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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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아침음악회 단골 초대되는 최수열 지휘자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차세대 젊은 지휘자 한 분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이분 별명이 조금 특이해요. 아침의 지휘자. 알고 보니 이분이 주로 하는 게 아침음악회라고 합니다. 음악회? 음악회나 공연은 대개 늦은 저녁, 밤에 열리는데 왜 이분은 아침에 음악회를 하는 걸까요? 과연 사람이 모일까요? 화제의 인물 직접 만나보죠. 지휘자 최수열 씨입니다. 안녕하세요.
◆ 최수열>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별명이 아침의 지휘자. 아침 몇 시쯤에 하는 겁니까?
◆ 최수열> 주로 11시에 공연을 하는데요.
◇ 김현정> 그러면 아침과 점심의 중간 정도 되는 시간.
◆ 최수열> 네.
◇ 김현정> 그런데 저녁에 해야 퇴근들 하고 느긋하게 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오전에 해도 많이들 오세요?
◆ 최수열> 그러니까 이게 몇 년 전부터 예술의 전당에서 처음 기획을 해서 크게 성공을 거둔 공연인데요. 처음에는 대상이 저녁공연 때 시간에 여유가 많지 않은 주부들을 타깃으로 해서 그래서 생각보다 많은 호응이 있어서 다른 공연장에서도 너도 나도 기획을 하게 된 케이스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주로 오는 분들은 역시 주부들이 많은 거고요? 관객들은?
◆ 최수열> 네, 상대적으로 주부들이 많고. 처음에는 주부들이 상당히 많았었는데 지금은 사람마다 사는 생활방식이 다르니까 저녁공연 때 연주회를 못 보는 사람들이 오전에 많이 오는 것 같아요.
◇ 김현정> 보니까 당장 이번 달 26일부터 고양아람누리, 서울시향, 성남아트센터, 예술의 전당. 빡빡하게 아침연주회 일정이 짜여 있더라고요. 가장 큰 장점은 뭡니까? 아침연주회?
◆ 최수열> 저는 일단 저는 너무 좋아요. 저는 아침형 인간이기 때문에. (웃음)
저는 괜찮은데 사실은 연주하는 연주자들이 조금 부담스러워하는 게 조금 있어요. 특히 관악기를 연주하는 연주자들 같은 경우에는 입술을 조금 준비해야 되는. 그러니까 입술을 웜 업 한다고 하는데, 따뜻하게 만드는 시간이 아침에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연주하기 조금 불편한 것도 있는데, 저는 괜찮습니다.
◇ 김현정> 말하자면 입술을 푸는 시간, 손가락 푸는 시간이 필요한데. 아침에 하면 그런 게 부족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우리 최수열 지휘자는 아침형 인간. 그러면 새벽 몇 시에 일어나서 준비하세요? 음악회가 있는 날은?
◆ 최수열> 보통 5시 조금 넘어서, 차가 막히니까 일찍 나오고.
◇ 김현정> 저는 좀 엉뚱한 생각이 드는데요. 이른 아침이니까 아주 이른 아침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오전시간이니까 잠이 좀 덜 깨서 깜빡 조는 관객이라든지 저녁과는 다른 풍경이 벌어지는 건 없어요?
◆ 최수열> 오히려 제 생각에는 아침에는 조는 관객들이 없는 것 같고. 저는 그리고 지휘자이기 때문에 다른 연주자들처럼 청중들을 보고 하는 게 아니라서 제가 직접 감시를 할 수는 없습니다. (웃음)
조금 다른 얘기지만 제가 관객의 입장의 입장이었을 경우에 말을 한다면, 오히려 아침보다는 하루의 일을 다 끝마치고 저녁이 더 나른해지기는 쉬운 것 같아요.
아주 유난히 피곤했던 날에 2악장, 느린 악장을 듣는다거나 이런 건 정말 수면제가 따로 없습니다. (웃음)
◇ 김현정> 그런 게 아침의 지휘, 아침의 음악회의 특징, 장점이라는 말씀이에요.
