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16(수) 피해자 이대원&제윤경대표 "공포의 카드론피싱...유산 실어증 자살직전까지"
2011.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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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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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론 보이스피싱 피해자 속출
- 검찰 등 사칭 수천만 원 카드론 사기
- 카드론 한도 무한정 인상 카드사책임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카드론보이스피싱피해자모임 이대원 대표 & 에듀머니 제윤경 대표

여러분, '카드론피싱'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여기에 걸려서 실어증에 걸리거나 유산을 한 피해자까지 속출하고 있다는데요. 어제는 이 피해자들이 금감원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이 시간 이 문제 짚어보죠. 카드론보이스피싱 피해자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는 실제 피해자세요. 이대원 씨입니다.

◇ 김현정> 어떤 식으로 피해를 입으신 건가요?

◆ 이대원> 저희 아들이 지금 대학생인데요. 카드론으로 인해서 약 2천만 원 정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 김현정> 어떤 식으로 전화가 왔어요?

◆ 이대원> 제가 경찰청 조사하는 과정에서 진술할 때의 얘기를 들어보니까요. 처음에 전화가 와서 여기 검찰청인데 아들 이름을 대면서 본인이 맞느냐, 그래서 맞다고 대답을 했더니 여기 지금 수사과정에서 아들 이름의 대포통장이 4개가 발견됐는데 네가 돈 받고 판 거 아니냐?

◇ 김현정> "이 대포통장을 네가 돈 받고 판 것이 아니냐," 이러면서 검찰에서 전화가 온 거예요?

◆ 이대원> 그렇게 수사관이라고 사칭 전화가 와서 돈 받고 팔아먹은 것이 아니냐, 이렇게 하니까 아들이 "나, 그런 적 없다."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러면 지금 수사를 해야 되니까 당신이 검찰청으로 당장 출두해서 수사를 받아라."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학생이고 그래서 갈 수가 없다. 나중에 가겠다." 이렇게 대답을 하니까 "지금 급한 수사인데 당신 사정만 봐서 수사를 늦출 수가 없으니까, 그러면 특별히 전화로 수사를 할 테니까 컴퓨터가 있으면 접속을 해라."

◇ 김현정> 검찰청 사이트에 접속하라면서 사이트 이름을 불러줬어요. 그런데 그게 진짜 검찰청 사이트처럼 생겼습니까?

◆ 이대원> 저도 같이 확인해서 봤는데요. 아마 똑같은 사이트를 복사 해서 만들어놓은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럼 사이트 주소는 실제 검찰청 사이트와는 조금 다르게?

◆ 이대원> 네. 끝에 한두 자 정도 다르다고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그런데 들어가면 대학생인 아들도 속을 수밖에 없을 만큼 감쪽같게 만들었군요. 그리고 나서는 뭐라고 합니까?

◆ 이대원> 수사창이라고 해서 조그마한 창을 별도로 만들어놓고 그걸 클릭 유도를 하면, 거기를 클릭을 하면 본인 기록하는 게 있습니다.

◇ 김현정> 신상기록 같은 건가요?

◆ 이대원> 신상기록을 하고 그 다음에 카드번호, 통장번호를 기록을 하는 창이 있어서 거기 기록을 마치니까 수사관이라고 사칭한 사람이 "왜 비밀번호를 입력을 안 하느냐." 그래서 "비밀번호는 입력을 할 수 없다." 우리 아들이 거절을 했답니다. "당신, 지금 수사에 협조를 안 하면 구속될 수도 있다."

◇ 김현정> 그래서 비밀번호까지 눌렀어요?

◆ 이대원> 결국 비밀번호까지 거기다 입력을 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되고 나서 어떤 일이 벌어졌습니까?

◆ 이대원> 그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나니까 본인도 모르게 정보를 이용해서 상대방이 카드론이라는 대출을 받아 다시 대포통장인 자기들 통장으로 이체를 한 다음에요. 또 현금으로 인출해 가서 결국은 카드론피싱을 당했는데 2천만 원은 빚이 된 거죠. 저희들은 카드사에다 갚아야 되는 꼴이 되니까.

