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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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1(화)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짝과 결혼의 대중 심리학"
2011.11.01
조회 1548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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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

여러분은 짝을 만나셨습니까? 어릴 때는 단짝이라는 말을 하면 친한 친구를 뜻하는 말이었고요. 성인이 되고 나서는 결혼상대자, 내 배우자라는 의미로 통하죠. 아직 결혼을 안 한 분들은 내 짝은 어디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고 결혼을 한 분이라면 내 짝은 결혼을 하더니 왜 이렇게 변했냐 이런 고민을 또 합니다. 이런 묘한 심리변화를 짚어낸 한 권의 책이 나와서 지금 화제인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보죠. 짝 사랑. <짝, 사랑>이라는 책을 출간한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입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황상민>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번에도 재미있는 책 내셨네요.

◆ 황상민> 예.

◇ 김현정> 심리학자가 사랑의 심리를 연구한다는 것이 특이한 일은 아닌데. 그런데 이 책은 아주 현실적으로 냉철하게 결혼이라는 제도를 들여다보고 있어서 특별하더라고요. 어떤 계기가 있습니까?

◆ 황상민> 그런데 아까 질문하셨듯이 내 짝은 어디에 있을까 사람들이 많이 궁금해하시잖아요. 또 심지어는 결혼해서 사시는 분들이 실제로 지금 내 짝인가라는 그런 고민을 안고 사는 것 혹시 생각해 보셨어요?

◇ 김현정> 많아요, 그런 분들.

◆ 황상민> 많다는 거 인정하시죠.

◇ 김현정> 제가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웃음)

◆ 황상민> 실제로 많은 분들이 그렇게 반응하시더라고요. 사실은 이걸 대놓고 이야기하기는 상당히 많은 분들이 꺼려하시는데.
그래도 결혼해서 사시는 분들이 지금 나하고 같이 살고 있는 “이 사람이 내 짝이 맞아?” “어, 그런데 내 짝은 딴 데 있는 거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고 사시는 분들도 되게 많아요. 그랬을 때 저는 심리학자의 입장에서 사람들이 짝이라는 것이 우리들 마음속에 대체 어떻게 해서 만들어지기에 짝을 열심히 찾는다고 해도 짝이 없다고 그러고 심지어는 짝을 찾았다고 생각해서 결혼해서 사는 사람들조차도 이 사람이 내 짝인가 아니면 짝퉁인가 이런 생각으로 살게 되는가 이게 궁금했어요.

그래서 한번 제가 연구를 해서 한국 사람들의 심리에서 짝이라는 심리, 또 결혼해서 사시는 분들이 지금 분명히 짝과 살고 있으면서도 마음속으로 또 다른 짝을 그리는 심리는 대체 뭘까, 이걸 결혼이라는 측면까지 연결을 해서 한번 찾아봤죠.

◇ 김현정> 책을 보니까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려면 나에게 맞는 짝을 찾아야 하고 나에게 맞는 짝을 찾으려면 나란 인간이 어떤 인간인가부터 알아야 된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어요.

◆ 황상민> 그렇죠.

◇ 김현정> 세 가지 유형으로. 맞춤형, 감성형, 패밀리형.

◆ 황상민> 사실은 그 세 가지 유형이라는 것은 한국 사람들이 가장 이상적으로 그리는 나의 짝 그리고 이상적으로 그 짝과 통해서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는 모습이 어떤 것인가를 구분한 것이었어요. 그랬을 때 맞춤형이라는 것은 요즘 많이 이야기하죠. 결혼을 하려면 조건이 맞아야 되지 않냐. 서로 비슷한 조건의 사람들끼리 결혼하는 게 행복하고 잘 살 거다. 이렇게 얘기하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해서 결혼했는데 요즘에 우리나라 이혼율이 어느 정도인지 아시죠.

◇ 김현정> 요즘 몇 쌍 중의 한 쌍.

◆ 황상민> 작년에 하루에 결혼을 100쌍을 했다면 50쌍이 이혼을 하는 그런 상황이 돼요.

◇ 김현정> 두 명 중의 한 명. 두 커플 중의 한 커플.

◆ 황상민> 놀랍죠?

◇ 김현정> 그 정도가 됐습니까?

◆ 황상민> 아니, 사람들이 열심히 조건을 따져 가지고 비슷한 조건끼리 결혼을 했는데 왜 이혼하는 건 50년 전, 100년보다 더 이렇게 심하게 이혼을 했을까. 예를 들면 조선시대는 서로 얼굴도 모르는 체로 결혼을 했는데 그때는 이혼이라는 게 그렇게 많았을까요? 거의 없었거든요. 그게 패밀리형이라고 하는 그런 결혼이죠. 부모가 정해 준대로 결혼했는데 죽을 때까지 살았더라. 물론 잘 살았느냐 서로 싸우고 살았느냐 거기에 대해서는 저희가 안 물어요.
물어볼 수도 없고요.

