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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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8(수) 김인성 CSKA 모스크바(축구선수) "식당일하시는 엄마위해 뛴다"
2012.02.08
조회 180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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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탁한 러 감독 "너는 신데렐라"
- 혼다와 함께 식사 아직도 실감 안나
- 90만원 박봉.. 부모님께 늘 죄송
- 성공하는 꿈 반드시 이루고파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러시아 1부리그에 입단하는 김인성 선수

'김인성' 여러분, 김인성이라는 이름을 아십니까? 조인성은 알아도 김인성은 잘 모르실 거예요. 축구선수인데요. 대표팀 경력도 전무하고 K-리그에서조차 한 번도 뛰지 못했던 무명에 가까운 선수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유럽 명문구단에 입단을 해서 화제입니다. 한국프로축구 역사상 전례가 없던 일인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지금 스페인 전지훈련중입니다.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CSKA 모스크바'팀의 김인성 선수 연결을 해 보죠. 김인성 선수, 안녕하세요?


◆ 김인성>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 스페인 전지훈련중인 건가요?

◆ 김인성> 네, 지금 전지훈련중입니다.

◇ 김현정> 'CSKA 모스크바' 이 명문구단에 뽑혀서 스페인으로 전지훈련까지 간 기분이 어떻습니까?

◆ 김인성> 얼떨떨합니다. 실감이 잘 안 나고요. 희망은 해 왔는데 막상 되니까 얼떨떨합니다.

◇ 김현정> 별명이 '신데델라' 라고요?

◆ 김인성> 저번에 감독님께서 면담할 때 그러시더라고요. "역사상 이렇게 뽑은 선수는 없었고 신데렐라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어떻게 뽑혔기에 이렇게 뽑은 적은 없었다, 이렇게 말씀을 하세요?

◆ 김인성> 3차 테스트를 거쳐서 뽑은 거나 마찬가지인데요. 거기서는 미리 저를 알 수는 없었고요. 제가 제 실력을 인정받으러, 테스트를 받으러 갔습니다. 제가 공개테스트를 갔고 거기서 눈에 띄었어요. 11월에 러시아를 처음 가서 2군 선수들하고 같이 운동을 했는데요. 좋은 결과를 얻어서 1군 감독님께서 보고 싶어 하신다고, "바로 스페인으로 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스페인으로 합류하게 됐어요.

◇ 김현정> 그래서 남자 신데렐라 라는 별명이 붙은 거네요. 별명이 참 잘 어울린다 싶은 것이 CSKA 모스크바는 유럽의 명문구단입니다.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 테니까 김인성 선수가 직접 소개를 해 주시죠.

◆ 김인성> 러시아 리그에서만 10회를 우승한 팀이고, 2005년에는 유럽축구연맹 UEFA컵에서도 우승을 했어요. 그리고 올해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한 팀이고요. 다 아시다시피 일본 간판 공격수인 혼다 선수도 있는 팀입니다.

◇ 김현정> 그렇죠. 혼다 선수랑은 얘기 좀 해 보셨어요?

◆ 김인성> 어제 합류했더라고요.

◇ 김현정> 전지훈련에요?

◆ 김인성> 그래서 어제 밥 먹으면서 같이 인사하고 그랬습니다. 왠지 모르게 밥 먹는 게 긴장되더라고요.

◇ 김현정> 사실 김인성 선수가 대중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무명에 가까운 선수지만 실력은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대학 시절에는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고요.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로 선발되기도 했어요. 그런데 왜 우리나라 K-리그에서는 김인성 선수를 못 알아본 건가요. 안 알아본 건가요?

◆ 김인성> 제가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 김현정> 그건 겸손한 말씀이시고요. 같은 포지션인 기성용, 구자철 선수한테 밀렸던 건 아닌가, 살짝 좀 가려졌던 건 아닌가, 이런 얘기도 있거든요?

◆ 김인성> 그때 당시에는 그런 선수들은 워낙 잘하니까 제가 가려진 것은 당연한 것 같고요. 그런 선수들을 보면서 제가 열심히 실력을 쌓았던 것이 지금의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저만의 상상했던 꿈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실력을 쌓았고요. 누가 잘 된다고, 누구를 생각하면서 그렇게 이를 갈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생각하고 있는 나름의 꿈이라는 건 어떤 거였습니까? 어떤 모습을 상상하면서 연습한 거예요?

