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30(수) 손근평 한성운수 버스기사 "반쪽지폐 너무해요. 걸리면 벌금 30배"
2012.05.30
조회 801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성운수 손근평 버스기사



여러분, 버스 타실 때 어떤 방법으로 요금을 내십니까? 요즘은 카드 쓰시는 분들이 가장 많을 거고요. 그 다음은 현금이겠죠. 그런데 이 버스비를 아끼려고 요즘 별의별 방법들이 다 동원이 된다고 그럽니다. 지폐를 반으로 쭉 찢어서 내는가 하면 장난감돈, 위조지폐까지 등장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서울시에서 대대적으로 집중단속을 해 봤더니, 1월부터 3월. 단 석 달 동안 350여 건의 부정사례가 집계가 됐다는군요. 시내버스 천태만상, 오늘 좀 구체적인 얘기 듣고 싶어서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현직 버스기사 한 분을 연결해 봤습니다. 한성운수의 손근평 기사님 연결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버스 운전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손근평> 17년차 들어갑니다. 만 16년 됐고요. 17년차 들어갑니다.

◇ 김현정> 요즘도 그렇게 부정승차 행위가 많아요?

◆ 손근평> 글쎄요, 저희들이 요금통을 계수 집계를 저희들이 하지 않고 회사 직원분들이 그 계수 집계를 하는데. 직원분들이 하시는 말씀을 인용하면 찢어진 반쪽 지폐나 뭐 그런 것이 나오는 경우가 좀 자주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가장 흔한 부정행위는 그럼 반 쭉 찢어서 접어서 내는 거?

◆ 손근평> 네. 그런 경우하고. 그런 경우는 저희들이 적발하기가 사실 좀 어렵습니다. 1000원짜리 지폐를 4등분으로 접어버리면, 이게 온전한 지폐인지 접은 지폐인지 저희들이 구분이 잘 안 되고. 돈통 계수를 할 때 딱 펴보면 발각이 되는 경우고요.

저희들이 요금 부정행위를 같은 것을 직접 볼 수 있는 것은, 느낄 수 있고, 보는 것은. 요금이 1150원으로 인상이 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제 1000원을 내시고 들어가시면 성인이신 경우에 “손님, 150원을 더 내셔야 되십니다.” 그렇게 말씀을 드리면, 들어가면서 “잔돈이 없어요.” 하면서 들어가 앉으시면 계속 내시라고 강요를 할 수도 없고 그냥 쓴웃음만 짓고 마는 경우가 많습니다.

◇ 김현정> 카드로 승차하는 고객들은 부정을 저지르기는 어렵죠?

◆ 손근평> 카드로 타시는 분 경우에는 많지 않지만 간혹 카드를 단말기에 갖다 대면 “요금이 부족합니다” 하는 멘트가 나옵니다. 그래서 한 세 번, 네 번 대시다가 막상 카드가 되지 않으면 “아, 돈을 가지고 나온 게 없다. 어떡하느냐” 하면서 그냥 들어가시는 경우도 있고. 또는 이제 “1만 원짜리밖에 없다.” 그러면 1만 원짜리 내시면 사실 손님들 100원짜리로 다 잔돈을 거슬러 주는 게 어렵지 않습니까? 그런 경우도 있고.

◇ 김현정> 거슬러 줄 수가 없으니까. 황당하네요. 그럴 때는 좀 죄송하지만 내리십시오, 이렇게 말하기는 어려운가요?

◆ 손근평> 저희들이 서비스 직업이다 보니까 또 손님들한테 그런 분들이 다른 사람 또 다시 이용을 해 주시니까요. 이렇게 손님들하고 다툼이라든가 이런 거 같은 것을 하기는 좀 어렵습니다, 좀 강요하고 그러기가.

◇ 김현정> 차마 그렇게는 못하고 알아서들 좀 양심껏 해 주셔야 되는데.

◆ 손근평> 그렇죠, 사실은 손님들이 자진해서 요금을 잘 내주시면 고맙죠.

◇ 김현정> 지금까지 쭉 지켜볼 때 주로 부정승차를 많이 하는 연령대가 특별히 있나요?

◆ 손근평>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이렇게 찢어진 지폐, 반쪽 지폐 같은 것을 넣는 경우는 학생들이 이제 거의 장난삼아 그러는 경우가 많고요.

◇ 김현정> 중고생들?

◆ 손근평> 그리고 연세가 좀 있으신 분들 경우에는 100원짜리 동전을 넣을 경우에 요금이 토큰 쓰던 시절에는 토큰을 넣는 소리, 500원짜리 넣는 소리, 100원짜리를 넣는 소리가 구분이 됐습니다.

◇ 김현정> 다 다르죠.

◆ 손근평> 요금이 많지 않을 때. 그런데 지금 같은 경우에는 100원짜리를 9개, 8개를 주르륵 넣으면 감으로도 ‘아, 이게 몇 개 정도 덜 들어갔다’는 감은 오지만 확인은 할 수가 없습니다. 요금통에 세어볼 수가 없으니까요.

