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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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22(목) 박건일 중국 사회과학원교수 "외국 조문단 사절? 북은 남을 외국으로 안봐"
2011.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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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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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中주석 통화불발, 왕따 아냐
- 김정은, 이미 군부 100% 장악
- 주민들 지지 경제문제 해결에 달려
- 조문은 남북관계 개선의 좋은 기회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중국 사회과학원 박건일(朴鍵一) 교수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후에 이명박 대통령. 중국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하죠. 과연 중국이 우리를 의도적으로 따돌리는 것인가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과연 중국의 속내는 뭘까요. 기본적으로 중국인이면서 중국의 입장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분입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박건일 교수를 연결합니다. 이분은 조선족 출신이라서 한국말에 능숙하시네요. 연결해 보죠.

◆ 박건일>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김정일 위원장 사망 사실이 공개된 후에 우리 정부는 미국, 일본, 러시아 정상과는 직접 통화를 했습니다. 우리 대통령이 말이죠. 그런데 유독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과는 여전히 통화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두고 '중국이 우리를 배제하는 건 아니냐. 왕따하고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까지 나오는데 교수님 어떻게 보십니까?

◆ 박건일> 저는 절대 그게 아니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중국하고 한국의 관계는 전향적인 협력동반자관계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그걸 왕따한다고 해석 하게 되면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뭔가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그런 거지, 일부러 안 받는 건 아닐 거라는 말씀?

◆ 박건일> 그럴 수가 없죠. 그건 말도 안 되는 말이거든요. 이게 한반도에서, 북에서 일어난 일인데, 남쪽하고 거래를 안 한다는 게 말이 안 됩니다. 중국차원에서는 절대 그렇게 안 합니다.

◇ 김현정> 사실은 지금 중국의 태도를 놓고 한국 언론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어떤 강경일변도 대북정책에 대해서 중국이 불만을 갖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 혹은 ‘이명박 정부 들어서 미국과의 관계가 강화되고 중국을 좀 자연스레 멀리했던 것에 대한 불만 아니겠느냐’ 이런 해석도 나오는데요?

◆ 박건일> 저는 그렇게 안 봅니다. 만약 불만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식으로 안 합니다. 중국 사람들 그렇게 안 해요.

◇ 김현정> 불만이 있다 하더라도 전화를 안 받을 이유는 없다는 말씀이세요. 북한 얘기를 좀 여쭤보고 싶은데요. ‘김정은 체제가 곧바로 안정이 될 거다’ 이런 시각도 있는 반면에, ‘안정까지 시간이 걸릴 거다. 혹은 내부분란이 일어날 거다’ 이런 전망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 박건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7일 아침 8시 반에 사망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보도에 의하면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서 시체해부까지 했었거든요. 그리고 나중에 19일 12시에 발표한 걸 보면, 이 짧은 시간에 이런 일들을 하나하나 착실하게 하는 걸 보게 되면 김정은이 장악하고 있는 북쪽의 정권이 일사불란하게 지금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것만 봐도요.

◇ 김현정> 이미 안정이 좀 되어 가고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 박건일> 그러니까 김정은의 후계과정을 보게 되면 마치 몇 년 사이에 한 것 같지만 사실 그런 게 아니라고 저는 알고 있습니다. 벌써 한 10년 전부터 시작을 해서요.

◇ 김현정> 알려지기로는 2, 3년인데 그거보다 훨씬 긴가요?

◆ 박건일> 예. 그것보다 깁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60세가 될 때 조선에서 후계자 배양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후견인으로 고모 김경희, 고모부 장성택. 두 사람이 안정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후견인 체제를 중국도 인정했다, 이렇게 볼 수 있나요?

◆ 박건일> 여기에서는 복잡한 얘기가 들어가는데요. 북에서 누가 후계자가 되는가는 다른 나라 눈치를 안 봅니다, 그 사람들은. 또 중국에서 승인한다 안 한다 해서 중요한 게 아니에요. 김정은을 북에서 지원하는 사람이 김경희하고 장성택 이쪽을 보는데, 저는 그게 아니라고 보거든요.

◇ 김현정> 후견인이 그쪽이 아니다?

◆ 박건일> 후견인이라는 게 조선노동당 전반 상층부에서 몽땅 지지하고 있어요, 그걸. 그래서 사실 2009년도 10월에 노동당 대표자 회의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 자리에서 김정은이 조선노동당군사위원회에 부위원장이 되지 않았습니까? 그것을 2009년도에 했습니다만, 올해 들어와 북에서 그 회의에 대한 많은 내용들을 공개하면서 아주 중요한 일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벌써 그 회의에서 후계구도가 다 확정된 거예요. 그러니까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하면 새로 다 구성됐어요. 이 사람들이 몽땅 김정은을 지지하는 사람들이에요.

◇ 김현정> 100% 지지하는 상황에서 지금 빠르게 안정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도 그 이유다. 그러면 유독 장성택, 김경희를 찍어서 이 사람들이 후견인 역할이라고 할 것도 없다는 말씀이세요?

◆ 박건일> 그건 이미 없어요.

◇ 김현정> 그러면 이미 완벽하게 김정은이 북한체제를 장악했다, 이렇게도 볼 수 있습니까?

◆ 박건일> 아직 그렇게는 말 못 해요. 왜냐하면 김정은이 담당한 것이 조선노동당의 부위원장이거든요. 그런데 이걸 알아야죠. 당에 하나 있고 국가적으로 또 하나 있어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위원장, 이건 아직 안 됐거든요. 그것이 김정일 위원장의 직함이거든요. 김정은은 국가직책을 안 가지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러면 언제쯤이면 올라가고 완벽하게 장악하고 할 거라고 보세요?

