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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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23(수) 김난도 서울대 교수 "與도 野도 안 간다"
2011.11.23
조회 57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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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선생님'으로 남는 게 꿈
- 2012 소비트렌드는 설득과 공감
- 정치트렌드 변화 = 자생 자발 자족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

여러분 올 한해 출판계의 흐름을 한마디로 정리해 본다면 어떤 단어가 떠오르세요? 전문가들은 안철수 열풍, 스티브 잡스, 도가니 열풍... 이렇게 7가지 키워드를 선정했는데요. 그 키워드 중에 하나가 바로 위로와 공감이었습니다. 그리고 대표적인 서적으로 ‘아프니까 청춘이다’ 라는 책을 꼽았는데요. 이 책의 저자인 김난도 교수가 이번에는 내년 소비트렌드를 제시하는 책을 내서 또 화제입니다. 직접 만나보죠. 서울대학교 소비자아동학부 김난도 교수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김난도 교수님을 청춘멘토로만 알고 있는 분들은 "아니, 웬 소비자트렌드책이야" 이러실 텐데 원래 전공이시잖아요?

◆ 김난도> 네. 저희가 6년째군요. 매년 연말에 소비트렌드 키워드를 발표해 오고 있고요. '아프니까 청춘이다' 는 그 와중에 한 번 나온 책이니까요.

◇ 김현정> 저하고도 매년 이맘때쯤 되면 소비트렌드 가지고 인터뷰 하셨었던 분이세요.

◆ 김난도> 네, 그랬죠.

◇ 김현정> 이번에는 책 제목이 ‘트렌드 코리아 2012년’ 부제가 드래곤볼이에요?

◆ 김난도> 예. 제가 6년째 키워드를 정할 때 10개 정도 정하는데요. 단어의 첫 글자를 죽 맞추면 그 해의 띠동물이 되도록 해오고 있습니다. 올해는 토끼띠여서 제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라고 Two Rabbits라는 키워드를 만들었고요. 내년에는 용의 해입니다. 드래곤볼은 젊은 분들은 잘 아시겠습니다만, 만화의 제목입니다.

◇ 김현정> 유명한 만화죠, 일본 만화.

◆ 김난도> 예. 드래곤볼을 우리말로 굳이 하자면 여의주 같은 거죠. 용의 턱밑에 있는, 그래서 이걸 7개를 다 모으면 소원을 다 이룰 수 있다고 하는데 내년에는 '우리 독자, 청취자 여러분들이 다들 드래곤볼 잘 잡으셔서 소원 성취 하셔라.' 이런 의미로 제가 드래곤볼이라는 키워드를 만들었죠.

◇ 김현정> 그래서 D, R, A 첫 글자마다 다 의미를 담은 건데요. 그것들을 다 관통하는 소비트렌드는 한마디로 '설득과 공감'이라고 하셨어요. 왜 그렇습니까? 내년도에 왜 굳이?

◆ 김난도> 내년은 일단 정치적으로는 두 개의 큰 선거가 20년 만에 한 번씩 오는데 동시에 있는 해고요. 또 세계경제위기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습니다. 또 SNS가 발달하면서 굉장히 민심이 빨리 요동치는 경향을 보이거든요. 그래서 사업을 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변덕과 변동성이 굉장히 커졌다. 이럴 때에는 어떻게든 소비자들을 차분하게 잘 설득하고, 또 거기서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능력이 살아남을 수 있는 화두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년의 제일 큰 키워드로는 제가 진정성, 설득, 공감 이런 것들을 선정 했습니다.

◇ 김현정> 조금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죠. D, R, A 이렇게 쭉 나가는데 우선 맨 첫 자 D. Deliver True Heart.

◆ 김난도> '진심을 전달하라' 이런 뜻인데요. 요즘처럼 진정성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 때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올해의 키워드이기도 했는데요. 다소 진부하게 들릴 수는 있겠지만, 저는 내년에 진정성이 훨씬 더 큰 화두가 될 것이다.

◇ 김현정> 왜 그럴까요? 그것도 정치적인 이유가 있을까요?

◆ 김난도> 정치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요즘은 소비자나 일반 시민들, 유권자들이 굉장히 정보력이 좋아졌습니다. 그러니까 클릭 한 번만 하면 각종 정보를 충분히 받을 수 있고, 또 소비자들끼리 그런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아주 탄탄해졌거든요. 그러니까 겉 다르고 속 다른 얘기를 하면 진짜 빛의 속도로 소비자들이 알아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진심이 담겨 있는 마케팅이나 또는 선거운동을 하지 않으면 선택을 받을 수가 없다.

◇ 김현정> 금방 알아차려요, 이게 가식인지 아닌지. 그 말씀이세요. 죽 내려가다 보면 다섯번째 알파벳 O가 있는데 저는 이게 눈에 띄더라고요. Over The Generation, 즉 세대공감.

