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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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24(목) 박지원 민주당 전 원내대표 "통합갈등으로 분당? 쪼개질 일 없다"
2011.11.24
조회 471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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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 합의 안되면 당헌당규 따라야
-당원 8-90% 원샷 통합 반대
-'오전 독자전대,오후 통합전대' 불가
-한미FTA 처리, 지도부 책임져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민주당 박지원 前 원내대표


요즘 민주당이 당 안팎으로 고민에 싸였습니다. 당 안에서는 야권통합 방식을 놓고 갑론을박중인데요. 그 와중에 한미 FTA 비준동의안이 기습처리가 되면서 그 대응에도 나서야 되는 복잡한 상황이 된 거죠. 이런 가운데 어제였죠. 당 중앙위원회라는 게 열렸습니다. 전국에 있는 당 중앙위원들이 다 모이는 전당대회 다음으로 중요한 게 바로 이 회의인데, 야권통합 방식을 놓고 밤늦게까지 고성이 오가면서 논의가 이어졌다고 합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어떤 생각일까요? 직접 만나보죠.

[IMG0]◇ 김현정> 어제 중앙위원회 분위기가 뜨겁다 못해서 과열됐다 이런 얘기까지 들리네요?

◆ 박지원> 그렇게 과열된 것은 아니고요. 토론을 좀 장시간 했고 여러 가지 건설적인 얘기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 김현정> 우선 한미 FTA 문제부터 짚어보죠. 기습처리 당한 걸 두고 당내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또 한쪽에서는 “지도부가 이거 너무 무능했던 것 아니냐” 비판도 있고 그렇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 박지원> 한미 FTA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우선 과거 저도 원내대표를 했습니다만 한나라당에서 강행처리를 하려고 하면 대개 얘기를 해 줍니다, 미리. 우리는 이렇기 때문에 하겠다라는 게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러한 말씀이 전혀 없었고 우리 원내 지도부에서는 외통위만 지키라고 그래서 민주당 의원들이 착실히 지키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나라당이 의원총회를 소집해서 그대로 국회 문 열고 들어가서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전혀 예고되지 않아서 많은 민주당 의원들은 지역구에도 가 계셨고 또 행사에 참석 중이었고 그러다가 국회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입장한 후에 알려져서 ‘빨리 들어오라’라는 문자를 받고 허둥지둥 들어왔지만 이미 싸움은 시작된 뒤였습니다.

◇ 김현정> 지금 말씀 듣고 보니까 과거에는 강행처리를 하더라도 미리 알려주는 이런 관행 같은 게 있었다는 말씀이신데,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도 손학규 대표나 김진표 원내대표는 알고 있었던 거 아니냐? 이런 얘기들도 뒤에 들립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박지원>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 손학규 대표나 김진표 대표께서 아셨다고 하면 최소한 의원들에게 비상령을 내리고 대기를 국회에서 한다든지 원내대표실에서 하라고 그러시는데 본인들도 몰랐기 때문에 다른 행사에 참석하고 있었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니까 이번에는 한나라당이 그동안의 관행조차도 깨버린 것이다?

◆ 박지원> 한나라당이 한마디로 금도 있는 정치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박주선 최고위원은 어제 그러셨어요. “어쨌든 전쟁에 지고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정당이라면 그걸 누가 밀어주겠느냐”라면서 지도부 사퇴론에 힘을 보태시던데,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어떻게 보시는 건가요?

◆ 박지원> 글쎄요, 저도 그 자리에서 그랬지만 이렇게 무기력한 지도부는 처음 봤다.
도대체 국회 본회의장 내에서도 왜 이렇게 지휘를 하느냐, 그렇지만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이미 경호권이 발동돼서 건장한 경호원들이 딱 에워싸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접근 불가능한 겁니다. 그래서 참 무기력하게 당했지만 지도부 책임에 대해서는 우리가 통감하고 있습니다. 상당수의 의원들이 의원직을 총사퇴하고 거리로 나가야 된다 하는 얘기도 있었지만 우리 앞에는 내년 예산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회의원은 국회를 버리고 장외 투쟁하는 것도 경우에 따라서는 필요하지만 그래도 국회를 지키면서 국회에서 투쟁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투쟁 방법이기 때문에 어떤 방향을 찾아야 될 것입니다.

