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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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울대공원 박상미 조련사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쇼 하는 돌고래 세 마리. 대포, 금둥이, 제돌이가 불법 포획된 돌고래였다는 사실이 알려진 건 지난해였죠. 그래서 그 중개업자들이 지금 재판을 받고 있는데요. 어제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 3마리 중에 가장 어린 제돌이를 바다로 돌려보내라 그리고 다른 2마리는 보호조치를 하라, 돌고래 공연은 한 달간 중단하라.” 이런 결정을 내렸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제돌이하고 가장 오랜 시간을, 가장 교감을 많이 나눴던 분 한 분을 연결합니다. 어제 그 박원순 시장 뒤에서 눈물을 많이 흘리시더라고요. 서울대공원의 박상미 조련사 연결해 보죠. 박상미 씨, 안녕하세요?
◆ 박상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어제 섭외전화를 하려고 저희 작가가 전화를 했는데 너무 울어서 아주 탈진한 듯한 목소리라서 긴 대화는 못 했다,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왜 그렇게 우셨어요?
◆ 박상미> 어제 시장님께서 발표하실 때 저도 모르게 머리가 하얘지면서 코끝이 찡해지더라고요. 정말 좋은 상황에서도 나쁜 경우는 꼭 생길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가족을 혼자 보내야 하는 슬픔, 영영 볼 수 없는 걸까 하는 막연함? 그래서 울컥해서 제돌이한테 바로 달려가서 평소대로 안아주면서 기댔거든요. 그런데 제돌이가 저를 오히려 보듬어주고 위로해 주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지금의 복잡한 마음을 들켜서 제돌이가 슬퍼할까 봐 두려웠어요. 서로가 무슨 생각을 하며 무엇을 원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진 것 같아요.
◇ 김현정> 제돌이 엄마네요, 엄마 우리 박상미 조련사가. 제돌이하고는 얼마나 지내신 거예요?
◆ 박상미> 2009년 7월 26일에 들어왔거든요.
◇ 김현정> 조련사들하고는 하루 몇 시간씩이나 같이 지냅니까, 돌고래들이?
◆ 박상미> 그러니까 하루종일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저희가 원래 6시까지 근무지만 동물을 너무나 다들 사랑하기 때문에 같이 있는 것조차를 너무 좋아해요. 그래서 정시간에 퇴근하는 조련사들은 없어요.
◇ 김현정> 아니, 그럼 뭐합니까? 계속 훈련하는 건 아닐 거 아니에요?
◆ 박상미> 훈련이 아니고요. 그냥 가서 같이 만져주고 놀고 서로 기대고 눈을 지긋이 감거든요, 만져주면 돌고래들이 좋아서.
◇ 김현정> 그게 느껴지세요? 얘가 지금 나를 좋아하는구나, 지금은 기분이 안 좋구나, 어떻구나, 이런 게 다 느껴져요?
◆ 박상미> 그럼요. 얘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고 뭘 원하는지 다 알고 있거든요.
◇ 김현정> 그래요. 돌고래가 지능이 꽤 높죠?
◆ 박상미> 네.
◇ 김현정> 그럼 강아지하고 돌고래하고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 박상미> 돌고래가 훨씬, 훨씬 더 똑똑한 것 같아요.
◇ 김현정> 더 똑똑해요, 강아지보다?
◆ 박상미> 네.
◇ 김현정> 그럼 강아지들이 주인 다 알아보고 주인이 어디 보내려고 하면 다 알아채고 하는데 돌고래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이야기군요.
◆ 박상미> 그러니까 저희를 이제는 저희를 더 얘네들이 아껴주고 더 이렇게 그러니까 저희가 공연을 하면서도 얘네들이 저희를 더 챙겨줘요.
◇ 김현정> 챙겨준다는 건 어떻게 챙겨준다는 거예요?
◆ 박상미> 그러니까 무슨 제가 몸에 컨디션이 안 좋거나 이럴 때가 있잖아요. 아니면 돌고래들이 역으로 컨디션이 안 좋거나 이러면 서로가, 서로가 그걸 맞춰준다는 거죠.
그러니까 무슨, 무슨 그러니까 공연중에도 내가 힘들어하거나 그러면 이렇게 돌고래 주둥이로 이렇게 받쳐주거나.
