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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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우즈벡에서 귀화한 구수진 씨
만약에 여러분이 외국에 나가서 공공시설을 방문했는데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출입금지를 당한다면, 더군다나 그 이유가 피부색이 다르고 그래서 사람들에게 병을 옮길 수 있어 보이는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면 과연 어떤 기분이시겠습니까?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졌습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귀화한국인이 찜질방에 갔다가 피부색이 다르다고 쫓겨난 건데요. 우리들의 인식이 아직도 이 정도라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진상조사에 착수했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당사자를 직접 만나보죠. 부산에 살고 계신 분입니다. 귀화한국인 구수진 씨입니다.
◇ 김현정> 우즈베키스탄에서 오셨네요. 오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구수진> 저는 2002년도에 한국 와서 2009년도에 귀화했습니다.
◇ 김현정> 구체적으로 당시 상황을 짚어봐야 될 텐데. 찜질방에는 혼자 가셨습니까?
◆ 구수진> 예, 9월 25일에 사우나에 혼자 갔습니다.
◇ 김현정> 찜질도 하고 목욕도 하고 이런 곳이군요?
◆ 구수진> 예,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뭐라고 하면서 들여보낼 수 없다고 하던가요?
◆ 구수진> 들어오는 순간부터 외국 사람이라고 얼굴이 다르다고 못 들어온다고 얘기하더라고요. 그래서 왜 안 되는지 물어보니까 일단은 얼굴이 다르니까 피부색이 다른 것 때문에 들어올 수 없다고 얘기하더라고요.
◇ 김현정> 다짜고짜 피부색이 다르니까 안 된다?
◆ 구수진> 예, 외국 얼굴을 보는 순간부터 바로 나가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한국어로 귀화한 한국 사람이라고. 그런데 주인이 무조건 안 된다고 얘기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면서 에이즈에 걸릴 수도 있다,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도 사실이에요?
◆ 구수진> 예, 사실입니다. 자기 말로는 외국 사람들이니까 에이즈도 걸릴 수 있고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래서 결국 경찰까지 부르셨다고요?
◆ 구수진> 예, 맞습니다. 경찰 부르고 왔지만 아무 도움도 못 받았습니다.
◇ 김현정> 왜 그렇습니까?
◆ 구수진> 그냥 주인이 주인 마음이니까 그래도 경찰 하는 말이 그냥 다른 데 가라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법적으로는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
◆ 구수진> 대한민국에는 그런 법이 없으니까 다른 데로 가라고요.
◇ 김현정> 그런데 실은 화가 나도 경찰까지 부르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어떻게 생각하셨어요?
◆ 구수진> 저는 그때는 너무 기분이 너무 나쁘고요. 그리고 너무 답답했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경찰까지 부르게 됐는데. 경찰을 부르고 난 뒤에도 도움을 안 받았으니까 그때는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 김현정> 오히려 마음이 더 상하셨을 수도 있겠네요.
◆ 구수진> 예, 더 많이 상했습니다.
◇ 김현정> 목욕탕에 갔는데 피부색이 다르다고 쫓겨나고 경찰까지 불렀는데 경찰도 도움을 줄 수 없으니 다른 데 가라고 하고. 그때 심정이 어떠셨어요?
◆ 구수진> 너무 억울하고 우리 아무 병도 없고 사람한테도 피해를 안 주는데 왜 이렇게 했을까 너무 억울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외모가 다르다고 해서 차별을 겪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요?
◆ 구수진> 예, 맞습니다. 그런 일들이 자주 생기고요. 예를 들어서 제가 은행을 갔더니 저는 서류까지 더 넣어주니까 거기는 주민번호가 있네요. 그런데 얼굴은 외국 사람이네요. 그러면 대출을 못 받겠다고 서류는 문제는 없지만 그런데 얼굴이 외국 사람이니까 안 된다고. 그런 얘기까지 하더라고요.
◇ 김현정> 서류상은 문제가 없고 위조한 주민번호도 아닌데 단지 외국 사람이 외국 얼굴로는 안 됩니다 이렇게 얘기를 하던가요?
◆ 구수진> 예, “생긴 것은 한국 사람같이 안 생겼으니까 대출은 해 줄 수 없다.”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친구가 식당에 갔더니 그 친구도 출입을 거부당했고요. 주인 하는 말이 “한국 사람들 다 먹고 다음에 오라고.” 그래서 그 친구가 “내 돈 냈고 밥을 먹는데 왜 안 되느냐.” “여기는 한국 사람들이 같이 밥 먹기 싫다고 그래서 먹고 싶으면 나중에 한국 사람들 다 먹고 난 다음에 오면 돼요.”
◇ 김현정> 식당에 갔더니 한국 사람들 다 먹고 나서 당신들은 들어와라 지금은 밥을 줄 수 없다 이랬다는 이야기예요. 믿기지가 않네요.
◆ 구수진> 한국 사람들과 같이 먹을 수는 없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6살짜리 아들도 두셨죠?
◆ 구수진> 예.
◇ 김현정> 그런데 어린 아이도 외모가 다르다고 해서 이런 차별을 받은 적이 있다고요? 정말입니까?
◆ 구수진> 예. 우리 아파트에도 엘리베이터 탈 때도 사람들이 외국인이랑 같은 엘리베이터 안 타려고 하는 경우도 많고요. 외국 사람이랑 같이 안 타려고 바로 내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 김현정> 이게 구수진 씨뿐만이 아니라 주변에 다른 외국에서 온 분들도 다 비슷한 경험들을 가지고 계신 건가요?
◆ 구수진> 맞습니다. 백화점을 갈 때도 물건을 사려고 했는데 얼굴이 외국 사람이니까 돈 없을까 봐 그냥 나가라고 물건이 없다고 우리 판매 안 한다고.
◇ 김현정> 다문화사회라고 우리가 이야기를 하고 이미 이주해 온 외국인들이 30만명이 넘는 이런 사회인데 어떻게 그런 일들이 발생하는가. 믿기지가 않는데요. 인종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면서 서명운동도 시작하셨다고요?
◆ 구수진> 예, 맞습니다. 경남이주민센터 인권센터에 도움을 받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서명을 얼마나 받으셨어요?
◆ 구수진> 70명 좀 넘습니다.
◇ 김현정> 이주해온 외국인들 외국에서 이주해 온 분들을 상대로 서명을 받고 계시는 거군요?
◆ 구수진> 예,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 받고 있습니다.
◇ 김현정> 가장 바라는 점이 있다면 우리 사회에 가장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 기회에 한번 말씀을 해 보시죠?
◆ 구수진> 저도 한국 사람이다, 한국 사람으로 좀 봐주세요.
◇ 김현정> 어떻게 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인데 귀화한 한국인인데 한국인으로 대접을 못 받는 아주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차별을 당하는 이 상황이 제가 계속 말씀드리지만 잘 믿기지 않네요. 우리의 의식 수준이 여전히 제자리걸음은 아닌지 좀 부끄러워집니다. 구수진 씨,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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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17(월) 우즈벡에서 귀화한 구수진씨 "대중목욕탕 출입을 거부당한 한국인"
2011.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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