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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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23(월) [모나코 현지]장동희 국제표기명칭대사 "동해 표기, 사활 건 외교전"
2012.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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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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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외교통상부 장동희 국제표기명칭대사 (모나코 한국대표단)

우리는 한반도의 동쪽 바다를 '동해'라고 부르죠. 그런데 1929년, 일본이 일방적으로 ‘일본해’라고 표기한 이후 우리 동해는 지난 80년 동안 계속 일본해로 세계 각국 지도에 기록되어 왔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동해 표기를 주장해 왔지만 그동안 잘 안 됐었는데요. 오늘 드디어 국제수로기구 IHO 총회에서 이 동해 문제가 거론된다고 합니다. 현지 분위기, 전망은 어떨까요? 모나코에 나가 있는 외교통상부 장동희 국제표기명칭대사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거기가 자정을 넘긴 시간일 텐데 고맙습니다.

◆ 장동희> 네. 일요일 지나고 월요일 아침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국제수로기구라는 곳에서 전 세계 바다의 이름을 정하는 건가요?

◆ 장동희> 여기에서 바다의 지도 해도를 발간하는데요. 1929년에 1차 해도가 발간이 되었고 2차 판이 1937년, 3판이 1953년에 발간되었습니다. 그 이후 아직 4판이 발간되고 있지 않는데 이번 4판에서는 동해가 병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정부가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여태까지도 여러 번 문제제기를 했을 텐데, 왜 아직까지도 그게 고쳐지지 못했던 거죠?

◆ 장동희> 해도 1판과 2판을 발간할 때는 우리가 일제강점기 하에 있었고, 3판을 발간하는 1953년은 우리가 남북 간에 전쟁을 치른 상황이어서 어떻게 할 여유가 없었죠. 지금 4판을 동해가 병기되도록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일본이 워낙 완강하게 반대를 하고 있고요. 또 IHO에서는 뭐라고 할까, 어떤 이런 결정을 할 때는 보통 컨센서스(동의)에 의해서 결정을 하기 때문에, 일본의 완강한 반대가 있으면 컨센서스를 이루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 김현정> 4판을 찍는 시기를 좀 앞당긴다든지, 지금까지는 그럴 수 없는 거였군요?

◆ 장동희> 일단 4판을 발행하려고 하니까 IHO에서 어떤 컨센서스에 의한 결정이 이루어져야 되는데 아직까지 그런 결정을 못 보고 있는 상황이죠.

◇ 김현정> 그래서 미루고 미루다가 드디어 오늘 회의가 열리는데요. 우리의 목표는 동해와 일본해의 공동표기죠?

◆ 장동희> 그렇죠. 우리 국민 정서상 비춰보면 동해의 단독표기를 해야 된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데 우리가 어떤 현실적인 타당성과 논리성, 합리성, 이런 걸 모두 고려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연유야 어찌됐든 간에 지난 100년간 일본해라는 게 세계지도에서 사용되어 왔는데요. 어느 순간에 전부 다 동해로 바꿔라, 이렇게 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조금 설득력이 약하겠죠.

다만 우리가 지금 현재 병기를 주장하는 데에는 그 근거가 있습니다. 그 근거가 뭐냐 하면, 국제수로기구와 UN에서 채택한 결의가 있는데요. 이 결의에 보면 '어떤 지형을 두 나라 이상이 공유할 때는 공통된 이름을 갖도록 하고, 공통된 이름에 합의하지 못하면 병기하라' 결의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 곳, 우리의 동해는 일본과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곳인데 왜 일본해라는 특정 명칭을 쓰는가. 이렇게 우리가 얘기할 수 있는 근거는 충분하다는 말씀이세요. 어떤 과정을 거쳐서 최종결정이 되나요?

