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28(금) [고성국의 행간] "친박 반란 있을 것"
2011.10.28
조회 818


홍준표, 대표직 유지에 연연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고성국 정치평론가

CBS '김현정의 뉴스쇼'의 <고성국의 행간>은 뉴스의 배경과 속사정을 알기 쉽게 짚어 드립니다. [편집자 주]

◇ 김현정> 오늘은 어떤 뉴스의 행간을 살펴볼까요?

◆ 고성국> 글쎄요. 제가 이면을 들여다봐 드려야 하는데, 제가 이해 못하는 일이 자꾸 발생하네요.

◇ 김현정> 무슨 말씀이세요?

◆ 고성국>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왜 사의를 표명했을까요?

◇ 김현정> 청와대 책임론, 즉 내곡동 사저문제에 대해서 특히 책임을 지겠다, 이런 것 아닌가요?

◆ 고성국> 우선 표면상으로는 “선거패배에 책임을 지고” 이렇게 돼 있는데. 청와대가 선거했어요? 왜 임태희 실장이 책임진다고 할까요? 막상 책임져야 할 당 쪽에서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지나가고 있잖아요. 이해할 수가 없어요. 더구나 임태희 실장이 사의를 표명하면 사표를 대통령에게 낸 건데. 왜 당 대표가, 집권당 대표가 밤늦게 찾아가서 만류를 합니까? 이것도 이해가 잘 안 되죠.

이런 것 같아요. 막상 책임을 져야 될 한나라당 지도부는 가만히 있는데, 옆에서 거들다가 이렇게 책임공방이 번지니까 대통령실장이 책임을 지겠다고 먼저 나선 것 같아요. 그러면 대통령실장이 정말 책임을 지고 사표를 내버리면, 그리고 그게 수리가 되면 홍준표 대표가 어떻게 버티겠어요?

그러니까 이게 보면 말이죠. 제가 너무 이걸 정략적인 구도를 갖고 봐서 모르겠는데, 선거 끝나고 나서 홍준표 대표가 이틀 동안 움직이는 모든 행보가 어떻게든 자신의 대표직을 유지하려고 하는 여기에다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 김현정> 어떤 것들 보신 거예요?

◆ 고성국> 당장 선거 끝나자마자 “진 것도 아니다, 이긴 것도 아니다.”

◇ 김현정> 무승부라는 발언?

◆ 고성국>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이 트위터에 이렇게 썼죠. “서울은 졌으나 다른 곳은 모두 이겼다? 셧더마우스(Shut the mouth)죠” 이렇게 썼어요. 입을 다물라. “아내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는 말이 새삼 절실한 시점이다” 이랬습니다. 당내에서 이런 분위기가 저는 정두언 소장 한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유승민 최고위원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데 대해서 처절히 반성해야 한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지도부 일괄사퇴를 건의했어요. 주장도 했습니다. “절체절명 상황이라는 인식 속에 비대위, 선대위 체제로 가야만 한다, 바람이 그냥 지나가기를 바라면 더 큰 바람이 올 것이다.” 이랬거든요. 우선 당의 최고위원 두 사람이 이렇게 전면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고, 남경필 최고위원도 유사한 취지로 발언을 했습니다.

그리고 청와대 비서실장도 이거 패배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까지 했는데, 어떻게 당의 대표가 “진 것도 아니고 이긴 것도 아니다.” “20-30대와 소통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그리고 또 이런 이야기까지 했어요. “선거 때문에 어수선해서 그동안 당 개혁을 못 했는데, 이제는 좀 하고 싶다.”

◇ 김현정> 그런 말도 했죠.

◆ 고성국> 그러면 이렇게 되면, 그냥 갈 수 있는 건가요?

◇ 김현정> 지도부 책임론이 잠깐 나왔다가 물밑으로 들어간 분위기인데, 그 이유가 수습을 해야 되는데 비대위 체제로 가면 복잡하다는 이런 것 아닌가요?

◆ 고성국> 만약 이런 상황에서 지도부 책임론이 잠깐 나왔다가 무슨 대안이 없는 것 같아서 괜히 여기서 판 벌리면 수습도 잘 안 될 것 같아서 그냥 수면 하에 가라앉는 정도의 정당이라면, 이번 선거를 통해서 나타난 민심을 어떻게 그걸 받들겠어요?

◇ 김현정> 그럼 어느 정도까지 가야 된다고 보시는 거예요?

◆ 고성국> 저는 어제 모두 다 사퇴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사퇴 타이밍도 놓쳤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경고를 한두 번 한 게 아니잖아요. 변해라, 바꿔라, 지금처럼 해서는 안 된다, 오죽하면 문제를 제기하다가 더 이상 안 되니까 직접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 지금 상황이 그렇거든요.

국민들이 한나라당한테 요구하고 민주당한테 요구하고 “변해라, 변해라” 했는데 안 변하니까 도저히 안 되겠다, 우리가 직접 나서겠다고 해서 시민후보를 내고 당선시켜버렸잖아요. 그러면 이 정도의 절실하고 절박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위기의식을 못 느끼고 “진 것도 아니다, 이긴 것도 아니다”이러면서 대충 수습해서 가려고 하면 어떻게 그 당이 민심을 받들 수 있겠느냐 이 말입니다. 대통령까지도 “결과를 겸허하게 받들겠다, 젊은층과 소통하겠다.” 이러고 있는 판에, 사실 선거는 청와대가 치른 게 아니잖아요.

◇ 김현정> 엄밀히 말하면 그렇죠.

◆ 고성국> 그래서 이런 한나라당한테 과연 미래가 있겠는가.

◇ 김현정> 그렇게까지 보셨군요?

◆ 고성국> 사실 한나라당의 대주주는 이제는 이명박 대통령도 아니고 홍준표 대표도 당연히 아니고 박근혜 전 대표입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지금 느끼고 있는 위기의식의 수준은 좀 남다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어떤 건가요?

◆ 고성국> 애초에 나경원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나왔을 때 했던 말이 “정치권 전체의 위기이기 때문에 나서기는 했다.” 이렇게 설명했거든요. 그리고 그 정치권 전체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는데 실패했단 말이에요. 그럼 지금 느끼는 위기의 수준은 굉장히 절박한 것이겠죠. 그런데 막상 당 지도부는 “진 것도 아니고 이긴 것도 아니다.” 그러고 있으니 이게 박근혜 전 대표가 보기에도 아주 황당할 거예요.

◇ 김현정> 그러면 친박 쪽에서 반란이라고 할까요. 뭔가 움직임이 있을까요?

◆ 고성국>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없으면 그게 이상하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면 홍준표 대표는 그 스타일로 봤을 때 “이번에는 내가 책임지고 물러 나겠다” 할 수도 있는데, 이런 비판을 들어가면서까지 있으려고 하는 이유는?

◆ 고성국> 그러나 솔직히 홍준표 대표뿐만 아니라 예전에 정세균 대표도, 지금의 손학규 대표도 책임져야 될 때, 흔쾌히 책임지고 물러난 경우를 최근 들어서 본 적이 없습니다.

◇ 김현정> 고성국 박사 평론을 듣고 나니까 상황이 더 심각하다, 정치권 상황이 보통이 아니구나, 이런 생각이 드네요. 고성국 박사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