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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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연극인 박정자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연극계의 대모 한 분을 연결합니다. 바로 배우 박정자 씨 얘기인데요. 올해로 칠순, 연기인생으로는 50년입니다. 다음 달부터 ‘박정자전’이라는 전시회가 열린다고 합니다. 연극배우의 이름을 딴 전시회리는 거, 생소하죠? 오늘 아침 반가운 목소리, 박정자 씨를 직접 연결해 보겠습니다. 박 선생님, 안녕하세요?
◆ 박정자> 안녕하십니까. 그런데 대모, 이런 말은 어울리지 않아요. 그런 말은 너무 부끄럽습니다.
◇ 김현정> 대모 맞으세요, 근데. 제가 방송 끝나고 나가면 매일 마주치는 분이 손숙 씨거든요. 손숙 씨보다도 언니라는 거 아닙니까? (웃음)
◆ 박정자> 우리 아직 젊어요. (웃음)
◇ 김현정> 올해 나이로 칠순. 그러니까 배우 인생으로만 해도 벌써 반 세기를 보내신 거예요.
◆ 박정자> 네, 그렇게 됐네요.
◇ 김현정> 뒤돌아보면 느낌이 어떠세요? 소감이 어떠세요?
◆ 박정자> 소감, 특별한 거 없고요. 그냥 열심히 열심히 연극했는데 앞뒤, 좌우 돌아보지 않고 연극했는데 50년이 훌쩍 지났네요. 그래서 오히려 연극한테 감사하죠.
◇ 김현정> 연극에게 감사한다.
◆ 박정자> 그럼요. 연극에게 감사한다는 이야기는 또한 연극을 도와주시는 관객들에게 감사한다라는, 그 마음이겠죠.
◇ 김현정> 그래서 아주 의미 있는 행사도 이번에 하나 준비를 하시는데. 제목이 ‘박정자전.’ 연극배우 이름을 딴 전시회, 어떤 겁니까?
◆ 박정자> 글쎄 말이에요, 내가 그림을 그리는 화가도 아니고 뭘 가지고 전시를 하나. 이화대학 다닐 때 62년에 첫 작품 ‘페드라’를 했거든요. 그런데 그 사진이 딱 한 장 남아 있어요. 거기서부터 비롯돼서 50년이 됐네요.
◇ 김현정> 그 사진들.
◆ 박정자> 그냥 그 사진들 또는 대본, 프로그램 또 의상이 있을 수도 있고. 그런데 그냥 무엇보다도 갤러리가 너무나 아름다워요.
◇ 김현정> 어느 갤러리에서 하세요?
◆ 박정자> 조그마한 한옥이에요. 그게 마음에 들어서 제가 사실은 1년 전부터 생각을 했었고 아트링크의 이경은 대표가 “얼마든지 쓰십시오,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그래서 지금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 김현정> 얼마나 행복하실까요.
◆ 박정자> 행복합니다.
◇ 김현정> 갤러리를 선물해 주는 분도 있고 또 출연해 주는 분들 보니까 유열 씨도 있고요. 장사익 씨에.
◆ 박정자> 그 친구들 너무 고맙죠. 최백호 씨, 장사익 씨, 김정택 씨, 강부자 씨 정말 좋은 분들이 같이 마당에서 놀아주십니다.
◇ 김현정> 공연이 있고, 전시가 있고. 이런 거군요, 그러니까.
◆ 박정자> 그리고 2부에는 맥베스를 낭독공연으로 하는데 거기에는 물론 이제 저도 마녀로 출연을 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아니, 50년 기념이면 뭐 공주 같은 거 한번하시지 또 마녀를 하세요?
◆ 박정자> 아니, 나는 그게 어울려요. 많은 사람들이 나는 그게 어울린다고 생각하니까 어울리는 것을 해야죠. (웃음)
◇ 김현정> (웃음) 제가 진짜 그 얘기 질문드리려고 했는데 박정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물론 어머니도 있고, 인자한 어머니도 있고, 독한 모습도 있고, 서글프고 한 많은 모습도 있고. 그런데 전부 공통점은 좀 나이가 꽤 있는 역할, 노역이 많아요. 언제부터 그런 역할을?
◆ 박정자> 그건 2, 30대부터. 아주 젊어서부터. 내가 그렇게 빼어나게 예쁜 미모도 아니고, 윤석화처럼. 그리고 목소리가 이렇게 또 꾀꼬리 소리는 아니잖아요.
◇ 김현정> 중후하시죠. 꾀꼬리 소리는 맞습니다.
◆ 박정자> 이런 꾀꼬리도 있긴 있죠?
◇ 김현정> 저는 이런 꾀꼬리를 좋아합니다.
