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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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2(금) 서현숙 나눔과 나눔 대표 "무연고자 무료 장례 치러주는 사연"
2011.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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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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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나눔과 나눔 서현숙 대표


일본의 위안부로 끌려가서 모진 고통과 수모를 당한 것도 억울한데 결국에는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얼마 전에 태국에서 세상을 떠난 한 위안부 할머님이 계십니다. 뉴스들 들으셨는지 모르겠네요. 고(故) 노수복 할머님이신데, 이 할머니는 고국에 어떤 연고도 없습니다.

그런데 고국에서 장례를 얼마 전에 치르셨습니다. 이런 식으로 연고가 없는 소외된 이웃들의 장례를 치러주는 분이 있습니다. 죽어서도 돌봐줄 이 없는 이들의 장례를 치러주는 사람, 참 귀한 사람이죠. 비영리민간단체 나눔과 나눔의 서현숙 대표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 초대했습니다. 서 대표님 안녕하세요?

◆ 서현숙>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번 위안부 할머님 장례도 직접 도우셨다고요?

◆ 서현숙> 네.

◇ 김현정> 고(故) 노수복 할머니.
한국에는 전혀 연고가 없으셨던 분이세요?

◆ 서현숙> 사촌과 형제가 두 분 계시기는 하셨어요.

◇ 김현정> 계시긴 계셨습니까?

◆ 서현숙> 네.

◇ 김현정> 그런데 왜 우리 나눔과 나눔에서 나서서 장례를 치러주셔야 됐었어요?

◆ 서현숙> 가족이 없어서는 아니고요. 노수복 할머니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위안부 할머니 들 전체를 장례를 지원해 드리기로 약속을 했었기 때문에 저희가 장례를 이번에 지원하게 된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특히 그저께는 유독 춥기도 했고 비도 참 많이 내리고 대표님 마음 많이 무거우셨겠어요.

◆ 서현숙> 아무래도 날씨가 잘 도와주더라고요. (웃음)

◇ 김현정> (웃음) 너무 도와줘서 문제죠. 비 내리고 바람 불고.
참 많이들 울었던 날이라고 제가 들었습니다.

◆ 서현숙> 네.

◇ 김현정> 그런데 말입니다. 많은 도움의 방법, 봉사의 방법이 있는데 어떻게 무료 장례를 해야겠다, 무연고자들에게 무료장례를 해야겠다 이런 도움의 방법을 생각하셨어요?

◆ 서현숙> 제가 원래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게 장애인단체였었거든요. 그곳에서 시작해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결혼하면서 다른 일을 하게 됐는데 어느 날은 남편이 작년 이맘때쯤에 남편이 국제엠네스티에 근무를 하는데 그래서 수요집회 행사주관을 하고 왔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서 서로 같이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저희 시아버님이 돌아가신 지가 얼마 안 된 상태였기 때문에 이분들이 돌아가시면 어떻게 도움을 드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는 정대협하고 연결을 남편한테 요청을 했죠. 그래서 “정대협에 한번 여쭤봐라 할머니들 돌아가시면 장례를 어떻게 지원하느냐” 그랬더니 남편이 중간에서 역할을 해 주고 알아봤더니 “상당히 많은 비용이 드는데 어렵다, 도와주면 좋긴 하겠다”라고 의사가 오셔서 할머니를 돕는 것부터 시작을 하게 된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위안부 할머니들도 돕고 위안부가 아니신 분들 가운데도 일반인 분들 가운데서도 연고가 없어서 장례를 못 치르는 분들도 다 도와주시는 거예요?

◆ 서현숙> 그렇죠. 할머니들 돕기 시작하다 보니까 주변에 장례 자체에 대한 도움을 필요로 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었어요. 상당히 비용이 많이 드는데 그것이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장례를 치르기 어렵다는 것들에 대한 부분이 죽어서까지도 경제적인 부분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상황이 도움이 필요로 하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김현정> 몇 분이나 그럼 지금까지 장례 치러주셨어요?

