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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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 정부 공과 과 안고 갈 것
- MB 아바타? 대통령께 부담될까 송구
- 안철수 정세균 등 균형잡힌 정치 필요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대선 출마 선언한 임태희 前 대통령실장

“차기 대통령으로 박근혜도 문재인도 아니다. 박근혜 위원장은 킹메이커 역할을 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어제 대선출마선언을 하면서 남긴 말입니다. 무슨 의미일까요? 직접 들어보죠.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입니다.

◇ 김현정> 대선출마 사실은 예상치 못했던 일인데 어떻게 결심하시게 된 건가요?

◆ 임태희> 지난 2002년도에 제가 대통령선거를 치르면서 참, 그 당시에 뭐라고 할까요? 전쟁하듯 치르는 선거, 이걸 보면서 굉장히 느낀 게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어떻게 보면 대통령이라는 게 국민들의 입장에서 국정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이냐 이런 데에 대한 논의가 중점이 되어야 하는데요. 그것보다는 네거티브가 난무하고 상대방을 상처내서 또 무너뜨려야 되고요.

그러니까 또 이후에는 그 한 때문에 어떻게든 이것을 설욕해야 되겠다고 해서 또 현직 대통령을 공격 하고, 또 다시 정권을 잡으면 한풀이를 하고. 이런 한과 증오심과 또 한풀이를 하는 과정이 되풀이 되는 게 우리 정치라고 저는 봤습니다.

이게 지난 40년간 지속됐다고 보는데요. 그래서 제 나름대로 이번 선거조차 만일 그렇게 되면 제가 국정을 굉장히 중심에서 본 입장에서 대한민국이 정말 앞으로 기회도 많고 갈 길이 먼데 이 정치의 틀로 이번 대선 선거가 치러지면 안 되겠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새누리당 후보로 나선 분들은 너도 나도 탈이명박, 이명박 정부와 선긋기 하느라고 애쓰고 있는데요. 임태희 전 실장님은 누가 뭐래도 이명박 정부의 대표선수가 아니겠습니까? 장애가 되지 않을까요?

◆ 임태희> 물론 지금 정부 중심에서 일했던 사람으로 지금 정부의 공과 과를 다 안고 가야지요. 최근에 여러 가지 국민 여러분들께 참 송구스러운 사건들이 나면서 방해라기보다 제 스스로 좀 송구스럽고요. 그러나 우리가 정말 공정하게 이런 부분들을 정리할 것은 정리하되 또 나라는 앞으로 가야 된다. 또 국민들은 앞으로, 우리 미래로 좀 전진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출발을 했습니다.

◇ 김현정> 민주통합당이 어제 "국민들은 임태희 전 실장을 '이명박 대통령의 아바타'라고까지 말한다" 이렇게 말을 하던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임태희> 정치권에서 흔히 얘기하는 규정짓기, 낙인찍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상관없다는 말씀인가요?

◆ 임태희> 제가 그만큼 의식이 되나 보죠?

◇ 김현정> 그런 의미라고 받아들이십니까? 이명박 대통령하고 이미지가 겹쳐지는 것은 문제될 건 없다고 생각하세요?

◆ 임태희> 저는 제가 모시던 대통령께 오히려 제가 부담이 되는 것이 이런 대선출마로 인해서, 후보출마로 인해서 그게 송구스럽죠.

◇ 김현정> 어제 새누리당 박근혜 위원장을 두고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박근혜 위원장이 정권을 잡으면 야권은 공화당 정권이라고 낙인을 찍고 유신체제를 떠올리며 몸서리칠 것이다. 대선에 나서지 말고 킹메이커 역할을 해야 된다.” 이건 어떤 의미일까요?

◆ 임태희> 그게 논리적으로 박근혜 대표께서 어떤 주자로 나서면 안 된다, 이렇게 이제 막 받아들였는데요. 제가 사실 진심으로 가졌던 것은 된다 안 된다 이런 뜻이 아니라 지금 우리 시대에 정치인들이 제일 풀어야 될 숙제가 뭘까? 그러면 현재 정치권에서 가장 영향력이 다른 분들하고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분이 또 박근혜 전 대표시거든요. 우리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더할 수 없이 소중한 자산이고, 정치적 자산이고요.