◆ 박건일> 해마다 3월 말 아니면 4월 초에 최고인민회의를 하게 됩니다. 그것도 한 해에 한 번씩 하는데 그게 상당히 중요해요. 그럼 그거 할 때 이 국가직책, 행정적으로 이걸 조절하지 않겠는가 하는 걸 기다리고 있습니다. 조절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지금 최고인민회의는 12기입니다. 한 기가 5년씩 가요. 내년이 마지막해라고요. 그리고 군에 가게 되면 13기 최고인민회의가 됩니다. 그때 보통 국가지도기관을 조절하죠. 그런데 지금은 비상사태니까 내년에 그걸 하겠는지 안 하겠는지 잘 모르겠어요. 내년에 한번 기회이기는 기회인데 안 할 수도 있고요.

◇ 김현정> 하게 되면 그럼 그때 김정은이 뭔가 국가직책을 가지면서...

◆ 박건일> 하게 되면 국가직책을 가질 수 있죠. 그러니까 국가직책의 최고가 국방위원장 아닙니까? 그걸 이어받겠는지. 그런데 그걸 안 이어 받는다고 해도 크게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국가 지도층에 대한 장악은 국가직책을 가지든 안 가지든 이미 사실상은 끝난 거다, 이렇게 보시는 거고요. 국민들 사이에서의 장악, 국민들에 대한 지지는 어떻습니까?

◆ 박건일> 지금 북에서 진짜 관심 있게 하는 것이 경제건설입니다. 소위 김정은 영도하에서 그걸 잘 해나가야 되죠. 지금 나라의 제일 큰 문제가 경제니까요. 국민들도 100% 따라가야겠다고 속으로부터 우러나게 하려면 그런 경제성과들이 많아야 되죠.

◇ 김현정> 교수님, 이건 좀 다른 얘기인데요. 솔솔 피어나고 있는 김정일 암살설, 타살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건일> 암살이다 아니면 타살이다, 이러면 그렇게 빨리 사망보고가 못 나와요, 공식보고가.

◇ 김현정> 중국은 17일 당일에 알았을 거다, 소식통을 통해서는 들려오는데 알았을까요?

◆ 박건일> 저는 알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중국대사관이 거기 있는데요.

◇ 김현정> 대사관이 있었어도 주민들도 몰랐고 군도 몰랐다고 하잖아요?

◆ 박건일> 이건 또 큰일이 아닙니까? 중국 평양대사관하고 조선노동당 정부 사이에 관계가 좋아요.

◇ 김현정> 관계가 좋다. 이런 걸 안 알릴 수 없는 사안인가요? 중국대사관에는?

◆ 박건일> 안 알릴 수가 없죠.

◇ 김현정> 당연한 거군요. 우리의 정부 대북관계에 대해서 조언을 좀 해 주신다면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 박건일> 그 사이에 이런 저런 문제...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로 가다가 특히 작년에 천안함 사태, 연평도 사태가 터지면서 한국전쟁 후에 최악의 상황으로 간 것으로 저희들이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면서 조금 풀린다 하는 조짐이 보였습니다. 속도도 조금 풀린다 하다가 또 질질 끌고 그런 것도 있었는데, 그것이 딱 한국 정부만의 원인이라고 안 봅니다. 왜냐하면 쌍방이 서로 작용하는 과정이니까 양쪽에 다 있죠. 무슨 문제가 있다. 그런데 지금 와서는 그런 국면을 타개하는 좋은 기회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건 왜 그런가요?

◆ 박건일> 그러니까 우리 돌이켜봅시다. 옛날 김영삼 정부 시절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 한국민간단체들이 조문하겠다고 할 때 한국 정부에서 막았습니다. 그것이 그 후에 남북관계가 악화된 주원인이 됐어요. 이제 와서 똑같은 현상이 나타나거든요. 지금 제가 보니까 현정은 회장도 간다지,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도 가신다지, 이런 것들을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정부에서는 다 하게 되면 민간에서도 많이 가고 서로 이해를 증진하고 안 풀리는 것도 풀리겠죠.

◇ 김현정> 그런데 북한에서 오지 말라고 했잖아요. 조문단 사절한다고 그런데도 민간 차원에서는 많이 가는 것이 나은가요?

◆ 박건일> 그걸 다시 보세요. 외국 조문단을 오지 말라고 했어요. 북한에서 남쪽을 외국으로 안 봅니다.

◇ 김현정> 그렇게 해석이 됩니까?

◆ 박건일> 우리는 같은 민족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정부 차원에서 만약 간다면 반길 수 있다?

◆ 박건일> 그것도 남북 사이, 정부관계도 나라 대 나라가 아닙니다.

◇ 김현정> 북한은 그렇게 해석 안 하는군요?

◆ 박건일> 절대로 그렇게 해석 안 합니다. 우리 같은 민족이니까 이거와는 다르다는 거죠.

◇ 김현정> 또 전문가들이 해석하는 일각에서는 '아마 자세한 북한의 내부사정을 공개하는 것이 싫어서 일부러 안 받는 거다. 좀 폐쇄적으로 문을 닫는 것이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요. 그래서 '안 가주는 게 예의다' 그렇게는 안 보세요?

◆ 박건일> 남쪽에서 가겠다고 하게 되면 그 사람들이 오지 말아라, 그렇게 소홀히 할 것 같지 않습니다.

◇ 김현정> 이게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거군요. 양쪽이 화해하는 기회가?

◆ 박건일> 아주 좋은 기회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박건일 교수님,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