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MBC 기자 166명 사직 결의
- MBC KBS YTN 연합 등 연쇄파업
- 박종률 기협회장 "서글픔 넘어 분노"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해고된 박성호 MBC 기자회장,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
‘한국의 기자들이 정부의 입막음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고 나섰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의 보도 내용입니다. 이 보도대로 지금 우리 언론계는 풍랑 속에 놓여 있습니다. MBC, KBS, YTN까지 연이어서 기자들이 제작거부하고 있고요. 방송사 노조 자체에서 전면파업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현재 상황, 파업 이유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얼마 전에 제작거부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사측으로부터 해고를 당했죠. 박성호 MBC 기자회장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회사를 본의 아니게 떠난 지 얼마 되셨죠?
◆ 박성호> 지난 2월 29일이니까요. 날짜는 계산 안 해 봤는데 닷새 되나요?
◇ 김현정> 지금도 심경이 잘 정리가 안 되실 듯해요.
◆ 박성호> 아니요, 심경은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각오는 했던 일이기는 한데 결과는 사실 좀 참담하죠. 제 개인에 대한 어떤 탄압이라기보다 저희 MBC 기자들 전체에 대한 입막음과 탄압이라는 생각 때문에 좀 서글프고요. 그리고 사실 2012년도 대한민국에서 그것도 문화방송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점도 안타깝고요. 또 얼마 전까지 저도 뉴스 앵커를 했던 사람인데 이렇게 남의 방송사에 인터뷰 대상자로, 아침에 이런 문제로 나왔다는 것도 참 우습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 김현정> 저도 그 뉴스를 오며 가며 많이 들었었는데,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 박성호> 저도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사측에서는 '박성호 기자가 제작거부를 주도했기 때문에 회사 질서를 문란하게 했다' 이런 사유를 들었는데 어떻게 받아들이세요?
◆ 박성호>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보도본부장, 보도국장의 '불신임투표를 주도했다'는 것하고 말씀하신 대로 '제작거부를 주도했다' 이 두 가지인데요. 먼저 불신임투표 주도를 말씀드리면, 그 행위는 사실 어찌 보면 김재철 사장 말씀에 충실히 따른 결과라고도 할 수 있어요. 왜냐하면 작년 11월 13일에 저희 노사 공정방송협의회 자리에서 김 사장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거든요. “보도 불공정 시비가 또다시 일어나게 된다면 그때는 후배들이 연판장 돌려서라도 다 나가라고 하십시오” 이런 언급을 하신 적이 있는데 사실 꼭 그대로 한 거죠. 연판장 안 돌리고 투표라는 방식으로 의사를 모았는데 그것이 질서문란이다, 이런 건 조금 말이 안 맞는 것 같고요.
또 제작거부 문제는 사실 그것으로 인해 뉴스를 파행시킨 데 대해서 시청자분들께는 상당히 지금도 죄송스럽게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더 큰 질서문란은 사실 정권에 민감한 기사, 여러 기사들을 집요할 정도로 찾아서 빼고 축소하고 했던 이 보도책임자들의 행위가 회사질서의 문란이고요. 더 나아가서는 여론질서를 문란하게 한 큰 책임이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김재철 사장이나 간부들이 보도를 막거나 검열을 했던 증거들이 많이 있습니까?
◆ 박성호> 사장이 직접 그렇게 하시지는 않죠. 사장이나 본부장이 직접 기사 검열을 하지는 않지만 여러 증거들은 많이 있죠. 아시겠지만 언론사라고 하는 것이 기사를 송고하고 수정을 하고 또 발제를 하고 내는 과정의 여러 단계가 있잖아요. 부장들이 있고 편집부가 있고 데스킹, 편집회의가 있는데 사례는 무수히 많습니다. 대체로 일어나는 것들은 부장 단계에서 일어나기도 하고요. 최종적으로 편집회의에서 뉴스의 취사선택권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 단계에서 여러 가지 사유로 뉴스를 아예 빼버린다거나 하는 이런 경우들이 굉장히 많이 있죠. 그런 사례들을 저희가 20여 건 이상 정리를 해서 회사 측에 제시를 한 바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런 반론들이 있습니다. "지금 '표현의 자유가 억압됐다' 이런 이야기를 하지만 사실은 언론사 뉴스에서, 공중파 뉴스에서 '각하 빅엿'이라는 표현까지 요즘 버젓이 나오고 있지 않느냐. 이런 게 허용되는 상황인데 무슨 언론의 표현과 자유가 억압됐다는 말이냐" 이동관 전 홍보수석이 이런 반론을 하시더라고요?