◇ 김현정> 사기꾼들이 국민카드에서 1500만원, 우리카드에서 500만원을 비밀번호하고 신상정보를 가지고 빼간 거예요. 기존의 보이스피싱은 ATM 기기로 유도해서 내 통장의 돈을 빼가게 하는 형식이었다면, 이건 아예 카드에서 그러니까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돈까지도 대출해 가는 수법이네요?

◆ 이대원> 그렇죠. 저도 카드론이라는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아들의 경우를 통해서 알게 됐거든요. 이게 문제점은 카드론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카드사들이 본인들한테 잘 알려주지도 않았었고, 또 저희 아들은 수입도 없는 학생이고 카드를 한 달에 한 5, 6만 원 정도밖에 사용하지 않는 학생인데, 1500만원씩 대출을 그렇게 쉽게 해 준다는 것은 카드사가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 김현정> 대학생인데 대출한도가 이렇게 많이 정해져 있었어요?

◆ 이대원> 네. 학생한테 1500만원씩 대출을 해 준다는 것은 학생들을 빚쟁이로밖에 안 됩니다.

◇ 김현정> 제가 보니까 피해자가 한 470명 정도, 파악된 것만 해도 그 정도인데 그중에는 정말 사정이 딱하다는 분들도 많다고요?

◆ 이대원> 네. 제가 인터넷 카페의 대표를 맡다 보니까 여러 사정을 직접 본인을 만나서 듣는 경우도 있고 인터넷상으로 듣는 경우도 있는데요. 자살을 해야 될 정도로 굉장히 심각한 분들도 많이 계시더라고요.

◇ 김현정> 어느 정도나, 어떤 사례인지 소개해 주실 수 있어요?

◆ 이대원> 어떤 주부 한 분은 국민카드, 롯데카드, 신한카드, 하나카드 이 4개 카드하고 또 전세금을 올려주려고 그동안 모아놨던 현금이 4100만 원 정도 있었다고 그럽니다. 그래서 그 카드론하고 전세금을 올려주려고 했던, 자기가 갖고 있던 현금 한 4100만 원 정도를 합쳐서 9200만 원 정도를 보이스피싱에 의해서 사기를 당했어요.

그래서 이분은 지금 전세금도 올려줘야 되는데 전세금도 못 올려주고, 또 거기다가 한 5000만 원 되는 카드빚을 떠안게 되다 보니까, 결국 이 분은 카드사한테 상환압박을 받다가 한강을 두 번, 세 번을 왔다갔다 했답니다.

◇ 김현정> 자살유혹까지 느끼고...

◆ 이대원> 이거 살아야 되나 죽어야 되나 하는 그런 마음에 어제 와서 눈물을 펑펑 쏟으시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금도 그 분 생각하면 저도 눈물이 참 나네요.

◇ 김현정> 70대 노인 한 분은 3000만 원을 카드론 사기당하고 실어증 걸린 분도 있고, 유산한 임산부도 있고요?

◆ 이대원> 유산하신 젊은 신혼부부도 있어요. 그분도 유산 이후에 서로 별거하다시피 되어서 가정이 상당히 파탄되는 이런 상황이 됐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대원 대표님의 피해사례를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카드론 보이스피싱 피해자모임의 대표를 먼저 만나봤고요. 도대체 대책을 어떻게 세워야 되는 건지 사회적 기업이죠. 에듀머니의 제윤경 대표 연결을 해 보죠.

◇ 김현정> 1차적인 문제는 물론 피싱을 하는 사기꾼들에게 있습니다만, 그들이 활개칠 수 있게 하는 우리 금융시스템의 허점도 만만치 않아 보이네요?

◆ 제윤경> 그렇죠. 가장 큰 문제가 일단 카드론 한도가 너무 마구 남발돼서 주어지고 있다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사실 카드이용자, 소비자조차도 당사자가 모르게 카드한도가 주어지는 경우가 많고요. 저 같은 경우에도 사실 제가 신용카드를 거의 안 쓰고 교통카드 정도 수준으로 쓰고 있는데요. 어느 날, 카드론이 하도 심각하게 공급이 되고 있어서 제 것도 한 번 들여다봤더니 거의 사용하지 않는 카드의 카드론 한도가 발생이 되어 있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도 카드론 한도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화 한 통 받은 적이 없거든요. 이런 식으로 사실은 무차별적이고 무분별하게 카드론 한도가 주어지는 상황에서는 사실 이미 이런 사기 집단에게 사기를 당할 수 있는 아주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이런 경우에 카드사에다 "내 한도를 왜 이렇게 늘려놨습니까?"라고 항의를 해도 그쪽에서는 "당신이 개인정보를 다 대고서 대출해 간 것을 우리가 어떻게 합니까?" 이런 답변이 왔다고 하는데요?

