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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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크콘서트 통해 법원 부당성 알릴 것
- 근무평정 문제들 판사회의 이끌어내
- 현재의 법원 모습 "소신 차단"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기호 前판사
지난주 내내 서기호 판사의 재임용 탈락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뜨거웠습니다. 법원 밖에서뿐만 아니라 법원 내에서도 그랬죠. 급기야 지난 금요일에는 서울 3개 지법에서 단독 판사들이 모여 회의를 열었고요. "법관 연임제를 개선하라"고 대법원장에게 건의하기로 했답니다.
이번 상황의 시발점이 된 분이죠. 판사회의가 열리던 금요일, 이분은 법복을 벗었습니다. 이제는 前판사가 됐네요. 서기호 前판사 연결해 보죠.
◇ 김현정> 오늘은 몇 시에 일어나셨어요?
◆ 서기호> 오늘은 인터뷰 때문에 일찍 일어났습니다.
◇ 김현정> 출근 안 하셔도 되는데 빨리 일어나셨네요?
◆ 서기호> 네. 그런데 저는 평소에도 이 시간에 보통 일어납니다. 일찍 일어납니다. 7시 경에.
◇ 김현정> 10년 만에 무소속이 돼서 맞는 월요일 아침. 심경이 어떠십니까?
◆ 서기호> 일단 출근 안 해도 되기 때문에 아주 홀가분하고요. (웃음) 또 무소속이 되기는 했지만 저는 굉장히 많은 분들의 지지와 격려를 받고, 또 그분들 사이에 소속이 되었기 때문에 더 큰 모임에 소속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 인터넷 상에서 서 전 판사 아버님께서 하신 말씀이 화제가 되고 있어요. “아들아, 사법족쇄 풀렸으니 너는 자유다.” 그러셨다고요?
◆ 서기호> 그렇습니다. 저희 아버님께서는 평소에도 원래부터 저를 많이 지지해 주고 격려해 주시는 편이었고요. 저를 믿어주시는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저하고 코드가 좀 맞으시는 거죠. (웃음) 기본적으로 판사라는 지위에서 있다 보면 여러 가지 할 말도 못하고 제약이 굉장히 많습니다. 하다못해 언론 인터뷰 같은 것도 이렇게 함부로 못 하는 거고, 쉽게 못 하는 거고요. 그런 부분에 대한 답답함을 제가 전에도 말씀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아버님께서 그런 것을 생각하고 계시다가 저를 격려해 주는 차원에서 이렇게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사법족쇄라는 표현이 굉장히 참 저한테는 와 닿더라고요.
◇ 김현정> 지금 족쇄가 풀린 기분이세요?
◆ 서기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그런지 지난번 인터뷰보다 훨씬 더 말씀도 빨라지시고 시원하게 하시는 느낌이네요?
◆ 서기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17일. 그러니까 서기호 판사가 법복을 벗던 날 서울 중앙지법, 남부지법, 서부지법에서 판사회의가 열렸습니다. 결론은 '법관 연임심사의 기준이 불투명하다. 개선해야 된다.' 이렇게 의견을 모았고요. 하지만 서기호 판사에 대한 직접 구명 논의까지는 진행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 서기호> 그 부분은 자연스러운 현상인데요. 저는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선언을 한 상태기 때문에 저의 재임용 탈락 결정이 부당하냐 하지 않느냐, 여기에 대한 논의는 사실상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개입하는 형태가 되고요. 그 다음에 또 한 가지는 제 개인적인 문제가 부각이 되면 필연적으로 지금 양승태 대법원장님의 책임 문제까지도 논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건 현직 판사님들 사이에서는 굉장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주제이고요. 그렇지만 내용상으로는 당연히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제가 탈락이 된, 그 배경이 된 재임용 심사제도. 그 다음에 그것에 원인이 됐던 근무평정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됐느냐는 부분에 대한 의문, 문제제기들은 기본적으로 저의 재임용 탈락 결정의 배경이 된 것이기 때문에요. 이 부분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이미 저의 재임용 탈락 결정이 부당한 측면이 있다는 걸 전제로 한 것이죠. 내용상 그렇게 연결이 된다는 거죠.
◇ 김현정> 그럼 법원장들이 이번 판사회의 건의문을 수용할 거라고 보십니까?
