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21(월) 이대철씨 (홍천 살둔마을) "해를 품은 '집'을 지었어요"
2012.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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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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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홍천 살둔마을 이대철 씨



요즘 주유소의 휘발유값 보고 깜짝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가정 난방도 마찬가지예요. 전기난로도 누진세죠. 보일러비도 만만치 않죠. 여러 가지로 어려운데. 그런데 난방비가 1원도 들지 않는 집이 있다면, 여러분 상상이 되십니까? 겨울에 이 집을 방문했던 분 얘기를 들어보니까 외부기온이 영하 10.8도였는데 이 집은 난방 전혀 없이 영상 20도가 유지가 되더랍니다. 어떻게 가능한 일인지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들어보죠. 강원도 홍천 살둔마을에 살고 계세요, 이대철 씨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선생님, 안녕하세요?

◆ 이대철>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아침 살둔마을 풍경은 어떻습니까?

◆ 이대철> 오늘 아침에 온도가 영상 7도예요. 여기는 강원도 산속이기 때문에 우리들이 보통 겨울이 6개월이라고 그럽니다, 여기는. 6개월 동안은 난방을 해야 되죠. 아직 우리 텃밭에 묘목을 심지 못했어요. 잘못하면 눈서리가 오기 때문에.. 눈서리가 오게 되면 식물이 다 죽기 때문에 그냥 며칠 더 기다리고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나라에서 가장 추운 몇 곳 안에 드는 그런 곳에 지은 집인데 정말로 도시가스, 석유, 석탄 이런 걸 일절 안 쓰신다는 거예요?

◆ 이대철> 네, 우리는 처음 설계할 때부터 일체의 화석연료라 그러죠. 보통 석유가스, 석탄 같은 그런 에너지 난방 연료를 하나도 안 쓰는 집으로 지었습니다.

◇ 김현정> 여름에는 어떻습니까, 여름에는 에어컨도 안 켜세요?

◆ 이대철> 여름에는 에어컨이 없어요. 여기는 근본적으로 서울보다 조금 온도가 낮기는 하지만, 서울에서도 무지하게 더운 날, 35도쯤 되는 날 그런 날도 짙은 그늘 안에 들어가면 시원하잖아요. 그때 온도는 바깥이나 안이나 나무 밑이나 똑같습니다.
똑같아도 태양의 직사열이 차단이 되기 때문에 시원한 것처럼 이 집은 워낙 단열이 잘 된 집이라 차단이 돼서, 햇볕이 차단이 돼서 시원합니다. 온도 자체는 외부 온도랑 같지만.

◇ 김현정> 겨울에도 아무 난방을 안 하는데 20도가 유지되는 비결이 뭡니까? 어떻게 지으신 거예요, 집을?

◆ 이대철> 우선 집을 지을 때 굉장히 단열을 잘 해야 돼요. 단열을 잘하고 이런 제로에너지하우스를 짓기 위해서는 어떤 필수적인 조건이 쭉 있습니다. 그 조건을 꼭 지켜야 되고. 원리를 얘기하면 저희가 늘 갖고 다니는 마오병하고 같다고 생각하면 돼요, 진공보온병이요. 한번 열이 들어오고 나면 식지 못하게 집을 갖다가 지은 거죠.

◇ 김현정> 절대로 한번 들어온 열은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이게 원칙이라고요?

◆ 이대철> 네, 그게 원칙이죠. 그러니까 원칙대로 한다면 100% 그래야 되는데 실제로 집이라는 것은 어딘가 조금씩 결함이 있기 때문에 약간씩 식죠, 매일매일. 왜냐하면 또 우리가 들락날락하니까. 문 열 때마다 찬공기가 약간씩 식는데. 그건 뭘로 그걸 갖다가 올려주냐 하면 제일 중요한 게 창문 틈에 들어오는 햇빛이에요.

그 햇빛이 전체의 한 1/3 쯤을 도와주고 나머지 1/3은 우리가 쓰는 가전품 있잖아요. 가령 냉장고 그러면 냉장고의 전기가 보통 한 300W쯤 되는데 냉장고를 움직이는 데는 100W도 쓰지 않고 나머지 200W는 열로 변합니다. 우리 TV도 마찬가지잖아요. TV 만져보면 따끈따끈하잖아요. 그 열도 집안 난방에 도움이 되는 거죠.

