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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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22(수) 박한용 연구실장 "박정희 기념관은 범죄의 재구성 현장"
2012.02.22
조회 141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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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민족문제연구소 박한용 연구실장

“배움과 교육의 장으로 만들겠다.” “안 된다. 당장 폐관하라.” 어제 서울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념도서관 개관식이 열렸습니다. 사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여론의 평가, 역사평가는 좀 엇갈리죠.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가져온 훌륭한 지도자다. 이런 평가가 있는가 하면 친일독재자라는 평가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래서인지 어제 기념도서관 개관에 대해서도 찬반여론이 극심하게 나뉘고 있는데요. 이 문제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저희가 양쪽입장을 듣고 싶어서 이 기념도서관 건립을 추진한 박정희 대통령 기념 사업회 측에도 섭외 요청을 했습니다만, 끝내 인터뷰를 거절했습니다. 부득이하게 반대 입장만 들어야겠네요. 민족문제연구소 박한용 연구실장 연결을 하는데요. 반론은 제가 대신하면서 인터뷰를 진행해 보죠.

◇ 김현정> 어제 규탄집회까지 가셨어요?

◆ 박한용> 네, 그랬습니다.

◇ 김현정> 왜 이렇게 반대하십니까?

◆ 박한용> 새삼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고요.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기간부터 박정희 독재에 대해서는 계속 시민사회의 저항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미 10여 년 전에 박정희 기념관 건립이 시작되었을 때도 민족문제연구소를 비롯한 시민사회에서는 많은 반대가 있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강행이 되었기 때문에 올해 유신 40주년이 되면서 드디어 유신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사업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저희들은 대단히 충격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한국의 해방, 민주주의 역사 속에서 이런 역사의 반동은 없어야 된다는 입장에서 반대를 해 온 것입니다.

◇ 김현정>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그래도 산업화 부분에 있어서는 큰 공이 있지 않느냐? 충분히 기릴 만하지 않느냐? 이 논리에 대해서는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 박한용> 그건 전 세계 독재자 중에 카다피도 마찬가지고 많은 독재자들이 산업화를 얘기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근대화를. 그러나 전부 다 쫓겨났을 경우에는 대단히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고. 결국은 장기집권과 장기독재와 그 다음에 수많은 어떤 인권유린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18년 동안 독재를 하신 분이에요. 따라서 이때 명분이 뭐냐 하면 근대화를 하기 위해서 독재를 하겠다고 했어요. 그럼 앞으로 모두 다 근대화하거나 산업화하면 다 독재해도 되겠죠?

◇ 김현정>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답이 안 나온다.’ 이 말씀이세요?

◆ 박한용> 이미 박정희 전 대통령 당시에도 본인이 ‘근대화를 위해서 조국 분단을 위해서 더 하겠다.’ 이런 식으로 나가고요. 장기독재라는 것은 결과적으로 스스로 내부에서 무너진 거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말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역대 대통령이 누구냐 했을 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상당히 높은 순위를 기록할 때가 많거든요. 그렇다면 국민여론이 그래도 괜찮다는 건데,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되는 거 아니겠느냐? 이런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한용> 대통령은 상대 비교들이기는 합니다만, 한국사에서 특히 근현대사가 기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뭐냐 하면 18년 동안 어떤 그런 장기집권, 독재후유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성세대들 가운데 일부에서 박정희 향수라고 할까요? 오늘날 지금의 정치에 대한 불만이나 경제적 어려움이 과거의 자기 자신의 젊은 시절과 추억 등이 결합되면서 향수의 형태로 나타난 부분이 있고.

◇ 김현정> 향수의 형태로?

◆ 박한용> 따라서 이러한 부분은 21세기적 가치가 아니고 지난 세기 어렵고 힘들던 과거의 어떤 기성세대의 젊은 날 고생과 추억들이 어떤 지도자가 그 당시에 다른 대표 될 수 있는 것이 없었지 않습니까?

단 하나의 독재자 부분이 과거의 향수와 결합되면서 어떤 지도자로 표상되어 왔지만, 실상 그 내용을 얘기할 때 박정희 전 대통령 일제시기 만주군 장교. 이게 일본군 어떤 친일파 군인이었다는 사실들이나 18년 동안 장기독재 인권유린에 대해서 어떠한 대답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13년 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공약으로 국민화합 차원에서 건립이 추진된 곳이 바로 이 기념도서관이다. 따라서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받아들여 달라.” 이런 요지의 발언을 했거든요. 분열보다는 화합을 꾀한다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것 아니냐는 건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한용> 두 가지 문제가 그 당시에 제기가 되었죠. 하나는 박정희 전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의 개인적인 어떤 정족이 아닙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사면을 해 주고 안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그 피해를 입은 분이 한두 분이 아니고. 우리 역사 전체이지 않습니까?

◇ 김현정> 김대중 전 대통령이 괜찮다 한다고 해서 괜찮을 문제가 아니다?

◆ 박한용> 네, 따라서 그러한 것은 이미 민족 문제. 과거에도 이것은 역사문제이기 때문에 김대중 대통령 개인이 어떤 면죄부를 주고 화합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라는 사실이었고.

