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남북간 긴장과 대결 서로 상승작용
- 타격 대상과 방식 상세 거론 이례적
- 사이버테러 가능성도 배제 못 해
- 남북지도부 긴장 수위 완화 노력 필요
- 북 신형 ICBM이 종이? 지나친 소설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김근식 교수
“남조선을 3, 4분 안에 초토화시킬 특별행동을 곧 개시하겠다” 어제였죠. 북한이 이명박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판하면서 “특별행동을 하겠다” 이렇게 언급을 했습니다. 지난주에도 역시 “서울을 통째로 날려버릴 특별행동 하겠다” 이미 밝힌 터라서 심상치만은 않아 보이는데요. 이 상황을 해석해 줄 분 연결해 보죠. 북한전문가입니다.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김근식 교수 연결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북한이 잇따라 도발적인 발언을 내놓고 있는데요. 아니, 미사일을 쏜 건 북한이고 따질 사람은 우리 쪽인 것 같은데 왜 북한이 이러는 건가요?
◆ 김근식> 사실 지금 남북 간의 긴장과 대결이 서로 상승작용을 하고 있는 것 같고요. 이것이 지금 끝없이 계속 구조되고 있는 것 같아서 상당히 위험성 같습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습니다만, 가장 일차적으로는 최근에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남쪽의 대북행동이 북한의 최고지도부나 최고 존엄을 자극했다고 북한 측은 생각하는 것 같고요. 알려진 것처럼 대통령의 통일교육원에서의 발언이라든지, 최근에 국방부에서 공개한 김정은 집무실의 창문까지도 타격할 수 있다고 보여준 크루즈미사일 동영상 같은 것들은 북한으로서는 상당히 끔찍한 상황이었을 겁니다. 그런 측면에서 북한으로서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충성경쟁이 가능했을 거고요.
조금 더 배경을 넓게 거슬러 올라가 보면 최근 있었던 장거리로켓 발사가 실패 했고요. 그즈음에 김정은 체제가 새로 등장을 해서 강성대국을 선포하려고 했는데 체면이 구긴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새로 등장한 김정은 체제의 체제결속을 다지고 내부적인 충성을 좀 조직화해내고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압박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좀 회피하고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한 것으로서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게 마침 남쪽에서 자기들의 존엄을 건드린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아예 이 기회에 이것으로 몰아가자, 이런 분위기가 아마 내부적으로 정치적인 작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지금 말씀하신 대로 내부결속용, 말하자면 엄포수준이 될 것인가 아니면 정말로 그 이상의 추가적인 도발까지 갈 것인가 어떻게 보세요?
◆ 김근식> 그게 사실은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지금 두 가지 측면을 다 고려해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북이 남쪽에 대해서 한 이야기의 수준을 보면 대개 포괄적인 수준의 일반론적인, 예를 들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 남쪽과의 어떤 전면전도 불사할 것이고 그 책임은 남쪽에 있다” 이런 것들은 자주 들었던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남쪽에 대해서 자기들이 결의, 또는 의지를 다지는 측면으로 볼 수 있는데요. 이건 상당히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묘사가 되어 있어요.
◇ 김현정> 이번에는 언론사 이름까지 하나하나 들 정도인데요?
◆ 김근식> 타격 대상과 타격 방식들이 상세하게 거론 되어 있어서 구체적으로 무슨 행동에 옮기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우리가 좀 들고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어제 발표했던 주체가 최고사령부나 국방위원회나 무슨 총참모부의 명의가 아니고, 그 산하에 조직되어 있다고 하는 이른바 특별작전행동소조거든요.
◇ 김현정> '특별작전행동소조' 이것도 굉장히 낯선데요?
◆ 김근식> 굉장히 급조한 듯한 느낌을 주는 이름이고요. 소조이기 때문에 굉장히 소규모의 조직, 그렇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발표를 한 주체 수위가 격이라는 것이 너무 낮다. 그리고 굉장히 좀 이례적이고 급조한 측면이 있어서 오히려 이렇게 말해 놓고 뒤로 빠질 수 있는 또 하나의 틀을 만들어놓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분위기를 보면 너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실제로 감행할 가능성도 있고 그렇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뒤로 빠질 수 있도록 공신력 있는 주체라기보다는 조금 애매한 주체를 내세운 게 아닌가.
◇ 김현정> 빠질 수 있는 문은 열어놓았다는 말씀인가요?
◆ 김근식> 그럴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우리나라 최고의 북한전문가도 이번만은 예측이 어렵다 할 정도의 참 이례적인 상황입니다. 그런데 미국 백악관은 오늘 정례브리핑을 통해서 추가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성명을 내놨는데 이건 어떻게 해석하세요?
