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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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8(목)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홍준표 재신임? '꼼수2탄'일뿐"
2011.12.08
조회 815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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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은 이미 생명력 없는 박제상태
- '변화된 朴' 나서 중도신당 재창당
- 최소한 3-4명 의원 탈당 결심
- 사태 심각, 총선전 당 분화 가능성도
- 끝까지 남아 당 쇄신 이끌터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

“한나라당을 철저히 해체해야 한다.” 어제 유승민, 남경필 최고위원과 함께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서 당 해체를 강력히 주장하고 나선 분이죠. 한나라당 원희룡 최고위원을 연결 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에 3명이 동반사퇴를 했습니다. 지금 당도 충격이고 국민들도 충격인데요. 이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었던 어떤 결정적인 계기, 이유는 뭐였을까요?

◆ 원희룡> 지난 10월에 서울시장 재보궐선거가 있었지 않습니까? 사실 충격적인 참패를 했고요. 그것은 현재 이명박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 민생불안에 대한 젊은층들의 절망, 이런 게 표시된 것이고요. 이게 내년 총선, 대선으로 더 크게 나타날 것이 명확하게 드러났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진 것도 이긴 것도 아니다”라고 하면서 현재 지도부의 자리 유지라든지, 아니면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세론이라든지, 현역의원들의 공천과 내년 총선에 대해 기득권이 집착을 하면서 문제의 심각성과 이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당내에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을 보면서 진작부터 동반사퇴를 주장 했고요.

아무래도 유승민 최고위원까지 결심하게 된 것은 디도스 공격이라는 민주주의의 근본에 대한 공격사태가 벌어졌는데도 이것을 "의원실 9급비서의 단독범행이니까 지도부는 진상조사도 하지 말자"고 하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면서 충격을 받았던 것이 결정적인 계기일 겁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유승민 최고위원, 남경필 최고위원이 같이 사퇴하자라는 얘기는 10월부터 있었던 건데요?

◆ 원희룡> 제가 제안했었고 그때는 두 분이 결심을 못 했었죠.

◇ 김현정> 그러면 마음의 결심을 언제 세 분이 하셨어요?

◆ 원희룡> 유승민 최고위원이 어제 아침에 저에게 문자로 보내왔더라고요. 저는 '결심만 하면 언제든지 찬성이다'라고 누누이 계속 이야기를 해 왔기 때문에 저에게는 별도로 상의는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문자를 받고, 그럼 저도 같이 하겠습니다?

◆ 원희룡> 그럼요. 당연하죠.

◇ 김현정> 남경필 최고위원도 역시 문자로요?

◆ 원희룡> 유승민 최고위원의 문자가 왔기에 남경필 최고위원도 알고 있을 것 같아서 제가 전화를 했더니 두 분은 통화를 했더라고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래서 세 분이 동반사퇴하시기로...

◆ 원희룡>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원희룡 의원은 지금 말씀하신 대로 쇄신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해 왔던 분인데요. 어제는 아예 “철저히 당을 해체해야 된다” 이렇게까지 표현하셨어요. '철저한 해체' 이게 무슨 의미입니까?

◆ 원희룡> 지금 한나라당이란 정당이라는 게 예를 들어서 이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가치관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정치문화를 만들어가면서 어떤 정치행동을 해 나가는 것이 정당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지금의 한나라당은 개인적으로는 출세주의, 그리고 집단적으로는 영남과 어떤 부자계층의 고정지지층에 의존하면서 내년 정치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박근혜 대세론. 여기에 의지해서 하루하루 그냥 시간이 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가 되어버렸거든요.

◇ 김현정> 식물인간 같은 상태다, 이런 말씀이세요?

◆ 원희룡> '박제된 정치'를 하고 있는 거고요.

◇ 김현정> 식물인간 정도도 아닙니까? 박제입니까?

◆ 원희룡> 생명력 자체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디도스가 일어났는데 자체 진상조사 자체도 거부하는, 그러면서 이걸 의총에서 제기를 하니까 의원들이 “너희들은 잘한 게 뭐 있느냐. 대안이 뭐가 있느냐”라면서 비아냥대는 그런 정당은 존재 이유가 없고 생명기능이 멈췄다고 봅니다.

그래서 단순히 여기에다가 당명을 바꾼다든지, 몇몇 인물을 수혈을 해 온다든지, 아니면 박근혜 전 대표가 나선다든지 이렇게 해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요. 그동안 잘못된 정치의 가치관과 정당문화, 그리고 여기에 안주해 온 인물. 이 모든 것을 처절하게 반성하고 그것을 부정하는 그 틀 위에서 새롭게 틀을 짜야 된다고 봅니다.

◇ 김현정> '새 틀을 짜야 된다. 우선 그 새 틀을 짜기 위해서 지도부는 싹 물러나야 된다' 이런 입장이신 거죠?

