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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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17(화) 김지윤 女프로농구 신세계 쿨캣 "하루 아침에 해체된 명문구단"
2012.04.17
조회 51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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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여자프로농구 신세계 쿨캣 김지윤 선수



지난 주 금요일 프로농구 팬들에게 어이없는 뉴스가 하나 들려왔습니다. 여자프로농구 신세계팀이 갑작스럽게 해체를 한다는 것이었는데요. 느닷없는 해체 소식에 놀란 건 팬뿐이 아니었죠. 소속 선수들에게도 역시 사전에 언질이 없었다고 하는데요.
특히 그 팀에는 올해 어시스트상을 탄 김지윤 선수가 소속이 되어 있는데 팀 해체를 두 번이나 겪으면서 그야말로 비운의 선수가 됐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해체한 신세계 쿨캣팀의 김지윤 선수 직접 연결을 해 보죠. 김지윤 선수, 나와 계세요?

◆ 김지윤>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미 가방을 싸서 나온 건가요?

◆ 김지윤> 네. 저희가 금요일에 그 소식을 듣고 짐을 일주일 내로 빼라고 그래서 토요일 날 가서 짐을 다 빼서 집으로 왔어요.

◇ 김현정> 그럼 지금 뭐하고 있어요?

◆ 김지윤> 우선은 이번주까지는 충격이 너무 커서 선수들이 지금 이번주 일주일은 좀 쉬고 그 다음 주에는 다시 모여서 저희가 팀은 해체가 됐지만, 그 인수구단을 찾을 때까지는 저희가 함께해야 할 것 같아서 운동을 지금 하려고 그렇게 하고 있어요.

◇ 김현정> 집에서 쉬면서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나죠?

◆ 김지윤> 네, 이게 처음에는 정말 장난하나, 정말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되게 황당하고 막 그래서 눈물도 안 나고 그런데 이게 시간이 지날수록 진짜 마음에 막 와 닿고 진짜 뼈저리게 더 아픈 것 같아요, 그냥 마음이.

◇ 김현정> 몸이, 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프고 막 여기저기 쑤시는 것 같고.

◆ 김지윤> 그냥 마음이 많이 아파요.

◇ 김현정> 팀이 해체한다는 것을 사전에 정말 모르셨나요?

◆ 김지윤> 네, 전혀 그런 낌새도 못 챘었고 그리고 이번 시즌 끝나고도 뭐 납회식 같은 거 할 때도 다음에 잘하자, 저희끼리 그렇게 얘기도 했었고 전혀 못 느꼈었어요.

◇ 김현정> 전혀, 직장으로 치면 회사가 문 닫고 직원들이 실업자가 되는 큰일인데 이 중차대한 일에 대해서 사전에 선수들이 아무도 몰랐다? 저는 잘 이해가 안 갈 정도예요.

◆ 김지윤> 저희뿐만 아니라 여자농구협회나 모든 사람들이 전혀 몰랐었다가 갑작스럽게 통보를 받아서 거의 패닉상태죠, 지금.

◇ 김현정> 이유를 뭐라고 설명을 했습니까? 우리는 해체할 수밖에 없다?

◆ 김지윤> 우선은 저희가 6개 구단이 농구를 하고 있는데 5개 구단이 금융팀이에요.
그런데 유일하게 신세계만 유통업계라고 그래서 그 금융업계에서 싸움이 좀 되게 힘들었는데 그게 이번에 이렇게 또 말로는 여자농구 발전을 위해서 신세계보다는 금융팀이 다시 여자농구를 창단해서 하는 게 더 발전될 것 같아서 자기네들은 농구를 접는다고 그렇게 말을 하더라고요.

◇ 김현정> 항의는 안 해 보셨어요?

◆ 김지윤> 저희는 또 선수들이고 운동만 했기 때문에 뭐 항의를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우선은 저희 선수들은 빨리 다른 구단이 나와서 저희가 다 같이 농구를 할 수 있게끔 하는 그런 바람밖에 없죠.

◇ 김현정> 지금 선수들은 패닉상태고 사실은 여자농구 팬들도 패닉상태입니다.
왜냐하면 98년에 공식창단된 여자농구계의 손꼽히는 명문구단이거든요. 거기다가 모 기업이 돈이 없는 회사도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하루아침에 문을 닫을 거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라서요. 그렇죠? 팬들로부터 어떤 이야기 들으세요?

