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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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연극배우 정찬교 씨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구석기 시대 원시인 한 분을 연결합니다. 무슨 말인가 하니 무려 16년 동안 원시인 전문배우를 해 온 분이 있어서 화제인데요. 제가 긴 설명을 하는 것보다 직접 만나서 직접 들어보죠. 전곡 선사박물관의 원시인 전문배우 정찬교 씨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찬교>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자기소개부터 직접 해 주시죠.
◆ 정찬교> 저는 대학로의 연극배우에 연기자입니다.
◇ 김현정> 그리고 어디서 지금 원시인 역할을 하시는 거예요?
◆ 정찬교> 지금 경기도 연천 전곡에 구석기 전곡 선사박물관에서 연기하고 있습니다, 매주 주말 토요일과 일요일에.
◇ 김현정> 구체적으로 박물관에서, 선사박물관에서 어떤 연기를 하시는 건가요?
◆ 정찬교> 선사박물관에 오시면 야외체험장하고 그 다음에 전시실이 있습니다. 야외체험장에서 석기체험 교실하고 움집 짓기 교실, 그리고 원시인 움직임을 경험할 수 있는 분장실이 있고.
그리고 전시실에는 박제가 된 원시인들과 동물들이 전시되어 있어요. 그래서 학생들과 또 관객들에게 인류 역사에 대해서 공부를.
◇ 김현정> 할 수 있도록. 그럼 원시인들 가죽치마 같은 거 입고, 상의 탈의하고, 긴 머리하고 그런 모습으로?
◆ 정찬교> 네, 그렇죠. 거의 완전하게 박물관장님하고 팀장님이 두건을 쓰셔서 구체적으로. 그래서 학술적인 측면에서 거의 완전하게 분장을 하고 가발을 쓰고 온몸에 보디페인팅을 하고 그리고 맨발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를 들고.
그 다음에 구석기인들이 사용했던 창을 들고. 그리고 왼손에는 불씨 하나를 들고 오른손에는 주먹도끼를 들고.
그리고 제 의상이 약 16kg 되는데 곳곳에 석기를 타격을 해서 날카로운 파편이라는 돌조각을 제가 심어서 다녀요.
◇ 김현정> 그래서 이게 지금 원시인들이면 가볍게 입을 것 같은데 사실은 16kg나 달고서는 연기를 하시는 거군요.
◆ 정찬교> 그건 제가 설정한 거죠. 원시인들이 사실은 전기에는 옷을 하나도 안 입었고. 그 다음에 중기, 후기로 가면서 위험해서 옷을 입기 시작했는데.
물론 원시인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캐릭터를 살리려고 그렇게 설정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보통 박물관 가면 마네킹으로 전시를 해 놓는데 여기는 직접 사람이 분장을 하고 주먹도끼 사용하는 모습을 재현하는, 이런 시스템이에요. 그러면 뭔가 연기가 그냥 동작만 하는 게 아니라 말도 하세요?
◆ 정찬교> 당연하죠. 구석기인들은 타지의 언어를 사용했어요. 깨는, 깨고 하는 격음화. 쿠, 크, 흐. 그래서 주로 직접 타격을 가하는 그런 원시적인 언어를 사용했죠.
그래서 여기 박물관에 관계된 박사님들과 석사 그 다음에 팀장 이런 분들이 구체적으로 저한테 공부를 하게 해 주셨어요.
◇ 김현정> 구석기 원시인들의 말을 가르쳐주신 거예요?
◆ 정찬교> 그렇죠. 그렇게 하고 제 나름대로 또 책도 많이 읽고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직접 불을 지피고 석기 타격을 하는 방법도 제가 연습을 많이 했고요.
◇ 김현정> 그러면 이게 설명만 쭉 해 주실 게 아니라, 지금 우리 청취자들이 선사박물관 구경 온 학생들이라 생각하시고 구석기인들의 말을 조금만 좀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 정찬교> 네, 재밌습니다. 빨리 와라 그러면 빠르크 빠르크와.
◇ 김현정> 진짜로 그런 말을 썼어요? 빠르크 빠르크와?
◆ 정찬교> 아마 그러했을 겁니다. 그리고 천천히 와라 그러면 천크 천크 사르크사르크.
그리고 춥다 그러면 뿌츠츠츠추타. 어투투투투허.