그러나 지금 제가 보기에는 가장 큰 정치권의 숙제는 지난 한 40여 년간 반복된, 국민들이 보기에는 정말 구태의연하죠. 그래서 선거 때면 편이 딱 갈리니까 상대방에 좋은 사람이 있더라도 선택을 못하는 거죠. 최선의 선택을 해야 되는데 최악의 선택을 피하는 쪽으로 해서 결국은 자기편끼리 하고, 이렇게 해서 선거 때마다 양측의 골이 더 깊어지는 이 악순환을 우리 한 번쯤 풀어봅시다, 하는 뜻으로 저는 정말 진심을 가지고 얘기했던 겁니다.

◇ 김현정> 박근혜 위원장이 킹이 아니고 킹메이커 한다고 해서 그 골이 풀릴까요?

◆ 임태희> 그게 아까 말씀드렸듯이 상대방이 그 상징에 대해서 이미 규정짓기가 시작됐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가 저한테도 아바타니 이런 규정에 대해서 아까 지적을 한 건데요. 정말 상대방을 규정짓고 낙인찍고 이러는 것은 이제 정말 그만해야 됩니다. 그런 점에서 흔히 우리 기성의 틀 속에 양쪽의 진영이 너무나 명확하게 벌써 전선이 형성되어 있다, 하는 그런 뜻을 제가 지적 한 거죠.

◇ 김현정> 이미 야당으로부터 유신체제, 유신공주 이렇게 낙인을 찍히고 그런 비판을 받는 분이라면 새누리당을 위해서도 빠져주시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신다는 건가요?

◆ 임태희> 하여튼 그런 점을 지적한 겁니다.

◇ 김현정> 그럼 박근혜 위원장이 이대로 대선주자로 나오면 좀 힘들다고 보세요?

◆ 임태희> 글쎄, 지난 총선에서 여러 가지 민심이 나타났는데요. 지금 가장 앞서 계시죠. 앞서 계신데, 되고 안 되고의 문제는 국민들이 선택하시는 거니까 그것은 뭐, 제가 이렇게 이 자리에서 예상하는 거 자체가 경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제 문제는 되든 안 되든 그 이후에 전개될 정치상황은 우리가 지난 수년 동안 봐왔던 한과 증오와 한풀이의 연속, 반복, 악순환이다.

◇ 김현정> 박근혜 위원장이 대통령이 되면 또 그게 되풀이될 것이라고 보세요?

◆ 임태희> 그렇죠. 저는 오히려 이 그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하고 보는 겁니다.

◇ 김현정> 이상돈 비대위원은 그런데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재오, 김문수, 임태희 출마는 코미디다. 자신이 걸어온 길을 반성해야 할 때 너 나 없이 출마를 한다.” 이것에 대해서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이분들이 지지율도 미미한데 출마하는 게 요기다'는 이야기를 하신 거거든요?

◆ 임태희> 어떤 뜻으로 그렇게 얘기했는지에 대해서는 다 이해하시기 때문에 제가 여기서 뭐라고 말씀드릴 사항은 아닙니다. 다만 이제 어떻게 보면 박근혜 대표가 한 40m 앞에 가 계신 건 사실이죠. 다른 사람은 출발선에서 거의 출발 못하고 있는데요.

◇ 김현정> 지지율 차이가 크죠?

◆ 임태희> 그러나 결승점까지는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이제 국민들이 하시니까 그동안에 우리가 잠시 잊었던 것, 제가 아까 말씀드린 '우리 정치가 이래서 되겠는가. 또 앞으로 우리 미래를 위해서 어떤 것이 필요한가', 하는 점들에 대해서 우리가 국민들께서도 인식해 드리고 논의하고 이러다 보면 여러 가지 변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또 나오죠.

◇ 김현정> 청취자 한 분이 말씀을 듣고 이런 질문을 주셨는데요. “한풀이 이야기를 하시는데 위원장이 대통령이 되면 MB정권 청산작업에 들어갈 수도 있고, 그게 혹시 어떤 것을 좀 막기 위해서 나오신 것은 아닌가” 이런 질문 주셨네요?