◆ 박정자> 고맙습니다. 그래서 2, 30대부터 노역을 많이 했고요. 오히려 지금은 그 나이로부터 굉장히 자유로워졌어요. 그리고 이제 배우가 어떤 역할만 계속한다라는 건 배우로서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죠. 그래서 정말 관객들이 상상할 수 없고, 나도 상상할 수 없는. 모든 빨주노초파남보의 이미지를 다 표현할 수 있다면 그건 배우로서 가장 행복한 거죠.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지금까지 총 몇 편이나 작품했는지 기억이 나세요?
◆ 박정자> 그냥 그걸 뭐 손가락으로 세고 있는 건 아니니까, 한 140여 편 됐겠죠. 이번에 참 감사하다. 저는 너무 너무 사실 요즘 힘들어요, 육체적으로.
◇ 김현정> 준비할 게 많아서.
◆ 박정자> 준비할 게 그냥 매일 쌓여요, 그게 짐처럼. 그래서 목디스크가 그냥 재발을 해서 지금 목디스크 치료까지 받으면서 이 일을 하는데. 그러면서도 제가 저한테 자꾸 이렇게 최면을 걸어요. ‘박정자 참 잘하고 있다, 잘하고 있지, 멋지지.’ 이렇게 내가 스스로 나한테 위로하고, 격려하고 그렇게 해요. 그렇지 않으면 이 일을 할 수가 없네요.
◇ 김현정> 장인이십니다, 이 정도 되면 정말 장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목디스크도 그러니까 연극하다가 걸리신 거죠?
◆ 박정자> 네, 왜냐하면 노역을 하다 보니까 자세가 자꾸 이렇게 목이 앞쪽으로 나가요.
◇ 김현정> 구부정한 역할을 이제 하니까.
◆ 박정자> 구부정한 역을 많이 하니까.
◇ 김현정> 그렇게, 말하자면 자식을 낳는 고통 같은 그런 고통들도 감내하면서 작품활동을 하는 건데. 그 자식 같은 140편 중에 가장 아끼는 작품은 어떤 걸까요?
◆ 박정자> 가장 아낀다고 말은 할 수 없지만, 내가 앞으로 80까지 해야 할 작품이 있어요.
◇ 김현정> 뭔가요?
◆ 박정자> ‘19 그리고 80’이라는 작품. 80은 무대 위에서 할머니, 내 나이고 또 19는 청년의 나이에요.
◇ 김현정> 그러면 80세의 노인과 19세의 청년이 나누는 어떤 이런 정신적인 사랑, 이런 거군요?
◆ 박정자> 네, 거기에 러브스토리도 있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아름다운 연극.
◆ 박정자> 아름답죠. 굉장히 아름답고 무엇보다도 80 할머니의 그 지혜로움이 이 세상을 더 지혜롭게 그리고 더 사랑스럽게 만들 거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저는 그걸 앞으로 이제 80까지 계속하겠다는 게 박정자의 아름다운 프로젝트예요.
◇ 김현정> 그렇군요. 연기 인생, 언제까지 하실 건가 여쭙는다면 준비가 되셨어요? 언제까지 해야겠다, 이런 마무리준비?
◆ 박정자> 지금 백성희 선생님, 제 오로지 한 분 계시는 선생님이신데. 선생님 올해도 ‘3월의 눈’ 작년에도 하셨고, 올해도 하셨거든요. 선생님 여든 중반을 훨씬 넘으셨어요. 저는 선생님이 너무 존경스럽고. ‘내가 선생님처럼 할 수 있을까?’ 그게 항상 의문이에요.
◇ 김현정> 그래요.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지금과 같은 열정이라면. 목디스크 관리만 좀 잘하시면요. (웃음)
◆ 박정자> 건강해야 되겠죠.
◇ 김현정> 건강관리만 잘하시면 얼마든지 80, 90 하실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50년 동안 배우 박정자라는 사람을 성원하고 지지해 준 팬들에게 한 말씀 하시죠.
◆ 박정자> 온 세상이 지금 꽃이에요. 너무 아름답죠.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연극 잊지 말아주시고. 아무리 우리가 지금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지만, 연극은 영원한 아날로그거든요. 아날로그를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 김현정> 너무나 아름다운 말씀입니다. 저도 아날로그를 아주 사랑하는 사람의 하나로서.
◆ 박정자>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오늘 인터뷰 너무 즐거웠습니다. 박정자전 잘 치르시고요. 앞으로도 왕성한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 박정자> 한번 저기 아트링크 나들이 좀 오세요. 꼭 오십시오.
◇ 김현정> 가야겠어요, 꼭 가야겠어요. 가서 인사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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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27(금) 연극인 박정자 "연극인생 50년, 그녀가 눈부신 이름"
2012.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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