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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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18(화) 구옥희 여자프로골프협회 "그로부터 23년, LPGA 한국계 100승"
2011.10.18
조회 548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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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구옥희 회장


골프를 좀 아시는 분이라면 아니, 골프를 몰라도 스포츠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구옥희라는 이름 석 자를 모를 리가 없습니다. 한국 여성 1호고요 자그마치 23년 전에 우리나라 최초로 LPGA 우승을 차지한 LPGA의 우승 1호기도 합니다. 며칠 전에 최나연 선수가 우리나라의 LPGA 100호째 우승기록을 세우면서 23년 전 첫 승을 안겨줬던 LPGA 1호 선수, 구옥희 선수가 다시 생각이 났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여기저기 인터뷰가 많이 나오는 최나연 선수 말고요 1호 선수, 구옥희 선수를 만나 보죠. 현재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회장이기도 하십니다. 구옥희 회장님, 안녕하세요?

◆ 구옥희>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은 구옥희 선수라는 호칭이 왠지 더 맞을 것 같네요. (웃음)

◆ 구옥희> 그렇네요. (웃음)

◇ 김현정>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 구옥희> 네, 잘 지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요즘도 은퇴하지 않고 현역으로 활동을 하시는 거죠?

◆ 구옥희> 네, 아직까지 은퇴는 안 했습니다.

◇ 김현정> 샷이 착착 잘 감기십니까, 요즘도?

◆ 구옥희> 요즘 잘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며칠 전에 한국여자프로골프가 LPGA 100호째 우승기록을 세웠습니다. 소식 듣고 누구보다 감회가 새로우셨을 것 같아요?

◆ 구옥희> 예, 20년이나 넘게 됐는데도 아직까지 제 이름을 이렇게 오르내릴 수 있는 이런 제가 운동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 참 감회가 새롭습니다.

◇ 김현정> 그러시죠. 후배들 참 잘하죠?

◆ 구옥희> 예, 정말 잘해요 예쁘고. 잘 합니다.

◇ 김현정> 우리나라 여성 골퍼들의 장점이 뭔가요? 왜 이렇게 잘하는 건가요? 신체조건입니까, 정신력입니까? 뭘까요?

◆ 구옥희>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신력이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부모님들이 서포터를 잘 해 줘서 굉장히 더 활약을 할 수 있는 그런 여건이 아닌가 생각해요.

◇ 김현정> 후배들 보면 부러운 점도 많으실 것 같아요, 옛날 생각나면서.

◆ 구옥희> 그렇죠. 옛날에 아무것도 없던 시절에 그 생각을 하면 요즘은 여건 너무 좋잖아요. 부모님들 서포트도 잘 해 주시고 또 우리 경제가 좋아서 스폰서들 너무 많고.

◇ 김현정> 요즘 말로 지원 빵빵하게 받으면서 골프 치는 모습 보면 부러운 생각 드세요. (웃음) 얘기 나온 김에 옛날 얘기 해 보죠. 1978년도에 프로로 데뷔를 하셨죠?

◆ 구옥희> 네.

◇ 김현정> 1978년이면 제가 조사는 안 해봤지만 아마 골프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 한 국민의 90% 이상은 됐을 거예요.

◆ 구옥희> 그렇죠, 넘을 수도 있겠죠.

◇ 김현정> 그 시절에 어떻게 그것도 여성이 프로테스트를 볼 생각을 하셨어요?

◆ 구옥희> 우연히 집 근처에 골프장이 있어서 캐디로 아르바이트하러 갔다가 재미있는 운동이다 생각했는데. 또 거기서 골프 잡지책을 보게 됐어요. 그래서 거기서 잡지책을 보니까 외국에서 여자 선수들이 시합하고 선수에 대한 기사도 나고 그런 걸 보니까 나도 한 번 해 봐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 김현정> 운명처럼 만나셨네요?

◆ 구옥희> 골프가 제 운명을 바꿔 놓았고 골프를 만나서 참. (웃음) 행복한 삶을 살게 됐어요.

◇ 김현정> 골프장에서 근무하지 않았으면 그 시절에 골프 칠 생각을 할 수도 없었을 텐데. 내가 프로로 골프 선수하겠습니다라고 했을 때 1978년에 주변의 반응이 어땠습니까?

