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22(목) 오창석 백석대 교수 "서울마라톤 최고기록 에루페의 '배후인물'"
2012.03.22
조회 155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백석대 스포츠과학부 오창석 교수


지난 주말 서울 국제마라톤대회가 열렸죠. 국내 마라톤 사상 최초로 2시간 5분대의 신기록이 나왔는데요. 이 신기록을 세운 주인공은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라는 케냐 선수였습니다. 그런데 잘 보신 분들은 좀 희한한 광경을 보셨을 거예요. 이 에루페 선수가 결승전을 통과하자마자 감격에 찬 얼굴로 어떤 사람 품에 안겼는데 이 사람이 케냐 사람이 아니고 한국 사람이었습니다.
도대체 저 사람이 누구일까? 왜 아프리카 선수가 한국 사람 품에 안겨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는 걸까? 했는데요. 그분을 저희가 직접 찾아봤습니다. 알고 보니까 교수님이세요. 백석대학교 스포츠과학부 오창석 교수 연결되어 있습니다. 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오창석>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코치도 아니고 감독도 아닌데 도대체 그 케냐 선수하고는 무슨 사이십니까?

◆ 오창석> 제가 지금 케냐 선수들의 에이전시겸 코치겸 감독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케냐 선수를 데려와서 발굴을 했다 그래야 되나요? 발굴을 해서 뛰게 하는 뭐 이런 역할을 하고 계시는 거예요?

◆ 오창석> 네, 제가 방학 때는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때 한 달씩 케냐에 직접 가서 거기 선수들을 발굴합니다. 그리고 거기 현지에 있는 코치를 두고 훈련을 해서 한국 대회에 그동안 10년 동안 1년에 4, 50명씩, 한 200~300명이 한국 대회에 출전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일종의 매니저 같은 역할을 하시는 거네요. 발굴도 하고 관리도 하고 이런 식으로?

◆ 오창석> 네, 모든 것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제가 얘기 듣기로는 이번에 1등 한 선수뿐만 아니라 2등 한 선수도 오 교수님이 발굴하신 거라면서요?

◆ 오창석> 그동안 한국에서 우승한 선수가 몇 명 있습니다, 그동안.

◇ 김현정> 그래요. 그럼 지금까지 몇 명이나 발굴을 하셨어요?

◆ 오창석> 10년 동안 한국에서 출전한 선수만 거의 한 200~300명이 됩니다.

◇ 김현정> 다 오 교수님이 발굴을 해서?

◆ 오창석>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다 케냐 선수입니까?

◆ 오창석> 에티오피아 선수도 있고 탄자니아 선수도 있지만 주로 케냐 선수들이 많습니다.

◇ 김현정> 아니, 왜 가까운 나라 선수들도 많은데 그 아프리카까지 가서 이렇게 선수들을 발굴해 오세요?

◆ 오창석> 아프리카가 고산지대다 보니까 아프리카 선수들이 마라톤의 스피드와 지구력, 이런 것이 상당히 뛰어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제 제가 뭐 연예기획사들이 외국 나가서 아이돌 가수할 만한 사람 발굴해 온다는 얘기는 들었어도 마라톤 선수 발굴해 온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데 어떤 식으로 가서 발굴을 하시는 거예요?

◆ 오창석> 제가 예전에 국내에서 상무 마라톤 감독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 외국대회를 한 7, 8번 출전했는데 그 케냐 선수들에게 상당히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2001년도에 미국에 어학연수 갔다가 미국에서 큐레이(Q-Ray) 마라톤 팀이라는 걸 창단을 하면서 케냐 선수들과 인연이 닿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참 잘 뛰는데 국제무대로 누가 좀 끌어주기만 하면 대성할 선수인데 안타깝다 싶으면 발굴을 하나, 둘 하신 거군요?

◆ 오창석> 케냐 선수들이 지금 현재 케냐에 마라톤을 하는 선수들이 한 7, 8000명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 친구가 참 마라톤하면 잘하겠다, 뭐 이런 게 딱 눈에 보이세요?

◆ 오창석> 현장에 가서 선수들을 훈련을 시키면서 그 5km나 10km 기록이 우수한 선수들을 상대로 발굴을 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이번에 상금 보니까 1등 한 에루페 선수는 무려 20만달러, 그러니까 우리 돈으로 2억 2000만원. 이게 뭐 우리한테도 큰 돈인데 그 아프리카 선수들한테는 거의 평생을 먹고 살만한 그런 돈이라고 들었어요.

◆ 오창석> 케냐에서는 노무자 월급이 한 달에 우리나라 돈으로 5만원에서 한 10만원 정도 받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2억 2000만원이면 정말 어마어마한 돈인데 교수님한테 뭐 보통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게 아니겠어요. 뭐라고 하셨습니까, 이번에 뛰고 나서?

◆ 오창석> 이 선수가 “너무 감사하다고 하고 자기는 앞으로 세계기록도 세울 수 있다. 얼마든지 잘 뛸 수 있다.” 했습니다.

◇ 김현정> 저는 기억에 남는 게 이 선수가 다 뛰고 나서 양말을 비춰주는데 말이죠. 하얀양말 위로 피가 이렇게 스며들어 있더라고요. 이게 얼마나 힘들었으면 피가 고스란히.
그런데도 웃으면서 감격하는 모습, 인상적이었어요. 그런데 교수님, 그런 매의 눈으로 우리 한국 선수들도 좀 발굴해 주셔야 되는 것 아닌가요?

◆ 오창석> 그래서 지금 오동진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께서 한국 선수들에 대한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어떤 프로젝트인가요?

◆ 오창석> 그래서 이제 이러한 우수한 선수들을 한국에 귀화시키는 방법도 있고요.
그래서 한국 선수들도 같이 합동훈련 함으로써 한국 선수들도 경기의 기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프로젝트를. 그럼 어디서 발굴을 해 오시는 거예요? 한국 어디서?

◆ 오창석> 한국 선수들 같은 경우도 현재 5km나 10km에 유망주가 있지 않습니까, 중고등학교 때. 이런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케냐 선수들이 잘 뛰는 것은 고산지대에서 이점을 살려서 잘 뛰기 때문에 우리나라 선수들도 고산지대 전지훈련을 통해서 이런 선수들과 같은 기량이 향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아니, 케냐 선수들은 케냐에 지금 있는 거잖아요, 그 200~300명 선수들은?

◆ 오창석> 케냐에도 있고 작년 같은 경우에는 케냐에서 제가 데리고 있던 선수들이 200명씩 와서 한국에 국가대표 선수들하고 합동훈련 한 경험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도 하고. 참 중요한 역할을 많이 하고 계시네요, 오창석 교수님이. 세계 마라톤에도 이게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네요, 오 교수님?

◆ 오창석>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국제대회가 1년에 7번이 열립니다. 제가 맡기 전에는 이 선수들의 출전료라든가 몸값이 상당히 비쌌습니다. 그런데 이제 제가 함으로써 선수들의 출전료가 상당히 낮아졌습니다.

◇ 김현정> 그런 역할도 좀 하고 좋은 선수들 많이 유치도 하고. 그래요. 이제 우리나라 선수들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주시기를 기대하면서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