◇ 김현정> 개인적으로는 의원직 총사퇴나 지도부 사퇴는 방법이 아니라고 보시는 건가요?

◆ 박지원> 그러나 지금 원체 큰 문제이고 사실 지도부가 FTA 찬성파와 반대파가 좀 선명하게 해 주지 못해서 혼선이 온 것만은 부인하지 못할 겁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책임 있는 조치가 있는 것이 우리 민주당을 위해서나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책임 있는 조치, 이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 박지원> 저는 책임 있는 조치라고 하는 것은 지도부가 어떻게 해서든지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런 말씀입니다.

◇ 김현정>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군요.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 만나고 있습니다. 어제 중앙위원회에서 더 논란이 됐던 부분은 사실은 야권통합 그 방법 부분이었습니다. 지도부에서는 “단독전대는 생략하고 야권통합전당대회로 원샷으로 가자”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인데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여기에 대해서는 반대하시는 거죠?

◆ 박지원> 통합에 반대하는 우리 민주당원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본래 “연합연대 한나라당과 1:1 구도를 만들어서 꼭 내년 총선과 대선에 승리해라” 하는 말씀은 김대중 대통령께서 생존 시에 당시 우리 민주당의 정세균 대표에게 또 민노당의 강기갑 대표에게 하신 말씀을 제가 전파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지금 현재 손학규 대표 등 지도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야권통합은 정치는 정치적 합의가 되면 법을 초월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구성원 간의 합의가 되지 않으면 법, 당헌당규를 철저히 준수를 해야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습니다. 최근에 한나라당의 중앙위원회 의장이 월권을 했다가 당원 한 사람이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하니까 인용이 돼서 무효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정당의 구성원이라고 하는 것은 상당히 복잡하거든요. 그래서 무엇이든지 합의가 되면 탈법 할 수 있지만 합의가 되지 않는 것은 법을 지키고 또 당헌당규를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지금 지도부에서 추진하는 통합의 방법은 합의가 되지 않았습니다. 의원총회, 상임고문단회의, 고문단회의, 두 번의 국회의원 전국지역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압도적으로 반대를 하고 있는데도.

◇ 김현정> 몇 퍼센트나 반대를 했나요?

◆ 박지원> 제가 볼 때는 8, 90%가.

◇ 김현정> 8, 90%가량입니까?

◆ 박지원> 네. 그렇게 반대하는데도 지도부가 로드맵이 없다고 하면서 그 로드맵대로 진행을 하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대해서 어제 중앙위원회에서도 물론 당원들이 모이기 때문에 열혈 당원들이 간혹 소리를 한 번씩 지를 수 있었지만 여섯 시간 반 토론을 하는데 그렇게 건설적인 토론은 근래에 보기 드문 참 생산적 토론이었다, 이렇게 보고요. 그러한 견해를 서로 좁혀가는데 많은 기여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손 대표께서 이러한 토론의 장을 몇 번만 더 만들었다고 하면 지금 이러한 소동까지 나지 않았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그러니까 ‘원샷 전당대회, 원샷 통합전당대회로 가는 건 당헌 당규 상 문제가 있다.’ 라는 말씀이세요. 그래서 지도부에서 새로 제안한 것이 그렇다면 좋다, 오전에 전당대회를 열어서 야권통합에 대해서 승인을 받고 오후에 그럼 야권통합전당대회하자, 이러면 당헌 당규 상 문제없지 않느냐 이렇게 또 주장하고 있는데요?

