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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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3(목) 조건행 女사이클 국대 감독, 장택영 삼성연구소 "위험 무릅쓰고 국도서 훈련"
2012.05.03
조회 1605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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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클 전용도로 꿈도 못 꿔
- DMB 시청, 소주 1병 마신 격
- 스마트폰 조작도 상당히 위험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여자 사이클 국가대표팀 조건행 감독,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장택영 수석연구원


엊그제 노동절, 경북 의성군 국도에서 어이없고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상주시청 소속의 여자 사이클 선수들이 사이클을 타며 훈련을 하던 중에 25톤 트럭이 이들을 들이받으면서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당했죠.
이 사건에서 두 가지 문제점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왜 선수들이 위협을 무릅쓰고 국도상에서 훈련을 해야만 했는가' 또 다른 하나는 '운전 중에 DMB 시청, 이거 왜 못 막는 건가' 각각 만나보겠습니다. 먼저 여자 사이클 국가대표팀의 조건행 감독, 지금 상주에서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상주로 급히 내려가셨다고요?

◆ 조건행> 네, 그렇습니다. 어제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이곳 상주에 지금 내려와 있습니다.

◇ 김현정> 다친 선수들은 지금 상태가 어떻습니까?

◆ 조건행> 한 선수는 지금 부산 동아대학교 쪽으로 가 있고요. 그 다음 한 명은 이제 서울 아산병원, 또 다른 한 명은 대전의 병원에서 각각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 선수들하고 가족처럼 지냈던 분이라고 제가 알고 있습니다. 얼마나 마음이 아프세요.

◆ 조건행> 모든 분들, 특히 국민 여러분께서도 많은 애도와 슬픔을 가져주셨는데요. 무엇보다도 부모님... 제가 목이 메는데요. 죄송합니다. 상당히 안타까운 모습이고요. 제 입장에서도 늘 지켜봤던 선수들이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도 어떤 슬픔의 느낌은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젊은 선수들을 생각하면 저도 너무나 마음이 아픈데요. 그런데 사고가 난 장소를 보니까 차들이 쌩쌩 달리는 일반국도더라고요. 훈련하기에 상당히 위험해 보이는데 왜 거기서 훈련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건가요?

◆ 조건행> 보통 도로 사이클이라고 하는 것이 일반국도에서도 훈련을 좀 하게 되고요. 그 다음에 일반 지방도로나 여러 곳에서 훈련을 하도록 그렇게 규정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저희가 이제 장거리 훈련을 하게 되면 여러 곳곳을 누비게 됩니다. 보통 150km에서 200km까지 그렇게 장거리를 하게 되면 여러 곳곳의 도로를 저희가 사용을 안 할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부득이한 그런 경우, 이제 그런 국도에서 훈련을 하게 되는 겁니다.

◇ 김현정> 사이클 전용도로 같은 것은 없는 건가요?

◆ 조건행> 상당히 안타깝습니다. 외국의 경우는 전용도로가 지역별로 몇 군데는 되어 있습니다만, 국내에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자전거전용도로가 하나도 되어 있지가 않습니다. 물론 한강변에 4대강을 해서 자전거도로는 되어 있지만 이건 일반인들이 훈련할 수 있는 아주 좁고 천천히 탈 수 있는 코스고요. 선수들이 타기에는 오히려 그런 장소가 더 위험하거든요. 그래서 차량이 많은 곳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그렇게 훈련을 하는 것이 이제 한국 현실의 문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선수들을 위한 전용도로라는 건 지금 한 곳도 지금 없는 상태인데요. 그러면 다른 나라는 어때요? 다른 나라 선수들도 다 이렇게 위험한 상황에서 연습을 합니까?

◆ 조건행> 대부분 사이클이라는 것이 도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인데요. 외국의 경우를 보면 일반적으로 자전거 선수들이 탈 수 있게 곳곳에 마련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특히 시합이나 훈련 중에 운전자들이 선수들을 보호하는 측면이 상당히 많거든요. 그런데 이제 그런 거에 비해서 국내에서는 운전자들이나 안전도의 문제, 그런 것은 심각하게 바라보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자전거라고 하는 것이 이제 도로에서 타게 되면 자동차고, 동일한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보호를 받거든요. 결국은 사람이 타는 거지만 그것도 하나의 자전차로 그렇게 인식이 되어야 되는데 그렇지 않은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이 개인적으로 상당히 안타까운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참 안타까운 사고입니다. 가족들, 유가족들도 그렇고요. 부상당한 선수들, 옆에서 많이 위로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조건행> 네,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된 부분이죠. '운전 중 DMB 시청' 이게 얼마나 위험한 건지, 또 왜 막을 수는 없는 건지 이 문제 한번 짚어보죠. 교통전문가입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의 장택영 수석연구원 연결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DMB 시청이 운전 중에 위험하다는 거를 많이 듣기는 했습니다만, 어떤 객관적인 연구 수치가 있습니까?

◆ 장택영> 저희 연구소에서 몇 년 전에 시뮬레이터를 이용해서 실제 운전하는 상황을 재현했습니다. 왕복 4차로를 70km로 주행하면서 실제 얼마나 위험한지를 시험한 결과가 있는데요. 운전 중에 DMB를 시청하게 되면 '전방주시율'이라고 전방을 주시하게 되는 비율이 있는데요. 그게 한 50.3%로 떨어지게 됩니다.