◆ 원희룡> 지도부가 물러나지 않으면 계속 지도부를 신임하느냐 마느냐 문제를 가지고 계속 논란이 되면서 문제의 본질에 접근을 못하고요. 그동안 뒷짐 지면서 구경해 온 사람들이 전면에 나서지를 못하게 됩니다.

◇ 김현정> 그런데 홍준표 대표는 “일단 나는 사퇴하지 않겠다.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 또 나는 재창당의 로드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쇄신을 해 놓고 뭘 어떻게 결정하겠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어요. 거부하셨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원희룡> 여러 차례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홍준표 대표나 당 집행부가 제시하고 있는 여러 가지 당쇄신 방안에 대해 1차적인 토론들이 있었는데요. 당사를 없애는 거라든지 어떤 공천에 대한 문제를 주로 얘기했지, 재창당의 복안이라거나 아니면 실질적인 쇄신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 김현정> 꽁꽁 숨겨놓은 아이디어가 있으실지는?

◆ 원희룡>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희들은 토론을 해 봤기 때문에 알고 있는 거고요. 오히려 저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발제 수준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수준에서 아이디어를 몇 개 얘기하니까요. 거기에 대해서 너무 아이디어가 풍부하다고 놀라워하는 걸 보고, 저희가 거꾸로 놀랐습니다.

◇ 김현정> 지금 홍준표 대표가 가지고 있던 재창당의 로드맵도 좀 신뢰가 안 간다는 말씀이세요?

◆ 원희룡> 재창당의 로드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10월 재보궐선거 이후에 입만 열면 전부 막말로 민심을 더 이반시키고, 디도스 사태가 났는데도 지금 그러고 있는 것을 보면서 그것은 지금 박근혜 전 대표가 홍준표 대표를 연명시켜줄 것이라고 기대하는지 몰라도 전혀 사태파악조차도 못하고 있는...

◇ 김현정> '사태파악도 못하고 있다' 그런데 어제 의원총회가 열렸는데 '홍준표 대표가 가는 쪽이 맞겠다고 한 의원들의 발언이 더 많았다. 그래서 재신임을 받은 것이다'라는 기사들이 오늘 아침에 나오네요?

◆ 원희룡> 169명 중에서 어제 20명이 발언했고, 그 중에 18명이 “홍준표 대표를 흔들지 말라” 건의를 하면서 사퇴한 최고위원들을 야단치며 소수로 몰더라고요. 의원총회가 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의결기구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선출직 5명 중에 1명은 나경원 의원인데 나오지도 않고 있고요. (최고위원) 3명이 사퇴를 해서 홍준표 대표 혼자 남았는데 그것이 소수지요. 거기에서 어떤 의원들의 절차상, 과정상의 혼란에 대한 불안심리를 이용해서 최고위원들의 사퇴가 소수고, 그래서 홍준표 대표를 재신임해야 된다는 과정으로 몰고 가는 것은 지난번 연석회의 때 “박근혜 전 대표가 나오는 게 아니면 나를 재신임해라”라고 던졌던 그것의 꼼수 2탄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어제 의총은 '꼼수 2탄이다. 재신임을 받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거군요?

◆ 원희룡> 홍준표 대표 측근들이나 영남의 소위 친박 일부 의원들이 나와서 최고위원들을 야단치면서 하는 재신임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오히려 한나라당의 쇄신을 가로막고 있는 거죠.

◇ 김현정> 결국 '시간문제지, 홍준표 대표 체제는 오래갈 수는 없다'라는 쪽으로 생각을 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요. 그러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가. 아까 말씀하신 새 틀이 뭔가. 일단 많이들 '홍준표 대표가 물러나고 박근혜 전 대표가 조기등판하는, 그래서 재창당이 됐든, 재창당 수준의 쇄신이 됐든 뭔가를 하는 식' 이걸 가장 생각하기 쉬운 시나리오거든요?

◆ 원희룡> 그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는데요. 저는 '지금의 박근혜 전 대표, 변화하지 않는 박근혜 전 대표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소위 친박 측근들 몇몇에 둘러싸인 폐쇄적인 모습을 보여왔고요. 그리고 국정현안이나 민심 이반의 이런 소용돌이에 대해서 매우 수동적이었습니다.

안철수 교수가 등장하기 전까지의 대세가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요. 사실 그에 대해서 어떤 현상변화도 있으면 안 된다는, 그런 대세론에 안주하는 흐름을 보여 왔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지금의 모습으로는 박근혜가 아니라 박정희가 나서도 안 된다'고 보는 거고요.

◇ 김현정> 한나라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와도 안 된다?

◆ 원희룡> 대신 박근혜 전 대표도 이제 당의 위기와 국가의 위기 앞에서 자기희생과 자기변화의 의지를 보여줄 거라고 기대는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홍 대표도 아니고 박 전 대표도 아니고, 어떻게 해야 합니까?

◆ 원희룡> '변화한 박근혜'라야 되는 거고요. 모든 사람들이, 모든 한나라당 안팎의 사람들이 변화를 자기 변화와 자기희생을 전제로 새로운 정치운동을 해야 됩니다.