◆ 김지윤> 우선 팬들. 저희 팀을 사랑해 주시는 분들은 거의 뭐 연락도 못 하시고 그냥 되게 진짜 속으로만 불매운동도 하자, 그런 말씀도 많이 하시고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불매운동 얘기까지.

◆ 김지윤> 그런데 뭐 시즌, 어차피 발표가 됐으니까 그냥 그 정도밖에 얘기를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우리 김지윤 선수가 더 안타까운 건 이렇게 갑작스럽게 팀 해체를 맞는 일이 처음이 아니라면서요?

◆ 김지윤> 제가 SK증권 시절 때, 그때도 우승을 하고 해체통보를 갑작스럽게 받았었거든요. 그런데 그때는 아예 그때였고 워낙 회사가 어려웠던 걸 알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조금 그럴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그게 아니고 더 충격적인 것은 저희 농구단을 접고 동계스포츠를 지원한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이건 접고 또 다른 종목으로 간다는 거예요?

◆ 김지윤> 네, 그래서 차라리 그 말을 좀 안 했으면 좀 더 서운한 게 덜 했을 텐데. 저희 농구단은 이제 그냥 해체를 한다고 그러고 거기서 바로 동계스포츠에 대해서 지원을 한다고 말씀을 하셔서 저희는 정말 그동안 구단을 위해서 해 줬던 부분들, 다른 구단에 비해 좀 지원이 부족했음에도 저희는 의리를 지켜서 선수들이 남아 있었던 선수들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부분에서 되게 좀 더 서운한 것 같아요.

◇ 김현정> 지금 정말 최대한 감정을 눌러서 서운하다라고 표현하셨는데. 많이 화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네요.

◆ 김지윤> 그렇죠, 그런데 뭐 그런 표현, 그래도 저희는 다 몸담았던 구단이기 때문에 저희가 뭐 그렇게 막말을 할 수는 없을 것 같고. 너무 좀 서운한 것은 진짜 많이 커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김지윤 선수, 이제 선수들 어떡하나요. 어떡할 생각이세요?

◆ 김지윤> 그래서 제가 알기로는 그 가정의 가장 역할을 하고 있는 선수들도 있거든요.
그래서 그 생계나 그런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선수들이 있는데 제 바람은 빨리 저희를 인수를 해서 저희 그런 선수들이나 농구에 희망을 안고 온 선수들이 다시 농구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그런 구단을 빨리 만났으면 하는 바람밖에 없어요.

◇ 김현정> 그래요. 좋은 일이 꼭 있어야 되겠고. 사실 올해 최고 어시스트상 타서 축하인터뷰를 해야 정상인데. 아니, 이게 무슨 일입니까? 김지윤 선수. 왜 이런 일이 자꾸 벌어질까요. 참 안타깝네요. 그렇죠?

◆ 김지윤> 저도 너무 속상하고 진짜 너무 마음이 아프거든요. 두 번 다시는. 더 걱정이 이번 일로 인해서 여자농구 자체가 다 도미노 현상처럼 이렇게 일어나지 않았으면...
저희 하나로만 그냥 이렇게 잘 일이 수습됐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인수할 구단 꼭 나타나기를 같이 기도하고요. 참 기업이 스포츠팀 운영할 때는 단순히 홍보효과를 넘어서 문화에 공헌한다는, 이런 사회적인 책무도 있는 건데 기업 사정이 누구나 인정할 만큼 어려워졌다면 모를까 그게 아닌 상태에서 이렇게 하루아침에 해체한다는 거, 이거 너무 사회적으로 무책임한 일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네요. 힘내시고요.

◆ 김지윤>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 질문이 하나 들어왔는데. 동계스포츠, 어디로 간다고 했는지 혹시 들으셨어요? 신세계가?

◆ 김지윤> 그건 잘 모르겠고요. 그냥 동계스포츠...

◇ 김현정> 간다더라, 이렇게만 들으신 거군요.

◆ 김지윤> 네, 후원한다고 그렇게 말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김지윤 선수.

◆ 김지윤> 네.

◇ 김현정> 인터뷰, 기운이 너무 없어요. 잘 먹고 힘내셔야 됩니다.

◆ 김지윤> 네, 알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어려운 가운데 인터뷰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