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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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27(금) 노회찬 통합연대 공동대표 "인권위 10년, 요즘 주업무는 과묵과 신중?"
201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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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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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성 훼손, 정권 합리화에 이용
-與도 문제삼는 물대포, 인권위는 침묵
-인권위에 독립성과 권위 부여해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진보통합연대 노회찬 공동대표

11월 25일. 오늘이 국가인권위원회가 설립된 지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동안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대변해 주는 기관으로 성장을 해 왔습니다만, 최근 들어서 “독립성이 실추되고 국민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이런 지적도 많이 나오죠. 오늘 이 문제 좀 짚어보죠. 진보통합연대 노회찬 공동대표 연결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국가인권위원회가 벌써 10년이 됐네요?

◆ 노회찬>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10년 중에 칭찬을 받았던 적이 꽤 있고 또 실망을 줬던 적도 꽤 있고 부침이 있었던 거 같은데 돌아보자면 어떻습니까?

◆ 노회찬> 과거에 노무현 정부 때 인권위가 이라크 파병에 대해서 반대의견 표명해서 인권위원장을 임명했던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아마 충격을 줬던 일이 있습니다. 인권위의 독립성과 인권에 대한 관심 개입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인데요. 이제는 그런 사건을 전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되지 않았는가. 그래서 인권위에는 인권이 없는 그런 마치 붕어빵처럼 붕어빵에 붕어가 없는 것처럼 인권위에 인권이 없는 그런 식으로 되면서 인권위 출범의 취지가 무색해진 10년이다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국가인권위원회가 가장 잘못하고 있는 건 뭐라고 생각하세요?

◆ 노회찬> 가장 잘못하고 있는 건 일단 독립성입니다. 인권과 관련해서 정부도 감시의 대상이고 시정과 권고조치를 받아야 될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특정사건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갖다가 합리화시켜주는 기구로 전락해 버렸다.

◇ 김현정> 예를 들면 요사이 어떤 게 기억나십니까?

◆ 노회찬> 가장 최근에는 고공농성중이던 김진숙 씨에 대해서 누가 보더라도 상당히 인권 차원에서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는데 의견표명조차도 내부표결을 통해서 스스로 부결을 시켰거든요. 의견을 표명을 했는데 경찰이나 정부당국이 말을 안 들은 것이 아니고 인권위 스스로가 의견표명을 안 하기로 결정을 토의 끝에 내린 겁니다. 이런 것들을 보면 인권에 대한 위축된 모습, 인권위의 위축된 모습을 보여주는 또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또 기억나는 것이 있으세요?

◆ 노회찬> 그 이외에도 MBC PD수첩과 관련된 검찰 수사와 관련된 부분.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난 촛불시위 때, 촛불시위 때 사실 인권위가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었거든요. 여기까지는 정상적인 활동을 했는데 문제는 그 이후에 인권위를 그런 경찰의 과잉진압을 지적하는 것은 인권위의 고유의 어떤 의무라고 볼 수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마치 시위대와 같은 반정부 세력으로 인권위를 보듯이 하고 이에 따라서 기구를 축소한다거나 감사원의 감사에 들어간다거나 하는 그런 압박을 가했다는 거죠. 그런 점에서 보면 인권위가 대표적으로 현 정부 들어서 인권차원의 탄압을 당한 기구가 되어 버렸어요.

◇ 김현정> 그렇게 생각을 하시는군요. 지금 과잉진압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 그제 촛불집회. 한미 FTA 비준처리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는데 그 자리에 물대포 진압이 등장을 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김미화 씨는 여기에 대해서 인권위에다가 항의서한을 보내고 있기도 하고요. “왜 인권위가 아무 대답이 없느냐, 막지 못하느냐” 이런 이야기도 했다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노회찬> 바로 대표적인 예인데요. 이런 사회적인 문제제기가 있으니까 어제 경우에는 인권위가 경찰에 항의하는 시늉을 보였는데..

◇ 김현정> 어제는 현장에 인권위원들이 나왔다고요?

