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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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문송천 교수
문학 이야기했는데 과학이야기, IT이야기 좀 해야겠습니다. 여러분 세계적으로 유명한 4개의 사과가 있습니다. 아담과 이브에 등장하는 사과 하나, 과학자 뉴턴의 사과 하나, 화가 폴스의 잔의 사과, 그리고 마지막 하나가 바로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만든 애플사의 로고 한 입 베어 물은 사과 그 사과라고 합니다. 어제죠, 애플사의 전 CEO 스티브 잡스가 사망을 했습니다. 그의 사망소식이 나온 이후 그야말로 전세계의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그가 남긴 것들 되짚어보죠.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의 문송천 교수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문 교수님 안녕하세요?
◆ 문송천>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이렇게 보내기에는 나이가 너무 젊어요. 56의 나이로 췌장암으로 사망. 그 사실 IT업계에서 돈을 번 CEO들, 성공한 사람은 많지 않습니까?
◆ 문송천> 예, 그렇죠.
◇ 김현정> 스티브 잡스는 도대체 뭐가 달랐던 건가요?
◆ 문송천> 스티브 잡스는 사실 돈을 추구하기보다도 자기의 꿈과 이상과 인류의 생활의 이상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그동안에 불철주야 노력한 사람입니다. 특히 관찰력 통찰력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스티브 잡스가 18세 때 제록스라고 하는 복사기로 유명한 제록스 회사 있지 않습니까? 제록스 회사 연구소를 방문해서 아이콘 도형으로 컴퓨터 명령을 치르는 대신에 클릭하는 그 기술을 견학을 합니다. 그리고서 이거다 이런 확신이 들어서 그 확신을 밀어붙인 사람입니다. 사실 그 확신을 밀어붙일 수 있는 사람이 그때 여러 명 있었는데 끝까지 한 사람은 스티브 잡스죠. 그래서 곰처럼 아주 우직하고 어리석게 끝까지 망하더라도 망할 것을 감수하고 하는 거죠.
◇ 김현정> 실제로 망하기도 했어요.
◆ 문송천> 망했어요. PC사업을 하다가 마이크로소프트한테 완전히 망했습니다.
◇ 김현정> 그랬었죠. 그런데 또 일어서고 또 인간 드라마에요, 삶이.
일단 그 업적 IT분야에서 볼 때 업적을 한 세 가지만 크게 꼽아주신다면 어떤 건가요?
◆ 문송천> 사실 세 가지보다는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컴퓨터 명령을 그전에는 한 자 한 자 이렇게 해서 한 줄로 치고 두 줄로 치고 이렇게 줄로 쳤거든요. 그래서 오늘날의 Windows, Windows7 이런 게 있잖아요. 그게 줄 수로 따지면 5000만줄입니다. 도저히 상상을 초월하는 줄인데 그것을 줄을 글자로 안 쓰고 도형으로 클릭하는 것으로 실현하는 것이 스티브 잡스의 첫 번째 큰 업적이고 또 하나는 아이튠즈라는 아이패드라는 조그만 단말기에서 돌아가는 음악서비스 있지 않습니까? 아이튠즈가 왜 대단한 거냐면 음반계의 저작권 개념을 완전히 뒤흔들어놨어요. 종전에는 저작권 하면 30년, 50년, 70년 갔는데 이 사람은 저작권 완전히 파괴해서 파괴적 창조력을 발휘해서 모든 음반을 아이튠즈에 수록하는 데 성공을 했습니다. 이 두 가지는 다른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못하는 아주 놀라운 업적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두 가지 정도를 크게. 말씀하신 대로 기술적인 면에서도 대단합니다만 그저 기술개발만 잘하는 어떤 우수한 과학자였다면 이렇게까지 잡스, 잡스 하지는 않았을 텐데. 인간적인 매력이 있었죠?
◆ 문송천> 인간적인 풍모는 그야말로 40년 동안의 인간승리 한 편의 드라마를 쓰고 간 실존적인 인물,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일종의 묘한 신비감 베일 속에 가려져 있는. 그래서 저도 IT업계 리더들을 거의 다 대담을 한 경우가 있습니다만 빌 게이츠를 비롯해서 뭐 스티브 잡스는 만날 기회를 전혀 제공하지 않는 아주 은둔형 인간입니다. 다만 이단아적 모습이 부각이 돼서 꼭 영화 '에덴의 동쪽'과 '자이언츠'에 나오는 제임스 딘을 연상케 하는 청바지와 검은 티, 폴라 셔츠 아주 그 인상적이고 프레젠테이션을 끝까지 본인이 책임지고 빌 게이츠도 기술적인 것은 자신이 없으니까 이것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나보다 경력이 높은 누가 누가 발표를 하겠다 하고 마이크를 넘기거든요. 그런데 스티브 잡스는 끝까지 자기가 해요.
◇ 김현정> 그런데 말입니다. 그 청바지에다 검은 티셔츠요. 항상 그 옷을 입는 것은 의도하는 바가 있나요? 왜 그러는 거죠?
