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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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5(수)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대선 출마? 내일 일은 몰라"
2011.10.05
조회 43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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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말 중기적합업종 2차발표
- 인위적 법보다 사회적 합의 중요
- 동반위 예산 인력 등 강화 필요성
- 세종시, 국민투표 못한 것 못내 아쉬워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대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 다 같이 잘 살아보자는 상생을 논의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곳이 있습니다. 바로 동반성장위원회입니다. 얼마 전 여기에서 중소기업에 적합하니까 대기업은 사업을 자제하라는 업종 16개를 발표했습니다. 원래는 적어도 한 45개 품목은 합의를 이끌어보겠다고 했는데 이게 쉽지 않았는지 일단 16개만 내놓은 겁니다. 나머지 29개 품목은 어떤 게 논의 중이고 또 강제력이 없는 합의에 대해서 대기업은 얼마나 따를 것인가. 동반성장위원회 정운찬 위원장 만나보겠습니다.

◇ 김현정> 동반성장위원회 출범 1년 만에 이런 결과가 나왔는데요. 애초 목표로 삼았던 것과 비교하면 완성도를 몇 점이나 주시겠어요?

◆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전반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겁니까?

◇ 김현정> 네, 지금까지 달려온 것들을 생각해 본다면 스스로에게 몇 점이나 점수 주시겠습니까?

◆ 정운찬> 몇 점이라고 말씀드리는 어렵겠습니다만, 이제 동반성장이 우리 경제, 우리 사회에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기업은 이른바 납품가 후려치기 할 때 과거보다 훨씬 더 조심스러워 하고, 중소기업이 해방 이후 오늘날처럼 이렇게 자기발언을 하는 때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단 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아직도 대기업들이 동반성장을 외부규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70-80점은 그래도 가능하시겠어요?

◆ 정운찬> 그렇게 주십시오. (웃음)

◇ 김현정> 16개 적합업종을 보니까 세탁비누, 골판지 상자, 순대, 청국장, 고추장, 간장, 된장, 막걸리, 떡 등 이런 것까지 대기업이 다 진출했었나 싶은 게 많더라고요. 합의도출이 가장 어려웠던 것은 어떤 품목인가요?

◆ 정운찬> 이견을 보였던 품목에 대해 적시하는 것은 지금은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럼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우셨어요?

◆ 정운찬> 실무자의 보고를 받으니까 가장 커다란 문제는 적합업종 선정에 대한 기대수준이 다른 것이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정운찬> 중소기업은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과거 중소기업 고유업종처럼 대기업이 완전히 손을 떼고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기업을 유지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고, 또 대기업은 한 번 지정되면 결국 완전히 시장에서 나가야 된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만, 그것은 아닙니다. 적합업종 지정의 최종 목표는 일정 기간 동안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키워서 당당하게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고용을 늘리고 소비자만족도를 높이려는 것입니다.

◇ 김현정> 사실은 실효성이 얼마나 있을까 이런 의문도 있습니다. 청취자 의견도 들어옵니다만. “사업을 이양해라” 즉, 아예 빠지라는 것은 세탁비누 하나고 나머지는 축소, 혹은 자제 정도인데요. 이렇게 해서는 실효성이 있을까. 게다가 강제력도 없는 권고인데, 대기업들이 얼마나 말을 들을까요?

◆ 정운찬> 경제를 하루아침에 다 바꾸는 것은 굉장히 힘듭니다. 그래서 어떤 것은 사업이양 하라, 또 어떤 것은 진출입을 자제하라, 또 확장을 자제하라, 하는 것입니다만. 이것이 권고사항이라고 해서 실효성이 있을 것이냐 의문을 제기하는 분이 있습니다만, 제가 보기에는 오히려 인위적으로 법률을 개정해서 특정 품목의 진출입을 제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법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사회적 합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사회적 합의요?

◆ 정운찬> 대중소기업과 공익기관이 함께 합의한 내용인데, 이것을 어길 수 있겠습니까? 제가 보기에는 언론, 소비자단체, 시민단체, 그리고 국민 모두가 합의이행 여부를 꼼꼼히 체크할 것이고 우리 위원회도 당연히 이행 여부를 지켜볼 것입니다.

◇ 김현정> 대기업들도 과연 사회적 합의를 그렇게 무섭게 생각할까, 기업이 공익단체도 아니고 돈 버는 게 최대 목표인데요. 과연 돈이 되는 일을 포기할까, 이 부분은 좀 의문으로 여전히 남아요?

◆ 정운찬> 작년에 이른바 통큰치킨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게 찬반이 많이 있었습니다만, 대기업이 식품까지 취급하느냐 하는 사회적 여론 때문에 할 수 없이 물러간 예가 있지 않습니까? 저는 그것이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래도 장기적으로 실효성을 가지려면 강제력을 두는 편이 좋겠다는 의견, 이런 건 좀 현실적으로 어려운가요?

◆ 정운찬> 현재로서는 우리 위원회가 민간위원회이기 때문에 아무런 행정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만, 제가 좀 바라기는 우리 위원회가 좀 더 힘을 가져서 최소한의 행정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 김현정> 민간위원회이기 때문에 한계가 좀 정해져 있다, 이런 아쉬움을 여러 번 말씀하셨는데요. 정부로부터 어떤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구체적으로 생각하시는 게 있으십니까?