◆ 제윤경> 그건 굉장히 책임회피적인 행동이고요. 그리고 굉장히 무분별한 거죠. 사실상 이게 대출이기 때문에 신용공급이 이뤄지는 과정에서는 어쨌든 본인의 동의절차를 밟아야 되고요. 본인이 처음 카드발급 당시에 개인정보를 동의했다고 해서, 카드론 한도를 나도 모르게 좀 받겠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카드를 발급받으신 분들은 아마 대한민국 소비자들이라면 단 한 명도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부분은 정말 카드사에서 그렇게 대응하는 것은 지나치게 무책임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는 것을 막아야 될 텐데요. 어떤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까?

◆ 제윤경> 첫 번째는 금융당국에서 계속적으로 카드사에 대해 “수수료를 인하해라. 그리고 연체이자율을 조금 낮춰라.” 이런 방안들을 사실 연초에 내기도 했는데요. 그것만으로는 안 되고요. 호주 같은 경우는 사실상 신용소비자보호법에 의해서 카드 전체한도가 개인의 소득수준에 맞춰져 있거든요.

그런데 저희는 카드발급도 이미 무한정 이뤄질 수 있고, 게다가 카드 한 장당 한도가 소득의 3, 4배이고 거기에 카드 대출한도까지도 본인의 동의 절차 없이 마구 주어지고 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금융에 있어서의 무질서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피해자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니까 내 재산이 천만 원밖에 없는데 이 사기꾼들이 3천만 원을 대출 받아갔다, 이건 기존통장에서 뽑아가는 기존의 보이스피싱보다 더 피해가 어마어마한 것 같죠?

◆ 제윤경> 그렇죠. 게다가 주로 이런 사기행각을 당하시는 분들은꼼꼼한 소비자분들이 아니세요. 사실 자산이 많다고 그러면 굉장히 주의를 기울이고, 그리고 또 어떻게든 자기 자산을 점검 하실 텐데 대부분 사기를 당하신 분들은 "내가 자산이 없으니까 별일 있겠느냐."

◇ 김현정> 뭘 뽑아가겠어, 내 통장에서...

◆ 제윤경> 그렇죠. 그렇게 부주의한 상태에서 있다가 이런 사기를 당하기 때문에, 대부분은 저소득층 혹은 자산이 조금 적으신 분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금융의 기본적인 무질서 상태에서 발생한 소비자들의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는 부주의함을 이용한 사기행각이기 때문에, 이건 금융당국과 그 다음에 실제로 금융회사들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되는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지금 법 안에서는 보상받을 수 없는 거죠?

◆ 제윤경> 지금 현재 법 안에서 보상받을 수 있다 없다를 딱히 정의내릴 수 있는 판례가 없기 때문에 정의 내릴 수가 없고요. 다만 이런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에 지금 피해자분들이 소송을 제기하시거나 이의를 제기하시고 민원제기를 하시는 과정에서 카드사들은 당연히 책임을 회피할 것이고요. 그런데 금융당국에서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보이스피싱 수법이 갈수록 아주 지능적으로 되어서요.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 방법 짧게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 제윤경> 일단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모든 전화는 거절해야 된다. 금융당국이든 정부든 어떤 곳에서든 개인정보를 요구할 권리가 없기 때문에 전화상으로 개인정보를 요구한다, 그건 일단 사기라고 생각을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이 부분이 핵심이군요. "컴퓨터로 들어가서 눌러라, ATM 기기 가서 눌러라." 무슨 일이 있어도 개인정보는 절대로 주시면 안 된다는 거 기억을 하시고요. 오늘 여기까지 짚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