◆ 장동희> 사실 그동안 이 문제를 갖고 IHO 내에서 하나의 작업그룹을 만들어서 논의를 쭉 해 왔는데요. 사실 작업그룹에서도 결론을 도출을 하지 못하고, 총회에 어떤 결과를 보고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 김현정> 연구그룹, 소그룹에서도 결론을 못 내린 채 오늘 본회의가 열렸다는 말씀인가요?

◆ 장동희> 그런 셈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최종결정은 다수결에 의해서, 회의국들 간에 투표를 합니까?

◆ 장동희> 그동안 소그룹, 작업그룹에서 논의한 사항들은 일단 총회에 보고가 되고요. 그 보고사항을 갖고서 총회에서는 어떻게 다뤄나갈 것인지, 이 문제는 조금 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꼭 다수결 투표인지 어떤 방식인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거군요?

◆ 장동희> 그렇죠. 그건 논의의 상황에 따라서 이뤄지겠죠.

◇ 김현정> 문제는 일본이 그동안 외교력을 발휘해서 상당히 회원국들에게 로비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 장동희> 그렇습니다. 사실 우리도 여기 도착해서 주말 동안에 계속 각국 대표단을 만나서 접촉하고 교섭하고 있습니다. 일본도 마찬가지고요. 결국은 양국 간의 외교적 노력을 같이 경쟁하고 있는 셈입니다.

◇ 김현정> 사활을 건 로비전. 사활을 건 외교 전쟁이 되는 것인데요. 어떤 식으로 지금 설득을 하고 계세요?

◆ 장동희> 일요일 밤인데도 불구하고 나와서 모 나라 대표단과 접촉하고 밤 11시가 돼서 제 숙소에 들어왔습니다. 우리 대표단 전부는 각개격파식으로 각국 대표단을 접촉하고 있고요. 이렇게 해서 바쁜 주말을 보냈습니다.

◇ 김현정> 일본도 마찬가지겠죠?

◆ 장동희> 그렇게 봐야 되겠죠.

◇ 김현정> IHO 총회가 열리기 전에 미국과 영국 측에서 “일본의 단독표기를 우리는 지지한다” 이렇게 얘기를 해서 굉장히 마음에 걸려요. 이건 또 어떻게 된 겁니까?

◆ 장동희> 그렇게 했다는 것은 좀 와전된 것 같고요. 그전에 워킹그룹의 논의과정에서 미국 측이 기본원칙으로서 자기들은 “단일명칭 표기를 하고 있다” 하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지금 뭐랄까, 교민들도 많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미국도 이 문제에 대해 조금 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백악관 홈페이지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청원운동을 하고 있는데 서명이 8만 명 넘었다고 합니다. 이건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요?

◆ 장동희> 아시다시피 미국이라는 곳이 여론정치, 민주주의는 표에 의해서 결정되는 문제가 있으니까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 교포, 그러니까 미국 시민이 많은 청원을 하면 결국은 미국 정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국민들이 굉장히 궁금해 합니다. 전망, 조심스럽게 어떻게 아십니까?

◆ 장동희> 사실 이번에 동해 병기가 되도록 최대한 노력했습니다만, 일본의 완강한 저항이 있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 같고요. 그렇지만 저희들은 이번 4판이 발간될 때 '일본해로 단독표기되는 것은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 막아야 된다' 하는 어떤 절체절명의 사명감을 갖고서 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하지만 쉽지는 않다는 말씀. 그 얘기는 아직 50:50입니까?

◆ 장동희> 이번 총회에서 동해병기를 달성한다, 그것은 사실 제가 볼 때 쉬운 것 같지는 않고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4판 발행을 어떻게 할 것인가, 결정된다는 것도 사실 아직은 불분명한 상황이고요. 다만 4판이 나올 때 일본해로 단독표기되는 것은 절대 우리가 막아야 된다, 그런 것은 우리가 사명감을 갖고 임하고 있는 자세입니다.

◇ 김현정> 지금 인터뷰를 하면서도 상당히 조심스럽고 그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의지도 묻어나고요. 끝까지 최선을 다해 주십시오.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 장동희>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