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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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원복 와인' 출시한 만화가 이원복 교수
대학교수가 그것도 미술을 가르치는 교수가 와인에 관한 책을 내더니 급기야 자신을 이름을 딴 와인을 출시해 버렸습니다. 1500만 부가 나간 베스트셀러죠. ‘먼 나라, 이웃 나라’의 저자이원복 교수가 그 주인공인데요. 이 와인판매 수익금은 전액을 장학금으로 내놓기로 해서 더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 직접 연결을 해 보죠. 덕성여대 시각대자인학과 이원복 교수입니다.
◇ 김현정> 저는 기사를 몇 번이나 다시 읽었어요. 와인에 관한 책을 한 권 더 내셨구나 하고 보니까 아예 와인을 만들어서 파시는 거예요?
◆ 이원복> 아니, 제가 만든 것이 아니고 와인이 수입와인인데요. 거기다가 제가 추전한다는 것으로 한다는 거죠.
◇ 김현정> 와인병마다 이원복 교수님이 그린 캐릭터라고 해야 하나요? 그림도 하나씩 들가 있고 어떻게 와인회사와 합작을 해서 병에다 그림을 새겨놓고 추천하고 이런 작업을 하셨어요?
◆ 이원복> 그게 말하자면 갑자기 생활이 윤택해지고 그러니까 와인이 들어왔는데 갈팡질팡 했잖아요. 그래서 일본 만화 보고 그 와인 자꾸 그리다 보니까 굳이 이름을 대기보다도 다 아시겠지만 가만히 보니까 와인사대주의에 빠져들겠어요. 어느 나라 와인 마시면 괜히 푸른 초원이 연상되어야 하고 안 그러면 이상한 것 같고 그래서 이건 아니다, 우선 값싸고 착한가격의 와인을 소개해 주는 것도 한 작업이겠다 싶어서 일을 하게 된 거죠.
◇ 김현정> 특히 와인수익금은 장학사업 하시는데 쓰신다고요?
◆ 이원복> 예, 뭐 그거야.
◇ 김현정> 어떤 식으로 쓰시는 건가요?
◆ 이원복> 대학교수가 먹고 살만한데 뭐가 아쉬워서 와인 그것까지 하면서 돈을 벌겠어요. (웃음) 솔직한 말로 저는 독일서 10년간 공짜로 공부했잖아요. 독일 사람들 세금으로.
그래서 10년간 받아썼으니까 갚아야 될 것 아닙니까? 가만히 보니까 독일 사람들은 제가 안 갚아도 잘 먹고 잘사니까 그 사람이 가난했던 한국 청년에게 해 주었듯이 저도 우리보다 못사는 그런 나라에 장래성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서 쓰겠다, 그 이야기죠.
◇ 김현정> 좋은 일에 쓰시는 거네요. 사실은 와인에 관한 책도 내셨어요. 책도 역시 베스트셀러인데 이렇게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습니까?
◆ 이원복> 제가 90년대 말에 미국의 객원교수로 갔는데 객원교수가 사실은 할 일이 없는 사람이거든요. (웃음) 저 같은 경우에는 그냥 쉬러 간 거니까 미국이란 데가 일 없고 차 없으면 완전히 감옥생활 아니에요? 그러니까 할 일이 유일한 게 아이쇼핑인데 저는 그때 그렇게 재미있는 것이 미국은 리코스타라고 해서 알코올 음료는 따로 팔지 않습니까? 그런데 리코스타를 가보니까 세상에, 세상에 그렇게 와인 많은 건 처음 봤거든요.
그것이 계기가 되어서 싸구려 와인 사다가 홀짝홀짝 마시게 시작한 게 계기가 됐죠.
◇ 김현정> 그러다 보니까 어떤 매력에 빠져들었는데 그 매력이 뭔가요, 그러면?
◆ 이원복> 제일 다양하지 않습니까? 시중에 나와 있는 것만 세계적으로 10만 종이 넘으니까.
◇ 김현정> 10만 종이요?
◆ 이원복> 평균 1년에 평균 온도가 10도에서 20도가 되는 그런 지역에서는 다 와인이 생산이 가능하거든요. 사실 10만 종이 넘을지도 모릅니다, 시장에 나와 있는 게.
◇ 김현정> 그래서 그때부터 와인, 포도주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거.
그런데 이왕 와인박사를 만났으니까 제가 좀 여쭤야겠습니다. (웃음)
사실 이 와인, 포도주에 관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몇 가지 속설이 있는데요.
우선 와인은 비싸야 맛있다, 맞습니까?
◆ 이원복> 그건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얘기인 것 같아요. 비싼 와인은 맛있죠. 맛있는 건 사실이죠. 맛있으니까 비싸죠. 그런데 문제는 비싼 만큼 그 와인맛이 정말 그만큼 좋으냐는 것은 별개의 문제죠.
