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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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SK 와이번스 이만수 감독
무려 7개월간의 대장정. 역대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운 2011 프로야구는 삼성라이온즈의 승리로 마무리가 됐습니다. 그런데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삼성 류중일 감독에게 주목되고 있는 그 시각, 텅 빈 덕아웃에 홀로 우두커니 앉아 있는 SK 이만수 감독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는데요. 그래서 화제의 인터뷰에서 오늘 직접 모셨습니다. 이제는 감독대행이 아니고 정식감독이 되셨어요.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SK와이번스 이만수 감독 연결을 해 보죠. 이 감독님 안녕하세요, 축하드립니다.
◆ 이만수> 예, 감사드립니다.
◇ 김현정> 축하드릴 일이 두 가지예요. 우승은 놓쳤지만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했고 SK가. 또 감독으로 정식 승격통보도 받으셨고. 소감을 한 말씀 하셔야겠습니다.
◆ 이만수> 감독대행으로서 모든 것을 저의 임무가 다 끝났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홀가분한 마음도 들었고. 또 한편으로는 좀 아쉬움도 많이 남았고
◇ 김현정>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으니까.
◆ 이만수> 그렇죠. 그렇지만 비록 준우승했지만 진정한 챔피언은 우리 젊은 선수 SK팀이었다. 정말 우리 선수들이 여러 가지 악조건 상황에서 이렇게 코리안시리즈까지 올라왔다는 그 자체만 해도 진정한 챔피언이 아닌가 감독으로서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진정한 챔피언. 그러면 목표달성 하신 거예요?
◆ 이만수> 그렇죠. 일단은 목표달성은 했고요. 솔직히 감독대행 맡고 나서는 이거 4강에도들겠나 실의에 빠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우리 선수들이 정말 우리가 명문팀인데 여기서 무너지면 안 된다는 그런 마음가짐 때문에 코리안시리즈까지 올라오게 됐습니다.
◇ 김현정> 다들 잘 싸웠습니다만 그래도 참 이 사람 끈기 있게 잘하더라 하는 선수, 한 명만 뽑는다면 누구일까요?
◆ 이만수> 아무래도 정상호 포수입니다.
◇ 김현정> 포수?
◆ 이만수> 진짜 몸상태가 안 좋습니다. 허리가 안 좋고 무릎도 안 좋고 발목도 안 좋은 상태에서 그 전 게임을 다 뛰었습니다.
◇ 김현정> 박경완 선수가 없으니까 다 뛸 수밖에 없는 거였죠.
◆ 이만수> 네. 정상호 선수가 없었으면 준플레이오프에서 지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듭니다.
◇ 김현정> SK와이번스의 이만수 감독 만나고 있습니다. 선배 김성근 감독이 그렇게 팀 떠나고 나서 몇 개월 동안 마음 고생 많이 하셨죠?
◆ 이만수> 하여튼 어제까지만 해도 2달 13일 동안 진짜 많이 힘들었습니다. 제가 야구생활 40년 넘게 했지만 이런 악플하고 그 다음에 듣지 못할 이야기들.
◇ 김현정> 악성 댓글들?
◆ 이만수> 저보다는 가족이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와이프도 울고 애들도 울고 상처도 받고 참 힘들었었는데 제가 코리안시리즈 다 끝나고 나서 좀 약간 울컥한 것이 준우승해서 슬프고 그런 게 아니라 가족이 너무 힘들었다. 감독대행을 맡고 나서 정말 가족이 너무 힘들었고 그 다음에 또 가족한테 정말 고맙다. 가족의 힘이 아니었으면 저도 몇 번 포기하고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은 그런 마음이 참 많았었습니다.
◇ 김현정> 그 정도였군요. 미국으로 갈 생각까지 하셨었다면서요, 사실은?
◆ 이만수>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6월 초에 야구를 그만하기 위해서 가족회의를 했습니다.
◇ 김현정> 아예 야구를 그만둘 생각을 하신 거예요?
◆ 이만수> 사실은 그랬습니다.
◇ 김현정> 그 정도로 마음 고생이 심하셨군요. 지금 악플 때문에 가족들이 울기까지 했다고 그러셨는데 내가 이런 소리를 평생에 들어볼 수 있을까 이런 생각까지 들었던 악플 어떤 내용이에요, 도대체?
◆ 이만수> 하여튼 저는 두 달 넘도록 인터넷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어요.
◇ 김현정> 왜요?