신세대 지휘자 최수열 씨 만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니까 주된 레퍼토리가 현대음악이에요?
◆ 최수열> 네.
◇ 김현정> 현대음악, 우리 익숙한 클래식은 베토벤, 모차르트 같은 고전파 낭만주의 이런 것인데. 현대음악이라면 전혀 다른 거죠?
◆ 최수열> 한마디로 쉽게 말씀을 드리자면 현대음악의 콘셉트는 모든 현대음악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닌데, 청개구리 같은 거예요. 다 반대로 가고 싶은 거죠, 작곡가들이.
새로운 소리들을 찾기 위해서 항상 이렇게 청개구리 같은 행동을 하는데, 방식을 취하고. 예를 들면 아름다운 멜로디가 있었다, 그러면 최대한 아름다운 요소를 제거해서 아름답지 않게 바꾸고. 예를 들어서 듣기에 파악되기 쉬운 리듬이 있다, 그런 건 일부러 모호하게 만들고 이렇게 딱 들었을 때 아주 정리되어 있는 음악의 틀이 있으면 청자들이 인지하지 못하게 아예 깨부숴놓는 거죠.
그러니까 이런 것들을 감상할 때 감상하는 입장에서는 사실은 이건 무조건 어려워, 난해해, 이게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 이렇게 처음부터 생각을 하면 저도 그랬었고, 맨 처음에 감상을 했을 때. 그런데 처음부터 감상하는 귀의 콘셉트를 전환하면 오히려 이해가 빠른 것 같아요.
◇ 김현정> 어떻게 전환을 해야 돼요? 현대음악 들을 때는?
◆ 최수열> 그러니까 모든 현대음악의 공연에는 항상 해설이 있어요. 해설집을 먼저 읽고 거기에 맞게 다 그렇게 될 수는 없겠지만 조금 소리의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도 조금은 도움이 되고.
◇ 김현정> 내 귀를 시험하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도전하는 거.
◆ 최수열> 이게 일단은 아름답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아니라. 아름다운 건 그건 잘 모르겠어, 이미 처음부터 만들어놓고 시작을 하면 쉽지는 않겠지만 계속 하다 보면 또 다른 재미가 고전 낭만음악에 비해서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저는 짧은 인터뷰를 들으면서 마구마구 호기심이 발동하고 있어요. 현대음악을 제가 제대로 공연장 가서 들어본 적이 없는데,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은. 말하자면, 시로 따지자면 이상의 시, 미술로 따지자면 피카소, 이런 게.
◆ 최수열> 그럼요, 그럼요.
◇ 김현정> 저 한 번 꼭 최수열 지휘자의 작품 감상해 보겠습니다.
◆ 최수열> 제가 초대를. (웃음)
◇ 김현정> (웃음)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 특히 현대음악의 대중화를 위해서 해야 될 일이 많은 신세대 지휘자인데.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으세요?
◆ 최수열> 올해 제 절반 이상의 스케줄은 아까 말씀드린 아침음악회이고요. 저도 현대음악에 사명감이 있지만, 현대음악만 하고서 살기는 저도 약간 버거운 게 있어서 한 7:3 정도로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8월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현대오페라를 하나 올리고요. 9월에는 오스트리아 현대음악제에서 또 작곡가 진은숙 선생님 추천으로 또 다른 작품들을 올리게 됩니다. 나머지는 그냥 아침콘서트, 그냥 고전 낭만 음악프로그램으로 진행이 될 거고요.
◇ 김현정> 30대 초반의 젊은 지휘자입니다. 해야 될 일이 많으세요. 쉽게 누구나 다가갈 수 있는 아침 음악회의 대중화에 큰 역할을 해 주셔야 됩니다.
◆ 최수열> 네. 알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아침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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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23(월) 최수열 지휘자 "오전 11시, 아침을 깨우는 지휘자"
2012.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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