◆ 서현숙> 저희가 6월부터 시작을 했고요. 실제적으로 시작을 한 건 저희가 지금까지 한 다섯 분 정도 계셨어요.

◇ 김현정> 비용이 많이 들 텐데 어떻게 충당하세요?

◆ 서현숙> 일단은 시작은 사비용으로 시작이 됐고요.

◇ 김현정> 사비용으로? 서현숙 대표님 호주머니에서 나간 거예요?

◆ 서현숙> 처음에 제가 장애인단체에서 근무한 이후에 그 다음에 일반직장을 다닐 때는 돈은 좀 더 벌게 됐거든요. 그래서 그쪽에서 번 수입을 장애인단체나 이쪽으로 후원을 했었거든요. 1년에 한 2, 3000만원 정도 사이를.
그렇게 하다가 보니까 그 비용들을 그분들한테 죄송하지만 몇 년 동안은 앞으로 이 일을 하는 데 지원을 해야겠다라고 얘기를 하고 양해를 구하고 미루고 지금은 장례사업하는 쪽으로 지원을 하고 또 몇몇 도와주시는 후원자분들이 좀 계시고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얼마나 들어요? 한 번 장례 치르는데?

◆ 서현숙> 무연고자이신 분하고 또 저소득층하고는 좀 다르기는 한데요. 기초수급생활권자 같은 경우에는 가족이 있고 해서 장례를 2박 3일 치르기 때문에 비용이 조금 더 들고요. 무연고자 같은 경우에는 그것보다는 1박 2일만 저희가 빈소를 마련해 드리기 때문에 그분들은 한 100만원 정도, 100~15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죠.

◇ 김현정> 서현숙 대표님 부자시네요. (웃음)

◆ 서현숙> 부자는 아니고요. (웃음)

◇ 김현정> 마음이 부자세요. 마음이 부자. (웃음)
정말 마음이 부자인 사람은 호주머니의 돈이 적어도 부자처럼 쓸 수 있습니다. 서현숙 대표 보면 제가 그 생각이 드네요.

◆ 서현숙> 감사합니다.

◇ 김현정> 지금까지 다섯 분 정도 이런 장례를 치러주셨다고 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할머님, 할아버님 어떤 분 계세요?

◆ 서현숙> 사연들이 다 있으신 분들이잖아요.
저희에게 이런 도움을 필요로 하는 정도라면.
위안부 할머니 같은 경우에는 사실은 할머니들 자체가 부끄러운 게 아니라 역사가 부끄러운 건데 저희 가족분들 중에서 “부끄러우니 내세우지 말아라”라고 얘기하시는 분들을 볼 때는 마음이 아프고요.

◇ 김현정> 연고가 있는데 가족이 있는데 나는 우리 할머니가 위안부라는 사실이 부끄러워 하면서 감추려는 분도 계세요?

◆ 서현숙> 그럼요. 위안부이신 분들 중에서 지금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계시는 분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도 있고요.

◇ 김현정> 그래서 아예 장례를 가족들이 안 치르는 경우도 있어요?

◆ 서현숙> 그렇지는 않고요. 장례는 치르되 저희한테 도움을 받으시지만 표면적으로는 드러내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위안부라는 것 자체 정대협에 계시는 분들이 조문을 갔다가도 거기 문 밖에서 쫓겨나는 경우도 있으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경우에는 가족이 있는데 사실은 독거노인분들이 가족이 없는 것은 아니잖아요. 혼자 사실 뿐이지. 그래서 막상 돌아가시고 나면 저희가 가족에게 연락을 해 보면 험한 소리 하시면서 “연락하지 말아라” 이런 분들 사연 하나하나가 다 가슴 아프고 안타깝고 그런 사연들이 많으시더라고요.

◇ 김현정> 가족이 있는데도 모른 척하는 그런 분들 그러니까 죽어서도 서러운 분들, 죽어서도 소외 분들을 위해서 애쓰고 계시는 거네요.
서 대표님 참 아름다운 분이십니다. 앞으로도 좋은 일 많이 해 주시고요.
제가 대신 인사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