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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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영철 연구위원 & 하이패밀리 송길원 대표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222개 국 중에 217위다.' 심각하다는 건 다 아실 겁니다. 최근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정책개발원(KDI)에서 보고서를 하나 내놨는데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 동거문화를 수용해야 한다.’ 이런 내용이 담겨 있어서 논란입니다. 한편에서는 '오죽하면 이런 정책까지 나왔겠느냐' 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동거를 인정하라니 이건 말도 안 된다' 하는 지적도 있어서 오늘 들으면서 판단을 해 보려고 합니다.
◇ 김현정> 먼저 이 보고서를 직접 내놓은 분이죠. 한국정책연구원 김영철 연구위원 연결하겠습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 동거나 미혼출산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된다.' 이게 어떤 얘기인가요?
◆ 김영철> 우리나라는 현재 매우 심각한 저출산 단계에 들어가 있지 않습니까? 이런 저출산 문제가 급격한 미혼율의 상승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모두가 이제 아는 사실이고요.
◇ 김현정> 다들 결혼을 좀 늦추죠. 잘 안 하기도 하고요?
◆ 김영철> 젊은 여성들의 학력이 상승하고 경제활동이 매우 활발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거든요. 아시아 주요국들이 일본, 대만, 홍콩 모두 같습니다. 현재 35세에서 39세 미혼 여성을 보면 다 20%가 넘어요. 무슨 얘기냐 하면 5명 중에 1명은 결혼을 하지 않고 있거든요.
우리나라도 현재 12.6%입니다만, 빠른 상승세가 있어서 조만간 20%까지 올라갈 것 같고요. 유럽에서는 아시아 선진국들과 같이 여성의 경제활동이 굉장히 활발하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이런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이제 이성간의 파트너십의 근본적인 변화가 형성이 되고 결혼과 출산에 대한 문화 자체가 바뀌기 시작해서 나타난 현상인데요.
◇ 김현정> 그쪽은 동거도 다 인정하고 장려하기도 하고 이렇다는 말씀이시죠?
◆ 김영철> 저희가 생각하는 혼전동거 이런 개념이 아닙니다. 사실 동거형태로 가정이 형성 된 거죠.
◇ 김현정> 다만 결혼을 안 할 뿐이다, 동거로 쭉 평생을 산다, 이런 말씀이에요?
◆ 김영철> 그렇습니다. 동거형태로 가정이 20대에서부터 시작이 되어서 많은 출산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결혼이 30대로 넘어가지 않았습니까? 그러면서 결혼 출산도 30대에서만 가능한 구조로 바뀐 거죠.
◇ 김현정> 그런 의미에서 출산율 대책이 될 것이라는 말씀인데요. 우려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우선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의 핵심 원인은 여성도 일을 해야 하는데 낳아도 키워줄 사람이 없다, 또 양육비와 교육비도 벅차다, 이런 것인데요. 동거를 해서 아이를 낳는다고 한들, 이 문제에 대해서 해결이 안 되기는 마찬가지 아닌가요?
◆ 김영철>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저출산 정책 기혼가정을 대상으로 한 교육비, 양육비 문제, 보육시설 확충문제 모두 중요하고요. 이러한 기혼가정들의 출산장벽을 제거하는 데 앞으로도 노력을 집중해야 될 것이지만, 이것만 가지고 현재 급격히 증가하는 미혼율을 봤을 때 기혼가정들에게 한정된 정책만을 가지고는 저출산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지적 한 것이고요.
우리나라가 보수적인 풍토가 강하기 때문에 유럽처럼 동거형태의 가정이 갑자기 등장할 거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저희는 보다 개방적인 생활방식에 대한 죄인 취급하는 게 있지 않습니까? 비윤리적, 비도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크고요. 관용적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고요.
◇ 김현정> 장려를 해서 '동거를 많이 하십시오. 결혼하지 마십시오.' 이런 얘기가 아니라 적어도 동거하는 문화, 이게 현실이라면 인정을 하자, 그래서 아이 낳고 키우는 것도 좀 우리가 포용하자, 이런 말씀이에요?
◆ 김영철> 그렇습니다. 근본적인 출산율 정책은 결국 혼인율을 늘리는 것, 혼인장벽을 제거하는 데서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서에서도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제 혼전 동거를 하게 될 경우에는 현실적으로 좀 책임이 배제된 상태에서 아이를 낳는 경우가 많아서요. 출산율은 올라갈지 모르겠지만, 아이를 낳아놓고 책임지지 못하고 사회문제가 오히려 더 생기지는 않을까요?
◆ 김영철> 네. 저희가 생각하는 동거라는 것이 유럽에서는 혼전동거라는 개념이 아니고요. 동거형태의 어떤 대안적인 가정 형태입니다. 보다 유연한 결혼처럼 법적으로 제약이 가해지는 방식이 아닌, 보다 유연한 형태의 가정인 거죠.
유럽에서도 이런 문제가 많이 발생할 수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들면 다양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가지고 있는데요. 동거상태에서 아이를 출산할 경우에 법적으로 친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향후 2년 동안은 친부에게 아이에 대한 양육비 지급을 의무화하고 있어요.
◇ 김현정> 책임을 지게 한다는 얘기군요?
