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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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비판일 뿐 상관모욕 아냐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상관모욕죄로 기소된 대위의 어머니 전계숙 씨


자신이 트위터에 대통령 비판글을 올렸다가 상관모욕죄로 군검찰에 기소된 현역대위에 관한 뉴스. 여러분 들으셨죠? 어제 국방부는 이 대위에 대해서 "엄정처벌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이 대위가 군의 조사를 받은 후에 자살을 기도했던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는데요.
도대체 뭐가 그렇게 억울해서 자살기도까지 했을까. 입장을 직접 듣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 대위가 인터뷰에 나설 경우 "또한번 징계사유가 되기 때문에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해 왔고요. 대신 대리인 자격으로 어머니를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아들 이 대위가 '군의 기소 소식을 듣고 자살시도를 했었다'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는데요. 정황이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전계숙> 트위터 상에 강정마을과 관련해 잠깐 논란이 있었는데요. (아들과 트위터 상에 논쟁을 벌였던) 한 대학생이 캡쳐라고 그러나요? 갈무리라고 그러나요? 그렇게 해서 기무사에다 제보를 했고요. 바로 기무사 조사가 들어왔습니다. 그 다음에 군검찰에서 소환을 했고, 그 직후에 많이 불안해했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잘 몰랐고요. 그런데 옥죄는 수사가 ‘아, 일이 커지는구나’ 싶었습니다. 본인은 그것이 트위터상에 국민으로서, 주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지, 그것이 상관모욕죄가 되는 것에 대해서까지 생각을 못 했을 겁니다. 그 부분이 억울했었을 것이고요. 그 다음에 그런 극단적인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 상태는 어떤가요?

◆ 전계숙> 지금도 심리치료를 받고 있죠.

◇ 김현정> 그러면 그 후로 우울증이 좀 있는 건가요?

◆ 전계숙> 네.

◇ 김현정> 아들 이 대위는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억울하다고 하던가요?

◆ 전계숙> 예.

◇ 김현정> 어떤 점이 그렇게 억울하다고 얘기를 합니까?

◆ 전계숙> 자기는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한 것이지, 상관으로서 모욕을 줄 만한 그런 것이 아니다" 이렇게 말합니다. 예를 들어서 대통령께서 "너, 군인으로서 이런 일을 해라" 그런데 얘가 그 앞에서 "나는 당신이 시킨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할 수가 없다" 이렇게 얘기한 게 아니지 않습니까? BBK나 내곡동 사저나 그 다음에 KTX 분할매각이나 인천공항 매각이나 기타 등등 일련의 사건들을 접하면서 군인도 군인이기 이전에 한 주권자 아닙니까? 그리고 그것을 비판할 권리는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얘가 상관으로서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 아니라 주권자로서 대통령이 했던 정책에 대한 자기 생각을 얘기한 거라고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억울해한다기보다, 이것이 꼭 기소까지 해서 이렇게 온 나라가 떠들썩하게 하게... 저희가 어떤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그런 커다란 문제인가 하는 의문이 들죠.

◇ 김현정> 그러니까 '군통수권자로서의 대통령을 비판한 게 아니다. 나는 국가의 위정자로서 대통령을 비판한 거다' 이런 입장이신데요. 그런데 이 대위가 쓴 트위터 글을 보니까 “지금 남북관계의 경색은 MB 정부의 대북 XX외교가 한몫을 하고 있다. 기어코 인천공항을 팔아먹으려고 발악을 하는구나” 등등 문제가 된 게 15건이었습니다. 거기에는 대통령에 대한 욕설이 포함이 되어 있고요. 군은 “대통령에 대해서 욕설을 하지 않았느냐. 이건 모욕이다. 군인에게 대통령은 상관이라서 상관모욕죄에 해당된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요?

◆ 전계숙> 그런데 보통 요즘 젊은이들이 트위터를 할 때, 자기 트위터가 온 나라 국민이 다 볼 수 있게, 그렇게 까발려지는 것을 전제하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개인의 사적공간이다, 이런 말씀인가요?

◆ 전계숙> 저희들도 학교 다닐 때, 지금 아이들도 그렇습니다. 지금 아이들도 뒤에서 선생님, 우리 무슨 선생님 이렇게 말하지 않고 비속어를 섞지 않습니까? 그런 젊은이들의 문화 차원으로 얘가 했던 거지, 그 비속어 부분이 상관모욕죄라면 그것도 내부징계나 이런 걸로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 김현정> '일단 욕설 부분은 인정하더라도 기소까지 한 것은 너무 과한 징계다' 이런 말씀이세요?

◆ 전계숙> 네.