◆ 박성호> 그분은 그렇게 말씀하실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분이 어떤 취지로 말씀하셨는지 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원래 언론 자유나 표현의 자유라고 하는 것이 무슨 말을 할 수 있다는 어떤 발설, 발언할 수 있다는 것으로 국한된 어떤 소극적 개념이 아니라 사실은 어떤 표현과 의사표시를 하고 그것에 대한, 그런 말을 한 사람에 대한 불이익이나 간섭이 없고 또 그런 것을 아무런 장애 없이 계속 표현할 수 있어야 그것이 언론 자유 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요.
또 뉴스의 경우에는 사실 그 사례는 좀 적절하지는 않은 것 같고요. 저희가 말씀드리는 언론의 자유라고 하는 것은 기자가 송고하고 취재한 기사가 제대로 나가지 않고, 그리고 이런 겁니다. 저희 MBC의 경우만 말씀드린다면 '다른 신문, 다른 방송에 버젓이 다 나오는 그러한 뉴스들이 저희들에게 있어서는 무수히 누락이 되고 못 나간다' 이런 것을 말씀을 드린 겁니다.
◇ 김현정> 지금 '박성호 기자회장 해고에 항의하는 의미로 MBC 전체기자들이 집단사표를 냈다' 이런 뉴스가 전해지네요?
◆ 박성호> 그렇습니다. 제가 해고된 이후에 저희 기자들이 따로 회의를 해서 기자회에 비대위가 있는데요. 거기서 해고에 항의한다는 차원에서 기자 166명이 집단사표를 썼습니다. 그래서 저희 기자회 비대위에 제출을 했고요. 또 제가 '다시 복직이 되지 않는다면 다시 마이크를 잡으러 돌아가지 않겠다' 그런 뜻이라고 저에게도 전해 왔습니다.
◇ 김현정> 그럼 '김재철 사장 퇴진 전까지는 파업 중단 없다', 파업이 계속되는 겁니까?
◆ 박성호> 제가 노조위원장이 아니니까 사실 말씀드릴 만한 위치에 있지 않지만 조합원의 한 사람으로서 말씀드린다면 그렇게 보시는 게 타당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성호> 고맙습니다.
◇ 김현정> MBC 기자회장이 해고당했습니다. 박성호 기자회장을 먼저 만나봤고요. 이번에는 전체 기자들의 대표입니다. 박종률 기자협회장 연결을 해 보죠. 지금 앞에서 MBC 얘기를 했습니다만, MBC뿐만 아니라 KBS, YTN, 방송사 파업 상황이 어디까지 온 건가요?
◆ 박종률> 앞서서 박성호 기자는 서글플 정도라고 했는데 저는 화가 날 정도입니다. MBC, KBS, YTN뿐만이 아니고요. 현재 부산일보라든가 또 국민일보와 같은 주요 신문사들도 내부적으로 심한 홍역을 앓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대로 된 언론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요. MBC는 오늘로 파업 36일째고요. KBS는 지난주 금요일에 기자들이 제작거부에 들어갔고 내일부터는 새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합니다. 또 해직기자 문제로 3년이 넘도록 경영진과 갈등을 빚어오고 있는 YTN노조는 이번 주 중반쯤에 파업에 들어갈 예정으로 되어 있고요. 그리고 정수장학회의 사회 환원 문제를 촉발시킨 부산일보 네 분과 또 조민제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국민일보노조 파업도 석 달 가깝게 계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연합뉴스도 듣기로는 분위기가 흉흉하다, 이런 얘기도 들리고요. 지금 세다 보니까 다섯 손가락이 넘네요. 사연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이 회사들의 어떤 관통하는 공통된 원인이 있을까요?
