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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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병훈 야구 해설위원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남을 먼저 생각하는 의협심 투철한 사람, 이런 사람들에게 주는 상이 바로 용감한 시민상이죠. 어제였습니다. 관악경찰서에서 성추행범을 잡은 시민 한 분에게 용감한 시민상을 줬는데요. 보니까 낯이 익습니다. 전 프로야구 선수이자 지금은 야구해설가로 활동중이죠, 이병훈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지금 대단한 화제인데요. 직접 만나보죠.‘KBS N 스포츠’의 이병훈 야구해설위원입니다.
◆ 이병훈>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지금 몸은 좀 어떠세요?
◆ 이병훈> 다친 곳은 없는데요. 젊은 사람이랑 십여 분 씨름하다 보니까 온몸에 알이 뱄습니다, 지금.
◇ 김현정> 지금도 욱신욱신하시겠네요.
◆ 이병훈> 네. 그래서 한 이틀간 아내가 로션 발라서 마사지해 주느라고 고생이 많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그 사건이 터진 게 월요일 새벽이었던 건가요?
◆ 이병훈> 월요일로 넘어오는 새벽 1시쯤이었죠.
◇ 김현정> 어디서 뭘 하고 계시던 거예요?
◆ 이병훈> 제가 일주일 한 번 정도 둘째 아들하고, 고등학생인데 야구선수라 한 번씩 스윙연습을 같이 합니다, 놀이터에서. 집 앞 놀이터에서 하고 있었는데 그 주택가에서 여자 비명소리가 좀 크게 났어요.
◇ 김현정> 악, 하고 소리 지르는 여자 비명.
◆ 이병훈> 그래서 깜짝 놀라서 봤더니 젊은 남자가 비명소리가 나는 쪽이죠, 집에서 튀어나오면서 도망을 가는 것을 처음 제가 보고 공원 안에 있었기 때문에 제가 나갈 상황은 안 됐고. 그래서 궁금해하던 차에 젊은 친구가 다시 그 집 앞에 와서 서성대기에 그냥 운동선수 특유의 어떤 감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그게 좀 있어서 불렀어요, 제가.
◇ 김현정> 그 사람이 “무슨 일입니까?” 하면서.
◆ 이병훈> 네. 제가 이리로 좀 와보라고 그랬더니 저한테 너무 심하게 육두문자를 저한테 던지고 슬금슬금 옆으로 가는 것을 제가 뭔가 있다 해서 “거기 서”라고 그랬더니 도망을 가더라고요.
◇ 김현정> 그때부터 추격전이 시작된 거군요.
◆ 이병훈> 그래서 제가 현역 때 느린 편에 속했는데, 발이요. 그래도 저 일반인보다는 제가 좀 빠를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한 십여 미터 정도 될 겁니다. 그래서 제가 그걸 쫓아가서 다이빙캐치를 했죠, 그러니까 야구 선수들이 잘하는.
◇ 김현정> 확 뛰어서 잡으신 거예요?
◆ 이병훈> 네. 그래서 그 과정에서 한 십여 분 간 뒤엉켜서 또 흉기나 그런 것을 또 가지고 있을까 봐 아무래도 젊은 사람이고 해서 한 십여 분 간 그러고 있는데 제가 나중에 좀 지치더라고요. 그래서 제압을 하는 과정에서 다행히 그래도 평소에 운동을 제가 좀 하고 있어서 크게 힘이 딸리지 않아서 이렇게 경찰을, 신고하기 전까지 붙잡고 있었던 그런 상황이었어요.
◇ 김현정> 붙잡고 있었던. 그런데 그 범인이 흉기를 갖고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육두문자까지 날리고. 그런데 바로 이 사람을 잡으러 가야겠다라는 생각이 번뜩 들던가요? 좀 무섭지는 않으셨어요?
◆ 이병훈> 운동선수가 말이죠, 간혹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할 때가 있습니다.
