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5(수) 김대석 성복호 선장 "제주 추자도 참조기 풍어입니다"
2011.10.05
조회 1458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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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성복호 김대석 선장


올해 조기가 대풍년입니다. 너무 많이 잡혀서요. 보관창고가 부족할 정도라는데 행복한 비명이죠.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그 생생한 이야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제주 추자도에서 조기잡이배를 타시는 분이세요. 성복호의 김대석 씨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대석> 예.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지금은 어디 계세요?

◆ 김대석> 지금 바다에 있어요.

◇ 김현정> 바다 배 위에 계시는 거예요?

◆ 김대석> 예, 배 위에서 지금 전화통화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오늘 아침에는 몇 시에 나오셨어요?

◆ 김대석> 몇 시에 나온 지 한 4일 됐습니다.

◇ 김현정> 4일째 지금?

◆ 김대석> 4일 됐어요.

◇ 김현정> 오늘 지금 이 순간에 바다 위 풍경은 어떻습니까?

◆ 김대석> 바다의 풍경 어제만 해도 정말로 사납고 무서운 바다 위였는데 오늘 정말로 잔잔하고 아름답네요.

◇ 김현정> 오늘은 어떻게 감이 어떠세요? 잘 좀 잡힐 것 같아요?

◆ 김대석> 오늘은 느낌이 정말 좋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잘 잡히는 날은 요즘 얼마나 잡히는 거예요?

◆ 김대석> 잘 잡힐 때 하루에 1000개 정도요.

◇ 김현정> 1000마리?

◆ 김대석> 아니요, 하루에 1000짝 콘테이너 있잖아요, 박스.

◇ 김현정> 박스로 1000짝 정도? 1000개?

◆ 김대석> 2만마리 정도 생각하시면 됩니다.

◇ 김현정> 2만마리요?

◆ 김대석> 예.

◇ 김현정> 지금 듣기로는 조기가 넘쳐서 수요보관창고가 부족할 정도다라고 들었는데 풍년이라는 게 어느 정도나 풍년입니까?

◆ 김대석> 작년에 비해서 지금 배 이상인데요. 작년에는 지금 작년보다 한 달 정도가 빨리 고기가 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편 어딘지 불안하기도 하고 빨리 이제 또 고기가 없어 질까 봐. 그리고 너무 많이 나다 보니까 단가가 많이 하락했죠.

◇ 김현정> 그건 좀 있군요. 그러면 지금 수익이 한 번 배에 타고 나갔다가 들어오면 수익이 어느 정도나 나는 거예요. 이게 1000짝이라고 말씀하시면 제가 감이 안 잡히고 수익으로 따지자면?

◆ 김대석> 1000짝으로 말하면 거의 1억 정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 김현정> 1억?

◆ 김대석> 예.

◇ 김현정> (웃음) 조기잡이배에서 하루에 1억?
이게 하루가 되는 거예요 아니면 한 번?

◆ 김대석> 하루가 아니고 딱 15일 기준해서 10일 작업을 하는 데 하루만 해도 1억은 할 수 있는 거고 일주일 만에도 할 수 있고 그날 운에 맡길 수가 있죠.

◇ 김현정> 그렇군요. 배가 한 번 나갔다가 들어오면 잘 잡히는 날은 하루에도 1억이 가능하고 어떤 때는 열흘 만에도 1억이 가능하고 억 단위로 노는 거예요, 요즘.

◆ 김대석> 요즘에는 그러니까 어민들 얼굴이 활짝 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겠네요. 조기잡이 노하우가 따로 있습니까? 어디가 잘 잡히는 건지 딱 보면 알아요?

◆ 김대석> 노하우라고 할 것은 저는 선장한 지 2년째밖에 안 됐는데 그전에 아버님이 했기 때문에 아버님이 기록했던 장부가 있어요.

◇ 김현정> 지도 같은 게 따로 있는 건가요, 어장지도 같은 게?

◆ 김대석> 그렇죠, 바닷속에서 장애물이라고 할 수 있죠. 장애물하고 아버지 했던 포인트 그리고 옆에 또 삼촌네들, 형네들 따라서 정리하면 또 잘 잡힙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지도 같은 걸 보면서. 그러니까 만선으로 가득가득 조기 싣고 돌아올 때는 기분이 얼마나 좋으세요?

◆ 김대석> 일단 배에다 음악을 틀어주고 그러면서 들어갔을 때에 저를 반겨줄 사람들 생각하면서 그냥 저도 모르게 그냥 실실 웃음만 나옵니다. 너무 좋아서.

◇ 김현정> (웃음) 왜 안 그렇겠습니까. 그런데 올해 왜 그렇게 풍년입니까?

◆ 김대석> 수온이 맞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수온이.

◆ 김대석> 예.

◇ 김현정> 수온이 맞는다는 얘기는 조기가 살기 좋은 수온이 어느 정도나 되는 건데요?

◆ 김대석>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전에 삼촌네 아버님께서 하는 말씀이 올해는 추자도에서 풍어제를 아주 잘해서, 고사를 잘 모셔서 그렇게 말씀하시대요.

◇ 김현정> 해경에서 중국어선 단속을 이번에 좀 철저하게 했다, 이런 얘기도 있더라고요. 아마 그 원인도 있을 것 같고 여러 가지가 다 맞아떨어져서 풍년이 됐습니다. 보니까 김대석 선장님 추자도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선장이시네요?

