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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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원삼초등학교 두창분교 방기정 분교장
여러분 본교보다 학생수가 더 많은 분교가 있다면 쉽게 상상이 되십니까?
불과 3년 사이에 학생수가 세 배나 늘어났는데요. 3년 전만 해도 폐교를 하느냐 마느냐 위기에까지 놓였던 학교여서 지금 화제입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보죠. 용인에 있는 원삼초등학교 두창분교의 방기정 분교장님 연결되어 있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 방기정>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 분교는 그러니까 호칭도 교장선생님이 아니고 분교장선생님 이렇게 되는 거군요?
◆ 방기정> 정확하게는 분교부장입니다.
◇ 김현정> 분교부장선생님. 지금 두창분교 학생수가 몇 명이에요?
◆ 방기정> 지금은 100명입니다. 딱 100명.
◇ 김현정> 입학대기중인 학생들도 있다면서요?
◆ 방기정> 전입 대기중인 아이들도 여러 명 있고요.
입학을 지금 준비하고 있는 아이들도 지금 수십 명에 이릅니다.
◇ 김현정> 그러면 두창초등학교, 그러니까 본교는 몇 명인데요?
◆ 방기정> 본교도 비슷할 겁니다.
◇ 김현정> 99명, 100명 이 정도?
◆ 방기정> 거의 99명 정도.
◇ 김현정> 99명, 한 명 모자랍니까? (웃음)
◆ 방기정> 학생 수라는 게 시시각각 가끔씩 변하고 하니까 얼마 전에 99명으로 제가 봤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 분교가 3년 전에는 몇 명이었어요?
◆ 방기정> 그때에 30명이 되지 않았습니다. 28명.
◇ 김현정> 28명.
◆ 방기정> 플러스마이너스 1명 정도였으니까.
◇ 김현정> 그래서 폐교 직전까지 갔던 분교인데.
◆ 방기정> 분교는 항상 폐교대상이죠, 정부정책에서는.
◇ 김현정> 어떻게 된 거예요?
3년 사이에 이렇게 학생들이 늘어난 이유? 비결이 있는 겁니까?
◆ 방기정> 아마 여기 동료교사들과 또 우리 학부모님들의 노력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어떤 식으로 노력을 하신 거예요?
◆ 방기정> 부모님들께서 우선 나는 여기서 아이들이 좀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 자연 속에서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좀 비켜나서 공부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보자. 그러면서 본인들이 앞장서서 이런 저런 프로그램도 만들어주시고 또 하나의 교사로서 학교활동에 참여를 많이 하셨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프로그램 예를 들면 어떤 것들을 만드셨어요?
◆ 방기정> 북아트라든지 12달 생활놀이를 하는 생활놀이부, 그 다음에 미술부, 그 다음에 택견부도 만들었었고요. 아주 여러 가지 제 기억으로는 10가지 정도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분교니까 선생님들 수도 부족하니까 선생님들이 다 그런 걸 해 주실 수는 없고 학부모님들이 자진해서 이것저것 여러 가지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서 운용을 한 거군요?
◆ 방기정> 네. 지금도 저희 교실에는 우리 학부모님께서 아침에 음악교사로 아침 시간을 운영하고 계시고요. 그래서 제가 잠시 나왔습니다.
◇ 김현정> 여러 프로그램 중에서도 특별히 두창분교가 자랑하는 게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 방기정> 지금 우리 두창분교에서는 현재 학부모님들께서 제안해서 하게 된 단오제라는 행사가 있습니다.
◇ 김현정> 단오제?
단오제라면 창포로 머리 감고 이러는 그 단오제요?
◆ 방기정> 그렇죠. 부모님들이 먼저 제안하셔서 이런 행사를 하면 어떻겠냐고 저한테 먼저 제의를 하셔서 제가 보니까 이거 괜찮겠다 생각 들어서 해 봅시다, 했더니 부모님께서 아예 선생님 되시고 우리 교사들은 보조교사로 참여하면서 했는데 뭐 창포도 양평까지 가서 직접 구해 오시고 아버님들은 하루 전에 또 창포를 삶아서 준비를 하시고. 아주 큰 행사가 됐습니다.
