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18(금) 최일구 MBC 기자 "권재홍 부상? 한심하다"
2012.05.18
조회 1062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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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의 장막' 내려진 보도국보며 답답
- 파업장기화에 경제난 호소하기도
- 김재철 사장 퇴진해야 파업종료
- 일부 복귀에 노조 흔들리지 않아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일구 MBC 기자 / 전 앵커


오늘로 벌써 110일째 MBC의 파업이 장기화 되고 있습니다. 도무지 그 끝이 보이지가 않습니다. 어제는 MBC 사측이 노조 기자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서 보도국을 전면 폐쇄하는 상황까지 벌어졌고요. 기자들이 거기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논란이 더 뜨거워지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을 이분은 어떻게 보고 계실까요? 얼마 전까지 MBC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를 하다가 거리에 있는 후배들과 함께하겠다면서 나간 분이죠, 최일구 기자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다른 방송 인터뷰가 좀 어색하시죠?

◆ 최일구> (웃음) 네, 그렇습니다. 저희 방송도 못 하고 있는데, CBS에서 이렇게 인사드리니까 기분은 좀 야릇하네요.

◇ 김현정> 그리고 워낙 재미있는 분이어서 저도 좀 재미있는 인터뷰를 하고 싶었는데 내용이 조금 무겁네요. 지금 보도국은 폐쇄된 상태인가요?

◆ 최일구> 네, 그렇습니다. 그제 오후부터 그런 상황이 됐는데 참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사측이 그런 결정을 요새 말로 하면 좀 찌질하다고 할까요? 만감이 교차하고 마치 우리 어렸을 때 말이죠. 형제끼리 싸우다가 형이 삐져서 자기 방문 걸어 잠그고선 동생보고 ‘야, 너 내방에 다시는 들어오지 마.’ 이러면서 문 걸어 잠그는 거하고 뭐가 다릅니까? 아니 어떻게 한솥밥 같이 먹던 선배라는 사람들이 이렇게 치졸한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인지 무한한 배신감을 느끼게 됩니다.

◇ 김현정> 회사가 왜 문을 걸어 잠근 겁니까? 이유는 있을 거 아니에요?

◆ 최일구> 글쎄요. 저희 젊은 후배 보도국 기자들의 파업이 장기화 되다 보니까, 지금 회사 측에서 시용기자를 뽑겠다하는데요. 그것이 만약 성사가 된다면 우리가 파업이 끝나고 정상화 됐을 때 보도국 내 위계질서가 상당히 붕괴되는 그런 상황이 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후폭풍을 막기 위해서 침묵농성을 하기 위해서 올라가려고 했던 것인데 그것을 그렇게 철창으로 봉쇄하는 그런 사태를 불러일으키게 된 것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임시로 기자를 뽑겠다. 여기에 대해서 노조 측 기자들은 반발하고 있는 상황, 이런 거군요?

◆ 최일구> 당연하죠.

◇ 김현정> 회사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면 노조가 들어와서 정상뉴스를 하든지 그게 아니라면 임시기자라도 뽑아서 정상적인 뉴스를 해야 되지 않겠느냐.”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 최일구> 그건 사측의 주장이고요. 저희들이 지금까지 110일 넘게 무임금 상태에서 길거리에서 이렇게 싸움을 하고 있는 이유는 그동안 김재철 사장이 2년 동안 사장으로 재임하면서 공정방송을 무너뜨렸던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저희들은 김재철 사장의 퇴진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정상업무에 복귀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인 겁니다.

◇ 김현정> ‘공정방송을 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어제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했어요. 9시뉴스를 진행하던 권재홍 앵커가 노조 측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부상을 입었다면서 뉴스를 진행하지 않았어요. 어떻게 된 일입니까?

◆ 최일구> 저도 어제 저희 뉴스데스크는 보지 못했는데 권재홍 앵커가 빠진 상태에서 다른 앵커가 뉴스를 진행을 했어요. 그러면서 파업 중인 기자들하고 충돌을 해서 타박상을 입었다. 부상을 입어서 회복할 때까지 권재홍 앵커가 못 나온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저는 그 뉴스가 끝난 뒤에 다른 우리 후배들한테 전화로 듣게 됐고 인터넷을 통해서 알게 됐는데.

◇ 김현정> 저도 보도 보고 깜짝 놀랐는데요.

◆ 최일구> 글쎄, 그게 그제 밤에 있었던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어제도 저희가 회사 나가서 후배들하고 얘기를 해 봤고 사진도 봤고. 그래서 권재홍 앵커가 승용차를 타고 퇴근하러 승용차를 타러 나오는 과정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고 그러는데 후배들 얘기는 전혀 그런 사안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제가 봐도 청경들 3, 40명이 에워싸서 경호를 하고서 차량까지 에스코트를 해서 가고 있었고, 차 안에 앉아 있었던 권재홍 앵커의 사진을 봐도 그렇게 큰 부상을 입었거나 그런 상태가 아니었고. 그래서 어제 노조에서는 사측의 그런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그래서 오늘 오전 11시에 긴급기자회견을 한다고 그럽니다.

