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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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자회담 등 좋은 기회 될수도
- 재스민 혁명 북한에선 없을 것
- 김정은 3년정도 대외활동 자제할 것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세현 원광대 총장 (전 통일부장관)
어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소식이 전해지면서 한반도의 상황, 차분해 보이지만 사실은 안개 속에 휩싸여 있습니다. 북한 내부의 혼란은 없을까, 또 남북관계, 세계정세는 어떻게 될까 전망해 봐야겠죠. 지금은 원광대학교의 총장으로 계십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연결해 보죠.
[IMG0]◇ 김현정>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직접 만나신 적도 있죠? 아무래도 소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어떤 사람으로 기억을 하십니까?
◆ 정세현> 자기 내부 사정이나 국제정세와 관련해서 상당히 상세한 것까지 파악을 하고 있고 또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물론 참모들의 보고를 통해서 그렇게 알고 있었겠지만,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서까지도 상세한 지시를 하는 그런 사람이었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 김현정> 꼼꼼히 챙기는 스타일인가요?
◆ 정세현> 그렇죠. 독재자들이 대게 그렇습니다.
◇ 김현정> 김정일 사후에 북한의 내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까, 이게 가장 궁금합니다.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 김정일 위원장은 쉰 두 살이었고, 김정은은 겨우 28살. 잘 쳐도 29살인데요. 과연 김정은이 안정적으로 권력을 잡을 수 있을까..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세현> 일단 후계자로 지명이 됐고 대내적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사상교육이 되어 있기 때문에 상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북한의 정치문화의 맥락에서 볼 때 하루아침에 거부당하거나 밀려날 수 있는 여지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아버지에 비해서 경험이 짧기 때문에 세세한 것까지 지시를 내리기는 좀 어려울 겁니다. 그 대신 그걸 대비해서 고모부죠, 장성택 부장 같은 사람을 국방위원회의 부위원장으로 앉혀놓고 또 당의 행정부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아마 섭정형식으로 통치를 하면서 점차 김정은의 실권이 강화되는 그런 상황으로 발전되어 나가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 김현정> 처음에는 집단 지도체제, 이렇게 시작을 할 거라고 보세요?
◆ 정세현> 집단이 아니라. 집단이라는 것은 결정권이 다 나눠져 있다는 이야기인데 그러지는 않을 거예요.
◇ 김현정> 김정은 1인 체제이되 뒤에서 고모부, 고모. 이런 사람들이 후견인 역할을 하는 형식일 것이다.. 이런 말씀이신거죠?
◆ 정세현> 그렇죠, 후견인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 두 사람이 아마 절대로 다른 사람이 권력을 분점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아무리 뛰어난 리더십 가지고 있는 후견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겨우 28, 29살이면 북한 군부의 예순, 일흔 넘는 장성들까지 이끌기에는 너무 어린 것 아닌가요?
◆ 정세현> 좀 그렇죠. 우리 관념으로는 그런데 북한의 정치문화라는 게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김일성 주석의 혈통을 이어받아야 한다라는 것이 지금 머릿속에 꽉 박혀 있고 또 백두의 혈통이라고 합니다만, 그런 것을 70대가 넘은 정계나 70대의 군 간부들도 자기 입으로도 그렇게 되뇌어왔기 때문에 지금 와서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밀어내고 자기들이 권력을 행사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아마. 민주주의식으로 생각하면 안 돼요.
◇ 김현정> 내부에서 권력투쟁이나 쿠데타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시는 건가요?
◆ 정세현> 그렇죠. 그런 것을 위해서 철저하게 아마 군 내부 동향을 감시를 할 겁니다.
◇ 김현정> 사실 중동에서는 재스민 혁명 같은 것이 올 한 해에 거세게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북한 주민들이 그런 식으로 동요할 가능성은 없을까요?
◆ 정세현> 아랍세계하고 북한은 다르다고 봐요.
◇ 김현정> 어떤 면이 다를까요?
◆ 정세현> 아랍만 해도 외국 사람들이 마음대로 출입을 할 수 있는 곳 아닙니까? 그런데 북한은 그게 안 되잖아요.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 가장 폐쇄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인데 그렇기 때문에 재스민 혁명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라고 하는 것은 적어도 당분간은 없지 않나 그런 생각입니다.
◇ 김현정> 정보로부터 격리되어 있기도 하구요...
◆ 정세현> 그렇죠. 정보로부터 격리되어 있고.
