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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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우석훈 2.1연구소장 (<88만원 세대> 저자)
월가를 점령하라. 외치던 시위가 이제 미국을 점령하라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 금융계의 탐욕에 반발하면서 월스트리트에서 촉발된 시위. 미국 전역으로 지금 확산이 되고 있는데 영화배우, 지식인들, 또 미국 일부 정치인들까지 지지의사를 표명하고 나섰습니다.
이 상황을 보면서 민중이라는 개념이 없는 미국에서 이런 시위가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놀라워하는 분이 있습니다. 무슨 얘기일까요? 88만원 세대의 저자이자 경제학자죠. 우석훈 2.1연구소 소장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 우석훈> 예, 안녕하세요.
◇ 김현정> 블로그에다 이렇게 쓰셨어요. 민중이란 개념이 없는 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지 상상도 못했다. 이게 무슨 말씀이세요?
◆ 우석훈> 그러니까 유럽에서 생각하는 그런 민중이라는 개념이 실제로 미국은 여러 민족들이 모여서 나라를 만든 거 아니에요? 그러다 보니까 굉장히 복잡하고 체계도 복잡하고 그 다음에 계층도 복잡하니까 민중이라고한 분석한 적은 없거든요. 그런데 진짜 민중현상 비슷한 일이 벌어진 것 같아서 놀랍습니다.
◇ 김현정> 이 시위의 처음으로 우리가 한번 돌아가보죠. 시위가 시작된 곳이 어딘가 하면서 월가입니다. 월스트리트. 왜 월가, 월스트리트인가요?
◆ 우석훈> 작년에 인사이드잡이라는 다큐가 다큐상을 탔거든요. 월스트리트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그 사람들이 어떻게 탐욕스러웠고, 정부 돈 어떻게 가져갔는지 그런 것에 관한 다큐였어요.
◇ 김현정> 1%가 전체의 부를 가져가는 방식이 되는 어떤 비판.
◆ 우석훈> 그것도 월가에서 하는 파생상품이라고 하는 증권괴담이었거든요. 그게 아카데미상을 타니까 엄청 많이 본 거죠, 사람들이. 이전에 이런 전문적인 얘기들은 잘 안 봤거든요. 그런데 이게 현실이 되니까 영화가 히트치면서 금융가나 이런 데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많이 시작된 겁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인사이드잡이라는 다큐멘터리가 아카데미상까지 수상을 하면서 많이들 실상을 알게 된 거예요. 월스트리트 증권가에 대한 어떤 탐욕에 대한 실상. 그러면서 시작이 된 건데. 시위 주체를 보니까 중산층을 중심으로 한 여러 계층이다, 이렇게 분석이 되네요. 어떻게 보십니까?
◆ 우석훈> 학자금대출 때문에 고생하는 대학생들도 있고 그 다음에 졸업했는데 취업이 잘 안 된 학생들이 많이 있죠. 그리고 의료보험 문제가 또 심각하니까 의료보험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 부모랑 같이 사는 딸들, 그 다음에 자식 키우기 어려운 엄마들. 이런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싱글맘들도 있고. 보니까 채용해 주는 곳이 없어서 아이에게 분유도 먹이지 못하는 이런 여성들도 나왔다, 이런 얘기도 있고.
◆ 우석훈> 미국이 일본에 비하면 안전장치가 좀 적거든요. 사회보장 같은 게 약하니까 뭔가 조금 문제가 생기면 금방 생활이 어려워집니다. 이 사람들이 체감하는 것이 내가 더 힘들어졌다. 어떤 계기가 있으니까 길거리에 나오게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니까 중산층이 지금 평균적인 삶조차 살기 힘든, 이 정도로 지금 미국경제가 어려워진 건가요? 대체 어느 정도입니까?
◆ 우석훈> 빈곤율이라는 표현을 가끔 쓰는데요. 지금 미국, 일본 이런 데가 빈곤율이 OECD국가 중에서 되게 높은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말은 중산층인데. 사실 집담보를 가지고 있던 중산층들이었어요, 미국 사람들이요. 그런데 거기에 있던 돈들이 다 금융위기와 함께 날아가고 나니까 실제로 살기도 어렵고 그 다음에 특히 직업 자체가 주니까 안전장치 없이 월급이 없어지면 몇 달 만에 중산층이 아닌 사람이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리고 대표적인 게 건강보험 의료보험이 아닌가 싶어요. 미국은 의료보험이 거의 사적인 보험으로 민간보험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래서 당장 아프면 어떻게 할 수가 없는. 내 수입이 줄어들면 병원에도 갈 수 없는 이런 상황. 대표적인 사회안전망 중에서도 의료보험 문제가 되겠는데 그런데 그러면 이들이 원하는 게 뭔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게 뭔가요?
◆ 우석훈> 그게 좀 애매합니다. 보통 집회를 하면 뭐로 바꾸자, 누구 물러가라. 이렇게 목표가 있는데요. 각자 자기 원하는 구호들을 외치거든요. 그러니까 금융자본주의가 커지면서 문제가 생겼다라는 데까지는 동의하는 건데. 굉장히 다양한 구호가 나오고 있어서.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게 나와요?
◆ 우석훈> 등록금 얘기도 일부에 있고 그 다음에 직장도 해 달라는 얘기도 했는데 여기에 기후변화의 해당에 대한 문제도 있고 그러니까 미국 정부가 잘 못하고 있는 것들은 포괄적인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지만 방향 자체가 한 군데로 가고 있지 않거든요.
◇ 김현정> 굉장히 복합적인 불만이 한 번에 표출이 된 거군요. 그동안 쌓여 있던 것들이.
