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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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문화평론가 김성수
오늘이 2011년 11월 9일. 내일이 10일. 그리고 그 다음 날은 어떻게 되는지 아십니까?
2011년 11월 11일. (웃음)
뭐, 별 특별한 날 아닙니다만, 1자가 여섯 번 들어간다고 해서 빼빼로데이 중에서도 밀레니엄이 붙었습니다. 밀레니엄 빼빼로데이.
지금 슈퍼나 마트나 가는 곳마다 빼빼로 파느라 난리입니다.
이게 바로 데이마케팅이라고 하는데요. 요즘 데이마케팅이 이런 날 저런 날 할 것 없이 대유행입니다. 데이마케팅 과연 문제점은 없는지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허와 실을 짚어보죠. 문화평론가 김성수 씨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성수> 안녕하세요, 김성수입니다.
◇ 김현정> 데이마케팅 우선 그 의미부터 좀 살펴볼까요? 어디서 유래했습니까?
◆ 김성수> 데이마케팅은 어디서 유래됐다, 이렇게 딱 짚어서 처음에 유래를 갖다가 말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밸런타인데이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데 밸런타인데이라는 날이 실제로는 그것도 일본의 한 제과에 대해서 시작된 날이라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실제로 밸런타인이라는 성인과도 큰 어떤 관련이 없고 실제로 외국에서도 일부 지역에서 밸런타인 성제를 기념해서 밸런타인 성제가 빈민의 성제라고 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그런 사람이었다고 하는데요.
그런 모습들을 상술화한 것이 밸런타인데이라고 볼 수가 있는데 이게 연인의 고백하는 날로 뒤바뀌게 된 것이죠. 이런 시도가 대성공을 한 겁니다. 실제로 밸런타인데이를 맞아서 어마어마하게 초콜릿이 팔려나가고 있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어떻게 보면 벤치마킹이 되었다, 이렇게 볼 수가 있는데 사실 이 빼빼로데이 같은 경우는 말이죠.
실제로 데이마케팅이라고 하는 개념들이 그 자리를 잡기 전에 자발적으로 시작된 날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96년에 부산 지역의 여중생들이 빼빼로처럼 날씬해져라, 막대초코과자처럼 날씬해져라라는 뜻으로 서로에게 선물로 줬대요.
그런데 그것을 재빠르게 제조사가 판촉에 활용을 한 것이죠.
◇ 김현정> 빼빼로데이 만드는 빼빼로 만드는 회사에서 시작한 것은 아니란 얘기군요.
◆ 김성수> 회사에서 시작했다는 설도 있지만 저는 일단 위키백과에서 이런 날이 나오게 됐다는 사실 자체도 굉장히 유행을 하고 있다는 그런 얘기인데요.
그 아무튼 이 빼빼로데이는 일본에 수출까지 됐습니다.
그래서 99년에 원조 빼빼로인 포키라고 일본 막대과자가 있어요.
막대초코과자, 이 막대초코과자는 빼빼로보다 20년 먼저 발매됐는데도 빼빼로데이는 3년 늦게 시작을 해서 지금 열심히 데이마케팅을 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 김현정> 지금 빼빼로데이, 밸런타인데이 얘기하셨고 또 날짜를 가지고 마케팅하는 날이 또 뭐가 있죠. 화이트데이?
◆ 김성수> 굉장히 많습니다. 그걸 다 정리해서 일일이 말씀드리기가 어려울 정도로 요즘에는 데이가 기록되어 있는 달력까지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한 번 봤는데 데이를 표현할 수 없는 날이 거의 없습니다.
◇ 김현정> 혹시 오늘도 무슨 데이입니까?
◆ 김성수> 오늘은 무슨 데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 김현정> 오늘은 하루 쉬는군요.
◆ 김성수> 일주일에 한두 건 정도는 무슨 데이와 관련이 있고 한 달에 한 번은 피해갈 수 없는 데이들이 나와 있는 그런 상황인데요.
이런 데이마케팅은 굉장히 손쉬운 그런 매체효과를 가지고 오기도 합니다.
