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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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완철 책임연구원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똥박사님 한 분을 모십니다. 지금 장난치나 하시는 분들 계시죠. 장난이 아니고 정말로 인분, 분뇨, 오폐수, 이런 배설물에 관해서 30년을 연구한 분이세요. 한국과학기자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과학자로 선정된 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박완철 책임연구원 연결을 해 보죠. 박사님 안녕하세요?
◆ 박완철> 예,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김현정> 축하드립니다.
◆ 박완철> 감사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제가 앞에서 똥박사님이라고 소개를 해서 언짢지는 않으셨어요?
◆ 박완철> 항상 듣는 얘기고요. 그렇게 뭡니까? 생소하지도 않고 정겨운 그런 거죠.
◇ 김현정> 사실은 앞에 그런 수식어를 붙이면 단어가 욕설이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웃음) 박사님의 경우는 진짜로 그 박사님이시니까 어쩔 도리가 없네요. 올해 과학자상 타신 걸 보니까 분뇨, 정화조, 오수정화조를 발명한 공로로 과학자상을 받았다, 이렇게 설명이 되 있던데. 우리가 아는 기존의 정화조하고는 어떻게 다른 건가요?
◆ 박완철> 우리 일반 주택에 보면 아파트도 그렇고 지하에 보면 정화시설이 있거든요. 기존에 있는 정화시설보다 훨씬 좀 처리효율을 높게 개선한 그런 정화시설을 개발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청국장에 들어 있는 토종균을 이용해서 분뇨를 정화하는 것. 그러니까 더 깨끗하게 정화를 해서 하천으로 흘려보내는 기술, 이렇게 생각하면 되는 건가요?
◆ 박완철> 그렇습니다. 청국장 말씀하셨지만 청국장균도 그렇고 우리 산에 가면 부엽토 있지 않습니까? 부엽토에 살고 있는 그런 위생물을 저희가 찾아서 그걸 정화시설에 활용을 한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처리할 때 냄새도 안 나고 또 처리도 잘 되고 그렇습니다.
◇ 김현정> 친환경적으로 정화를 해서 환경에 깨끗하게 흘려보내는 기술이란 말씀이신데요. 처음에는 대기오염을 전공하셨어요. 어떻게 이쪽으로 분야를 바꾸게 되신 거예요?
◆ 박완철> 제가 카이스트하고 인연을 맺고 난 다음에 최초로 울산공단 지역이었던 대기오염 피해들이 있지 않습니까? 연구를 하다가 정부에서 한강을 재개발사업을 하면서 기존에 있는 정화효율을... 과제가 우리 연구소로 내려왔기 때문에 제가 시골 사람이고 어릴 때부터 인분을 많이 접해왔기 때문에 제가 하겠다고 자원을 해서 맡게 됐습니다.
◇ 김현정> 국가에서 어떤 사업을 하는데 정화를 해야 된다, 누가 나설래. 말하자면 신청을 받은 거네요?
◆ 박완철>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이것이 분뇨를 직접 만져야 되고 냄새도 그렇고 누구나 기피하는 분야일 것 같은데 어떻게 번쩍 손을 드셨어요?
◆ 박완철> 저는 어릴 때부터 제 고향 경북 상주라는 시골인데. 제가 농업학교를 나왔거든요. 농업학교를 나오면서 시골에 살 때는 집에 있는 옛날에 재래식 화장실 있지 않습니까? 옛날에는 다 비료였거든요. 그래서 일단 강가에 있는 모래들하고 섞어서 집에서 부식을 시켜서 퇴비로 쓰고 직접 또 하고 똥장군이라고 하죠. 똥장군을 제가 밭에 뿌려주기도 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그렇게 생소하거나 그렇게 어렵다는 생각이 안 들었습니다.
◇ 김현정> 당사자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가족분들은 좀 말리지 않았어요? 과학기술원의 최첨단 연구 과학자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빠가 똥을 연구한다 그러면 싫었을 것 같은데요? (웃음)
◆ 박완철> 처음에는 조금 불만도 있었겠죠. 차 트렁크에 항상 똥도 싣고 다니고 차 안에 냄새도 그러니까 불만들이 있다가 조금 지나니까 적응이 되더라고요, 다들.
◇ 김현정> 가족들도 그냥 냄새 맡아도 그러려니 구수하다?
◆ 박완철> 구수하다는 것은 아니고 불만은 있겠지만 겉으로 이게 아빠가 하는 농사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그냥 다들 동의할 수밖에 없었겠죠, 뭐. (웃음)
◇ 김현정> 30년을 그렇게 연구하셨으면 별의 별 말 못할 에피소드들도 많으셨을 것 같아요?
◆ 박완철> 그 일들 중에 하나가 분뇨정화조를 개발하자면 실험실에다가 작은 모형을 만들어놓고 분뇨를 집어넣어서 실험을 해야 되는데. 분뇨 자체가 보면 굉장히 수거해 올 때는 담배꽁초도 들어 있고 협착물들이 많거든요. 그런 것들이 있으면 정화시설로 들어가는 펌프 라든지 이런 데가 막혀버리면 실험이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우리 시골에 막걸리 용수 걸어놓고 채로 친다고 그러죠, 깨끗하게. 깨끗하게 거른 것을 가지고 찌꺼기 버리고 그걸 가지고 연구실에 큰 냉장고가 하나 있습니다. 거기다 냉장고에 보관하면서 실험을 하거든요. 그러면 실험이 제대로 되자면 인분 자체가 싱싱해야 됩니다.
◇ 김현정> 싱싱해야 돼요? 분뇨도?
◆ 박완철> 예를 들어서 밖에서 방치하면 썩지 않습니까? 썩으면 분해가 되기 때문에 정상적인 효율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보기 어렵기 때문에 항상 조제해 와서 냉장고에 보관을 하고 있고 그런데 조제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힘이 들었어요.
◇ 김현정> 직접 손으로 다 일일이 하셨나요?
◆ 박완철> 일단 고무장갑을 끼고 비벼가면서 내리고 해야 되는데. 저도 그렇지만 연구원들이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 김현정> 초기에는 집 냉장고, 김치 넣고 된장 넣고 하는 그 냉장고에다가도 보관하셨다면서요?
◆ 박완철> 일부 몇 번 고무종이로 패킹을 단단하게 한다고 해서 집어넣고 밤에 늦게 현장 나갔다가 돌아왔을 때는 연구실 가기가 힘이 드니까 냉장고에 쌓아놨다가 출근할 때 들고 가려고 했던 그런 적이 있어서 욕도 좀 먹었습니다.
◇ 김현정> 가족들이 얼마나 놀랐을까요. (웃음) 분뇨를 보기만 해도 냄새만 맡아도 어느 동물의 것인지 구별이 되세요?
◆ 박완철> 구분이 되죠. 돼지에서 나온 돼지똥 다르고 소똥 다르고.
◇ 김현정> 제일 독한 것은 어떤 겁니까?
◆ 박완철> 돼지 똥이 굉장히 독하고 다루기가 처리하기가 어렵습니다. 농도가 굉장히 높고, 농도가 높고 오염도가 높을수록 냄새도 많이 나거든요. 그리고 처리하는 데 공도 많이 들어갑니다.
◇ 김현정> 박사님, 과학자의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박사님에서 연구가 맥이 끊기지 않도록 후학 양성에도 좀 힘써주시기를 부탁드리면서 오늘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 박완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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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15(화) 박완철 KIST 책임연구원 "30년 '똥 박사님' 올해의 과학자 수상하다"
201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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