◇ 김현정> 지금 장난치시는 거 아니죠? (웃음)
◆ 정찬교> 아닙니다, 실제로 연기할 때 그렇게 하고. 그리고 기분이 좋다 그러면 어크크크크투 투투투투투파.
전혀 한국말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 아이들이나 관객들이 역사에 관해서 모르고 원시인에 관해서 모르니까 저희가 만든 겁니다.
◇ 김현정> 이게 지금 연천에 전곡 선사박물관이니까. 말하자면 우리나라 이 땅에 살던 원시인들이 예전에는 이런 말을 썼을 것이다, 이거 박사님들이 연구한 것을 가지고 직접 연기를 하시는 거예요.
◆ 정찬교> 네, 그렇죠. 우리 국사책에는 안 나와 있지만, 최대한 노력을 해서 구체적으로 표현하는데. 사실 재현이 아니라 창작이죠, 창작.
◇ 김현정> 이런 일을 16년 동안이나 하셨어요, 그런데?
◆ 정찬교> 네. 96년 5월 5일 그때 구석기 문화제가 처음 열렸고 그때부터 혼자 모노로 연기를 하다가 연천군청에서 저를 픽업해서 원시인 역할로 축제를 맡았었고 지금은 박물관에서 이번에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보통 아르바이트로 연극배우가 이런 연기를 시작을 했다고 하더라도 젊어서 잠깐 하고 말 것 같은데 어떻게 16년 간 계속하게 되셨어요?
◆ 정찬교> 첫째는 제가 제 자신의 문제인 제가 연기자로서 신체 훈련, 집중력을 기르고. 그 다음에 완전한 완벽한 균형을 기르기 위해서 제가 선택한 거고.
그리고 정신적으로는 제가 명상 수행자로서 명상 공부를 하기 위해서 집중력을 기르는 계기가 됐어요.
◇ 김현정> 집중력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되고. 그럼 하루에 몇 시간이나 원시인으로 이렇게 근무를 하시는 거예요, 주말에?
◆ 정찬교> 아침 10시 반부터 저녁 4시 반까지입니다.
◇ 김현정> 그럼 그 시간 동안에는 화장실이든 식사든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세요?
◆ 정찬교> 연기를 하다가 배가 고프면 제가 분장실에 먹을 것을 갖다 놓고 관객들에게 신비감이 깨지지 않기 위해서 제가 트레이닝복이나 모자를 뒤집어쓰고 그리고 빠른 동작으로 화장실 갔다 오고 밥 먹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원시인 복장으로 화장실 가는 건 아니시네요?
◆ 정찬교> 원시인 복장을 그대로 입고 분장을 한 채로 위에 걸쳐 입는 거예요.
◇ 김현정> 위에 걸쳐 입고, 신비감을 유지하기 위해서. 학생들이 화장실 갔다가 원시인 만나면 안 되니까.
◆ 정찬교> 그렇죠, 당연하죠.
◇ 김현정> 그런 또 노고가 있네요. 원시인 복장하고 딱 등장해서 아까 같은 그런 재미있는 말을 썼을 때, 사람들 반응이 가지각색일 것 같고 그 중에는 좀 상처를 주는 말도 있을 수 있어요.
◆ 정찬교> 그렇죠. 반응이 첫번째는 아이들이 무척 좋아해서 딱 멈춰서 “야, 원시인이다!” 말하면서 달려오는 애들도 있고, 우는 애들도 있고, 도망가는 애들도 있고.
그러다가 장난꾸러기 애들은 가까이 다가와서 가발도 벗기고. 그 다음에 옷도 찢으려고 하고. 그 다음에 장난스러운 어른들은 팬티도 벗기려고 하고 그런 사태가 발생을 하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처음에는 좀 엉뚱하고 재미있는 분이 아닐까 살짝 그런 생각도 했는데 말씀 듣다 보니까 누구보다 이 직업에 대한 애착, 자부심 강한 분이네요.
연극도 열심히 해 주시고, 우리 학생들을 위해서 계속해서 원시인으로 연구 많이 해서 퍼포먼스 보여주십시오.
◆ 정찬교>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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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5(화) 정찬교 연극배우 "16년 동안 구석기 원시인 재연하며 사는 남자"
2012.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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