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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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22(수) 김연실 검사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첫 여검사입니다"
2012.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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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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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연실 검사



전국 최대 규모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검사들만 모인다는 곳,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그중에서도 수사의 핵심부서로 꼽히는 곳이 강력부 특수부 공안부 이곳이죠. 지금까지 강력부에는 단 한 명의 여검사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강력부에 22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검사가 배치가 돼서 지금 화제입니다. 직접 만나보죠.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김연실 검사입니다. 김 검사님, 안녕하세요?

◆ 김연실> 안녕하세요. 김연실 검사입니다.

◇ 김현정> 지금 출근을 하신 거예요?

◆ 김연실> 네, 출근해서 근무준비 마치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 김현정> 며칠 되셨어요? 출근하신 지?

◆ 김연실> 2월 20일자로 강력부로 배치받았기 때문에 오늘이 3일째입니다.

◇ 김현정> 3일째. 서울중앙지검에 강력부가 생긴 지 이제 22년 만이라는데 처음으로 배치된 여성검사. 이게 좀 워낙 눈길이 쏠리고 있어서 부담스럽기도 하고 영광스럽기도 하고 묘한 심정이실 것 같아요.

◆ 김연실> 말씀하신 대로 처음이란 타이틀도 있고 또 기대도 많으신데. 고민도 있으실 텐데 이렇게 저를 발굴해 주시고 기회를 주신 분들에게는 감사함에 대한 그런 부담감도 있고요. 영광스러운 자리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중앙지검 강력부는 특히 마약 부분에서는 마약수사에서는 위상이 대단한, 기개적으로 대단한 수사팀인데 최고의 수사팀에 함께할 수 있게 된다는 게 대단한 영광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런데 보니까 강력부를 직접 지원하셨어요?

◆ 김연실> 네.

◇ 김현정> 험한 사건을 많이 다루는 곳이라서 사실은 남성 검사들도 선뜻 지원하기가 쉽지 않다던데 어떻게 직접 지원을 하셨어요?

◆ 김연실> 뭐 어느 수사 영역이든 소중하지 않고 험하지 않은 곳은 사실 없습니다. 저는 형사부에서 오래 근무했는데요. 그것도 평가에 따라서는 험하다고 할 수 있겠죠. 다만 이제 우리나라가 현재 마약청정국으로 분류되고 있고 그것은 선배 검사들이나 이전의 훌륭한 수사관들이 각고의 노력과 희생이 바탕이 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전통을 제가 감히 이어나갈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적극 지원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저는 뭐 여성, 남성 이런 거 구분 짓는 거 별로 안 좋아합니다만, 그래도 우리가 알고 있는 강력반검사 하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말이죠. 사건현장에 직업 뛰어들기도 하고 변장하고 가기도 하고 조폭들 때려잡기도 하고 굉장히 위험하고 거칠어보이거든요. 이거 여성이라는 어떤 신체적인 조건에서 괜찮을까요?

◆ 김연실> 일단 뭐 영화나 드라마상에서는 드라마적 요소가 가미되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보이는 것도 있고요. 현재까지로서는 신체적인 약점이나 그런 것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김현정> 나가기는 나가셔야 돼요? 사건현장에?

◆ 김연실> 뭐 사건현장에 직접 나가는 일이 많지는 않겠지만 필요에 따라 현장에 필요하다면 직접 나가야겠죠.

◇ 김현정> 태권도, 합기도 이런 거 하십니까?

◆ 김연실> 저는 할 줄 모릅니다.

◇ 김현정> 괜찮으시겠어요?

◆ 김연실> 전혀 문제없습니다.

◇ 김현정> 오히려 여성이라서 더 유리한 점도 있을 것 같은데. 유리한 건 뭘까요?

◆ 김연실> 기본적으로 사건에 있어서 사건을 접함에 있어서 검사들이 여성과 남성의 구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렇게 수사의 기본이라는 것이 결국 사람과 사람의 소통의 문제, 마음을 여는 문제에 있다면 뭐 그런 부분에서 혹시 여성의 섬세함이나 포용력 조금 더 합리적인 부분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봅니다.

◇ 김현정> 수사도 소통이군요, 수사도.