◇ 김현정> 이건 좀 불편한 질문일 수도 있겠지만 제가 있는 그대로 전달을 하자면, "혹시 이 대위가 군 생활 부적응자나 아니면 평소 군대 내에서 상당히 불만을 가진 어떤 불평분자는 아니었는가?" 이렇게 의심하는 사람도 많은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전계숙> 상당히 보수적인 면이 강한 아이입니다. 예를 들어서 단 1m를 가더라도 안전벨트를 매고요.

◇ 김현정> 예를 드신 건데, '아주 원리원칙주의자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전계숙> 그렇죠. 원리원칙주의자이고요. 저는 처음에 육사를 보낼 때 그 부분이 얘한테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고요. 군의 보수적인 면에서 어떤 룰을 지키고 원칙을 고수하는 그런 부분이 얘한테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잘 적응을 했고요. 부적응자라면 어떻게 좋은 성적이 나오고 유학을 또 갈 수 있었겠어요.

◇ 김현정> 그건 무슨 말씀이세요? 좋은 성적에 유학을 갔다는 게?

◆ 전계숙> 얘가 일본 방위대학교 유학을 다녀왔습니다.

◇ 김현정> 군인을 하면서요?

◆ 전계숙> 육사에서요.

◇ 김현정> 육사 성적이 좋아서 일본 유학까지 간거군요?

◆ 전계숙> 성적이 3분의 1 안에 들면 유학을 보내는 케이스가 있었는데 2년간 갔다 왔고요. 그리고 국제관계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국제관계나 이런 면에 있어서 얘가 상당한 식견이 있고요. 솔직히 처음에 얘가 가졌던 생각이 뭐였냐 하면,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해서 찬성을 했습니다, 사실. 오히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북관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던 아이입니다. 이렇게 정치적인 식견들이 좀 생기다 보니까 얘가 이번에는 비판을 하게 된 거죠. 누구나 정치인들도 바뀌지 않습니까? 처음부터 똑같은 생각을 10년 동안 하지는 않잖습니까?

◇ 김현정> '국제정치학, 국제외교 이런 걸 전공한 사람으로서 칭찬도 할 수 있고 비판도 할 수 있었을 텐데, 칭찬을 할 때는 문제가 안 됐다가 비판글을 쓰니까 이제 문제가 됐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전계숙> 그러니까 일각에서 갖고 있는 "종북군인이다"라는 것은 생각의 변화가 있었다는 거지, 어떤 종북과 연결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저로서는 불쾌하고요. 억울하죠.

◇ 김현정> 이 대위가 육사를 갈 때, 처음에는 어머님이 좀 말리셨다고요?

◆ 전계숙> 일단 서울대 수시합격을 했습니다. 그 전에 3학년 초에 얘가 육사를 가겠다고 했을 때 저는 싫었습니다, 군인이. 그냥 평범하게 살기를 바랐고요.

◇ 김현정> 아들은 왜 꼭 육사를 가겠다, 군인이 꼭 되고 싶다고 하던가요?

◆ 전계숙> 네. 그러니까 영화 ‘위아 솔저스(We're soldiers)’에 나오는 장면에서 “지친 군인의 군화를 매주는 저런 상관이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 김현정> 베트남전 영화에서 상관이 부하의 구두끈 매주는 장면, 그걸 봤다고요?

◆ 전계숙> 네. 제가 그 부분에서 설득을 당했죠. 그런 리더십을 가지고 따뜻한 마음, 이렇게 몸으로 보여주는 따뜻한 군인이 되고 싶다는 취지였겠죠. 저도 그렇게 의미적으로 알아들었고요. 그래서 제가 허락을 했고, 가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어쨌든 군의 입장은 변함이 없습니다. "엄정하게 처벌할 것이다"

◆ 전계숙> 그런데 저의 짧은 소견으로는 군검찰과 국방부는 서로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물론 독립된 곳이죠.

◆ 전계숙> 독립된 건데. 군이 이번 재판을 공정하게 이끌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굳이 이렇게 엄정 처벌하겠다는 발표를 먼저 함으로써 그럼 그 재판에 개입을 하겠다는 얘기밖에 안 되지 않습니까? '국민이 군의 상관이라고 생각을 하고, 이렇게 재판에 개입하겠다는 것은 이것이야말로 상관모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아마 들으시면서 또 다른 반론을 가지고 계신 청취자들도 있을 줄 압니다. 오늘은 '이 대위의 입장은 뭔가? 자살시도를 할 만큼 억울했던 점은 뭔가?' 그 입장을 대리인 자격으로 어머니를 통해서 들어봤습니다. 어려운 가운데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