◆ 김대석> 추자도에서 어린 것보다는 유자망 선장 중에 제일 막내죠, 제가.

◇ 김현정> 추자도뿐만 아니라 다 통틀어서 제일 어린 선장이세요.

◆ 김대석> 아마도 그럴 겁니다.

◇ 김현정> 실례지만 아니가 어떻게 되세요?

◆ 김대석> 32살입니다.

◇ 김현정> 32살, 대단하시네요. 아버님의 가업을 이어받으신 건데. 처음에는 뱃사람이 되는 것 망설이지는 않으셨어요? 젊으신 분들은 요즘 그럴 수도 있다고 하는데.

◆ 김대석> 처음에는 저는 절대 배 안 탄다고 마음먹었습니다.

◇ 김현정> 절대 안 타겠다. 왜 그러셨어요?

◆ 김대석> 아버님이 이렇게 이끌어온 사업을 제가 꼭 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오기가 생기고. 본인이 아닌 남한테 선장을 맡기다 보니까 아버님이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이 가업을 제가 다시 이끌어서 아버지한테 정말 효도를 해 보고 싶어 가지고.
해 보니까 어머니도 많이 안 좋아하시고 눈물도 흘리고 그랬습니다. 한편으로는 좋아하죠. 아들이 가서 고기 많이 잡아오니까.

◇ 김현정> 지금은 좋아하시죠?

◆ 김대석> 지금도 아버님은 엄청 좋아하시는데 어머님은 아직은 그렇게 반반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바다로 가족을 떠나보내야 하는, 매번 떠나보내는 거지만 떠나보낼 때마다 가슴이 조마조마하고 가족심정이 왜 안 그렇겠습니까? 지금 바다 생활하면서 뭐가 제일 힘드세요?

◆ 김대석> 일단 바닷속의 이 배는 안에가 모두 생활터전이기 때문에 바닷속에 오면 저희 선원들이 가족 아닙니까? 고기 많은 잡으면 서로 웃어주고 같이 노래부르며 흥얼대고 괴로울 때는 소주도 한 잔 먹고. 삼촌, 형, 동생들 다 있기 때문에 힘들어도 옆에 든든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버팀목이 됩니다. 오늘 못하면 내일 또 잡으면 되니까.

◇ 김현정> 지금 배 안에 몇 분이나 계시는 겁니까?

◆ 김대석> 지금 현재는 11명 있습니다.

◇ 김현정> 11명. 뱃사람들이, 우리가 일반인들이 흔히 생각할 때는 고기잡이 어장을, 그물을 끌어올리면서 뱃노래도 부르고 이런 걸 떠올리는데 그런 거 있어요?

◆ 김대석> 뱃노래 대부분 젊은 사람보다는 나이 드신 분이 노래를 불러요. 그러면 사람들이 선장님, 음악 좀 틀어줘요 하면 제가 또 최신가요나 뽕짝 틀어주죠, 가끔.

◇ 김현정> 뱃노래 요즘 잘 부르는 뱃노래 한 소절만 들려주실 수 있습니까?

◆ 김대석> 한 소절이요? 꽉 낀 청바지 갈아입고 길을 나섰네.

◇ 김현정> (웃음) 뱃노래가 그래요? 요즘은?

◆ 김대석> 요즘은 따로 뱃노래가 있는 것이 아니고 잘 나가는 유행가 같은 것을 많이 부릅니다.

◇ 김현정> 꽉 낀 청바지 갈아입고 어디를 나섰네. 신세대 선장입니다. 조업 나왔는데 집에서 전화가 걸려오면 그때는 덜컹하실 것 같아요. 지금 결혼하셨잖아요?

◆ 김대석> 결혼한 지 이제 2년차 됐습니다.

◇ 김현정> 2년차, 아이도 보고 싶고 그러실 것 같아요.

◆ 김대석> 정말 많이 보고 싶죠.

◇ 김현정> 아이 얼굴 어른거리고.

◆ 김대석> 그렇죠.

◇ 김현정> 목소리가 갑자기 또 슬퍼지셨어요, 김대석 선장님.

◆ 김대석> 그냥 괜히 와이프 생각하고 우리 딸, 예쁜 딸 생각하면 마음이 그러죠.

◇ 김현정> 그래도 다시 태어나면 또다시 배 타시겠습니까, 뱃사나이 하실 거예요?

◆ 김대석> 또다시 태어난다면 솔직히 말하면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그럼 뭐 해 보고 싶으세요?

◆ 김대석> 그냥 힘들었을 때, 와이프랑 가족들 힘들 때 잘 나갈 수 있는 그런 직장 생활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4일, 5일, 10일 이렇게 배 타면 그만큼 가족들 생각 많이 나고 아버지로서 역할 많이 못해 주는 게 마음 아프고 이런 게 있으신 거예요. 그래도 선장님 풍년이잖아요. 한가득 조기 채워서 돌아오실 생각하시면서 그러면서 아이 얼굴 떠올리시면서 그 외로움 달래시고 오늘도 참조기 가득가득 잡히기를 저도 같이 기도하겠습니다.

◆ 김대석> 고맙습니다.

◇ 김현정> 오늘 바쁘신데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