◆ 김근식> 지금 북한과 남한 사이에 계속 상호 에스컬레이터 되고 있는 긴장과 대결의 고조 속에 가장 불안한 게 미국과 중국일 것입니다. 그래서 사실은 북한이 이렇게 극단적인 긴장을 몰고 가는 데는 사실 미국의 대북 압박, 특히 2.29합의가 중단되고 깨져가고 있는 것 아닙니까?
◇ 김현정> 식량 주겠다, 너희 사찰 받아라. 이 합의요?
◆ 김근식> 그런 것들을 미국에 대해서 다시 또 큰소리를 쳐야 하는데 미국과의 협상은 계속 하고 싶고, 그런데 미국으로부터 압박은 계속 들어오기 때문에 이것을 관심 돌리는 데에는 또 남북 간의 대결이 북한으로서는 나쁠 게 없거든요. 남북 간의 대결이 마치 군사력 대결이나 지난 연평도처럼 충돌로 가버릴 경우에는 미국과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미국으로서는 그러한 실제적인 남북 간의 군사적 충돌과 국지전 양상을 가장 경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 백악관에서는 강도 높은 예방적 성명이 나온 것 같고요.
◇ 김현정> 말하자면 예방주사라는 말씀이네요?
◆ 김근식> 그래서 가능성이 높다기보다는 제발 그것만 하지 말아달라는 정치적 메시지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역설적인 얘기라는 말씀이시군요. 지금 발언을 보면 “3, 4분 그보다 더 짧은 순간에 특이한 수단과 우리 식의 방법으로 초토화 해버리겠다” 이런 문장이 있어요. 그래서는 안 되겠지만 정말 추가도발이 있다면 그 특이한 수단, 특별행동, 우리 식의 방법, 이건 뭘 의미하는 걸까요?
◆ 김근식> 북한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그 방식을 보면 우리가 영화에서나 가능한 사이버테러 같은 것들이 언뜻 떠오릅니다.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거죠?
◆ 김근식> 그러니까 국가의 인프라, 국가의 기관망들 있죠. 항공이라든지 항만이라든지 도로, 관제 이런 것들을 전부 우리가 컴퓨터시스템으로 제어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것도 순식간에 해킹을 하거나 들어와서 이것들을 붕괴시킬 경우에는 순식간에 국가 기관망이 정지하거나 교란 받을 수가 있죠. 그럴 경우 이런 것들을 연상시키는 문구인데, 또 최근에 북한이 김정은의 실적으로 CNC라고 해서 컴퓨터자동수치라는 얘기를 많이 자랑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그건 뭔가요?
◆ 김근식> 북한의 여러 가지 공업과정에서 공정을, 생산과정들을 돌릴 때 컴퓨터로 자동수치제어를 하겠다는 거거든요. 그런 내용들을 김정은의 치적으로 이야기하고 최근에 강성대국을 이야기하면서 지식경제강국을 할 때 그것이 자기들 과학기술의 승리라고 많이 자랑을 하고 있기 때문에요. 행여라도 컴퓨터의 어떤 자동화를 이용한 또는 인터넷망에 들어와서 이 사이버테러 등을 연상시키는 가능성이 있는데요. 제가 볼 때 그것까지 할 수 있는 그런 수준은 아닐 거라고 보고요.
◇ 김현정> 그런 수준은 아닐 거다?
◆ 김근식> 그래서 아마 우리 식의 특이한 방식, 특이한 수단이라고 하는 것을 보니까 아마 말만 하고 안 할 수도 있다,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정말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돼야죠. 지금 사이버테러라고 해서 '아휴, 그러면 그게 뭐 대단하겠어' 하실 지도 모르겠지만 전기가 멈출 수도 있고요. 국가에 엄청나게 중대한 발전소가 멈출 수도 있고 굉장한 큰일입니다. 그런 일까지는 가지 말아야 될 텐데요. 어쨌든 지금 엄포를 넘어서는 수준이 아닌가 걱정도 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언론사 이름을 일일이 거론한 건 어떻게 보세요?
◆ 김근식> 그건 아마 이제 최근에 남쪽, 북쪽 사이에 원색적인 비난이 오고갔고 그 과정에서 대통령의 국방과학연구소 방문이라든지 그 발언, 그 다음에 통일교육원에서 특강발언 등을 보도한 남측의 매체를 북이 봤을 거 아닙니까? 그래서 그것들을 보도한 매체를 보고, 이제 북한 입장에서 봤을 때는 다소 수준이 높게 과장되게 설명했거나, 북한 붕괴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봤던 언론매체들을 좀 눈여겨 본 것 같고요. 또 하나는 눈에 들어오는 것은 주로 파업을 하고 있는 언론사들입니다. 그래서 이제 그 남쪽에 여러 가지 정치적인 상황까지도 고려한 언론사의 지목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북한의 발언을 통한 도발이 이렇게 계속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는 게 바람직할까요?
