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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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하다 말 속에 반성의 빛 안 담겨
- 판단 미숙하고 자기확신 부족해 보여
- 사이코패스는 아닌 것으로 판단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프로파일러 권일용 경감

'수원의 20대 여성 살인사건'. 우선 경찰의 초기대응이 정말 문제입니다. 오늘 1부에서도 질타를 많이 했고요. 여기저기서 비판이 동시에 쏟아지고 있는데요. 이 시간에는 또 다른 측면을 들여다보겠습니다. '도대체 이 가해자는 왜 그런 짓을 저질렀을까',

대체 그 심리상태는 어떻고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특히 지금 여성들이 두려움과 걱정 속에 이 사건을 지켜보고 있거든요. 그 부분을 알아볼 필요가 있어서요. 이 사건의 용의자를 만난 프로파일러 범죄심리전문가, 우리나라 프로파일러 1호이기도 합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지난번 강호순 사건 때도 인터뷰를 했었죠?

◆ 권일용> 그렇습니다.

◇ 김현정> 끔찍한 일이 또 발생을 했네요. 용의자를 처음 만나신 건 언제입니까?

◆ 권일용> 4월 7일 최종조사가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심층분석수사에 필요한 자료들을 확보하기 위해서 면담을 진행 했습니다.

◇ 김현정> 처음 보고는 무슨 말을, 말문을 어떻게 열던가요?

◆ 권일용> 그런 부분은 사실 의도적인 질문이었기 때문에 좀 의미가 다른 것 같고요. 어쨌든 범죄자는 피해자에게 “굉장히 죄송하다”는 이야기는 했었지만, 실질적으로 그런 감정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미안하다는 말, 죄송하다는 말은 했지만 그 감정 상태는 아니다?

◆ 권일용> 그렇습니다. 이 사람은 왜냐하면 사회적으로 굉장히 사회성이 결여되어 있고 약간 지적능력이 부족한 상태의 상황입니다. 그래서 한국이라고 하는 사회가 본인에게는 어떤 돈을 벌기 위한 도구적인 목적이 있는 경향성이 있기 때문에 정말 사건에 대해서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용의자인 오 씨, 그럼 어떤 사람으로 파악하셨어요?

◆ 권일용> 대인관계가 굉장히 미숙한, 사회성이 결여되어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자기 통제력도 굉장히 부족하고요. 범죄를 저지른 이후에도 자기가 도중에 멈출 수 있는 상황을 판단하지 못하는, 이런 유형으로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적능력도 부족하다 말씀하셨는데, 그게 그러면 우리가 지적장애인 1, 2급 이런 식으로 나누는 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 권일용> 그런 상황은 전혀 아니고요. 그런 개념은 아니고. 적절하게 이 사회에 대처하고 어떤 심각한 문제에 대해서 자기가 판단을 하는 이런 부분이 미숙하지만, 그런 것을 전혀 모르는 상태는 아닙니다.

◇ 김현정> 첫인상이랄까요. 느낌은 어땠어요?

◆ 권일용> 자기 스스로에 대해서 굉장히 자기 확신감이 부족한 타입으로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왜 그런 짓을 저질렀다고 말을 합니까?

◆ 권일용> 본인은 피해자의 탓을 하고 있습니다만, 굉장히 의도적인 범행을 저지르기 위해서 계획을 세운 스타일은 아니겠습니다만. '피해자와의 조우 당시에 이것은 범행에 대한 의도를 이미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지금 수사가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가해자측, 용의자는 “어깨를 부딪혔는데 그 여성이 욕을 했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유가족 측에서는 "아마 전부터 유심히 봐왔을 거다. 계획적으로 벌어진 것이다" 지금 의견이 좀 맞서고 있습니다. 오래된 계획하고는 좀 차이가 있는 부분이고요. 이 피해자만을 선정해서 범행을 저지르겠다고 하는 계획을 오랫동안 수립한 것은 아닌 것으로..

◇ 김현정> 왜 아닌 것으로 보시는 거죠?

◆ 권일용> 왜냐하면 지금 이 사람의 어떤 라이프스타일이라든가 이런 상태로 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 피해자만을 공격하겠다고 하는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좀 낮고요. 특히나 피해자가 이동하는 이런 상황의 동선이 매일 일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당히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좀 분석적인 측면에서 다르게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계획적인 것은 아닐 것이다?

◆ 권일용> 그러나 어쨌든 당일 날 피해자와 만났을 당시에는 어떤 우연한 또는 피해자에 의해서 유발된 이런 범죄는 결코 아니다, 이렇게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우연한 범죄는 아닌데 또 계획적도 아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그날 하루 정도 생각을 해서 벌인 범죄라는 말씀?