◇ 김현정> 잘 이해가 안 되는데요. 어떻게 변화를 해야 된다는 말씀이신 거죠?

◆ 원희룡> 쇄신이 정책쇄신과 인적쇄신이라고 하면서, 정치쇄신은 나중에 할 문제처럼 됐는데요. 정치쇄신은 국민적인 갈등현안에 대해서 바로 정면으로 뛰어들어 국민들의 마음의 가닥을 잡아나가는 것. 그 다음에 이명박 대통령과의 어떤 관계설정과 국정책임, 그 다음 한나라당이 가야 될 앞으로의 여러 적과의 동침도 가능한 대통합의 정치, 이런 점들에 대해서 정치 지도자로서 큼직큼직한 광폭의 행보를 보여줘야 되는 것이고요. 그런 면에서 정치쇄신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광폭행보' 어디까지 껴안아서 어떤 틀로 당을 새로 짜야 된다고 보세요?

◆ 원희룡> 한나라당 내 계파는 당연히 해체하고, 한나라당 내의 적대세력까지 다 끌어안아야 되고요. 진보세력의 요구까지도 다 끌어안아야 된다고 봅니다.

◇ 김현정> '진보세력의 요구까지도 끌어안는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어떤 것이죠?

◆ 원희룡> 예를 들면 한진중공업 사태라든지 FTA과정에서 제기됐던 앞으로 피해산업의 문제라든가, 아니면 현재 양극화로 인해서 제기되는 여러 가지 재원 마련을 통해서 사회안전망이나 복지를 확대하는 문제, 그 다음 대북정책 등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 그 다음에 현재 정권이 민주주의나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 시대를 후퇴하는 모습을 보여 왔던 이 모든 것들에 대해서 분명한 방향과 그에 따른 실천을 제시해야죠.

◇ 김현정> 그러면 내용상으로는 그렇고요. '외형적으로는 보수 진보를 아우르는 중도신당으로 재탄생해야 된다' 이렇게 볼 수도 있는 건가요?

◆ 원희룡> 굳이 이야기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겠죠.

◇ 김현정> 원희룡 의원께서 누누이 말씀하신 그 새로운 정치운동이 바로 이겁니까?

◆ 원희룡> 그런 방향, 그런 가치관이나 정치문화, 그에 따른 사람들의 변화를 얘기할 텐데요. 새로운 정치운동은 한나라당의 몸통을 그대로 놔놓고, 정책이나 이름만 바꾸는 것은 국민들에 대한 거짓말이기 때문에 안 되고요. 처절한 반성과 기득권을 내려놓는 처절한 자기희생부터 시작을 해야 된다고 보고요. 그런 점에서 제 자신부터 모범을 보일 생각입니다.

◇ 김현정> 지금 모양새는 제각각이지만 어쨌든 혼란스러운 한나라당이 아닌 다른 행보를 꿈꾸는 분들, 즉 이 배에서 떠나고 싶어 하시는 분들도 있죠?

◆ 원희룡> 탈당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난파선에서 혼자 살려고 뛰어내리는 거냐”라고 비아냥거리는 얘기도 들었습니다만, 제가 직접 들은 바로는 이 분들은 '자기들을 희생의 불씨로 던진다는 각오이지, 자기 혼자 살려는 게 아니라 죽더라도 명분 있게 죽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탈당해도 산다는 보장이 없는데, 그래도 탈당으로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싶다'는 말씀?

◆ 원희룡> 정치변화의 불씨를 당기겠다.

◇ 김현정> 대략 몇 명이나 됩니까? 그런 분들이?

◆ 원희룡> 현재 심각하게 고민하는 분들이 최소한 서너 명이라고 했어요.

◇ 김현정> 최소한 서너 명. 이게 배라면 난파선 비슷한 상황인 게 사실이에요. 아까 말씀하신 그런 형태로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원 의원님도 이 난파선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드세요?

◆ 원희룡> 저는 12년 동안 온갖 핍박이라면 핍박과 어떤 때는 사무총장을 맡아서 권력주류의 기능적으로 내가 협조하기도 해 보고, 또 어떤 때는 극단적으로 모든 반발을 사면서 싸워보기도 했는데요. 저는 제 개인적인 거취문제가 문제의 해답으로 보지 않습니다. 저는 한나라당의 그동안 모든 과정과 한나라당의 몸통 자체에 대한 변화의 노력과 투쟁을 끝까지 할 것이고요. 만약에 어떤 정치적인 거취문제가 생긴다면 움직일 마지막 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분명히 말씀을 드립니다. 한나라당 자체의 변화 프로그램에 대해서 저의 모든 것을 가지고 끝까지 할 것입니다.

◇ 김현정> 만약 이게 제대로 프로세스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총선까지 어떤 식으로든 당이 분화할 가능성이 있는 거네요?

◆ 원희룡>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봅니다. 절대로 이 사태를 간단하게 보시면 안 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들어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