◇ 김현정> 건립 추진할 때도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 박한용> 무엇보다도 그것을 박정희 대통령이 극복한 것은 한국사의 민주주의의 가치에 따라서 성공한 것만이 진정한 해결이라고 했고.

두 번째로 박정희 기념관을 한다고 해서 화합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오히려 그 이후에 이른바 수많은 영남지역의 정서라고 하는 화합과 호남지역의 정서가 둘 다 화합이 이뤄지기가 아직도 우리 사회를 참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로 남아 있지 않습니까?

따라서 이러한 부분은 지역 간의 문제가 아니고 한국사회가 얼마나 민주주의가 성숙하느냐에 따라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지 기념관을 만들어서 해결되지 않습니다.

◇ 김현정> 그럼 기념관에 그 당시 좋지 않았던 역사적 사실들도 전시를 해 놓고, 사람들이 가서 좋은 면과 좋지 않은 면.. 즉 양면을 다 알 수 있게 하는 방법은 어떨까요?

◆ 박한용> 우선 추진 주체의 문제입니다.

◇ 김현정> 무슨 말씀이세요?

◆ 박한용> 박정희 명칭이 ‘박정희 대통령 기념·도서관’이라는 기괴한 이름인데요. 사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기념하고 숭모하는 분들이 추진하고 있어요. 실제로 이번에 나온 안내전단에도 사진의 존령, 석학들이 보는 박정희 대통령의 18년 6개월 동안의 업적, 5.16혁명은 민족조국 근대화 혁명. 우리 교과서에 쿠데타로 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박정희 대통령의 부정적인 부분조차 미화하는 이런 상황 속에서 객관적 진실이 있을 수가 없고 더구나 올해는 유신 40주년이 됩니다. 누구도 박정희 지지자들도 부정하지 않는 유신체제의 독재가 시작된 해이지 않습니까? 그게 40년째입니다.

이러한 시기에 있어서 한국 사회가 이미 쿠데타로 규정하고 유신의 유례없는 가혹한 독재, 국가주의를 통치한 이 상황에서는 그것을 공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그러한 부분을 털어내는, 과거 유신의 망령을 씻어냄으로써 21세기 미래로 갈 수 있어야 되기 때문에 공과를 이야기해서 전시하는 그런 기념관이 아니어야 된다는 얘기입니다.

◇ 김현정> 유신의 망령을 털어내야 한다?

◆ 박한용> 이미 추진 주체 자체가 숭모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 김현정> ‘아무리 객관적으로 하려고 해도 미화할 수밖에 없을 거다.’ 이런 말씀이세요?

◆ 박한용> 그렇죠. 이미 이 내용 자체가 완전히 일방적입니다.

◇ 김현정> 결국은 배움이나 교육의 장이라기보다는 우상화에 악용될 거다, 이런 걱정을 하시는 거예요?

◆ 박한용> 여기에 현장학습이 이루어지고 견학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학생들이.

◇ 김현정> 그렇겠죠. 초등학생들, 중학생들, 고등학생들이 가겠죠?

◆ 박한용> 그러면 이 아이들에게 일제 시대에 스스로 혈서를 쓰고 만주군 장교가 돼서 항일세력이나 독립군세력하고 전투를 적대적 전투를 하는 임무를 가졌던 사람이고 독재를 했던 사람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교육을 시킬 수 있겠습니까?

다시 말하자면 이것은 40여 년 전이 아니라 도저히 한국사회에서 우리 자식들에게 설명을 하거나 가르칠 수 없는 도저히 기념화할 수 없는 내용을, 기념화한다는 점에서 이것은 뭐냐? 범죄의 재구성 현장이라는 것이죠.

◇ 김현정> 범죄의 재구성이라는 말씀까지 지금 하셨어요.

◆ 박한용> 미래의 역사 본질을 용납하는 것입니다. 친일을 하고 독재를 해도 기념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친다는 것이 되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범죄의 재구성이라는 말씀까지 하셨는데, 여기에 대해서 반론이 있다면 박정희 대통령 기념 사업회 측에서도 인터뷰에 나와 주실 것을 저희가 다시 한 번 요청을 드립니다.

◆ 박한용> 한 번도 인터뷰에 나온 적이 없어요. 당당하고 기념할 만한 데 정정당당히 나와서 이야기를 할 수 없는지 저는 궁금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폐관밖에 답이 없다고 보세요?

◆ 박한용> 저는 이것은, 박정희 시대의 경제 성장의 주체는 시민사회나 노동자들이었고 또 그 민주화 이루어낸 사람도 그분들입니다. 따라서 한 개인을 기념하는 개인 우상화 기념관을 즉시 철폐하고 다시 시민사회의 품으로 즉각 이것을 폐관시키고 돌려드려야 된다고 봅니다.

◇ 김현정> 오늘 여기까지 말씀을 듣겠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을 드립니다. 저희가 요청을 했으나, 박정희 대통령 기념 사업회 측에서는 인터뷰를 거부했습니다. 반론이 있으면 언제든 환영하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