◆ 노회찬> 네. 현장에 나와도 저도 현장에 끝날 때까지 있었습니다만, 현장에 나와도 어디 있는지 잘 보이지도 않고요, 보이지도 않고. 그리고 물대포를 쐈는데도 현장에서 말린 사람은 없고 물대포 쏜 것이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에 의해서 지적될 정도까지 갔는데도 그 후에서야 뒷북치듯이 경찰에다 자제를 요청을 했거든요. 지난 희망버스가 몇 차례 갈 때는 물대포만이 아니라 최루액을 넣은 어떤 그런 물대포를 발사를 했는데 그때도 아무 얘기를 하지 않았죠. 인권위의 어떤 과묵과 신중이 최근의 업무의 주요 태도라고 보여 집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런 반론도 있습니다. '엄연히 불법을 저질렀는데 말로 해선 안 듣고 곤봉으로 때릴 수는 없고, 그러면 해산시킬 방법이 뾰족한 게 없지 않느냐 그러니까 물대포로 진압할 수밖에 없다' 이게 경찰측 의견인데요?

◆ 노회찬> 그렇다면 경찰이 계속해서 물대포 사용을 하겠다고 해야지. 어제부터 지금 사실 물대포 사용을 자제를 하고 있거든요. 그건 그만큼 빗발치는 여론이 근거가 있고 정당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다고 저는 보여 집니다. 뿐만 아니라 설사 물대포를 불가피하게 쓴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불가피한 경우였는지에 대한 조금 더 따져야 될 부분이 있고요. 또 물대포 사용수칙을 스스로 지키고 있는지 발사각도라든지 물의 수압의 문제라든지 하는 것들을 그런 부분에 있어서 자기들 마음대로 편의적으로 해석해서 실시를 하고 있는 게 문제죠.

◇ 김현정> 말하자면 도로 점거라는 불법을 저질렀기 때문에 해산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물대포를 썼다. 이것인데, 영하의 날씨에 해산을 위해서 과연 물대포를 쏘는 것이 최선의 진압방식이었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이런 말씀이세요?

◆ 노회찬>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인권위, 도대체 왜 이렇게 위상이 변했고, 무엇부터 바꿔야 하나 생각 좀 해 보셨어요?

◆ 노회찬> 사실 인권위가 지난 국민의 정부 때 만들어진 이후로 인권위의 활동이 조금씩 조금씩 개선되는 과정이었지 충분히 뿌리를 내리고 정착한 단계는 아직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해야 될 일들도 많이 남았는데 현 정부 들어와서는 현재로서는 야당이죠. 야당이 집권했던 지난 10년간의 인권상황에 대해서 오히려 인권위의 모습을 과도하게 보장된 것처럼 이렇게 생각을 하고 그걸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정부 업무를 추진한 거죠. 인수위 시절에도 인권위와 관련된 보고를, 보고도 안 받았거든요.

그리고 인권위원장이라거나 인권위원회에 친정부적 인사들을 일색으로 임명을 하고 그리고 북한 인권에만 오히려 현 정부의 대북강경책을 갖다가 이렇게 청부를 맡아서 하는 그런 북한 인권에만 적극적인 모습을 띄고 실제 국내 인권과 관련해서는 대단히 소극적으로 임한 것이 문제죠.

◇ 김현정> 어디서부터 고쳐야 되나요? 독립성부터 다시 바로 세워줘야 되는 겁니까?

◆ 노회찬> 그렇습니다. 사실 정부가 인권위의 활동에 여러 가지 방향으로 개입하거나 감사원의 감사를 통해서 억압을 하려는 독립성 훼손행위는 일단 중단을 해야 되는 것이고요. 그리고 인권위가 과거에도 보면 인권위에도 권고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리고 인권위가 정부의 다른 기관에 대한 공고를 하더라도 그 공고가 제대로 받아들여지기보다는 거부당하는 일이 더 많았고요. 도가니사건 같은 것도 당시에 인권위의 공고가 있었고 공고대로 안 됐기 때문에 영화화까지 되고 국민들이 분노하게 된 사건이거든요. 그래서 인권위의 권고가 실질적인 변화나 제도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그런 현재의 법 개정을 포함한 대대적인 좀 개선책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들어야겠네요. 노회찬 대표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