◆ 김인성> 저는 어릴 때부터 '항상 축구로 성공하는 상상'을 많이 해 왔어요. 꿈이 뚜렷한 것 같은데요. 성공해서 멋진 차를 산다든가 아니면 어떻게 좋은 걸 한다든가, 그런 상상을 하면서 또 좋은 상상을 하면서 계속 축구를 해 왔어요.

◇ 김현정> 아주 현실적인 상상이네요. 고등학생들은 대학 가면 미팅하는 상상, 빨간 자동차 타고 여자친구랑 어디 놀러 가는 상상하듯이 김인성 선수도 그러면서 꿈을 키웠어요. 큰 선수로 성공해서 부모님 호강도 좀 시켜드려야지 이런 꿈도 생길 것 같고요?

◆ 김인성> 어렸을 때부터, 초등학교 때부터 그랬어요. 부유하게 자란 형편이 아니라서요. 축구는 돈 많이 들잖아요. 부모님께서 일하시는데 죄송한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서 항상 어릴 때부터 그런 마음이 컸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부모님들이 맞벌이로 일하면서 뒷바라지해 주신 거예요?

◆ 김인성> 그렇죠. 부모님이 맞벌이로 이렇게 뒷바라지해 주셨는데, 또 아버지가 건강이 안 좋으셔가지고요. 한 몇 년 전부터는 어머니 혼자 일하셔서 저하고 제 동생을 뒷바라지를 해 주셨어요.

◇ 김현정> 그러면 어머님이 어떤 일을 하시는데요?

◆ 김인성> 식당일을 하시죠.

◇ 김현정> 식당에서 서빙하는 일?

◆ 김인성> 네.

◇ 김현정> 설거지도 하시고요?

◆ 김인성> 네.

◇ 김현정> 그 서빙, 식당일이라는 게 고된 일이잖아요. 우리도 알지만, 박봉에 고된 일인데요. 새벽부터 나가서 하루 종일 설거지하고 서빙하고 돌아온 어머니 보면서 포기라는 생각은 할 수가 없었겠네요. 마음을 10번이고 100번이고 더 다졌겠어요?

◆ 김인성> 그렇죠. 네, 맞아요.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없었어요. 성공해서 효도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죠.

◇ 김현정> 그럼 지금까지는 월급도 넉넉히 갖다드리지 못한 거예요?

◆ 김인성> 월급이요? 이번에 '88만원세대' 그런 말이 있잖아요. 제가 그것보다 2만원 더 받았어요.

◇ 김현정> 90만원. 김인성 선수, 꼭 성공해야겠어요.

◆ 김인성> 그래야죠. 그렇게 돼야죠.

◇ 김현정> 입단 후에 첫 경기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레알마드리드. 이름만 들어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최고의 팀, 레알마드리드. 보니까 출전자 명단에 들어 있네요?

◆ 김인성> 그래가지고 이번에 계약을 급하게 서두른 것 같아요, 구단쪽에서.

◇ 김현정> 만약 그날 그라운드를 밟는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 김인성> 정말 말이 안 나올 정도죠. 맨 처음에 그렇게 생각했을 때는 떨릴 것 같지 않았는데요. 지금은 게임을 뛰든 안 뛰든 되게 재밌게 생각하고 있어요.

◇ 김현정> 만약 골을 넣게 된다면 그게 안 된다는 법도 없잖아요. 어떤 세레모니 하고 싶으세요?

◆ 김인성> 그 정도까지는 아직 생각을 못 해 봤는데...

◇ 김현정> 그것도 상상해 보세요. 그거 안 될 일 아닙니다. (웃음)

◆ 김인성> 맞는 말씀이에요.

◇ 김현정> 김인성 선수, 22일 레알마드리드와의 경기에 출전하는지부터 관심 있게 지켜볼 거고요.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꼭 최고의 골잡이가 되세요.

◆ 김인성>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CSKA 모스크바팀의 김인성 선수 만나 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