◇ 김현정> 주민들 간에 네트워킹도 전혀 없나요?
◆ 정세현> 인터넷이 안 되지 않습니까? 인트라넷은 되지만 그것도 극히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되고 있고 요즘에 핸드폰이 들어갔다고 하지만 그게 철저하게 핸드폰이라는 게 얼마든지 도청되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그건 얼마든지 북한의 정보기관에서 관리를 해 나갈 겁니다.
◇ 김현정> 앞으로 김정은이 국제외교무대에 본격적으로 등장을 할까요?
◆ 정세현> 글쎄요. 이렇게 되면 나서야죠. 그리고 또 그걸 통해서 건재하다는 것을 과시해야만, 대내적으로도 권력안정을 기대할 수 있게 되죠. 아마 중국 같은 데도 방문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니면 외국의 손님을 접견하는 형식으로 해서 국제무대에 나오겠죠.
◇ 김현정> 일각에서는 아직은 어리기 때문에 내부에서는 2, 3년간 안정적인 체제를 다지고 그 후부터 외교무대에 나갈 거다, 이런 예측도 있던데 정세현 전 장관께서는 좀 다른 생각을 하시네요?
◆ 정세현> 좀 다르죠. 국제무대에 나간다는 것이 뭐 앞에서 나가서 활개를 치고 다니는 것 그것은 성과가 없어요. 왜냐하면 지난번에 김일성 주석 사망 후에도 만 3년을 김정일 위원장이 모습을 잘 안 드러내고 그야말로 은둔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 김현정> 3년 정도는 아마 외교무대에 나서는 것을 자제할 것이다, 그렇다면 방금 전에 말씀하셨던 방중이라든지 이런 것은 본격적인 외교무대의 데뷔라기보다는 얼굴을 비추는 정도일까요?
◆ 정세현> 그렇죠. 무슨 경제적 필요가 있다고 하는 경우에는 직접 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남북관계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사실 북한 내부가 어수선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이 남한으로 시선 돌리는 것 아니겠어요? 미사일 쏘는 식이라든지..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 정세현> 그런데 지금 그렇게 해서는 그 국제사회로부터 되돌아가는 여러 가지 체제나 이런 것을 감당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은 좀 조심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입니다. 그러니까 일을 저질러놓고 되돌아오는 반응이라든지 반격에 대처할 수 있는 그런 어떤 자신감이 있을 때 일을 저지르는 건데, 지금은 위험하죠.
◇ 김현정> 어제 동해로 미사일을 발사했다던데 이건 어떻게 해석하세요?
◆ 정세현> 동해로 나가는 거야 뭐, 그건 단거리일 것이고 그것은 미국이나 이런 데를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고 봐서, 건드리지 마라, 하는 그런 의미로 봐야죠.
◇ 김현정> 일상적으로 잡혀 있던 미사일 발사를 그냥 한 거라고 보십니까?
◆ 정세현> 일상적으로 그 일정이 잡혀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군에서는 우리를 건드리는 경우에 우리도 이렇게 대비책이 있다 하는 그 정도 메시지라고 해석을 해야 되지 않을까요?
◇ 김현정> 대외문제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우선 당장 이번 주에 북미회담이 잡혀 있었고 여기서 “핵 우라늄프로그램 폐기, 미국은 식량을 지원하겠다” 이런 얘기들이 논의되기로 되어 있었는데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정세현> 당분간은 좀 회담이 3차 북미회담이 연기가 되겠죠. 94년이죠. 94년에도 제네바 회담이 예정되어 있다가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고 연기가 됐다가 다시 재개가 됐고 그 결과가 굉장히 빠른, 협상이 빨리 진전이 돼서 드디어 94년 10월 20일날 제네바 기본합의라는 것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미국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는 6자회담으로 갈 수 있는 틀이 예상보다 빨리 잡힐 수 있습니다. 북한이 지금 어떻게 보면 정황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이걸 역으로 잘 활용하는 그런 지혜를 발휘한다면 미국이 하고자 하는 판으로 북한이 쉽게 끌려 들어올 수 있다고 이렇게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식량난은 심각하고, 화폐개혁 이후에 민심도 악화되고 이런 상황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했으니, 북한으로서는 6자회담도 트고 뭔가 좀 활기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러니, 이걸 역으로 이용해야 한다. 이런 말씀이세요?