◆ 김영철> 그렇죠. 그래서 여성의 피해를 막고 남성의 의무를 강조하는 법적 보호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들어야겠네요. KDI 김영철 연구위원의 연구결과를 먼저 들으셨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우려를 표명하시는 분도 만나보죠. 건강한 가족만들기운동을 펼치고 있는 하이패밀리의 송길원 대표 연결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저출산 대책의 하나로서 동거로 인한 출산도 인정하고 우리가 포용해야 된다, 이런 이야기인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송길원> 우선 한마디로 저는 윤리적으로 어긋난다고 봅니다. 성경을 읽겠다고 양초를 훔쳐서는 안 되듯이 윤리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통계수치를 얘기하셨는데요. 영국의 경우에 동거커플이 갈라설 확률이 결혼한 부부보다 3배에서 4배가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어요.
◇ 김현정> 앞에서 연구위원께서는 죽 그대로 평생을 가는 경우도 많다고 하셨는데, 송 대표가 보시기에는 그렇지 않다는 거예요?
◆ 송길원> 네. 3배에서 4배가 높아요. 그러면 그 사회적 비용부담은 누가 다 떠안아야 하죠? 너무 편향된 연구결과를 가지고 전향적인 또는 아니면 포용적인 태도를 취하라는데 사회 윤리에 반하는, 그리고 결혼식이 가지는 사회적 의미나 책임을 배격하는 이런 출산율 장려는 오히려 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결과가 더 크죠.
◇ 김현정> 그런데 이게 좋아서 장려한다기보다는 이대로 우리나라 출산율을 그냥 두면 최악의 상황이 되고 지금 222개국 중에 217위라는데 더 이상 떨어질 데도 없거든요?
◆ 송길원> 그 의미는 잘 아는데요. 그러면 우리가 출산을 장려하겠다고 양육비를 300만원 지원하고 지자체에서 500만원 지원하고 그것이 과연 출산율을 높였나요? 오히려 조롱거리만 만들었지. 이게 탁상공론이거든요. 실제로 거꾸로 봤을 때 이런 것들을 내놓는 정책입안자들이 본인부터 내 자녀들이 그런 행동이나 그런 가정형태를 가진다 했을 때 동의할 수 있다면 그것부터 내놓으라고 하고 싶어요.
◇ 김현정> 만약 자녀가 동거한다면 그래서 아이 낳겠다고 하면 거기 동의하시겠느냐?
◆ 송길원> 동의할 수 있다면 이 연구결과를 내놓으라는 거죠. 이런 게 탁상공론이 되는 거예요.
◇ 김현정> 그렇다면 송길원 대표가 생각하시는 저출산 대책, 어떤 게 있을까요? 지금 217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어떤 획기적인 방법이 있습니까?
◆ 송길원> 획기적인 방법을 찾기보다는 좀 지속적으로 우리가 이것을 사회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바꿔가는 작업이 필요하죠. 어느 날 갑자기 통계수치를 늘려놓고 실업률이 높아졌다, 낮아졌다 이런 얘기를 하는 거하고 똑같은 얘기인데요.
그러기보다는 어떻게든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이유로 또 심리적인 이유 때문에 출산을 거부하는 여성들이 출산에 대한 두려움을 제거하고 낳은 아이들을 사회가 함께 키워주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필요하겠죠. 예를 들면 고령사회가 오면서 실제로 미국처럼 그랜드 페어런팅(Grand parenting)이 이제는 우리나라도 좀 도입이 돼야 할 때가 됐거든요.
◇ 김현정> 그게 뭔가요?
◆ 송길원> 할아버지, 할머니. 조부모 교육을 통해서 조부모가 자녀를 맡아주는 방식인데 이것이 훨씬 교육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친부모가 가르치는 교육 내용보다 조부모들이 그 아이를 품었을 때 그 아이가 정서적으로나 많은 경우에 안정된 태도를 취할 수 있고 훨씬 자녀를 잘 길러낼 수 있다는 거거든요.
◇ 김현정> 그건 잘 알고 있는데 조부모들도 조부모들의 인생이 있는데 이제 손자, 손녀까지 키워야 됩니까?
◆ 송길원> 아니죠. 그 전에는 그게 이제 평균연령이 65세 이럴 때는 그게 불가능한 일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90까지 되고 건강해지셨단 말이죠. 그것을 전체를 떠맡아라, 이것이 아니라 사회적 공동체에서 그런 것을 나눠가질 수 있다고 보죠.
◇ 김현정> 이분들도 교육을 시키고 적절하게 정부에서 보상을 해 줄 수도 있고.
◆ 송길원> 이게 사회봉사의 한 방편으로 참여될 수 있거든요.
◇ 김현정> 그런 식으로 방법을, 어떻게 보면 현실적인 방법이네요.
조부모에게 맡기는 방법, 하지만 그것을 사회가 뒷받침해 주는.
◆ 송길원> 요즘에 탁아문제 때문에 아이를 학대했다든지 이런 걸로 사회적인 문제가 크게 야기되지 않았습니까? 할아버지를 할머니들이 내 손자, 손녀를 그렇게 기를 일은 없을 거라는 말이죠. 탁아비용으로 생기는 비용부담도 줄어들 수 있고 그런데 이것을 혼자가 아니라 마을에서 또 아니면 교회공동체에서 맡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거라는 거죠.
◇ 김현정> 어떻게 보면 고령화사회라는 이 사회의, 우리 사회의 흐름과도 맞물리는 대안도 될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요. 지금 문자들 많이 들어옵니다만. “아이 못 낳는 이유, 핵심적인 이유는 양육비, 교육비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사회 전체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 체계가 바뀌어야 한다.” 이런 말씀해 주시네요.
◆ 송길원>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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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18(금) 김영철 KDI 연구위원, 송길원 대표 "출산율 높이기 위해 동거 수용?"
2011.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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