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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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청주 두꺼비 생태마을 주민협의회 박완희 사무국장
높게 솟아오른 신축 아파트 단지, 그리고 딱딱한 상가 건물들이 밀집되어 있는 전형적인 도심 속에 두꺼비 마을이 있다면. 그래서 사람들과 두꺼비가 같이 어울려서 살아간다면 여러분 잘 믿어지지가 않죠. 그런데 이런 마을이 실제로 있어서 화제입니다. 충북 청주에 있는 마을인데요. 방문객이 한 해 평균 3만 명에 이를 정도로 이제는 청주의 명물이 됐다는군요. 직접 들어보죠. 청주 두꺼비 생태마을 주민협의회의 박완희 사무국장 연결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저는 그림이 잘 안 그려지는데 그러니까 마을지도를 대충 그려보자면 아파트 단지하고 두꺼비 서식지하고 어떤 식으로 어우러져 있는 거예요?
◆ 박완희> 이곳은 택지개발로 인해서 도시화가 된 곳이거든요. 워낙에 여긴 구룡산이 있고, 또 그곳은 두꺼비의 서식지고요. 그리고 구룡산 바로 아래쪽에 '원흥이 방죽'이라고 두꺼비의 산란지가 있었던 곳이 있습니다. 그런데 두꺼비는 산에 사는 개구리죠. 그러다가 산란기에만 방죽으로 내려오는데요. 택지개발 과정에서 원흥이 방죽 쪽과 구룡산 사이의 법원, 검찰청 그리고 아파트 상가들이 들어선 겁니다. 두꺼비들이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없어지게 된 거죠. 그래서 이제 그것을 두꺼비 생태통로로 폭을 한 36m 정도로 연결 했습니다. 구룡산하고 원흥이 방죽의 모습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두꺼비 서식지인 원흥이 방죽이 몇 제곱미터나, 대충 크기가 어느 정도 돼요?
◆ 박완희> 한 3000평 정도 방죽은 되고요. 전체 공원의 면적은 한 1만여 평 정도 되고요.
◇ 김현정> 그럼 두꺼비가 산란기에 몇 마리나 내려옵니까?
◆ 박완희> 택지개발하기 전에는 4, 500마리부터 많을 때는 1000마리 정도 됐었는데요. 택지개발이 되고 나서는 서식지인 구룡산이 다 훼손이 됐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100에서 200마리 정도의 개체들이 오고가고 있는데요. 지금 상황은 새로이 조성된 습지, 그리고 공원 내부에서 서식하는 개체들도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어요.
◇ 김현정> 실은 제가 이 마을 얘기를 처음 접한 게 아니에요. 몇 년 전에 '아파트를 지으려는 건설회사하고 두꺼비 서식지를 지키려는 환경단체가 갈등을 겪고 있다' 이런 내용으로 인터뷰를 다룬 적이 있습니다. 찬반이 팽팽했죠. "그래도 사람이 먼저고 아파트 짓는 게 먼저지, 두꺼비가 그렇게 중요하냐" 토론도 하고 그랬었는데요. 그게 바로 지금의 청주 명물이 된 거예요. 살려서 말입니다.
◆ 박완희> 예, 제가 그때 인터뷰를 했었습니다.
◇ 김현정> 맞아요. 그 사이에 어떻게 설득을 해서, 어떤 우여곡절이 있었던 거예요?
◆ 박완희> 환경단체들이 '두꺼비 살리자' 라고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두꺼비가 중요하냐, 사람이 중요하냐' 이런 말씀을 많이 하셨죠. 실제 저희는 '두꺼비가 살 수 있는 환경은 사람이 살기에도 가장 좋다' 왜 그러냐 하면 두꺼비와 같은 양서류가 환경 지표종이에요.
◇ 김현정> 깨끗한 곳에서, 또 좋은 곳에서만 살 수 있다는 거죠?