◆ 권일용> 그렇지 않습니다. 피해자와 조우하고 어떤 주변 상황이라든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그 짧은 시간이지만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그게 오래된 계획하고는 차이가 있다, 이런 차이점을 제가 말씀드린 겁니다.

◇ 김현정> 이 범인의 지금 진술 나오는 것을 그대로 말하자면,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일종의 묻지마 살인을 저질렀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거기다가 살인뿐 아니라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까지 했는데 그러면 사이코패스 아닌가요?

◆ 권일용> 사이코패스는 보다 계획적이고요. 그 다음에 피해자와의 어떤 관계에 대해서 자기가 정말 무감동하는, 이런 아주 본질적인 특성을 갖고 있는데요. 이 범죄자 같은 경우에는 물론 그 형태로 결과적으로 나타나기는 합니다만, '이 사람이 어떤 정신병적인 질환 또는 사리판단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저질러진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렇게 판단을 하는 것이 사이코패스와의 다른 점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이 사람이 사이코패스가 아니기 때문에 굉장히 어떤 순수한 의도를 가지고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다, 이런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 김현정> 지금 잘못했다고 시인하고 이런 부분을 봐서도 사이코패스는 아니다, 이렇게 보시더라고요?

◆ 권일용> 그러나 잘못했다고 하는 부분은 결과론적인 얘기지, 이 사람의 범죄 과정에서 자기 범죄를 뉘우치는 것은 결코 아닌 것으로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또 한 가지는 이 살인자는 짧은 시간 안에 살인을 저지르고 시신을 훼손까지 하고, 경찰이 사건 다음 날 그 집에 들이닥쳤을 때도 태연하게 도구를 들고 시신을 훼손하고 있었다는 말이죠.

◆ 권일용> 그건 수사과정에서 좀 더 나타내야 될 부분인데, 조금 차이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정도의 어떤 형태로 나타내지는 않았고요. 자기가 이미 범행을 저지르고 나서 경찰이 검거를 하기 위해서 찾아왔을 때 더 이상 빠져나갈 수 없다는 포기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 것을 봤을 때 과연 이게 첫 번째 살인이겠는가? 초범이겠는가? 혹시 과거에 비슷한 경력, 추가 범죄가 또 있었던 건 아닌가? 어떻게 보세요?

◆ 권일용> 그 부분은 사실 사건이 발생하고 검거된 이후에 저희가 전국적으로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프로파일러들의 수사와는 별개로 또 다른 의미에서 유사 사건들을 전부 초기에 면밀히 검토를 했습니다.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만. 이러한 여러 가지를 제가 다 말씀드리지는 못합니다만, 그가 가진 특성, 행동적인 유형 이런 것들을 볼 때는 다른 유사범죄는 없는 것으로 지금까지는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유사범죄는 없는 것으로 파악 된다' 본인도 지금 아니라고 하지만, 그게 판단이 빨리 되나요? 분석들을 쭉 해 보면 다 비슷비슷한 살인사건 아닌가요?

◆ 권일용> 저희들은 기존에 발생한 사건들의 특성들을 전부 분석해서 자료를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요.

◇ 김현정> 굉장히 자세하게 분석이 된 건가보죠?　

◆ 권일용> 네. 저희들은 아주 상세하고 면밀하게. 또 수사는 진행이 되겠습니다만, 그와는 별개로 개인적인, 심리적인 이런 사건들에 대한 특성들을 전부 면밀히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건이 발생을 하면 그와 유사한 사건, 또 유사한 동기와 특성을 가진 사건들에 대해서 연관성이 있는 것들에 대한 검토를 아주 면밀히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 것으로 봤을 때 초범은 맞는 것 같다, 이렇게 심리를 분석하시는 거고요?

◆ 권일용> 범행이 초기 단계고, 그 이전에 어떤 유사한 경력이라든지 추정이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수사뿐만 아니고 저희들도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용의자 심리상태는 어떤가요?

◆ 권일용> 굉장히 긴장된 상태이기는 합니다만, 이미 경찰에 검거돼서 자기가 진술을 다 하고 있고요. 그래서 더 이상 범죄에 대해서 숨기고자 하는 의도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지금 경찰에 대한 비판들이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 경감님은 이제 다 잡고 나서 범인들에 대한 심리를 분석하는 분이니까 조금 다른 파트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경찰로서 이 부분에 대해서 좀 유감스러운 점 많으시죠?

◆ 권일용> 당연히 그렇습니다. 경찰관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요. 특히 이제 이런 부분에 대해서 향후에 좀 더 신속하게 대처를 하고 차단할 수 있도록 저희들 분야에서도 전체적인, 종합적인 대책을 좀 더 면밀히 강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김현정> 꼭 좀 당부 드리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