◇ 김현정> 그렇겠네요. 우당탕탕탕탕 들어가면 그거 어떻게 1000원인지 1150원인지 알 수가.

◆ 손근평> 그러면 이제 손님한테 여쭤보죠. “요금을 얼마 넣으셨습니까?” 그러면 “1150원 넣었습니다” 그러면 이게 물증이 없으니까요.

◇ 김현정> 그래요. 우리 손근평 기사님 목소리 들어보니까 거기서 1만 원짜리 내고 “나, 돈 없어요.” 해도 못 잡으실 분이에요. 목소리가 아주 착하게 들리는 이런 분이신데, 마음씨 좋은 기사님 같으신데.

◆ 손근평> 고맙습니다.

◇ 김현정> 손 기사님뿐 아니라, 다른 동료분들 중에도 이런 황당한 경우 겪은 분들이 많으세요?

◆ 손근평> 많이 계시죠. 많이 계시고요. 저희들 기사들 입장에서는 그렇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손님들이 미리 타실 때 요금이 사실 저 같은 경우도 차를 탈 때 요금이 부족한 경우가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러면 미리 타기 전에 “제가 100원이 부족하니까 좀 태워줄 수 있습니까?” 하면 아니면 “200원이 부족하니까 태워줄 수 있습니까?” 하면 보통 기사분들은 다 태워 드립니다. 또 전혀 돈이 없다고 “내가 몇 정거장 가야 되는데 좀 태워주십시오.” 하면 또 태워드리거든요. 그런데 이제 그렇게 얘기를 안 하시고 눈속임이다 그럴까 아니면 기사 모르게 그럴까 그런 경우가 저희들도 사실은 좀 언짢죠.

◇ 김현정> 그게 더 기분이 나쁜 거군요. 반 쪼개서 낸다든지 이런 게.

◆ 손근평> 네.

◇ 김현정> 그래요. 버스 경력 16년. 그러면 그동안 별의별 손님 다 보셨을 텐데. 꼴불견 승객. 방송 나오신 김에 좀 얘기하고 가시죠. 어떤 승객이 제일 보기 싫으세요?

◆ 손근평> 글쎄요, 제가 운전하면서 보면 꼴불견이라고 그래야 될지 아니면 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이라고 그래야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게 성별로, 연령대별로 유형이 조금 씩 다릅니다.

◇ 김현정> 어떻게 달라요? (웃음)

◆ 손근평> 젊으신 분들 같은 경우에는 여자, 남자분 같이 타시면 대개 맨 뒷좌석으로 가십니다. 그래서 지나친 애정행각 같은 걸 하는 경우가 있고요. 저희들은 보고 싶지 않아도 룸미러로 뒤에 손님 내리고 타시고 손님 상황을 봐야 되는데, 룸미러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보이게 됩니다. (웃음)

◇ 김현정> 그렇죠. 신경이 쓰이시죠.

◆ 손근평> 그리고 젊으신 분들은 요즘 스마트폰을 많이 쓰지 않습니까?
그러면 스마트폰 가지고 문자를 보낸다든가 인터넷을 한다든가 하다가 정류장에 손님을 다 내려주고 문 닫고 출발하려고 그러는데 그때 막 뛰어오면서 내려달라고 그런 손님도 계시고요. 또 중년 남자분들이 많으신 경우인데 음주하시고 소란을 피우신다거나 억지를 부리시는 경우, 아니면 큰소리로 전화통화하는 경우가 계시고요.

◇ 김현정> 혹시, 음주하고서 버스에서 토하거나 혹은 용변을 보시는 이런 분들.

◆ 손근평> 그런 경우도 있고. 얼마 전에는 제 차에서, 그분은 연세는 많지 않으신 젊으신 분인데 너무 만취해서 차에서 소변을 보신 경우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럴 때는 어떻게 하세요?

◆ 손근평> 그 손님이 워낙 만취가 돼서 제재는 안 되고, 그 손님을 내리시게 하고 거기서 차 닦는 걸레, 그런 거나 휴지 같은 임시방편으로 처리를 하고. 토하셨을 경우에는 주위에서 물을 좀 얻어서 붓는다거나 그렇게 하는 경우.

◇ 김현정> 기사님들이 정말 고생 많이 하세요, 이런 저런 고생들.

◆ 손근평> 그러면 여자분들 같은 경우에는 카드가, 요즘 기계가 성능이 좋기 때문에 지갑에다 넣어서 카드를 갖다대도 잘 됩니다. 그런데 그 지갑을 다시 큰 가방에 넣어서 가방 채로 갖다대다 보니까

◇ 김현정> 삑삑 계속 에러나는.

◆ 손근평> 그렇죠. 기계하고 위치가 잘 맞지 않다 보니까 다시 대시죠, 몇 번 대다 보면 뒤에서 타시는 분들은 기다리고 계시고 그런 경우가 계시고요.

◇ 김현정> 기사님, 기사님, 저희 끊어야 되는데 어떻게 하죠. (웃음)
끊고 나서 나중에 꼴불견 승객 조금 더 얘기해 주세요.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