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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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연세대 생물학과 조진원 교수
대학 얘기를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또 하게 되네요. 대학 수업을 노래방에서 한다? 여러분 언뜻 이해가 안 가시죠. 그런데 연세대학교에서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이런 수업을 해서 지금 화제입니다. 일명 프레시맨 세미나(Freshmen Seminar)라는 건데요. 노래방 수업 말고도 비만 관리하는 법, 홈쇼핑 운동기구의 효과 분석, 늦은 사춘기 극복법 등등등..
제목만 들어도 재미있어 보이는 수업이 많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다고 해요. 노래방 수업을 지도하고 있는 분 연세대학교 미생물학과 조진원 교수 한번 연결해 보죠. 교수님, 안녕하세요?
◆ 조진원>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프레시맨 세미나라는 게 그러니까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진 건가요?
◆ 조진원> 이게 2002년에 이제 이 강좌가 아마 연세대학교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만들어진 거거든요. 그때 이제 학생들을 뽑을 때 계열별로 뽑았고 그래서 학생들이 소속감이 많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이제 그 소속감을 좀 키워주자. 그래서 이 강좌를 만들었어요. 또 하나는 교수하고 학생. 학생들이 생각할 때 교수는 항상 어려운 사람이었잖아요. 그래서 교수하고 학생과의 그 거리감을 좁혀주자, 그렇게 그런 의도로 해서 만들어졌고 꽤나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선생님이 지금 맡고 계신 그 수업은 정확하게 이름이 뭡니까?
◆ 조진원> 대중음악과 함께하는 대학생활 그렇게 해서 2002년서부터 쭉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대중음악과 함께하는 대학생활. 그럼 이걸 굳이 노래방까지 가서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정말로 수업장소가 노래방이에요?
◆ 조진원> 네, 노래방입니다.
◇ 김현정> 뭘 가르치시는 거예요?
◆ 조진원> 일단 강의실을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노래방 가서 한다는 게 이제 발상의 전환이죠. 틀에 박힌 고정관념을 깰 수 있고 생각이 자유롭게 되고 그게 이제 창의력을 저절로 키워지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갖고 이제 하기는 했는데 거기 가서 가르치는 것은 일단 노래 잘 부르는 법 가르치고 노래 만드는 거, 그러니까 예를 들면 뭐 곡을 만든다기보다는 가사를 어떻게 쓰면 좀 예쁘게 쓸 수 있을까 뭐 그런 거 같이 토론하고 만들어보고 그러죠.
◇ 김현정> 그렇군요. 선생님 앞에서 학생들이 노래를 불러보기도 하고 당연하게.
◆ 조진원> 그건 당연한 일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음대 교수도 아니고 미생물학과 교수님이 어떻게 이런 수업을 하셨어요?
◆ 조진원> 미생물학과가 아니고요. 시스템생물학과입니다.
◇ 김현정> 아, 시스템생물학. 죄송합니다, 요즘은 참 복잡한 과들이 많아서요.
시스템생물학과. 교수님이 어떻게 이런 수업을 맡으셨어요?
◆ 조진원> 저는 예전에 제가 사실은 음악을 했습니다, 대중음악을. (웃음)
◇ 김현정> 사실 저는 알고 있죠. (웃음)
◆ 조진원> 사실은 기독교 방송국에서도 DJ를 했습니다, 한동안. 82년도에 꿈과 음악 사이를 제가 했었죠.
◇ 김현정> 제가 이 프로그램 하기 전 전에 그 프로그램 PD를 했습니다. 우리가 보통 인연이 아닌데 우리 조진원 교수님은 라이너스의 ‘연’을 작곡하고 ‘사랑하는 사람아’를 직접 부른 그 조진원 씨 맞으시죠?
◆ 조진원>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언제 교수가 되셨어요?
◆ 조진원> 뭐 그냥 하다 보니까 음악을 해서는 아마 굉장히 불안함을 느꼈습니다. 그러니까 뭐 음악, 제가 좋아서 하지만 제가 아무리 노래를 잘 만들어도 대중이 외면하면 혼자 음악을 하는 거니까 그래서 공부는 생각해 보니까 하면 비례하더라고요. 공부하면 하는 만큼 나오는 게 확실하니까 그래서 공부를 선택하게 된 거고요. 그래서 이제 96년도서부터 제가 연대, 그때는 생물학과였습니다. 교수 이제 쭉 재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학생들이 교수님의 과거를 알고 있습니까?
◆ 조진원> 다들 알고 있죠.
◇ 김현정> 그 연이라는 노래를 지금 학생들이 알아요?
◆ 조진원> 뭐 덕분에 얼마 전에 한 2년 전인가? 뭐 패밀리가 떴다라고 하는 프로그램에서 패밀리 밴드가 그 노래를 불러준 덕분에 신세대들도 연이라는 노래를 알더라고요, 이제.