◇ 김현정> 이것은 뭐 학교만의 행사가 아니라 동네축제가 됐겠네요, 동네잔치.
◆ 방기정> 그렇죠. 동네 어르신들이 한 20년 만에 처음으로 모셔서 식사도 대접해 드리고 길에서 농악하는 활동을 보여드리니까 어른들이 깜짝 놀라십니다. 동네에서 이런 학교, 행사를 어떻게 20년 만에 처음 보니까 같이 기뻐하시고.
◇ 김현정> 실은 도시보다 훨씬 더 축복받은 환경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자연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게 굉장히 많을 것 같아요. 말하자면 나가서 논두렁에서 신나게 달리기만 해도 그보다 더 좋은 체육환경이 어디 있겠습니까?
◆ 방기정> 저희 아이들이 두창의 특징 중에 하나가 논두렁달리기라는 게 있는데.
◇ 김현정> 실제로 있어요? 논두렁 달리기라는 게 실제로 프로그램이 있어요?
◆ 방기정> 네. 실제로 아이들이 시골에 살면서도 자기가 살고 있는 자연을 잘 모르고 자랍니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자연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 우리 지역에서는 어떤 농작물을 기르는지 그 사계절을 눈으로 보고 배우면서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그런 공부가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보통 인구가 늘어도 말이죠. 마을의 인구가 늘어도 나 분교는 싫다 이러면서 본교까지 차 타고 보내는 학부모들도 많은데 여기는 그 반대로 오히려 좀 멀리 있는 분들도 오히려 여기로 오고 싶어하는 이런 학교가 됐습니다.
◆ 방기정> 처음에는 오히려 제가 왔을 때는 이 지역의 주민들이 여건이 되는 분들은 대부분 멀리 떨어져 있는 본교로, 다른 학교로 학생들을 다 보내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랬었죠. 처음 부임하신 게 언제예요, 선생님은?
◆ 방기정> 2006년도에 여기 왔습니다.
◇ 김현정> 그때는 그럼 분교가 흉흉했습니까?
이건 문 닫아야 돼, 말아야 돼 하는 이런 분위기?
◆ 방기정> 물론 그 앞의 선생님들도 열심히 하셨지만 분교라는 한계가 있어서 사실 걱정이 많이 되었던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다가 이제 학부모들과 함께 똘똘 뭉쳐서 폐교는 막아보자.
가장 보람되었던 순간은 언제세요?
◆ 방기정> 지금 여기 오는 학교 다니는 자체만 해도 아이들이 행복하다고 그런 상태 같습니다. 아이들이 와서 여기 두창으로 전학을 와서 얼굴 색깔이 별로 안 좋다가 한두 달 지나면서 얼굴이 환해지는 것을 실제로 관찰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 얼굴 보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고 그게 저한테 저를 움직이는 큰 동력이 아닌가 저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선생님, 좀 울먹울먹하시는 것 같아요. 옛날 생각나시면서. (웃음)
◆ 방기정> (웃음)
◇ 김현정> 지금 본교로 승격시켜달라 이미 신청해 놓은 상태고 그러면 독립적인 초등학교가 되는 건가요? 허가가 나면?
◆ 방기정> 네. 그렇게 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런 경우가 드물죠.
폐교가 되는 경우는 있어도 분교가 본교로 승격되는 것은 못 본 거 같은데.
◆ 방기정> 농촌에 워낙 학생들이 급하게 줄어들다 보니까 최근의 경우에는 전국적으로 아주 비일비재한데. 경기도에서는 이번에 다시 분교에서 격하됐다가 본교로 승격을 요구하는 학교는 저희 분교가 처음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교육 관련 소식치고 제가 요 사이에 기분 좋은 뉴스 전해본 적이 없는데 모처럼 유쾌한 소식 반갑습니다.
◆ 방기정> 고맙습니다.
◇ 김현정> 선생님, 앞으로도 학교 잘 이끌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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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3(목) "본교보다 학생 수가 더 많아졌어요"-원삼초등학교 두창분교 방기정 분교장
2011.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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