그리고 세번째는 사람 자체입니다. 사람도 시간당 과학자들 말에 의하면 한 90W쯤 계속해서 열을 갖다가 발생한다고 그러니까. 그 열도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하면 집안을 충분히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것만 가지고는 잘 상상이 안 돼요. 어떻게 꽁꽁 닫아놓으시기에 그러면 그 열들이 다 안 나가게 한다는 건가요?

◆ 이대철> 집을 지을 때 이 집은 보통 집보다 조금 다른 게 뭐냐 하면 단열이 잘 되어 있고 유리창을 좀 좋은 걸 쓰기는 하지만, 그렇게 큰 차이는 없는데. 집을 지을 때 잘 지어야 돼요, 꼼꼼하게. 빈틈이 없이.

◇ 김현정> 혹시 단열을 특별히 스티로폼을 두껍게 한다든지, 이런 게 있습니까?

◆ 이대철> 물론 지역별로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제가 계산한 걸로는 우리나라는 제주도까지 포함해서 하나의 기후대라고 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단열재, 그러니까 스티로폼은 반드시 20cm 이상이어야 됩니다. 20cm 이상이 바닥에서부터 시작해요. 바닥도 20cm, 벽도 20cm. 지붕, 천장도 20cm. 그거는 꼭 지켜야 됩니다.

◇ 김현정> 무조건 20cm. 거기다가 창문 뒤에는 나무로 덧문도 대셨다고 제가 듣고 있고. 벽난로도 아주 큰 거.

◆ 이대철> 그걸 우리가 처음에 할 때 저희가 잘못 생각한 겁니다. 덧문을 달면 유리창을 통해서 나오는, 생기는 열손실을 덧문을 통해서 좀 막아볼 수 있을까 하고 덧문을 갖다가 비싼 돈을 들여서 만들었는데 문을 놔보니까 별로 도움이 안 돼요. 조금만 도움이 되는데 그 조금이라는 건 설치하는 데 든 비용하고 생각을 해 보면 터무니없이 비효율적인 거라서 지금은 그걸 갖다가 사용하지 말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청취자분이 이런 말씀주셨어요. “그렇게 꽁꽁 열을 묶어둔다면, 환기는 어떻게 합니까?”

◆ 이대철> 이 집은 원칙적으로 공기가 안팎에 절대 통하지 못하게 지은 집이기 때문에. 특히 밤사이에 우리가 들락날락하지 않으면 방안의 공기가 사람이 숨쉬고 뭐하고 그래서 오염이 되잖아요. 오염된 공기를 갖다가 기계적으로 강제로 빼내고 들여보내고 그래야 됩니다. 그때 들어가는 전기는 전구 하나 켠 정도의 전기가 들어가는데 그것도 뭐 24시간 쓰는 것도 아니고 겨울철에만 하루에 한 서너 시간 돌리면 맑은 공기가 유지됩니다.

◇ 김현정> 그런데 건축을 전공하신 분이 아니고요. 독학으로 지으셨다면서요?

◆ 이대철> 네.

◇ 김현정> 그럼 이건 일반인들도 공부하면 지을 수 있다는 얘기잖아요?

◆ 이대철>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니에요. 이 원리를 갖다가 배우고. 그리고 저희들이 한 달에 한 번씩 이런 제로에너지하우스에 대해서 강좌를 해요, 여기서. 1박 2일로 워크숍을 하니까 그 워크숍에 참가하면 거의 대개 기본적인 원리를 알 수 있고. do it yourself 많이 하는 분들은 자기 자신도 이런 집 지을 수 있어요.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닙니다.

◇ 김현정> 홍천에 살둔 마을, 그 집에서 워크숍을 하시는 거군요?

◆ 이대철> 네.

◇ 김현정> 이거 관심 있다, 하시는 분들은 그럼 그리로 연락드리면 됩니까? 이대철 선생님한테?

◆ 이대철> 그렇죠, 그러니까 지금 이걸 찾으려면 저희 홈페이지가 있어요. http://zeroenergyhouse.kr 거기 들어오시면 저희의 워크숍의 스케줄이 매달 나옵니다.

◇ 김현정> 지금 관심 있는 분들이 문자를 많이 보내주고 계세요. 제로에너지하우스, 귀농 꿈꾸시는 분들한테 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오늘 아침 귀한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