◇ 김현정> 동네 꼬마녀석들 추운 줄도 모르고.
◆ 조진원> 노래 잘하시네요.
◇ 김현정> 조금만 해 주세요, 선생님. (웃음)
◆ 조진원> (웃음) 아침이라서 목소리가 안 나옵니다.
◇ 김현정> 목소리도 굉장히 좋으세요.
◆ 조진원> 감사합니다.
◇ 김현정> 라이너스의 ‘연’ 작곡자라고 지금 하니까 아마 청년 시절 생각나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 지금 말씀하시는 것도 그렇고 직업도 교수시고 또 ‘사랑하는 사람아’라는 노래를 들어도 그렇고 굉장히 조용조용하고 차분한 학자 스타일이실 것 같은데 어떻게 그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연’이라는 록을 작곡하게 되셨어요?
◆ 조진원> 글쎄요, 제가 그 당시에 음악을 너무 좋아하니까 노래를 불러 보니까 만날 사랑 타령만 하더라고요. 그래서 연은 제가 한 번도 날려본 적이 없습니다.
◇ 김현정> ‘연’ 작곡가신 분이 연을 날려보신 적이 없어요?
◆ 조진원> 날려보려고 노력은 했지만 계속 실패를 했죠. 그런데 사실은 안 날려보고 그 다음에 사랑도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이 어쩌면 제 3자의 입장에서 더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경험해 본 사람들은 자기 경험만 얘기할 수 있지만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은 자기 상상 속의 얘기를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만들어봤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히트를 할 거라고 그리고 지금까지도 라디오에서 자주 나올 거라고 상상이나 하셨어요?
◆ 조진원> 전혀 안 했죠.
◇ 김현정> 그렇죠. 참 대단한 곡입니다. 그런데 과학자시니까 연구실에 며칠 동안 틀어박혀서 실험하고 연구하고 이러다 보면 가끔씩은 뛰쳐나가서 기타 잡고 노래하고 싶은 생각, 무대에 서고 싶은 생각 이런 욕망이 꿈틀거릴 때도 있지 않으세요?
◆ 조진원> 꿈틀거림을 해야죠. 그래서 합니다, 저도.
◇ 김현정> 그러세요?
◆ 조진원> 네. 그러니까 연세대학교에서 주로 활동을 하는데요. 2006년도에는 그 노천극장에서 연대 출신 동문가수들 그 다음에 또 몇몇 외부에서 해서 연세대학교 자원봉사단 창립 1주년 기념 자선콘서트도 했었고. 그 다음에 연세대학교 동문회라든지 그런 데서 불러주면 뭐 가서 하죠.
◇ 김현정> 혹시 음반을 정식으로 낸다든지. 요즘 7080, 세시봉, 이런 게 유행이거든요.
◆ 조진원> 유행 따라 가는 건 아니고요. 제가 이제 목소리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요,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목소리가. 그래서 만들어놓은 노래도 좀 있고 하니까 올해 안에 한번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 그런 계획은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하는 거하고 맞물려서 연구의 성과가 아주 좋은 게 나오면 그때 또 하면 사람들이 욕하지는 않거든요. 교수가 공부는 안 하고 저런 거 한다. 저는 그런 소리 들을 정도로 공부 못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하나 또 성과를 내고 판을 내고 그러면 더 보람된 일이기도 하니까 좋은 연구 결과가 나오면 낼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좋은 연구 결과 내서 꼭 음반도 발표하시고 저희 음악프로에도 한번 가수로서 출연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 조진원> 글쎄요. (웃음)
◇ 김현정>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끝으로 우리 2012년을 사는 젊은이들에게 선배로서, 교수로서 한마디 하시죠.
◆ 조진원> 저희가 살 때하고 지금 여러분들이 사는 시기하고는 상당히 다릅니다. 그런데 요새 가만히 젊은 친구들을 보니까 너무 할 게 많아서 자기가 진짜 해야 될 일을 못 찾는 것 같아요. 그래서 자기가 어떤 꿈을 하나 정해 놓고 아주 큰 꿈 정해 놓고 그 계속 정진을 한다면 그 꿈만 꾸고 있는 사람보다는 그 꿈을 놓고 앞으로 걸어나가는 사람들이 뭔가 더 이룰 수 있지 않나 지금 자기가 처한 현실에 너무 낙담하지 말고 열심히 자기 꿈을 향해서 가면 뭔가 할 수 있다라는 걸 말해 주고 싶네요.
◇ 김현정> 좋은 말씀입니다. 선생님 지금 음악 들리세요?
◆ 조진원> 네, 들리는데요.
◇ 김현정> 조진원 교수가 작사, 작곡한 라이너스의 ‘연’ 들으면서 오늘 인사 나누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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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27(화) 조진원 연세대 시스템생물학과 교수 "노래방에서 강의하는 교수님"
2012.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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