◆ 문송천> 젊음과 스티브 잡스의 철학이 'Think Different' 즉 남하고 조금이라도 다르게 하라는 거죠. 다른 게 다르고 다르고 다르고 달라지면 아주 깊이 들어가면 다른 게 엄청나게 달라지는 거죠. 그래서 그 스탠포드대학 졸업식 연설에 초청이 돼서 가서 어떤 얘기를 했냐면 "하루를 잘 때 오늘 내가 놀라운 일 한 가지를 했다는 느낌이 없이는 잠을 자지 말라." 이거예요. 이것은 우리 인류 각자에게 주는 대단한 메시지입니다. 과연 그걸 누가 할 수가 있느냐.
◇ 김현정> 그렇군요. 그 정도로 열심히 살았던 사람이에요.
◆ 문송천> 아주 치열하게 산 사람입니다.
◇ 김현정> 아까 전에 실패한 경험도 있다고 하셨는데 실패작은 대표적으로 뭐가 있습니까?
◆ 문송천> 사실 실패작이라기보다는 시행착오인데 왜냐하면 컴퓨터가 IBM 대형컴퓨터 있지 않습니까? 오늘날도 우리은행, 국민은행 이런 데 가면 IBM 대형컴퓨터가 모든 정보시스템을 석권하고 있거든요. 슈퍼컴퓨터는 그보다 수십배 더 크고요. 그런데 컴퓨터가 작아지고 작아지다가 이렇게 어떻게 작아졌냐면 PC로 오기 전에 워크스테이션이라고 해서 PC보다는 큰 아주 요즘에 큰 PC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데스크탑보다 좀 큰 거. 그걸 했다가 보기 좋게 경영상의 부진을 겪어서 85년에 자기가 영입한 애플의 부사장에 의해서 쫓겨나서 아주 치욕적인 삶을 12년 동안 살다가 12년 만에 와신상담해서 영화 토이스토리, 토이스토리 아시죠, 쥐라기공원 비슷한. 그런 토이스토리로 대성공을 거두면서 애플 복귀에 성공하는 그런 역사를 썼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런 드라마틱한 역사, 그런데 실패했다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게 단순히 개인적인 능력이나 운 덕분일까. 저는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기회를 주는 어떤 사회적인 분위기도 한 몫을 하지 않았나 생각을 하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문송천> 투자문화와 토양이 다릅니다, 미국은. 제가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것으로 리차드 용재 오닐이라고 하는 예술가를 예를 들겠습니다. 리차드 용재 오닐은 음악적 재능이 대단합니다. 제가 가까이 지켜본 바에 의하면 음악적 재능은 세계의 타의추종을 불허할 정도인데 과연 리차드 용재 오닐이 음악적 재능만 가지고 성공을 했느냐, 그렇지 않다 이거예요. 예술기획사가 리차드 용재 오닐을 관리하고 일정을 짜고 어떡하면 이 사람이 이른바 소위 세상 말로는 스타덤에 오를 수 있는가를 연구한 기획사가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는 어떤 정도냐면 이것은 소프트웨어 투자기획사는 미국에 즐비하게 있어요.
그런데 애플을 키운 소프트웨어 투자기획사는 세코이야 캐피탈이라고 하는 세계 제일의 투자기획사입니다. 거기가 없었다면 애플은 벌써 망해도 몇 번 망했죠. 그래서 이게 무슨 얘기냐면 프로축구 구단처럼 퍼거슨 감독,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퍼거슨 감독 같은 사람이 있어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페이스북과 이런 삼성전자 이런 회사를 각각 개개인 선수로 보고 호날두, 메시 이런 선수로 보는 거예요. 이 사람들은 어떻게 엮으면 무슨 팀이 될 것이고 어디하고 싸우면 얼마로 이길 것이고 전반전은 어떻게 할 것이고 후반전은 어떻게 할 것이고 이렇게 해서 승부까지 예측을 하고 승점을 관리한다는 거죠.
이런 소프트웨어 기획사가 우리나라에 하나도 없습니다. 이런 토양에서는 그야말로 우리 소프트웨어 산업은 갈 길이 멀죠. 지금 삼성, 애플 논쟁을 가지고 말이 많은데 전혀 해법이 안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왜 그러냐면 소프트웨어 기획사가 없기 때문에 정부가 아무리 머리를 써도 삼성이 아무리 머리를 써도 삼성이 소프트웨어기획을 안 하거든요.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래서?
◇ 김현정> 우리나라 IT계의 한국의 스티브 잡스가 나오게 하려면 뭐부터 바뀌어야 되는 거예요?
◆ 문송천> 이것은 10대 후반 젊은이들이 각성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가 물론 저도 그랬습니다만 40년 전에 컴퓨터 분야에 뛰어들었을 때 무모했습니다만 모든 걸 걸고 투신하고 올인했다고요. 그런 젊은이들이 요즘에 나올 수가 있겠습니까? 대학입시에 시달리고 객관식 찍기에 능한 우리 학생들이 그런 생각의 여유와 각오와 도전이 있겠냐 이거죠. 그래서 저는 중고등학교 교육이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생각할 시간을 주고 스티브 잡스가 인도에 몇 번 갔는지를 조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 불교에 심취했는지 이런 생각할 시간을 줘야 되거든요.
◇ 김현정> 생각하자. 교육풍토부터 바뀌자, 알겠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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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7(금) "전설이 된 잡스"-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문송천 교수
201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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