◇ 김현정> 패밀리형은 가족을 중시하고 가족이 찾아주는 짝을 찾아서 결혼하려는 이런 부류의 분들을 패밀리형.
맞춤형은 조건을 보고 하는 결혼.

◆ 황상민> 그렇죠. 그리고 감성형이라는 것은 내 마음이 끌리는데, 또 서로 좋아서. 보통 우리가 연애를 해서 결혼했어요라고 표현을 하는 그런 게 감성형이죠. 대부분의 분들이 짝이나 사랑을 생각할 때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사실 감성형의 결혼상대자 짝을 찾는 게 좋지 않느냐라고 생각을 해요. 그건 이 사회에서 우리가 자유연애라든지 연예를 중심으로 한 사랑과 결혼을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마음을 이미 가졌는데 사실은 100년, 200년 전만 하더라도 그것은 정상이라기보다는 비정상적이고 뭔가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러네요. 말씀을 듣고 보니까 내가 감성형 인간인데 맞춤형 결혼을 하면 그 결혼이 힘들어지는 거고. 반대로 내가 맞춤형 인간이다, 조건이 중요하다 생각하는 인간인데 감성형 결혼을 하면 또 그 결혼이 불행해지는 거고 이런 거군요.

◆ 황상민> 그렇습니다. 바로 그것 때문에 요즘에는 사실 대세가 맞춤형이거든요. 조건을 중시하는 결혼인데 그러다 보니까 결국 결혼하고 나서 내 감성이 안 통해, 필이 안 통해, 삐리리가 없어 그러니까 이 결혼은 잘못한 것 같아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해서 조금이라도 기분이 안 맞으면 우리 갈라서자 이래서 이혼을 하게 되는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되는 거죠.

◇ 김현정> 일단은 내가 어떤 유형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고 그런데 그렇게 잘 찾아서 또 결혼을 해도 그게 그렇게 해도 쉽지가 않잖아요. 결혼생활을 하면서 서로가 유의할 점, 유형을 떠나서 일반적으로는 뭐가 제일 중요하다고 보세요?

◆ 황상민> 사실은 잘 찾아서 결혼을 했다고 하는데 제가 주위에서 봤을 때 본인은 조건을 잘 찾아서 결혼한 사람들도 있고 또 본인의 감성을 잘 찾아서 결혼한 사람도 있는데 정작 결혼하고 나서 당신은 왜 결혼했습니까, 뭘 위해서 결혼했습니까라고 할 때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은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 김현정> 막상 만나보면 그래요.

◆ 황상민> 본인은 잘 찾았다고 착각을 했지 진짜 잘 찾지 않았다는 거예요. 그건 우리가 모두 살고 있는데 혹시 누군가가 MC분한테 오셔서 “왜 사세요, 왜 태어나셨어요”라고 질문하면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 김현정> 왜 태어나셨어요, 이런 질문은 받아본 적이 없어서 떠오르지 않네요, 답이. (웃음)

◆ 황상민> 그렇죠. 분명히 태어나시고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왜 태어났는지, 왜 사는지 그것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 거의 없거든요. 그거와 마찬가지로 서로 좋다고 사랑한다고 그러는데 사랑하는 게 왜 사랑하느냐 거의 생물적으로 서로 남녀가 좋아서 하는 거 외에 진짜 너희들이 좋아하는 게 뭐냐 그러면 대부분이 서로 사랑한다는 사람도 왜 좋아하지, 서로 자는 거 외에 뭐가 있지 이런 것을 느끼거든요, 사실은.

◇ 김현정> 그럼 이미 결혼을 한 분들은 그럼 어떻게 해요? 잘못 찾은 것 같으면?

◆ 황상민> 아니에요. 결혼하신 분들은 이 짝이라는 것이 진짜 어떤 누군가가 내 짝이다라고 정해져 있다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짝에 대해서 잘못 생각하는 거예요. 짝은 오래 같이 살면 그 사람이 바로 내 짝이 되는 거예요.

◇ 김현정> 그 사람이 그 사람이 되는 거군요.

◆ 황상민> 그렇죠. 그런데 우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착각을 하고 있는 게 짝이라는 것이 미리 어떤 사람이 정해져 있고 그리고 그 사람을 내가 찾기만하면 내 짝이 된다라는 착각을 하는 거예요.

◇ 김현정> 어딘가 어느 별에 있을 거야, 이런 생각은 잘못된 거다.

◆ 황상민> 실제로 당신 옆에 있는 사람, 당신하고 같이 사는 사람이 내 짝이다라고 생각하면 지금 결혼하신 분들이 자기 짝에 대해서 더욱더 소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더 생겨난다는 거죠.

◇ 김현정> 짝에 대한 이야기 이거 하면 할수록 재미있는데 오늘은 여기까지 들어야겠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