◆ 박종률> 말씀하신 것처럼 내부적인 사정은 조금씩은 다릅니다. 하지만 '그동안 누적되어 온 부작용들이 곪아터졌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표면적으로 MBC는 불공정 보도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제작거부가 파업을 촉발한 원인이 됐고요. 앞에서도 잠깐 언급이 됐지만 지난해 10.26 재보궐선거라든가 또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관련 보도 등이 축소, 왜곡된 데 따른 구성원들의 반발이 촉발된 것이고요. KBS 같은 경우에는 제작거부와 새 노조의 파업은 부당징계 또 보도본부장 인사 철회, 김인규 현사장 퇴진이 이슈가 되고 있고요. YTN은 임금협상 결렬이 주요인이지만 내부적으로는 해직기자 6명의 복직문제라든가 또 배석규 현사장의 연임 반대가 핵심이슈가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전체적으로 쭉 놓고 보면 대부분 불공정보도, 낙하산 인사, 이런 것들이 문제가 됐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근본원인을 따지자면?
◆ 박종률> 그렇습니다. 방송사 노조가 연대파업에 돌입하게 된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현정부 출범 이후에 논란이 되어 왔던 이른바 낙하산 사장 임명을 통한 방송장악 의도, 그리고 불공정 보도 행태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아시겠지만 MBC와 KBS, YTN을 보면 현 정부 출범 이후에 사장이 중간에 교체되거나 또 정권과 친분 있는 인사들이 낙하산 인명으로 됐던 회사들 아닙니까? 이런 게 이제 문제가 됐던 거고요. 또 현 정부의 어떤 방송 장악 의도 같은 부분을 본다면 미네르바 박대성 씨 구속 문제라든가 정연주 KBS 사장의 해임, 또 MBC PD수첩 강제수사 등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됐고요. 그러나 법원이 이들 사안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면서 이제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입증이 됐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런 비판을 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지금까지는 가만히 있다가 왜 정권 말기 돼서야, 레임덕이 시작이 되고 나서야 들고 일어나느냐. 이거 타이밍 상 너무 늦은 거 아니냐?"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 박종률> 그런 문제 때문에 정치적인 행동 아니냐, 이렇게 얘기도 하지만 그래도 침묵보다는 행동이고, 실천에 앞서 반성을 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우리가 평가를 해야 된다고 봅니다.
◇ 김현정> 먼저 일어나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이라는 말씀이군요. 기자협회장으로서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인가요?
◆ 박종률> 현재 제작거부와 파업 중인 방송사, 신문사 기자들은 모두 한국기자협회의 회원들입니다. 더구나 이제 부당으로 강제 해직된 기자들은 특정회사의 구성원이기에 앞서서 역시 기자협회의 소중한 동료들이고요. 따라서 부당 해고된 우리 동료들의 복직을 위한 연대투쟁에 당연히 나설 겁니다. 일단 오늘 오후에는 제가 기자협회를 대표해서 KBS 기자들의 제작거부 관련 집회에 참석하고요. 오후에는 YTN 해직기자 6명의 복직탄원서명서를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전달할 예정으로 있는데요. 앞으로 저희 한국기자협회는 언론노조 또 PD연합회와 같은 언론단체,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공정방송, 또 제대로 된 언론을 만들기 위한 공동행동에 적극적으로 연대할 계획으로 있습니다.
◇ 김현정> 혹시 아까 말씀하신 그 방송사 혹은 신문사 외에도 또 이런 상황, 파업상황으로 갈 수 있는 언론사가 또 있습니까?
◆ 박종률> 앞서 연합뉴스도 언급을 하셨고 지금도 서울신문 같은 경우도 이제 사장 연임 문제가 다 걸려 있습니다. 그래서 노조들의 움직임이 사실 심상치 않게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5(월) 해직 박성호 MBC 기자 "MBC 앵커가 CBS 인터뷰를...슬프다"
2012.03.05
조회 1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