◆ 김난도> 세대공감은 저희가 두 가지 측면에서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첫번째는 요즘은 특정 세대만 타깃으로 하는 제품보다는 세대가 두루 공감할 수 있는 제품들이 더 인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걸까요?

◆ 김난도> 제일 대표적인 게 문화상품들인데요. 세시봉이라고 청장년층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젊은 사람들도 듣고요. 또 이렇게 TV 경연하는 걸 보면 젊은 가수들이 옛날 노래를 같이 부르면서 엄마와 딸이 같은 문화상품을 공유하는, 그리고 요즘 패션 쪽에서도 장년층들이 주로 30대나 40대가 즐기는 브랜드들도 감각을 보면 굉장히 20대 취향입니다.

◇ 김현정> 특히 여성의류가 많이 그래요.

◆ 김난도> 예, 여성의류가 많이 그렇고요. 이제 이런 것은 지금 소위 장노년층이 옛날의 장노년층하고는 문화적 취향이 다르다는 거죠. 이분들이 성장할 때는 우리나라가 제법 문화계도 발달을 하고 또 소비문화의 세대를 어느 정도 받고 이랬기 때문에 요즘 장노년층을 장노년층 전용이다, 이렇게 상품을 내놓으면 아무것도 성공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내년이 정치의 해라 정치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요즘 보면 세대 문제가 제일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어요.

◇ 김현정> 20-40을 잡아야 된다. 이런 게 정치권의 최대 화두죠?

◆ 김난도> 그런데 저는 절반만 맞다고 생각을 합니다. 또 40-60도 엄연히 투표율이 높은 선거계층이고요. 그러니까 어떤 특정계층만 잡겠다고 나서기보다는 여러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화두를 제시해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 김현정> 김 교수님 지금 정치이야기를 하시니까 청취자들 질문도 많이 들어오는데 어떤 분이 문자 주셨어요. "얼마 전에는 한나라당에서 영입설이 나왔는데 싫다고 하셨죠?" (웃음)

◆ 김난도> 그럼요. 제 꿈이자 목표는 그냥 좋은 선생님 되는 것입니다.

◇ 김현정> 그래서 말입니다, 야당 쪽은 어떠신가요?

◆ 김난도> 아니요. 저는 야당, 여당의 문제가 아니고요. 저는 누구든 우리나라의 제일 큰 문제가 모든 문제를 정파적인 입장에서 접근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정파에서 한걸음 떨어져서 그냥 잘 사는 이야기를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너무 없지 않은가 그런 생각이 들고요. 저는 여야 누구를 지지하거나 그래서 정치를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고요. 그냥 학생들의 좋은 선생님으로 남아주고 싶은 마음이 아주 큽니다.

◇ 김현정> 제가 예전에 안철수 교수님하고 인터뷰할 때도, 별로 뜻이 없다고 하셨는데 미래는 또 모르겠다. (웃음)

◆ 김난도>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유보도 없이 저는 그냥 학교에 계속 남아 있고 싶습니다.

◇ 김현정> 국민들의 정치트렌드도 좀 달라지는가요? 트렌드 전문가시니 이런 질문도 드리게 되네요?

◆ 김난도> 그렇습니다. 제가 인터뷰에 앞서서 그동안 쭉 발표했던 6, 7년간의 키워드를 한번 일별 해 봤었거든요. 거기 보이는 아주 일관된 흐름은 소비자 또는 정치로 치면 유권자들이 훨씬 더 똑똑해지고 적극적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제가 발표한 키워드들 중에 자생, 자발, 자족이라는 게 있는데요. 소비자들이 기업한테 요구하다 잘 안 되면 그냥 자기가 만들어서 쓰고, 또 마음에 드는 기업이 있으면 자발적으로 봉사도 해 주고 아이디어도 주고... 요즘 소비자들이 굉장히 적극적이거든요.

◇ 김현정> 그게 정치에도 적용이 된다?

◆ 김난도> 그렇습니다. 정치에도 적용이 돼서 이제 내년 선거운동에서는 아마 띠 두르고 동원 돼서 돈 받고 하는 선거운동원들보다 자기가 좋아하는 후보자는 내가 돈이 문제가 아니라 열성적으로 뛰겠다, 이런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늘어날 것 같고요. 또 그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각종 네트워크로 연대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후보를 지지하겠다, 이런 유권자들이 아주 많이 늘어날 거예요. 그래서 저는 특정한 이익보다는 아까 진정성 말씀을 드렸는데, 나라와 국민의 복리를 생각한 후보자들의 진정성이 아마 판단의 제일 큰 잣대가 되지 않을까 그렇게 희망 섞인 기대를 해 봅니다.

◇ 김현정> 정치트렌드부터 소비자트렌드까지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