◇ 김현정> 실제로 효과가 많이 있는 거예요? 이 무슨 데이 붙이면?
◆ 김성수> 있기 때문에 이런 유행이 되는 건데. 우선 날짜와 상품을 결합시키는 것이죠. 그리고 어떻게 보면 숫자가 날짜에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손쉽게 상품을 기호로 만들어서 기억하게 만드는 겁니다.
◇ 김현정> 홍보효과가 있어요.
◆ 김성수> 아주 기가 막힌 그런 홍보효과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기본적으로 상품 하나를 가지고 무엇 때문에 기억하고 있는지를 생각을 해 보십시오.
그러면 상품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특성이라든가 장점이라든가 가격이라든가 이런 정보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그런데 이것을 날짜라고 하는 아주 단순한 네 자리, 기껏 해봤자 네 자리밖에 안 되는 날짜에 숫자에다가 집어넣는 겁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효율적인 그런 효과가 발생을 하게 되고요.
두번째로 이런 데이마케팅은 서로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라고 하는 것을 전제로 둡니다. 그러니까 마치 상품을 사야만 그런 마음을 표현할 수 있게끔 하는 착각에 가둬두게 만드는데요.
이런 현상들이 어떻게 보면 매출을 강제하는 그런 효과를 가지고 오게 되는 것이죠.
그런 기본적인 원칙들이 있지만 사실 너무 억지스럽게 데이를 기억하게 한다거나 혹은 상품 자체가 일정한 소비욕. 다시 말해서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못 준다면 실패로 이어지게 마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마케팅이 성공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상품의 가치나 혹은 의미가 인정받았다는 것을 또 얘기하기도 하죠.
◇ 김현정> 그러니까 그런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는 어쨌든 잘 만들었어요, 데이마케팅.
그런데 소비자가 보기에는 참 너무한다, 눈쌀 찌푸릴 때가 많았어요.
예를 들어서 빼빼로데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이 드는 게 황금을 입혀서, 황금 입힌 빼빼로가 몇 백만원에 팔려나가고 이거 정상은 아니잖아요.
◆ 김성수> 그렇습니다. 특별히 또 밀레니엄 빼빼로데이를 언급하셨는데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지 않습니까? 1이 6번 겹치는 게 1000년에 한 번 돌아온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이게 굉장히 많습니다.
2111년 1월 11일도 여섯 개가 겹치게 되고요. 7개로 겹치는 날도 있지 않겠습니까?
이런 것들을 가지고 장사에 이어간다는 것은 사실 얄팍한 상술이라고 볼 수 있고 천민자본주의의 상징적인 현상이다, 이렇게 지적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솔직히 빼빼로 세트 하나를 사는 그런 가격이면 굉장히 의미 있는 일들을 할 수가 있는데.
예를 들어서 우리가 막대과자에서 아프리카에 기아로 고생하고 있는 아이들을 연상한다면 빼빼로 하나를 살 수 있는 그 금액으로 아이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그런 일들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안철수 연구소 같은 경우에는 2003년부터 11월 11일을 가래떡데이로 사내행사를 했었어요. 그런데 이걸 농림부가 2006년에 확산시켜서 가래떡을 보급해 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가래떡데이가 안철수 연구소에서 시작된 거예요?
◆ 김성수>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11월 11일에 대한 의미를 다른 데이마케팅으로 환원을 해서 농민들을 돕겠다는 취지로 벌이고 있는데 참 재미난 것은 11월 11일이 한자 11일을 합치면 흙토가 되기 때문에 이미 64년도부터 농업인의 날로 지정돼서 국가 공식기념일로 지키고 있는 날이었다고 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데이마케팅. 그러니까 이게 흐름이라면 그냥 무조건 하지 말아라 이렇게는 못하겠고 다만 지나친 상술은 좀 빼달라, 이렇게 좀 얘기를 해야 되겠어요.
◆ 김성수>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말씀을 들어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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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9(수) 김성수 문화평론가 "천 년만의 빼빼로데이? 데이 마케팅의 허와 실"
201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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