◆ 정세현> 그렇죠. 미국이 그렇게 해 주면 북한은 거기에 그야말로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자기네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풀고 외교적 고립을, 외교적 어려움을 푸는 그런 어떤 탈출구로 활용하리라고 봅니다.
◇ 김현정> 아예 북한이 노선을 달리할 가능성, 즉, 이 기회에 개방파들이 권력을 잡아서 개혁, 개방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은 없을까요?
◆ 정세현> 그 북한의 개방, 개혁이라고 하는 것은 내부적으로 결정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외부 여건이 조성이 되어야만 개방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에도 78년 연말에 개방, 개혁을 결정했습니다. 이미 그 사람들은 72년에 닉슨 대통령이 중국을 다녀간 뒤에 미중 관계가 상당히 좋아졌었습니다, 한 6년 동안.
그래서 사실은 한 79년 1월부로 정식수교를 하기로 예정이 되어 있었고 그 직전에 개방을 결정한 겁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6자회담 등을 통해서 미북관계가 정식수교 관계로까지 간다고 예정이 되면 그게 가시권 내에 들어오면 북한도 개방, 개혁을 할 수 있죠.
지금은 개방, 개혁 잘못했다가는 개방 잘못했다가는 재스민 혁명 같은 것이 들어오고 이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뭐 권력투쟁 차원에서 개방, 개혁파들이 득세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저는 없다고 봅니다.
◇ 김현정> 전체적으로 데탕트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가능할 것이란 말씀이시군요..
◆ 정세현> 개방을 하더라도 말하자면 북한체제를 위협하는 요인이 정치적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말하자면 수교죠. 정식수교. 미국과의 수교.
◇ 김현정>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처하는 게 가장 바람직할지 조언해 주신다면요?
◆ 정세현> 글쎄요. 지금 아까도 미국이 하기 나름이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특히 지금 현재 통일부장관께서 유연성을 발휘해서 남북관계를 풀어나가겠다고 했기 때문에 이럴 때 조금 우리가 넉넉한 자세로 다가가면 저쪽도 못 이기는 척하고 이 정부 임기 말년이지만, 남북관계를 조금은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상황으로 풀어가리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사실 이명박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 전에 정상회담이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왔었어요. 그런데 김정은이 등장하면서 정상회담이 좀 어려워진 거죠?
◆ 정세현> 그건 현실적으로 좀 한계가 있죠.
◇ 김현정> 청취자로부터 질문이 들어왔네요. “이틀간 비공개을 한 건 이유가 뭐냐” 그것 때문에 암살의혹도 나오고 여러 가지 얘기들이 오고 가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정세현> 그런데 사회주의국가 또는 정보가 차단되어 있는 폐쇄국가의 경우에 사망사실을 바로 즉각적으로 중계방송을 하는 나라는 별로 없었습니다.
◇ 김현정> 조문 받지 않는 이유는 뭡니까?
◆ 정세현> 특별히 그걸 가지고 외국 사람들이 자꾸 들어오고 하는 것도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 김현정> 어떻게 보면, 술렁거리는 거 자체가 싫은 거군요?
◆ 정세현> 그렇죠.
◇ 김현정>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게 북한에 조문단을 보낼 거냐, 말 거냐 조의표명이라도 해야 되는 거냐, 아니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세현> 밖에서 오는 조문단은 안 받겠다고 했기 때문에 안 보내는 것이 아무 문제도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안 보내는 게 오히려 예의인가요?
◆ 정세현> 안 받겠다고 하는데 밀고 들어가는 것이 예의가 아니죠. 그러나 일본 정부도 지금 애도표시를 했던데 우리도 조의는 좀 표시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조전까지 보낼 필요가 있는지 그건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지만, 공식적으로 조의표명 정도는 해 주는 것이 앞으로 남북관계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청취자 질문, 하나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김정은의 성향은 아버지와 어떤 게 같고, 어떤 게 다른가?” 어떻게 파악하세요?
◆ 정세현> 그것까지는 제가 모릅니다. 왜냐하면 아직은...
◇ 김현정> 너무 노출이 안 됐죠?
◆ 정세현> 그렇죠, 전혀. 사진만 얼굴 모습도 지금 최근에 나오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나이도 정확하지 않다고 하고요. 정세현 전 장관도 모르겠다고 할 정도면 얼마나 베일에 가려진 인물인가 그런 생각이 드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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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화) 정세현 전통일부장관 "北 김정은+장성택 섭정형식 될것"
201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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