◆ 박지원> 이게 문제입니다.

◇ 김현정> 무슨 문제인가요?

◆ 박지원> 먼저 신당을 창당하고 거기에 우리 민주당이 들어가는 겁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지도부에 출마할 사람들이 등록을 하거든요. 그런데 오전에 전당대회를 열어서 1만 2000명의 대의원이 사실상 민주당을 해체하고 신당에 통합시켜주느냐 이 결의가 우선 되어야 됩니다. 그런데 지금 형편으로 봐서는 그게 불가능합니다.

◇ 김현정> 왜 그렇습니까? 오전, 오후로 나눠서 하면 안 되는 건가요?

◆ 박지원> 글쎄요, 오전 전당대회에서 1만 2000명의 대의원이 합의가 되면 100% 동의를 해 주는데, 이렇게 합의가 안 된 상태에서는 인준이 안 된다 이겁니다. 그랬을 때는 창당 준비위원회에다가 후보를 등록하는 것도 이중당적이니까 불법이지만 또 다 좋다 이겁니다. 마지막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이 당원의 뜻을 무시하고 민주당이 당명을 바꿔 정체성을 변경시키면서 또 통합의 대상이 아닌 그런 개인 단체를 영입하면서 어떻게 민주당이 해체되고 신당으로 가느냐, 이런 오랫동안 당을 지켜온 사람들은 그런 애정이 있거든요. 그래서 만약 거기에서 부결되면 완전히 공중에 떠버리는 겁니다.

◇ 김현정> 오후 야권통합전당대회도 이것도 무산되는 거고, 야권통합 전체가 물 건너갈 수 있다? 이런 말씀인가요?

◆ 박지원> 다 물 건너가고 민주당도 지도부 공백사태가 오고.

◇ 김현정> 여하튼 이런 식의 통합은 동의할 수 없다는 말씀이신거죠?

◆ 박지원> 그래서 우리는 민주당 단독전당대회가 아닙니다. 민주당의 전당대회를 해서 지도부를 뽑고 또 전당대회만이 합당, 통합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최고위원회나 당무위원회, 중앙위원회에 권한을 위임해 줍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데 강하게 말하자면 "이런 식 통합을 계속 원하는 분은 당을 나가서 해야 된다." 이렇게까지 생각하는 분들도 있으신 건가요?

◆ 박지원> 그런 분은 없고요. 지금 또다시 분당을 해서 과거 열린우리당의 악몽을 되살리는 분들도 있지만 그래서 어떠한 분들도 통합은 반드시 해야 만이 내년 총선 승리를 할 수 있고 대선 승리를 할 수 있다.

◇ 김현정> 거기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다는 말씀이시죠?

◆ 박지원> 명분에는 맞습니다. 그리고 국민이 바라고 있다. 그러나 합법적인 절차에 의거하지 않고 하는 것은 이러한 부담이 있고 또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을 때 당이 와해되는 그런 부담이 있기 때문에 합법적 절차를 밟아서 하는 게 좋다. 그러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겁니다.

◇ 김현정> 최악의 경우에는 이 문제로 당이 쪼개질 수도 있지 않습니까?

◆ 박지원> 그렇게는 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손학규 대표께서도 오는 “27일까지 통합이 매듭지어지지 않으면 민주당 전당대회를 하겠다” 그렇게 됐기 때문에 앞으로 4, 5일이 분수령인데요. 그렇게 하면 손학규 대표가 우리만 창당하겠다, 또 그러면 이쪽에서는 우리는 민주당에 남겠다, 그런 게 아닙니다. 거기까지 노력을 해서 합법적 절차를 밟아보되 문제는 혁신과 통합 등이 준비가 되지 않으면 우리가 27일이 지나면 독자전당대회를 하겠다고 다섯 번씩이나 공언을 했기 때문에 그 방향으로 갈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27일이 중요한 날이 되겠네요.

◆ 박지원>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