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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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현장실습생 김OO (특성화고 3), 전교조 실업교육위원회 이성주 정책국장
광주의 한 자동차 회사로 현장실습을 나갔던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과로로 쓰러졌습니다. 뇌출혈을 일으켜서 지금 의식불명상태에 빠져 있는데요. 쓰러진 학생은 잔업과 특근까지 합쳐서 주당 58시간가량 근무를 해 왔답니다. 현행법에 따르면 미성년 실습생은 주당 46시간 이상 근무를 하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과연 고교생 현장실습의 실태는 어떤 걸까요. 우선 실습생 한 사람을 직접 연결해 보죠. 익명으로 불러보겠습니다.
◇ 김현정>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좀 해 주시겠어요?
◆ 박건일> 저는 서울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입니다.
◇ 김현정> 몇 학년이세요?
◆ 김00> 3학년이요.
◇ 김현정> 어디에서 근무하셨어요?
◆ 김00> 경기도쪽에 있는 전자 생산지쪽에서 일했어요.
◇ 김현정> 일하다가 힘들어서 그만 뒀다고요?
◆ 김00> 예, 처음에 저희가 계약했을 때 1시간에 10분씩 쉬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눈치 보여서 쉬지도 못하고 저희가 8시간씩 서서 일했는데요. 신입을 벗어남과 동시에 12시간 근무를 시키더라고요.
◇ 김현정> 몇 개월 정도부터 계속 12시간 시켰어요?
◆ 김00> 한 달 지나고요.
◇ 김현정> 실습생들 똑같이 12시간?
◆ 김00> 네.
◇ 김현정> 그리고 한 시간마다 10분씩 쉬기로 했는데 그거 눈치 보여서 못 쉬고.
◆ 김OO> 네, 가끔 화장실 가는 정도밖에 못 쉬어요.
◇ 김현정> 그럼 지금 자동차회사에서 실습하던 학생이 쓰러져서 의식불명 상태인데 이 뉴스 보고는 남얘기 같지 않으셨겠어요?
◆ 김OO>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렇게까지 됐을까. 저도 못 버텨서 결국에는 나왔는데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렇게 쓰러지기까지 할까. 너무 학생이라고 막 대하는 건가, 이런 생각도 들고 피곤이 축적되어서 쓰러진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 김현정> 우리 학생도 야간작업을 했어요?
◆ 김OO> 네.
◇ 김현정> 야간작업하면 몇 시까지 하는 거예요?
◆ 김00> 저녁 8시에 들어가서 12시간 근무를 하면 8시에 똑같이 나오고 아니면 5시 정도에 끝나요.
◇ 김현정> 밤 8시에 들어가서 밤새고 아침 8시? 그것도 고등학생들도 했다는 말이에요? 야간조근무를?
◆ 김00> 네.
◇ 김현정> 원래 계약서에 그런 거까지 있었습니까? 야간조근무까지 한다는?
◆ 김00> 야간 한다는 건 알았는데요. 야간에서 12시간을 다 할 줄은 몰랐죠. 그냥 주간에만 12시간 하겠지 생각하고 들어가는데 막상 들어가니까 밤에 일하는 거랑, 낮에 일하는 거랑 몸상태가 너무 다르니까 더 힘들더라고요.
◇ 김현정> 친구들끼리 모이면 어떤 하소연들 해요?
◆ 김00> 제 친구가 한 번은 공장에서 일을 하는데 기계에 손이 낄 뻔했대요. 그런데 위에 사람이 걱정해 주지는 못할 망정 친구한테 욕을 한 바가지 했다는 거예요.
◇ 김현정> 직원이 욕을 한바가지 했다고요?
◆ 김OO> 공장이니까 대부분 생산직이 공장에서 일하잖아요. 기계 소리 때문에 목소리도 커지고 일 때문에 성격이 다 날카롭게 변하세요. 사소한일 가지고 크게 소리 지르시니까 학생인데 좀 배려해 주셨으면 하는데 너무 그냥 일반 언니들이랑 똑같이 대하고 하니까 저희는 그게 좀 그렇더라고요. 그래도 아직 학생인데.