◆ 이만수> 왜냐하면 상처를 많이 받을 것 같아서 가족이나 주위사람들이 절대 인터넷은 하지 말라고 그랬어요.
◇ 김현정> 말렸어요?
◆ 이만수> 예. 그래서 아무래도 안 보더라도 주위에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제가 듣게 되고 또 우리 아이들 보면 그리 밝던 아이들이 웃음이 없어지고 자기 방에 들어가서 우는 걸 보면 대충 알 수 있죠.
◇ 김현정> 아이들이 지금 나이가 어떻게 되죠, 자제분들?
◆ 이만수> 다 컸습니다. 큰애가 29살이고.
◇ 김현정> 아이들이 아니네요.
◆ 이만수> 작은애가 24살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우는 모습을 봤을 때 아버지 마음이 어땠을까. 그런데 참으로 몇 개월 만에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지금 팬들 반응 보면 잘 싸웠다. 한국시리즈 물론 지기는 했지만 끝까지 SK의 저력을 보여줬다, 이제는 초반의 반발과는 다른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팬들에게 확실하게 인정받으신 것 같아요?
◆ 이만수> 감사합니다. 진짜 마음 고생한 것만큼 또 이렇게 팬들이 진실을 알아주니까.
처음에는 정말 안 좋은 소리도 들어보고 많이 좀 그랬습니다.
◇ 김현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겨낼 수 있었던 그만두지 않았던 그 원동력, 그건 뭘까요?
◆ 이만수> 아무래도 가족의 힘이 제일 컸습니다.
◇ 김현정> 그것도 가족.
◆ 이만수> 가족의 힘이 제일 컸고.
두번째는 참 야구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여기서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고
또 한 가지는 어떤 수가 있더라도 수장은 임무가 다 끝날 때까지는 절대 그만두면 안 된다. 그런 것을 참 많이 깨닫고 또 배우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김성근 전 감독님은 지금 어떻게 일본에 계시나요?
◆ 이만수> 지금 언론으로 보니까 일본에 계신 것 같더라고요.
◇ 김현정> 혹시 떠나신 후에 두 분 통화해 보신 적은 있으세요?
◆ 이만수> 전화를 제가 수없이 해 봤지만 전화를 안 받아주시더라고요.
◇ 김현정> 전화 안 받으세요? 왜 그러셨을까요?
◆ 이만수> (웃음)
◇ 김현정> 좀 가슴이 아프실 것 같아요, 그럴 때는.
◆ 이만수> 예.
◇ 김현정> 그럼 준우승 소식도 아직 통화는 못하셨겠어요. 통화가 되면 무슨 말씀드리고 싶으세요?
◆ 이만수> 감독님 덕분에 준우승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인터뷰 할 때 제가 그 얘기를 했습니다. “감독님이 그동안 좋은 선수를 많이 키워놨기 때문에 제가 수월하게 감독대행을 하면서 이렇게 또 코리안시리즈 같은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신 은혜, 감독님한테 감사하다”라고 제가 인터뷰를 했습니다.
◇ 김현정> 김성근 감독님이 이 방송 듣고 전화 좀 받아주셨으면 좋겠네요. (웃음)
두 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 전임감독이 훈훈하게 떠나고 후임이 멋지게 등판을 해야 후임도 어깨 짝 펴고 힘을 내는 건데. 조금 모양새가 좋지 않게 이렇게 되면서 두 분이 다 고생을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그래요, 어쨌든 이제는 감독대행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감독이 되셨습니다.
취임식은 정식으로 언제 하세요?
◆ 이만수> 목요일에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내일 하는군요.
◆ 이만수> 예.
◇ 김현정> SK, 어떤 팀으로 만들고 싶으세요?
◆ 이만수> 팬들한테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런 팀을 만들고 싶어요.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첫째는 우리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고 옆에 빠지는 볼은 허슬플레이를 해서 자기 몸을 사리지 않고 날릴 수 있는 그런 플레이. 마지막까지 시합을 지고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드라마 같은 팀을 만들고 싶은 것이 저의 작은 소망입니다.
◇ 김현정> 져도 감동을 주는 져도 드라마가 있는 이런 팀.
그런데 지면 안 되죠. (웃음)
내년의 목표는 뭘까요?
◆ 이만수> 4강에 올라가는 건데 어떤 상황이 올지 잘 모르지만 좋은 기록을 갖고 좋은 성적 내는 것이 소망입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올해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2(수) 이만수 SK 와이번스 감독 "고통 딛고 KS 준우승하던 그 날"
2011.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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