◆ 박완희> 피부호흡, 폐호흡을 하는 양서류이다 보니까 환경이 오염되면 살 수가 없죠. 그래서 결국은 사람이 살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바로 두꺼비가 살 수 있는 환경이거든요. 그런 내용들을 주민들에게 홍보를 하고 두꺼비 살리기 운동을 주민들 스스로가 직접 참여하는 운동 프로그램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래서 이제 주민들과 공동체 프로그램을 여러 가지 만들어서, 또 그걸 진행 하는 과정에서 '두꺼비가 중요하구나. 그리고 자연환경이 중요하구나' 이런 것들이 조금씩 확산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우리가 아파트 몇 동 더 짓는 것보다 두꺼비들과 함께 살아가는 게 우리에게도 더 좋은 거구나, 이제 주민들이 알기 시작한 거네요?
◆ 박완희> 예.
◇ 김현정> 그래서 우여곡절 끝에 도심생태공원이 만들어졌는데 지금은 한 해 평균 3만 명이 방문을 하고 있다고요?
◆ 박완희> 예.
◇ 김현정> 어제 경칩이었는데 그럼 이즈음이면 두꺼비들도 다 깨어나서 마을로 내려옵니까?
◆ 박완희> 사실은 어제 밤 10시경에 두꺼비가 청주권에서 첫 산란 이동하는 것이 발견 됐어요. 어제가 경칩날이었죠.
◇ 김현정> 딱 맞춰서 나왔네요?
◆ 박완희> 네. 어제 밤에 나왔는데 오늘 새벽에 저희가 확인을 해 보니까 날씨가 좀 추워서인지 이동은 하지 않고 낙엽 밑에 나왔던 두꺼비들이 숨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날씨가 좀 따뜻해지면 오늘 이후로 본격적으로 두꺼비들이 산란지로 이동을 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두꺼비들이 도로에도 출몰하고 가게에도 출몰하고 집에도 나오고 이러는 거예요?
◆ 박완희> 초기에는 그런 모습들이 많았고요. 그래서 학교나 아파트 단지 내에도 나타나고 해서 저희 쪽에 제보를 해 주시면 공원쪽으로 옮겨준다거나 이런 역할들을 했었죠. 산란시기가 되면 두꺼비들이 산란지를 향해서 직진성을 갖고 이동을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 장애물에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도로에 나온 두꺼비들 같은 경우에는 한 10cm 정도 되는 연석이라고 하죠. 그걸 못 넘어가거든요.
◇ 김현정> 10cm 턱도 못 넘어요?
◆ 박완희> 예. 그래서 그런 연석 밑에서 두꺼비들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을 저희 순찰대 두꺼비 지킴이들이 같이 옮겨주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다 주민 자치로 이루어지는 건가요? 순찰대도?
◆ 박완희> 그렇죠.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같이 힘을 모아서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게 환경적으로는 대단히 훌륭한 환경이라는 것은 알겠고요. 경제적으로도 혹시 이득이 있습니까?
◆ 박완희> 일단 경제적인 이득은 이제 두꺼비를 통해서 청주라고 하는 도시를 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었고요. 다양한 청주시의 정책을 펼치는 데 있어서 국가사업비나 이런 것들을 마련하는데 이것이 상당히 중요한 사례로 알려지기도 했고요. 또 하나는 이제 탐방객들이 전국에서 오다 보니까 지역에서는 나름대로 지역상권, 상가 활성화에도 좀 도움은 되죠.
◇ 김현정> 맞아요. 3만 명이나 오는데 지역경제에 당연히 도움이 되겠죠.
◆ 박완희> 최근에는 재래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재래시장이 두꺼비시장으로 이름을 바꿨어요. 그래서 저희 공원에 오신 분들이 재래시장인 두꺼비시장까지 보고 갈 수 있도록.
◇ 김현정> 이제 두꺼비가 그 마을 주민들의 밥을 먹여 주네요. (웃음)
◆ 박완희> 그렇죠. 이제 두꺼비가 사람을 살리는 과정으로 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인간 입장에서 보면 없애고 때려 부수고 새로 짓는 것이 좋고 쉽지만,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어려워도 같이 찾아가는 노력을 해야겠다. 오늘 또 한 번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 마을 보기 좋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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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6(화) 박완희 두꺼비 생태마을 사무국장 "두꺼비가 살린 마을"
2012.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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