그리고 어제 저희가 뉴스 한 것을 제가 다시 보기를 했는데 과연 일개 앵커가 설사 타박상을 입고서 부상을 했다 하더라도 그게 전 국민이 알아야 될 톱뉴스감이냐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고 이게 저희 노조에서 지금 하고 있는 김재철 사장 퇴진이라는 논점을 물 타기 하기 위한 전형적인 수법이 아닌가.. 저는 현재 그렇게 이해를 하고 있어요. 이따 11시에 가서 사실을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말하자면 여론전을 하기 위한 물 타기 작업이었다?

◆ 최일구> 저는 그렇게 보고 있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보도국 문은 잠기고 함께 일했던 동료들끼리 폭력이야기가 나오고. 이런 상황을 보면 심경은 어떠세요?

◆ 최일구> 아... 갑갑합니다. 지금 뭐 회사 쪽에서 5층에까지 이르는 통로는 오로지 비표만 갖고 있는 기자들이 올라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 한 대만 가동이 되고요. 나머지 5층으로 통하려면 4층이나 6층에서 계단이 있을 거 아니에요. 거기에 철창을 내려놓은 거예요, 방화셔터를.

그래서 저는 그걸 보면서 ‘아, 저건 철의 커튼이다, 철의 커튼. 젊은 후배기자들의 양심을 저는 철의 커튼으로 앙심으로 막고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오늘이라도 당장 철의 커튼은 빨리 철거가 되어야 된다. 저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동료, 후배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건 어떤 점입니까?

◆ 최일구> 지금 뭐 힘들어하는 점은 오늘로 110일째인데요. 이렇게 방송 사상 최장기 파업에 돌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뭔가 회사 측에서 우리가 김재철 사장에 대한 배임혐의라든가 J모 씨라는 무용수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라든가 이런 일들을 여러 번 수차례 고소도 하고 항의도 하고 하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서 회사에서는 묵묵부답이라든가 답변 회피라든가 이런 거로 일관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이 가장 힘들다고 보고 있고요.

또 두 번째는 저희 기자들이나 PD, 다른 또 우리 조합원 동지들이 전부 방송사 직원이기 이전에 생활인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110일 가까이 무임금 상태로 하다 보니까 경제난에 많이 시달리는 것도 사실 인간적으로 힘든 그런 부분이 있죠.

◇ 김현정> 사실 저도 그 부분 생각했어요. 지금 100일 넘어가면 경제적인 부분의 곤란이 상당할 텐데. 또 끝이 보이는 싸움이면 모르겠습니다만, 끝도 안 보이는 거 아닌가요?

◆ 최일구> 그렇죠. 현재로서는 이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죠. 끝난다고 한다면 결국에는 저한테도 지인들이 많이 만나서 묻기도 하고 전화로 안부를 물으면, “도대체 MBC 파업이 언제 끝나느냐?” 이렇게 묻는데 저는 뭐 대답을 이렇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재철 사장이 퇴진하는 그 순간이 MBC 파업이, 이번 파업이 끝나는 시점이다.” 이렇게밖에는 말씀을 못 드리고 있어요.

◇ 김현정> 지금 청취자 한 분이 질문을 주셨는데. "파업이 길어지니까 더 이상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업무에 복귀하는 노조원들도 있습니다. 뉴스에 다시 돌아온 분들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뭐라고 답변하시겠어요?

◆ 최일구> 그건 아주 일부,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겁니다. 그리고 시청자분들께서는 배현진 앵커라든가 양승은 씨라든가 이런 좀 알려진 인물들이 복귀를 하니까 노조 파업 대오가 무너지는 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들을 하시지만 사실 전혀 그런 건 없고요.

이번에 파업을 접고 올라간 저희 후배들이지만 그 사람들 나름대로 고충이 있을 거라고 보고 그러나 그것은 일개의, 하여튼 작은 케이스에 불과할 뿐이지 전체적인 파업 대오와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지금 저희 파업 배후 중에 보면 정년을 1, 2년 앞둔 저희 선배들까지도 다시 조합원 자격을 획득하고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 김현정> 파업으로 인해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이 누군가 따지자면 사실은 시청자 아니겠습니까? 국민들인데. 응원하는 분들도 있지만 반면에는 이제 그만 해라. 이거 정치파업 아니냐 하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이제 그만 해라 하는 그분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최일구> 그 말씀은 그것입니다. 저희가 그동안 방송을 제대로 못 해 왔기 때문에 방송을 바로잡기 위해서 저희가 이런 투쟁을 하고 있는 거다. 이런 이해를 좀 해 주시고요. 저희가 이러는 이유는 진짜 우리 대한민국 공중파 MBC로서 진짜 말할 수 있는 자유, 그리고 시청자들이 마음껏 들을 수 있는 자유를 이번에 확실하게 찾기 위해서 이런 투쟁을 하고 있다고 좀 믿어주시고요. 조금만 더 참아주십시오.

◇ 김현정> 최일구 앵커님, 같은 앵커로서 다음에는 웃는 인터뷰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