◇ 김현정> 그렇죠.
◆ 김OO> 그나마 좀 걱정이라도 해 줬으면 좋겠는데 너무 당연한 듯이 생각을 하시니까.
◇ 김현정> 손가락이 잘릴 뻔했는데 그 놀란 학생에게 욕을 하면서 너 제대로 해야지 이렇게 된 거예요. 상황이? 조금 듣다 보니까 이게 약간 청소년인권유린이라고 할까요. 가혹한 상황이 아닌가 싶은데 그런 느낌 받은 적도 있어요?
◆ 김OO> 당사자는 그 소리 듣고 공장 일해도 사람인데 어떻게 그렇게 정이 없냐,못 다니겠다, 이런 식으로 말을 하더라고요. 애들도 지금 상황이 안 돼서 못 그만두는 거지, 마음은 다 그만두고 싶다고 하거든요.
◇ 김현정> 상황이 안 된다는 이야기는 이걸 버텨야지만 나중에 취업이 되고 이렇게 되기 때문에 그런 건가요?
◆ 김OO> 이걸 못 견디면 다른 데도 못 견디겠지 이런 생각? 그리고 부모님한테 죄송한 마음 그런 거요.
◇ 김현정> 그래요. 올해 일어난 이야기, 2011년에 일어난 이야기라니 믿겨지지가 않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상황을 듣도록 하죠. 학생 오늘 어려운 상황인데 이렇게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고등학교 3학년의 실습생의 이야기를 들어봤고요. 이번에는 과연 대책은 없는지 실태가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실업교육위원회의 이성주 정책국장 연결되어 있습니다. 국장님, 나와계세요?
◆ 이성주> 네.
◇ 김현정> 기업체 실습이라는 거 어떤 학생들이 나가는 거고 얼마나 됩니까?
◆ 이성주> 지금 고등학교 학생이 63만명 정도 되거든요. 그중에서 15만명이 전문계고 학생인데 그중에서 한 40% 정도 나가니까 한 6만명 정도가 현장실습을 나간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김현정> 주로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공고, 상고 이런 곳의 학생들이 나가는 거죠? 현장실습의 취지 자체가 나쁜 건 아닐 텐데. 도대체 어떤 부분이 지금 문제인가요?
◆ 이성주> 원래 연수자는 근로시간이 일일 7시간에서 일주일에 40시간을 초과하지 못하게 되어 있고요. 노동부장관 허락하에 46시간까지 가도록 되어 있는데 현장에서는 그 기본적인 소양교육을 거친 후에 대체하다 보니까 12시간 근무하는 경우도 생기고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번 학생 같은 경우에도 12시간씩 근무를 한 거죠. 10시간 정도.
◆ 이성주> 몇 년 전에 2005년도에 소년소녀가장 학생이 업체에 수리하러 갔다가 실습나갔다가 떨어져 죽은 적이 있거든요. 그거 때문에 교과부에서 2005년도에 현장실습을 내실화해야 된다해서 발표 했었는데 취업률을 높이고자 하면서 이 지침을 해제하고 교육청 자율에 맡기다 보니까 이런 문제가 좀 생긴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마 실태조사를 했었을 텐데 실태가 어느 정도인가요? 앞에서 말한 학생이 그런 케이스가 심각한 것인지 실제로도 정말 많은 건지 상황이 어떻습니까?
◆ 이성주> 제조업으로 나간 학생은 그런 경우가 종종 있고요. 상업고등학교 학생들은 제조업보다는 서비스 계통을 많이 가다 보니까 근무가 많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하소연하는 학생들 얘기 들어보면 어떤 케이스들이 있어요?
◆ 이성주> 심야근무하다 보니까 힘들어서 적응하지 못하겠다 하는 학생도 있고 그중에 성희롱 사건도 있고. 안전사고.
◇ 김현정> 잠시만요. 성희롱 사건이 있다고요?
◆ 이성주> 그런 일이 있어도 언론에서 보도된 적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어떤 식으로 성희롱을 한다는 거죠?