예컨대 3만원짜리 와인하고 10만원짜리 와인이 있을 때 10만원짜리가 맛이 나은 것은 사실이죠. 그런데 7만원이 더 비싼데 맛이 7만원만큼 더 나으냐? 그건 전혀 별개의 문제라는 거죠.
◇ 김현정> 그러면 1만원짜리, 1만원짜리 와인 중에서도 좋은 거 골라보셨어요?
◆ 이원복> 당연하죠. 몇 천원짜리 좋은 와인 얼마든지 있습니다.
와인이라는 것이 말하자면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성에 대한 기호와 같아서.
◇ 김현정> 다 달라요. 사람마다.
◆ 이원복> 다 다르죠. 그러니까 뚱뚱한 분을 좋아하시는 분 계시고 삐쩍마른 사람 좋아하는 사람 있고, 키 작은 좋아하는 분 있고, 키 큰 사람 좋아하는 그것처럼 와인도 맛에 따라서 자기 취향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어떻게 골라야 돼요? 고르는 방법?
◆ 이원복> 방법이 있죠. 이것저것 마셔보면서 내 스타일이 이거구나, 이렇게 잡아야지 값에 연연하시면 안 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건 어떻습니까? 와인은 스테이크 먹을 때는 레드와인. 생선 먹을 때는 화이트와인, 이건 맞습니까?
◆ 이원복> 속설이고요. 그건 속설이고. 그건 왜 그러냐 하니까 2차대전 때 직후에 미군이 프랑스에 진주했잖아요. 그러니까 제일 식재료가 모자란 그 당시 상황이니까 전부 제일 간단한 게 미국에서 날아온 소고기 쓱쓱 썰어서 구워주는 스테이크였거든요. 그런데 맥주는 더워서 냉장보관하기가 큰 게 없고 제일 흔한 게 포도주거든요. 그래서 스테이크하고 적포도주 마시게 된 게 연유가 된 건데 괜히 그걸 갖다 적포도주에는 스테이크다, 고정화시키는 건 옳지 않다고 봐요.
그러니까 와인이라는 것과 음식하고 매치를 시킨다고 그러는데 그것도 우리나라에 맞지 않는 것이 서양사람들은 하나씩 하나씩 먹잖아요.
◇ 김현정> 우리는 막 비벼도 먹고.
◆ 이원복> 우리나라는 한상문화이기 때문에 어떤 와인도 맞출 수 없어요.
◇ 김현정> 그렇게 되는 겁니까? 스테이크 한 입 먹고, 생선 한 입 먹고, 국 한 번 떠먹고 이런데. 그 와인은 꼭 와인잔에 먹어야 된다? 그리고 쥘 때도 스템이라고 부르는 가느다란 부분을 쥐어야지.
◆ 이원복> 허리 부분이라고 그러죠.
◇ 김현정> 그래야 뭐 온도가 유지가 되고 고상한 거다.
◆ 이원복> 아주 거기에 대해서 재미있는 일화를 말씀드릴게요. 옛날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셨을 때 노무현 대통령은 상식이 있으셔서 와인을 꼭 스템을 잡으셨습니다. 그런데 그 부시 대통령은 무식해서 그런지 손바닥에다 와인을 얹어놓고 마시더라고요.
그러니까 만날 파티를 한 사람이 바로 부시 대통령이었는데 그 사람이 무식해서 그랬겠어요? 그냥 와인잔 잡는 것은 엿장사 마음이다 이거죠.
◇ 김현정> 다 마음이네요. 그러니까 특별히 형식이라는 게 없는 거네요.
◆ 이원복> 형식이란 것이 없죠. 그건 옛날에 와인 문화가 들어올 때 영국사람들이 괜히 까다롭게 만들어놓은 것을 갖다가 일본 사람들이 더 신비스럽게 조작을 해 놓은 거죠.
◇ 김현정> 와인, 포도주가 저는 좀 멀게 느껴졌는데 오늘 인터뷰하고 나니까 만만해 보여요.
◆ 이원복> 그럼요, 만만하죠. 내 돈 내고 먹는데 만만해야죠.
◇ 김현정> 교수님, 미술은 원래 전공이시고 세계사에 이어서 와인까지 섭렵을 하셨고 또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가 있으세요?
◆ 이원복> 이제 그만하면 됐죠. 벌써 정리를 할 나이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일을 벌리기보다는 수습을 하는 방향으로 가야죠. (웃음)
◇ 김현정> 오늘 하여튼 재미있는 상식 많이 알았고요. 인터뷰 하고 나서 와인과 포도주와도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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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19(수) 만화가 이원복 교수 "와인에 대한 속설과 오해"
2011.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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