◆ 서기호> 언론보도를 보니까 대법원에서도 판사회의에서 나온 내용들을 잘 검토해서 수용할 부분은 수용하겠다고 하셨거든요. 대법원에서 그 문제를 전혀 무시하지 못할 거고요. 어떤 형태로든 개선책이 나오는 모양새는 좀 갖추지 않겠냐는 생각은 듭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근본적인 한계는 있겠죠.
◇ 김현정> 제가 지금 법원 내부 분위기를 잘 몰라서 그러는데요. 내부 분위기를 감지해 보면 만약 이번에 제대로 개선이 안 된다면, 뭔가 들불처럼 전국의 판사들이 일어날 분위기도 감지가 되세요?
◆ 서기호> 일단 전국적으로 확대가 됐기 때문에 다른 지방에서도 이번 주부터 판사회의가 열린다고 저도 언론보도를 통해 접했는데요. 그 전에 2009년, 신영철 대법관 사태 때 핵심적인 문제인 고등부장 승진제도를 폐지해야 된다, 이런 제도개선 논의가 있었어요. 실제로 그것이 '고등부장 승진제도의 부분적 폐지'로 나왔습니다. 그래서 1심, 2심 이원화, 그 다음에 법적 일원화 제도, 이런 것들의 제도개선이 이루어졌거든요.
그래서 그런 선례가 있기 때문에 제도개선이 전혀 안 이뤄질 것 같지는 않은데 다만 중요한 것은 현재 양승태 대법원장님의 의지입니다, 의지. 과거 이용훈 대법원장님 같은 경우에는 그런 부분을 수용해서 많이 하려고 하셨던 분이고요. 하지만 과연 양승태 대법원장이 그러한 의지가 있는지...
◇ 김현정> 만약 없다면, 만약 안 움직인다면 그때는 좀 심상치 않은가요? 사법파동까지도 가겠습니까?
◆ 서기호> 그런데 사법파동까지 가려면 자기 이름을 걸고 과거 연판장 같은 게 나와야 되는데요. 사실 지금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서, 그리고 양승태 대법원장 체제에 들어서서는 판사님들 사이에서 특히나 참 조심스럽습니다. 아무래도 과거의 사법파동은 민주화 바람을 타고 일어난 것이거든요. 1차를 제외하고 2, 3, 4차 파동은... 그런 차이가 좀 있습니다.
◇ 김현정> "재임용 탈락을 받아들일 수 없다. 법적대응을 하겠다." 언제 시작할 계획이신가요?
◆ 서기호> 일단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는데요. 이번 달 말까지 소장을 낼 예정이고요. 다만 법적대응은 굉장히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이것은 한계가 있어서요. 다음 주 월요일 27일,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7시부터 2시간 동안 사법개혁을 주제로 한 토크콘서트를 열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행사, 활동들을 좀 계속 병행해 나갈 예정입니다.
◇ 김현정> 법원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최종 목표십니까?
◆ 서기호> 일단은 그게 목표이기는 합니다. 지금 법적대응을 통해서 과연 가능할지 사실 많은 분들도 좀 의문도 갖고 계시는데요. 아무튼 최종적으로 일단 노력은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가능성을 몇 퍼센트나 보시는 거예요?
◆ 서기호> 그런데 제가 돌아가야 된다, 그 문제보다는 기본적으로 재임용 탈락결정이 부당하다는 것이 먼저 확인이, 확정이 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이 들어가느냐, 안 들어가느냐 이 문제보다도요. 그것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앞으로 사법부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그리고 국민을 위한 사법부가 되어야 한다는 국민들의 열망이 있지 않습니까? 제 사건을 계기로 그러한 사법부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 김현정> 현재의 법원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 서기호> 현재 우리나라의 법원 구조는 1인 헌법독립기관인 재판장 개개인의 독립된 재판이 보장된 형태가 아니라 하나의 수직적 관료시스템입니다. 대법원장, 법원장을 정점으로 해서 일반 판사들이 거기에 많이 종속되어 있고요. 그래서 자기가 소신 있게 어떤 재판을 하거나 소신 있게 어떤 발언을 하는 게 좀 차단되어 있습니다. 좀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부하 직원처럼 되어 있는 거죠, 한마디로 말해서요.
◇ 김현정> 여기까지 들어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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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20(월) 서기호 前판사 "출근 안하는 첫날...사법족쇄 풀린 느낌"
2012.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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