◆ 이성주> 말로 한다든지 좀 터치를 한다든지 해서 그런 문제에 대해서 내실화방안이 나왔었는데 나와서 어느 정도 정상화되다가 취업률 높이면서 이게 어떻게 보면 지침이 무력화된 그런 게 있습니다.
◇ 김현정> 결국은 학교들도 취업률 때문에 이 상황이 안 좋다는 걸 알면서도 할 수 없이 또 아이들 보내야 되는 상황, 이렇다는 말씀이에요.
◆ 이성주> 원래는 실습나갈 경우 현장 확인하고 여건을 확인하고 여러 가지 검토를 해서 가야 되는데 취업률을 내년에 37%, 앞으로 60%까지 높여야 된다, 높이지 않으면 취업률이 낮으면 인문계로 전환하겠다, 그런 압박을 당하면서 검증되지 않은 곳으로 나가는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선생님들이 좀 감시할 수는 없습니까? 보내놓고서는 수시로 방문을 한다든지.
◆ 이성주> 지금 취업지원관이 있어서 가끔 나가는 경우도 있고요. 선생님들이 나가기는 나가는데 6만명에 해당되는 산업체를 교사들이 전부 다 나가서 확인하는 것은 힘든 점이 있습니다.
◇ 김현정>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라는 말씀이세요. 청취자 문자가 들어오는데 그냥 좀 정말 실태가 심각한 정도냐라고 하는데...
◆ 이성주> 작업여건이 좋은 괜찮은 곳에서는 그런 문제가 안 되는데 아시다시피 대기업이 우리나라 대부분 중소기업 나가다 보니까 중소사업은 아무래도 작업여건이 불리하고 급여도 약하고 후생복지도 약하고 아무래도 그런 것 때문에 어려움점을 당하는 경우가 있겠죠.
◇ 김현정> 이번에 의식불명된 학생은 기아자동차에 나갔잖아요. 대기업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문제가 생겨서 노조와 주야 근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협의중인데 주문량이 급박하게 늘면서 그게 이제 대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운영이 된 경우가 있다고 봅니다.
어떤 대안이 시급할까요?
◆ 이성주> 제가 볼 때는 현장학습 지침을 없앴는데 다시 옛날에 있던 내용을 보완해서 현장학습지침을 만들어야 할 것 같고요.
◇ 김현정> 왜 없앴습니까? 그거 중요한 건 아닌가요?
◆ 이성주> 자율로 맡겼는데 취업률이라는 엄청난 압력이 오다 보니까 그 다음에 또 나가는 데 있어서 전문계고 학생뿐만 아니라 전문대학생과 경쟁이 있거든요. 하는 업무가 상당히 비슷하고요. 경쟁적으로 하다 보면 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상당히 어려운 점이 있죠.
◇ 김현정> 지침이라는 걸 자율로 하라고 풀어놓으니까 취업률을 올려야 된다 이런 것과 여러 가지 압박 때문에 결국은 느슨하게 없는거나 다름없는 상황이 됐다는 말씀이세요.
◆ 이성주>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일단 그것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또 있을까요?
◆ 이성주> 어제 금속노조하고 얘기를 했었는데 미성년자 근무시간을 좀 제한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하루 6시간이라든지 최소 35시간. 이번에 국가인권위에서도 그걸 제시를 했었거든요. 법정근무시간 일주 35시간 이내로 해라, 그런 지침이 있었는데 최소한 인권위에서 제안한 법정 35시간. 심야근무 자제는 지켜져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조카가 실습을 나갔다가 손가락을 잘렸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에 산업재해 혜택이라도 받을 수 있는 건가요?
◆ 이성주> 산업재해 혜택을 받기는 받습니다마는 과정에 있어서 상당한 옥신각신하고 어려운 점이 있죠. 학생이면서 근로자신분이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학생도 아닌 것 같고 근로자도 아닌 것 같으면서도 또 두 가지 요건을 다 가지고 있고 어떻게 보면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사각지대, 그 말이 정답인 것 같네요. 선생님 여기까지 말씀을 들어야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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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22(목) 김OO 씨, 이성주 전교조 정책국장 "고교생 현장실습 '손 잘릴 뻔'.."
2011.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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