◆ 임태희> 지금 잘못한 것에 대해서, 우리가 흔히 사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누가 그걸 피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검찰에서 이미 조사하고 그러지 않습니까? 또 이 대통령께서는 제가 있을 때부터도 “공정사회인데 법 앞에 누가 예외가 있느냐. 다 조사를 철저하게 하라"는 입장을 늘 갖고 계세요. 다만 지금 제가 한풀이라고 하는 것은 정말 여야가 갈라져서 어떻게 보면 상대를 적으로 인식한다는 거죠. 대통령이 돼도 적으로 인식하고 인정하지 않는, 그런 상황을 제가 얘기하는 겁니다.

◇ 김현정> 대통령이 됐을 때 이명박 대통령이 많이 인정받지 못하셨다고 생각합니까? 새누리당으로부터도?

◆ 임태희> 우리 대통령께서 그 처음의 출발은 제가 아까 말씀드린 그런 구도 속에서 비교적 좀 자유로운 상태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워낙 큰 표차로 당선이 되셨어요. 그런데 제가 당 정책위의장, 또 장관, 그 다음에 실장을 하면서 보니까 기존의 한국 정치구도가 지금의 정부와 같이 자유롭게 놔두지를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결국은 어떤 일을 했을 때 자기하고 맞지 않으면 상대방 쪽에 의심을 보내고요. 예를 들면 약간만 남북관계에 대해서 뭐라고 그러면 정체성이 흔들리는 거 아니냐, 이런 또 비판이 오고요. 또 한쪽에서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우리 기업들이 좀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도와주면, 그런 정책을 펴면 또 친기업정책이라고, 대기업경영이라고 말하죠. 양쪽에는 왜 그럴까? 이것은 상대방에 대한 어떤 진정성보다는 의심이죠. 편 가르기를 딱 해 버리는 거죠.

◇ 김현정> 이명박 대통령하고 나갈 때 상의하셨죠?

◆ 임태희> 어디요?

◇ 김현정> 대선 출마를 하겠다고 선언할 때 상의는 하고 오신 거죠?

◆ 임태희> 저는 상의 드리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모셨던 분인데 대선출마를 결심하면서 상의 안 하셨어요?

◆ 임태희> 저도 여러 가지 고민을 왜 안 했겠습니까? 그런데 이걸 저는 '이런 뜻으로 갖고 나온다' 하는 입장을 정리하고, 제가 공식 발표를 하기 전에 이게 이미 언론에서 그냥 기정사실화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그때 제가 기정사실화 된 다음에 청와대 정무수석한테 연락을 드려서 “사실은 이런 생각을 가지고 내가 준비하는 거 사실이다” 하고 제가 그냥 사후적으로 연락을 해 드렸습니다.

◇ 김현정> 그리고 답변은 못 받으시고요?

◆ 임태희> 못 받았습니다.

◇ 김현정>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은데요. 지금 한풀이 이야기를 하시면서 '이쪽이 정권 잡으면 저쪽이 한풀이하는 이런 것들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그럼 안철수 원장 같은 경우에는 정치권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 아니겠습니까? 그 논리대로라면 지금으로서는 가장 적합한 사람이네요?

◆ 임태희> 뭐, 하여튼 지금 지적하신 말씀대로 비교적 이런 데서 자유로운 사람들이 저는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한국 정치를 국민들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시는 이런 상태 아니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안철수 교수가 많은 주목을 받는 것으로 생각을 합니다. 제가 옆에서 보면 비교적 합리적이고 좀 균형 잡힌 이런 의정활동을 하시는 분이 또 정세균 대표세요.

그래서 정세균 대표도 그러시고, 우리가 하나의 무슨 파벌을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각자가 처한 자리에서, 각자가 있는 위치에서 기성의 정치틀을 우리가 한번 새롭게 바꿔보자, 한번 동참해 달라 이렇게 얘기한 거죠.

◇ 김현정> 물론 당은 다를 수 있습니다만, 안철수, 정세균 이런 분들과 함께 손잡고 도전해 보자, 이런 제안이십니까?

◆ 임태희> 저는 어떻게 보면 국민들께서도 이런 새로운 변화를 굉장히 바라고 계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