◇ 김현정>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하는 게 느껴지는 거군요. 조련사들은 아는 거예요.
그런데 지난해부터 불법 포획을 했다. 이거 동물학대 아니냐, 논란이 거셌습니다. 조련사들도 굉장히 괴로운 시간 보냈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 박상미> 그 말 듣고 너무나 갑작스러운 일이었잖아요. 저희는 그동안 다들 저희를 아시는 분들은 우와, 동물하고 교감이라는 게 이런 거군요. 이런 소리를 항상 들어오다가 모르시는 분들이 얘네들은 강아지나 고양이가 아니잖아요. 돌고래잖아요. 그래서 돌고래는 누구보다 조련사들이 가장 많이 안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그런 TV에서나 이건 드라마나 영화가 아니고 현실이거든요. 그런 것만 보고 그렇게 말씀을 하시니까 저희가 너무 서럽고.
◇ 김현정> 그런 생각도 드셨어요?
◆ 박상미> 당혹스럽고 그래서 생각이 드는 게 그런 생각을 하시기 전에 우리가 하루종일 어떻게 돌고래랑 생활을 하는지 오셔서 옆에서 조금은 귀찮으시겠지만 보신다면 이렇게까지는 생각을 안 하시고 말씀을 안 하시고 오해가 없으실 텐데 이런 생각이 들어서.
◇ 김현정> 학대는 아니라는 말씀이에요. 그런데 이제 이런 건 있습니다. 거기서 돌고래가 어차피 동물원에서 태어난 돌고래를 가지고 조련을 하고 이렇게 쇼를 하고 이렇게 사랑해 주는 건 좋지만 이번에 제돌이처럼 불법 포획돼서 팔려온 돌고래 같은 경우에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 이렇게 찬성하시는 분도 많은데요?
◆ 박상미> 그러니까 어떤 상황에서든 나쁜 상황은 꼭 생기는 거고 조련사들이 얘를 지금까지 돌봐오면서 드는 생각이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아, 얘가 과연 가서 사람으로 치자면 넓은 집으로 가는 거잖아요. 넓은 집으로 가서 그런 건 좋지만 혹시나 또 혼자 가서 외롭고 친구들을 못 만나거나 가족들도 모두 잃고 이렇게 해서 사람들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나쁜 사람들 이렇게 따라가지는 않을까.
◇ 김현정> 그런 걱정도. 무슨 말씀인지는 알겠어요. 그러니까 다시 고향으로, 불법 포획된 것이기 때문에 바다로 가는 건 좋은 상황이지만 과연 얘가 여기서 이렇게 살다가, 몇 년 살다가 가서 적응할 수 있을까, 이건 또 걱정이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전문가가 보시기에는 어때요? 괜찮을까요?
◆ 박상미> 저희는 항상 동물을 항상 얘가 나를 좀 많이 좋아해 줬으면 좋겠어. 그러려면 내가 얘한테 믿음을 줘야겠지, 그런 생각으로 항상 교감하고 이런 것만 해 왔다가 이제 얘네를 바다로, 야생으로 보내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약간은 냉정해져야 한다고 해야 하나? 약간 그럴 필요도 있는 거잖아요. 여러 가지 상황이 있을 것 아니에요.
◇ 김현정> 그렇죠.
◆ 박상미> 그게 과연 될까. 가슴이 아프고. 그냥.
◇ 김현정> 알겠습니다. 자연히 자연으로 돌아가는 건 좋은 일이지만 이게 워낙 사람 손에 길들여졌던 거라 좀 걱정도 된다는 그런 말씀이세요. 그런데 1년간 적응훈련을 잘 시켜주셔서 제돌이가 이 걱정을 안 하고 정말 고향에서 잘 지낼 수 있도록 최대한 좀 노력해 주십시오, 엄마의 마음으로 말입니다.
◆ 박상미> 아, 이제 결정이 난 거라서 그쪽으로 이제 얘가 상처를 받지 않고 빨리 적응을 할 수 있게끔 조련사도 이제 또 다른 계획을 세우겠죠.
◇ 김현정>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상미>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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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13(화) 박상미 서울대공월 조련사 "돌고래쇼 중단, 제돌이 바다로 돌려보내요"
2012.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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