의원들은 딸이 없습니까, 이런 문자도 들어오네요?
◆ 인명진> 이번 일을 보고 국민들이 너무 실망하셨죠.
◇ 김현정> 인명진 목사, 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만나고 있습니다. 요즘 기독교 정당, 기독당 창당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 인명진> 우리 기독교인들이 정치참여를 하는 것, 또 정치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것, 나라를 위해서 염려하고 기도하는 것은 마땅히 해야 되는 일이고,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발언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참여해야 되느냐가 문제인데요. 정당을 통해서 정치를 참여한다, 평신도들도 아니고 성직자들이 기독교 정당을 창당한다... 정당이라는 게 뭡니까? 정권을 차지하려고 얻으려고 하는 것, 권력을 얻으려고 하는 게 정당의 역할 아닙니까?
◇ 김현정> 정당의 궁극적 목적은 권력획득 아닙니까?
◆ 인명진> 목사들이 정당 만들어서 권력을 차지하려고 그런다면 어색하지 않습니까? 더군다나 기독교의 이름으로요. 목사들이, 교회가 정치를 하는 분들을 잘 교육 하고 기독교적인 훈련을 하고, 그래서 정치를 잘하게 하고 때로는 직접적으로 정치가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쓴소리도 하고 예언자적인 발언을 하기도 하고, 이러는 것을 교회가 다 해야 되고 성직자들이 해야 하지만 성직자들이 정당을 만들어서 권력을 가져보겠다, 이게 아무래도 무언가 잘못된 생각을 가지는 것이다, 만약 그런 일이라면 성직자를 내놓고 해야지, 목사라는 이름을 가지고 더군다나 우리 사회는 다종교 사회 아닙니까? 서구와는 좀 다르죠.
서구에는 기독교 정당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문화적, 역사적인 배경이 다른 것이고, 이렇게 여러 종교가 혼재해 있는 사회 속에서 기독교 정당이다, 이러는 경우 우리 사회에 주는 영향은 어떨 것인가 하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이 기독교 정당을 창당한다는 분들의 면면을 보면 저도 목사니까 누구보고 이런 저런 얘기로 평가할 수 있지는 않지만, 정말로 국민적인 신망을 받을 수 있는 분들인가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저분들이 정당을 기독교의 이름을 내세우고자 한다.' 아무래도 신뢰에 대한 뭔가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 들으시는 분 중에 누가 주도하시기에 그러느냐, 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잠깐 소개하면요. "헌법을 개조해서 아이 5명 안 낳으면 감방에 보내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런 말씀들을 하셔서 좀 논란을 일으켰던 분이시더라고요. 그런데 목사님도 정치적인 발언을 하시잖아요?
◆ 인명진> 저도 그렇습니다. 저도 정치적인 발언을 많이 하는 편인데요. 그러나 저는 권력을 잡아본다든지, 만약 혹시라도 제가 그런 자리에 가려고 한다면 목사 그만 두고 갈 겁니다. 목사하면서 무슨 정당해서 권력의 자리에 간다든지 하면 되겠습니까? 과거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어서 국민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우리 교회에 많은 해를 끼친 일이 있는데요.
◇ 김현정> 오히려 기독교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크다는 말씀이세요?
◆ 인명진> 다른 종교에서 어떻게 보겠습니까? 이거 다 코미디로 보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정당 창당과 정치적인 발언을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말씀이시네요?
◆ 인명진> 그렇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정의와 사랑을 추구하는 가치관을 권력을 잡아 펼칠 수는 없겠느냐, 이렇게 반론한다면 어떻습니까?
◆ 인명진> 정의와 사랑을 펼치는 건 기독교적인 방법이 있지 않습니까? 교회가 해야 될 방법이요. 우리가 지금 아무리 정당을 한다 하더라도 목사들이 하는 것보다 정치하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있잖아요. 또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이 사람들이 정치를 바로 하도록 충고하고 조언하고 격려하는 것이 교회가 해야 되는 일이지, 직접 나서서 자기가 뭘 해 보겠다, 만약 그렇게 해서 정치라는 것이 뻔한건데 잘못하면 그 다음에는 그 책임은 어떻게 하며, 기독교에 돌아오는 피해를 어떻게 할 겁니까?
◇ 김현정> 인명진 목사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1(목) 인명진 목사 "강용석 감싸기? 네 팔이 죄짓거든 잘라버리라 했거늘"
2011.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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