◆ 김근식> 가장 중요한 것은 더 이상 긴장이 남북 간에 고조되는 걸 내려놓아야 됩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도 우려하는 것이 그것일 것이고, 지금 이 상황에서 북한이 실제로 도발을 하고, 지금 우리 국방부나 우리 군은 지난 연평도 사태 이후에 체면이 구겨진 상태이기 때문에 북한의 도발을 오히려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럴 때 정말 북한이 도발했을 경우 우리는 정말 가만히 있을 수 없고 대통령이 지시한 것처럼 선 조치, 후 보고 체계를 만들어놨기 때문에 무지막지한 남북 간에 국지전이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거든요.
◇ 김현정> 지난번 연평도 정도가 아니라 일단 촉발이 되면 상당히 큰 국지전으로도 갈 수도 있다는 말씀인가요?
◆ 김근식>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죠. 서로 치킨게임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누군가가 방아쇠를 당기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거라는 것이죠. 그런 측면에서는 북한이 어떤 식으로 공격을 감행할 것이냐에 대한 추측과 전망을 내놓기보다는 너무 올라간 긴장의 수위를 낮추려는 노력들, 북쪽의 지도부도 마찬가지고 남쪽의 지도부나 언론도 이 긴장이 더 이상 높아지면 우리가 감당하기 힘들다는 공감대를 만들어내면서 이것들을 좀 내려놓고 완화시키려는 지혜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정부도 그런 입장에서 문제를 풀어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지난번에 이명박 대통령이 “통미봉남시대는 가고 통중봉북의 시대가 왔다” 즉, 우리가 중국과 대화하면서 북한을 압박하는 시대가 왔다고 말한 것. 이런 것은 북한을 좀 자극했기 때문에 크게 도움은 안된 건가요?
◆ 김근식> 그렇습니다. 최근에 물론 북측도 남쪽에 대해서 남측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하고 수십만이 모여서 군중대회를 하는, 정말 이런 것들이 남쪽을 자극하는 것이고요. 남쪽 역시도 북에 대해서 북한의 수령제의 특성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령이라고 하는 북쪽의 최고 존엄을 건드리거나 북쪽의 체제전환, 또 붕괴 가능성, 또 국방부의 미사일 동영상같이 북쪽으로서는 상당히 군사적으로 타격을 주기 때문에 그런 식의 상호 자극적인 행동들은 자제해야 되는 것이죠.
◇ 김현정> '지금 우리가 치킨게임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결국은 피차 손해를 보는 거죠. 이건 좀 다른 얘기입니다만, 북한 전문가가 나오셨으니까 이 질문 한번 드려봐야겠어요. '북한이 지난 15일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 이게 종이로 만든 가짜일 수 있다?' 이런 의혹이 미국에서 제기됐어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근식> 사실 북한은 워낙 은둔한 체제이고 폐쇄적인 국가여서 전 세계의 관심이 보여 지는 그런 장면이 나오면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보는데요. 이번에 보인 대규모의 열병식 과정에서도 이제 신형 장거리미사일을 보여줬는데요. 이 부분을 이제 종이로 만든 가짜일 수 있다는 의혹은 제가 볼 때는 관심일 수는 있으나 지나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북한체제가 엉성한 체제라도 종이로 그 규모의 크기를 만들어서 갖고 올 수 있겠습니까?
◇ 김현정> 그 기술이 더 대단하네요.
◆ 김근식> 물론 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전 배치한 상황은 아닐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실제로 실험을 해 보고 발사실험을 해 봐서 몇 차례 기술적인 결함들을 보완한 다음에 실전배치를 하는 것인데요. 그 과정까지는 다년간의 기술적인 진보가 결합 되어야 되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렇게 큰 걸 가지고는 보여줬으나 실전용은 아닐 거라는 우리의 의심은 들 수 있으나, 이게 진짜 종이로 만든 것이란 생각은 좀 지나치게 나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김근식 교수님, 그런데 안철수 원장한테 남북관계 가르쳐주셨다는 건 사실이에요?
◆ 김근식> 지난 연말에 두 번 만난 적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자주자주 서로 만나서 공부도 좀 하고 그러세요?
◆ 김근식> 아닙니다. (웃음)
◇ 김현정> 나오셔서 제가 질문을 잠깐 드려봤어요. 오늘 귀한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24(화) 김근식 경남대 교수 "남북 치킨게임...무지막지한 국지전 가능성"
2012.04.24
조회 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