◆ 우석훈> 그러니까 자기가 보기에 미국의 문제가 이거다. 그 다음에 그게 금융자본주의 때문에 안 되는 것이다. 이것은 공통적인 건데요. 진짜 한두 가지 구호로 딱 모이지가 않으니까 그게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것이다라고 분석할 수밖에 없죠.
◇ 김현정> 그렇군요. 어떤 분석을 보니까 자본주의를 대체할 체제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런 분석도 있던대요. 이건 무슨 말인가요?
◆ 우석훈> 저는 좋게 얘기하면 90년대 이후에 금융자유화를 엄청 했었거든요. 금융자본주의 같은 것을 얘기하면 이게 2008년도 이후로 좀 바뀔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게 안 바뀌었어요. 그래서 거기에 대한 것에 대한 변화인 건 확실한데. 그 다음에 어떤 사회를 만들어야 할지 아직은 좀 상이 좀 모호합니다.
◇ 김현정> 금융자본주의. 쉽게 말하면 돈 놓고 돈 먹기. 실물은 없는데 돈을 걸면서 거기서 거품을 만들어서 돈을 벌어가는 이런 걸 말하는 거죠?
◆ 우석훈> 지금 한국 같은 경우에도 사실 금융이 너무 커져서 이쪽에서 생활의 문제가 일반인들에게 생기고 자살도 하잖아요. 미국 같은 경우에는 더 심하죠.
◇ 김현정> 이것이 잘못됐다, 그 다음 세계가 와야 되는 것이 분명한데 그게 뭔지는 아직 불분명한 이런 상황?
◆ 우석훈> 좀더 사회적 연대 같은 것도 늘려서 가난한 사람들도 살 수 있게 해 주고 또 한 가지는 부자들이 세금을 더 내자. 돈이 있어야 될 것 아닙니까? 지금까지 감세 국면에 대해서는 변화가 있을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군요. 이게 좀 계급투쟁의 성격으로 시위가 변하는 게 아니냐, 이런 전망도 있던데 어떻게 보세요?
◆ 우석훈> 가능성이 있기는 한데. 고전적인 형태, 노동자와 자본가라는 그런 대립이 이제 계급구조 아니에요? 노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거든요. 그래서 일부는 그런 현상도 있지만 사회적 계층이 워낙 복잡해서 거기다 미국은 또 민족양상도 복잡하거든요. 그래서 부자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갈등이라는 것은 맞는데 고전적인 계급만으로 보기에는 조금 어려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건 아니라고 보시는 거. 또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이 우리나라입니다. 역시 수년간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고 서민경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고 청년실업문제는 이제 고착화가 된 상태인데. 우리나라에도 이와 같은 시위. 월가에서 벌어지는 것 같은 이런 시위가 벌어질 가능성은 없을까요?
◆ 우석훈> 일단 사회적 시위로 보면 한국이 먼저 출발을 했죠. 2008년도에 촛불집회를 경험했지 않습니까? 그 다음에 그게 반값등록금이라든가 혹은 한진중공업이라든가 경제문제로 해서 계속해서 진행중이거든요. 그런데 차이점이 우리는 보통은 시청 앞에서 하지 않습니까? 지금은 한국은행이라든가 여의도 증권가 같은 데로 가는 변화가 올 수도 있겠죠.
◇ 김현정> 오히려 우리는 다른 데서 시작을 해서 그게 증권가로 금융자본주의에 반발할 수 있는 이런 움직임으로 모일 수 있다라고 보시는 거예요?
◆ 우석훈> 아마 이자율을 높인다고 하거나 그런다면 한국은행 앞으로 갈 수도 있겠죠.
◇ 김현정> 그러면 미국의 예를 보면서 우리가 지금이라도 좀 발빠르게 대처해야 할 것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고칠 수 있는 부분은 고쳐야 될 텐데. 어떤 걸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 우석훈> 어떻게 보면 정당정치가 잘 활성화돼서 사회적 불만이 정치토론으로 들어가야 되거든요.
◇ 김현정> 여기서도 정당정치 얘기가 나오는군요.
◆ 우석훈> 미국 같은 경우에도 사실 민주당이 그렇게 사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기가 약하거든요. 한국은 사실 그보다 더 약한 것 같아요. 그래서 좀 정치인들이 바뀌는 것에 대해서 어떤 사람들이 무슨 고민을 하는가 그런 얘기들을 계속해서 받아내고 풀어나가면서 대두화시키지 않으면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죠, 우리도.
◇ 김현정> 미국의 시위는 어느 정도나 갈 것이라고 보세요? 계속 이렇게 번져나가고 다른 나라로까지 계속해서 번져나갈 거라고 예상하십니까?
◆ 우석훈> 그것까지 예상하기는 어려운데요. 비슷한 예가 2008년도에 일본에서 있었던 적이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도요타 등 그때 해고된 사람들이 농성을 했어요. 캠프농성을 했는데, 결국 일본 자민당 정권으로 바꿨죠. 그러니까 조금씩이라도 아마 정치권 내에서 뭔가 바뀌지 않으면 대선 때까지도 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김현정> 미국 대선 때까지도.
◆ 우석훈> 왜냐하면 사람들이 원하는 답을 딱 줄 수가 없거든요.
◇ 김현정> 새로운 것에 대한 어떤 갈망.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는 불만의 표출이기 때문에 결국은 선거 때까지 가고 선거판이 바뀔 수도 있다는 이런 말씀이세요.
◆ 우석훈> 사회적 협약 같은 논의들이 있겠죠.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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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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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월) 우석훈 2.1연구소장 "월街를 점령하라, 한국에서도 이미..."
2011.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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