◆ 김연실>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사람의 마음의 문을 여는 것, 범인의 마음의 문을 여는 것. 듣고 보니까 그러네요. 김 검사님.

◆ 김연실> 네.

◇ 김현정> 나이는 이미 뭐 공개가 됐으니까 제가 밝혀도 되죠? (웃음)

◆ 김연실> 네. (웃음)

◇ 김현정> 37되셨고요. 실례지만 결혼은 하셨어요?

◆ 김연실> 아직 못 했습니다.

◇ 김현정> 아직 미혼이시고. 강력부 간다고 하니까 부모님이 좀 말리지는 않으셨는지. 아니, 얘야 결혼도 해야 되는데 어디 험한 그런 일을 자처해서 가느냐. 안 말리셨어요?

◆ 김연실> 부모님들께서도 강력부라는 업무의 특성이나 전문적인 영역에 관해서 상세히 알지는 못하신 상황이기 때문에 사전에 말씀드리면 걱정이 많으실 것 같아서 사전에 허락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 김현정> 혹시 그럼 지금도 모르세요?

◆ 김연실> 네, 어제 알게 되셨습니다.

◇ 김현정> 방송 출연하니까 전에 알리셨군요. (웃음)

◆ 김연실> 네.

◇ 김현정> 뭐라고 하세요?

◆ 김연실> 우선 남다른 각오가 있어서 지원하게 된 것이니 지금까지처럼 열심히 하고 혹시 이제 첫 여검사가 배치되었고 너로 인해서 다른 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몸 건강히 조심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 김현정> 몸 건강히 조심해라. 어느 부모님이 안 그러시겠습니까? 서울중앙지검 최초의 여성 검사 만나고 있습니다. 경력이 한 8년 되셨네요, 검사 경력. 지금까지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건 있으세요?

◆ 김연실> 글쎄요, 뭐 여러 가지 사건을 다양하게 접해 봤습니다. 어떤 방송을 통해서 저는 사실 특정한 사건을 다시 떠올려서 이렇게 얘기를 한다는 것이 여러 관련 당사자들에게 조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가급적 얘기는 하지 않는데요.
예전에 제가 초임검사 시절에 이런 강력부 업무하고는 특별히 관련이 없지만 아까 수사라는 것이 사람의 소통의 문제이고 마음의 문제라고 말씀을 드렸기 때문에 초임검사 시절에 그런 계기가 되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어떤 거예요?

◆ 김연실> 14살짜리 소년이 굉장히 많은 이렇게 차량털이나 가정집털이 범행으로 구속이 되어서.

◇ 김현정> 도둑질을 했군요, 도둑질을.

◆ 김연실> 네. 송치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소년범에 대해서는 뭐 법원이나 검찰도 마찬가지겠지만 굉장히 그 심정에 있어서 조심스럽고 좀 더 신중할 수밖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구속 송치되었으니 굉장히 죄질이 안 좋다고 보면 안 좋을 수도 있었습니다.
저는 이제 초임검사이고 경력도 일천하였기 때문에 통상적인 사건 처리에 따라서 처리를 해서 결재를 올렸더니 아주 경력이 높으신 차장님께서 이 소년에 대해서는 김 검사가 특별히 구속을 취소하고 대신에 엄마로서 계속 좀 돌보고 케어해서 이 아이의 선도를 유지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말씀하셨습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에 돌봐주는 엄마가 없었던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저도 사실 우려가 많았습니다. 석방되고 혹시나 재범을 하거나 다른 탈선의 길로 가면 그 모든 책임은 저로 귀착되는 것이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었는데 다행히 제 마음을 잘 알아주었고 한동안 계속 저희 방에 왔었고 검정고시도 치게 됐고 또 이제 그 아버지도 다른 범죄를 저질러서 잠깐 수배상태였는데 그분도 그런 부분에서 감명을 입어서 다시 가정에 원상복귀된 그랬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현재는 지금 그 소년과 연락은 잘 안 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아마 성인이 되었겠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 일이 또 있었군요. 김 검사님. 사실 검사에 대한 편견이 우리 사회에 있습니다. 안 좋은 이미지도 분명히 있고요. 그걸 좀 깨는 역할 맡아주셔야 될 것 같아요. 정말 엄마 같은 검사 되어 주십시오.

◆ 김연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