◆ 구옥희> 주변의 반응은 “왜 이렇게 고생을 하고 그러냐고 여자가 좋은 데 시집가면 되지.” 그런 사람들 많이 계셨죠.

◇ 김현정> 여자가 시집이나 잘 가면 되지 무슨 골프야. 이런 생각.

◆ 구옥희> 그렇죠.

◇ 김현정> 지금 실례지만 결혼을 안 하셨죠?

◆ 구옥희> 네, 못 했습니다. (웃음)

◇ 김현정> 골프와 결혼을 한 셈인데 후회되지는 않으세요? 혹시 그때 그 조언을 받아들일 걸 뭐 이런 생각?

◆ 구옥희> 후회는 없습니다. 골프와 결혼했어요.

◇ 김현정> 행복하십니까?

◆ 구옥희> 행복합니다. 너무 너무 행복합니다.

◇ 김현정> 우리나라의 LPGA 우승 1호 구옥희 선수 만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데뷔를 했는데 데뷔하자마자 1979년부터 81년 사이에 우리나라 대회, 7개 국내대회 연속 우승기록을 세우고 80년에는 다섯 개 대회 전부 우승, 그러고는 1988년에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LPGA 스탠다드 레지스터 클래식에서 드디어 우승을 합니다. 그날, 우승하던 날 기억나십니까?

◆ 구옥희> 그럼요, 기억나죠. 생생하게 나죠.

◇ 김현정> 어떤 기분이셨어요?

◆ 구옥희> 그때 진짜 고전하고 있어서 그만둬야 될까 이렇게 뭐 생각이 왔다 갔다 하면서 그랬는데 우승을 하게 돼서 진짜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기분이었고, ‘아, 이 골프가 내 천직이구나’ 하는 그런 생각을 바꾸게 돼서 계속 골프를 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뭐가 그렇게 힘드셔서 이게 할까말까 고민까지 하셨어요?

◆ 구옥희> 마음대로 안 되죠. 체력도 딸리고 그 힘든, 제일 중요한 것은 그런 것 같아요. 체력이 제일 딸려서 70년대에 그때 상황이 우리나라 별로 안 좋고 저희 집 잘 사는 것도 아니니까 잘 먹지도 못하고 얼마나. (웃음)

◇ 김현정> 그렇죠, 요즘하고는 다르니까. 그후로 일본과 한국을 왔다 갔다 하면서 활동하면서 일본에서 23승, 한국에서 20승 이런 기록을 세우셨습니다. 그런데 50대면 좀 내려놓고 은퇴하고 쉴 법도 한데 아직도 현역이세요?

◆ 구옥희> 제가 너무 일본에서도 진짜 아닌 게 아니라 체력이 밑바닥 고갈돼서 체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잘할 수 있을 그런 기분은 아직도 있기 때문에 그냥 들어와 있으면서 체력이 한국 음식 먹으니까 역시 또 기분이 좋아지네요.

◇ 김현정> (웃음) 어떤 게 특히 그렇습니까? 어떤 음식이?

◆ 구옥희> 어떤 음식은 아니고요. 제가 체질에 맞게끔 음식을 쭉 1년 동안 먹으니까 2, 30대로 체력이 돌아와서요. 그래서 요즘 골프를 하니까 너무 잘되고 기회가 있으면 아마 다시 잘 할 것은 그런 기분이 들어요.

◇ 김현정> 실은 후배들한테 좀 어쩔 수 없이 나이가 들면 밀리게 되잖아요. 그걸 견디기 어려워서 화려할 때 은퇴한다 이런 선수들도 많은데. 나는 끝까지 아이언을 놓지 않겠다.

◆ 구옥희> 요즘 20대 후반 들어서면 어린 선수들이 많으니까 자신감 잃고 그러는데. 그럴 필요 없이 더 열심히 계속 체력, 건강관리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병행해 가면 나이 상관없어요.

◇ 김현정> 멋집니다. 저는 골프를 못 치지만 여하튼 TV에서 보면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 구옥희> 네.

◇ 김현정>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