◇ 김현정> 판단하기 전에.
◆ 이병훈> 특히 야구선수가 여기다 싶을 때는 이미 늦었을 때가 많아요. 빨리 몸이 반응할 때가 많은데 아직 그게 좀 남아 있었던 것 같고.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잡았는데 힘이 만만치가 않아서, 그 친구가.
◇ 김현정> 20대니까요.
◆ 이병훈> 네. 그래서 이거 괜히 잡았다 싶기도 했죠, 순간.
◇ 김현정> 놓칠 것 같아서, 이거 당할 것 같아서.
◆ 이병훈> 이거 모른 체할 걸 그랬나? 그런데 또 요즘 그런 이상한 사건도 많고 해서 한 명의 피해자라도 또 없는 게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정말 초인적인 힘이 나오더군요, 그 순간만큼은.
◇ 김현정> 정말 잘하셨어요. 정말 큰일이 날 뻔한 성추행 사건을 막으신 건데. 그렇게 해서 범인을 경찰에 넘겼는데 그날은 이 사람이 이병훈 씨인지를 몰랐다가 다음 날이 돼서 언론에 알려지고 용감한 시민상까지 받게 되셨어요. 이런 상 받아본 건 처음이시죠?
◆ 이병훈> 처음이죠. 제가 아무래도 운동은 좀 잘한 편이었기 때문에 상은 좀 받아봤는데. 제가 경찰서에서 상 받아보기는 처음이고요.
◇ 김현정> (웃음) 기분이 어떠셨어요?
◆ 이병훈> 처음에 제가 알려지는 것도 좀 부끄럽기도 하고 그래서 고사를 했는데. 또 그게 아니신가봐요, 경찰 입장에서는.
◇ 김현정> 그럼요. 알려야죠, 이런 건. 본이 되는데.
◆ 이병훈> 이번 주에 서울지방경찰청인가요, 제일 높은 분이 계신. 거기서 표창을 받게 됐어요.
◇ 김현정> 또 받으세요, 상을?
◆ 이병훈> 그래서 제가 ‘야, 일 잘하고 경찰서도 가게 되는구나‘ 하는 걸 이번에 느꼈습니다.
◇ 김현정> 그날 현장에 아들이 같이 있었잖아요. 아들이 아빠 모습 보고 뭐라고 하던가요?
◆ 이병훈> 일단 저희 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인데 어제 학교에 가서 아주 스타가 됐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다시 아빠를 다시 보게 된 계기가 좀 된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냥 해설위원이고 아빠 방송에 많이 나오고 이런 것만 보다가 그런 모습을 보니까 아빠가 조금 무섭다고도 얘기합니다.
◇ 김현정> 아빠 힘이 그 정도였어? 이런 얘기하는 거예요?
◆ 이병훈> 그런데 한편으로는 “와, 아빠 나도 겁이 났었는데 아빠가 그러시는 거 보니까 너무 멋있다” 그러면서 눈물까지 그렁그렁하면서 말이죠.
◇ 김현정> 아주 여러 가지로 잘하셨습니다. 아들한테도 좋은 아빠가 되고.
또 하나 화제인 것이 이 포상금 받은 것을 전부 다 기부하겠다고 하셨네요?
◆ 이병훈> 용감한 시민상을 받게 됐는데. 착한 시민도 좀 되고 싶어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 김현정> 제가 야구 해설위원들하고 인터뷰 많이 했습니다만, 이런 내용으로 인터뷰하기는 저도 처음이네요.
◆ 이병훈> 저도 이런 내용으로 방송해 보기는, 여태까지 방송 한 1만 번을 한 것 같은데 처음입니다.
◇ 김현정> 고생 많이 하셨고요. 앞으로도 좋은 일 많이 해 주십시오. 몸조리도 잘하시고요.
◆ 이병훈>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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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23(수) 이병훈 야구 해설위원 "전직 야구선수, 한밤중 성추행범 검거하다"
2012.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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