◇ 김현정> 원래는 전방을 100% 봐야 되는 거죠?

◆ 장택영> 그런데 정상적인 운전에서도 한 70, 80% 정도 전방을 주시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주위 분산을 하면서 운전하기 때문에요. 그런데 50%로 떨어지다 보니까 결국 절반 정도는 전방을 주시 않은 채로 운전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고요.

◇ 김현정> 이거를 만약 음주운전하고 비교하면 어느 정도나 되는 거예요?

◆ 장택영> 그래서 비교해 봤더니 알코올 농도 0.05% 상태. 우리가 음주운전 단속기준이라고 하는 알코올 혈중농도인 0.05% 상태보다도 더 높은, 훨씬 더 위험하다는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소주로 비교를 하자면 어느 정도나 마신 상태로 운전하는 것과 같다고 비교 될까요?

◆ 장택영> 직접적인 비교는 그렇습니다만, 소주 반 병에서 한 병 정도. 그 사이 정도로 위험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이번 사고에서 트럭이 승합차와 추돌한 뒤에도 무려 100m나 지난 뒤에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그러는데 이게 엄청난 거죠?

◆ 장택영> 그렇습니다. 차량 내 DMB 단말기 같은 걸 조작하는데요. 실제 한 6초 정도가 소요되는 것을 저희가 시험 결과로 얻었습니다.

◇ 김현정> DMB를 조작한다니요?

◆ 장택영> 물론 시청을 합니다만, 조작을 하지 않습니까?

◇ 김현정> 채널 돌리고 볼륨 조절하는 걸 말씀하시나요?

◆ 장택영> 6초 정도를 조작하는데요. 만약에 한 70km 정도로 주행하다 보면, 110m~120m 정도를 주행 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걸 다시 초단위로 환산하면 0.6초 정도를 시청을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10m 정도를 가버리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제한속도 60km에서 그 정도 거리를 가게 되기 때문에 횡단보도가 우리 일반 도심에서 한 6m~8m 이렇습니다. 그러다 보면 한 10m 정도는 그냥 가게 되어 있기 때문에 자칫 보행자들을 그냥 충돌하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거죠.

◇ 김현정>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는 건데, DMB 시청 때문에 벌어진 교통사고 수치나 통계가 나와 있는 게 있나요?

◆ 장택영> 경찰 사고조사 항목에 이 내용이 이제 빠져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얼마가 발생하는지 잡히지를 않고요. '운전자 안전운전불이행'이라는 항목으로 잡히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DMB 시청이 법적으로는 금지가 되어 있는데 처벌 규정은 없다. 왜 이렇게 솜방망이가 됐느냐' 이 부분이 논란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실효성이 없다고 봐야 되는 거죠?

◆ 장택영> 아무래도 대부분의 단속을 하게 되는 경우에 경찰관들이 차량 앞 쪽에서 단속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실제 운전자는 DMB 시청을 뒤에서 하죠? 그러다 보니까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나는 안 봤다'고 얘기한다든가 '우측 백미러를 봤다'고 해 버리면 어떤 과학적인 증명 방법이 없기 때문에 어렵다는 얘기죠.

◇ 김현정> 그나마 발견을 했다고 하더라도 처벌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요?

◆ 장택영> '도로교통법상 49조에 운전 중 DMB 시청금지를 훈시조항으로 규정'은 하고 있습니다만, 벌칙조항이 없죠. 처벌을 하는 조항이 없기 때문에 실질적인 단속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 김현정> 다른 나라의 경우에는 어떤가요?

◆ 장택영> 차량 내 화상용 표시장치 같은, 이러한 부분들을 보는 경우에는 규제를 하고 있는데요. 대부분의 교통안전선진국들은 휴대전화뿐 아니라 화상용 표시장치, DMB 같은 것을 이제 범칙금으로 부과하고 있고요.

◇ 김현정> 얼마나 부과하나요?

◆ 장택영> 일본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 돈으로 한 10만 원 정도 입니다.

◇ 김현정> 크네요?

◆ 장택영> 호주는 호주 달러로 한 220불. 미국 같은 경우는 주마다 다릅니다만, 100불 정도입니다.

◇ 김현정> 여기도 한 10만 원, 12만 원 정도 되네요?

◆ 장택영> 10만 원 조금 넘게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지금 보입니다.

◇ 김현정> 거기에 비하면 우리는 정말 솜방망이 처벌. '그냥 보려면 보십시오' 수준이라 얘기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이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DMB 시청 외에도 운전자들이 조심해야 될 건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요. 딱 한 가지만 얘기해 주신다면 어떤 걸까요?

◆ 장택영> 최근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첨단화되고 다양화 되면서 운전 중에 TV 시청뿐만 아니라 문자를 주고받는다든가 심지어는 인터넷까지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존 아날로그 휴대폰에서는 필요 없었던 터치라는 부분인 거죠. 손동작이 들어가니까 운전자의 주의를 분산시키는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개연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운전 중에는 반드시 전방만 주시하는 습관을 평소에 기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