◆ 정운찬> 지금 정부가 우리 위원회를 별로 도와주지 않으니까 지난 6월에서부터 국회가 나섰습니다. 그래서 우리 위원회를 대통령직속위원회로 한다, 정부기구로 한다, 이런 법안이 국회에 현재 제출되고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들자면 제주 출신의 강창일 의원이 법안을 이미 제출해서 우리에게 법적 근거도 주고 인력과 예산을 늘려주고 또한 행정력도 주려고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국회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정부가 좀 대신해서 나서서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 이런 아쉬움이 계속 남으시는 거예요?

◆ 정운찬> 그렇습니다.

◇ 김현정> 29개 품목에 대해서도 계속 합의를 하고 있습니다. 레미콘, 두부, 데스크톱PC, 이런 것들이 있는데 이건 앞서 발표한 16개 품목보다 쉽지가 않은 건가요?

◆ 정운찬> 모두 다 어렵습니다. 그러나 더 어려운 것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실무적으로 일할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좀 더 빨리, 좀 더 설득력 있는 합의도출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만. 제가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10월 하순에 나머지 29개 품목에 대해서 결론을 짓겠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자신 있게 약속을 하셨습니다.

조금 다른 주제입니다만, 오랜만에 나오셨는데 빠질 수 없는 질문이 있습니다. 요즘 정치권에는 안철수, 박원순 신드롬, 즉 비정치인들이 일으키는 바람이 대단합니다. 어떻게 보고 계세요?

◆ 정운찬> 우리 국민이 정치에 대해서 얼마나 실망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불과 일주일 만에 여의도를 흔들어놓지 않았습니까? 저는 안철수 현상, 안철수 신드롬이 한국정치에 커다란 경종을 울렸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으로 봅니다.

◇ 김현정> 긍정적으로 보신다고요. 정운찬 위원장도 덕망 높은 교수로서 정치권에서 늘 러브콜을 받아오는 분이셨는데. 사실은 세종시 때문에 총리직을 제대로 피워보지도 못하고 사퇴하셨어요. 후회는 없으세요?

◆ 정운찬> 그런데 총리로서 다른 아무도 할 수 없는 얘기, 다시 말해서 세종시 때문에 정부부처가 둘로 분산이 된다고 하면, 두 군데로 분산되면 국정을 수행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하는 것을 세상에 알렸다는 의미에서 저는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고. 또 세종시 이외의 일도 많이 했습니다. (웃음) 교육에 관해서도 대학자율화, 고교다양화, 학력요건완화, 이런 과거의 3불정책 대신 3화정책을 하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기간이 너무 짧았어요. 그래서 말이죠. 세종시 문제 그때로 내가 다시 돌아간다면 좀 이렇게 처리했을 텐데 하는 여한이랄까, 이런 게 좀 남으십니까?

◆ 정운찬> 저는 그 세종시 수정안이 아주 합리적으로 된 것이기 때문에 다시 말해서 세종시에 정부부처를 보내는 대신 기업도시, 교육도시, 과학도시로 만든다는 안이 아주 합리적이기 때문에 모두 다 찬성할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조금 낙관한 면이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고, 대통령께 국민투표로 부치자고 여러 번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그 뒤에 아이디어가 관철되지 않아서 당시 참 아쉬웠습니다. 지금도 그때 국민투표로 돌렸더라면 대부분의 국민이 수정안을 찬성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 김현정> 국민투표로 끝까지 밀어붙여 볼 걸 그랬다는 아쉬움이 지금도 있으세요?

◆ 정운찬> 그렇습니다.

◇ 김현정> 국민투표로 부쳤으면 세종시 수정안 통과였을 것이다, 확신하시는 겁니까?

◆ 정운찬>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충청도 일부를 빼놓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서 찬성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왜 그런데 대통령은 국민투표 반대를?

◆ 정운찬> 제 기억으로는 혹시 위헌의 소지가 있는지, 다시 말해서 그것이 국민투표감인지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았고. 당시 6.2 지방선거가 있지 않았습니까? 여러 가지 정치적 일정들이 있어서 사회에 혼란을 주다 보니 걱정을 좀 하시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 거군요. 총리로서 짧은 시간 안에 할 만큼 했다고는 하셨지만, 여러 가지 해보고 싶은 게 많으셨을 텐데 제대로 못하고 그만두신 것, 그런 의미에서 내년 대선도 혹시 염두에 좀 두십니까?

◆ 정운찬> (웃음) 저는 지금 동반성장위원회 일하고 또 제주도를 세계7대자연경관으로 선정되게 하는 일로 굉장히 바빠서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 김현정> 주변에서는 이런 이야기, 질문을 들으시죠?

◆ 정운찬> 많이 듣습니다.

◇ 김현정> 생각 전혀 없으십니까?

◆ 정운찬> 너무 바빠서 구체적으로 어떤 생각을 할 겨를이 없습니다.

◇ 김현정> 지금은 바빠서 생각 없으시지만 때가 되면 뭐 가능성은 열어두시는 거예요?

◆ 정운찬> 세상일이라는 게, 내일 무슨 일이 있을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 김현정> 제가 왜 이런 질문을 드리는가 하면 사실 지금 범진보진영에서는 기존 정당인 외 대안주자들 중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분들이 있는데요. 범보수세력에서는 기존정당인 외에는 딱히 없습니다. 범보수세력에서 정운찬을 원한다면 그때는 희생이 가능한가?

◆ 정운찬> (웃음) 그런 가정을 하는 것은 적당치 않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가능성을 열어두신다, 이 정도로 생각을 하죠. 정운찬 위원장님,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