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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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건국대 경제학과 최배근 교수
어제 하루만 시가총액 30조원이 증발했습니다. 코스피는 올 들어 세 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했고요. 1780선까지 떨어졌죠. 사실 유럽경제위기 이게 하루 이틀 된 게 아니라서 이미 어느 정도 면역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걸까요? 어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그랬죠. “유럽 재정위기가 대공황 이후 최대의 충격을 줄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걱정입니다. 긴급진단 하겠습니다.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최배근 교수, 연결을 해 보죠.
◇ 김현정> 일단 어제 우리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스피 폭락, 이거 원인은 역시 유럽입니까?
◆ 최배근> 유럽도 있고요. 미국도 있고 지금 전체적으로 안 좋습니다. 단지 거기에 유럽의 스페인으로 대표되는 유로존 위기하고 그 다음에 중국 경제도 지금 안 좋다고 나오고 있고요. 미국의 5월달 고용지표가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상당히 나쁘게 나왔죠. 그런 악재가 결합되어지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또, 6월 1일 효과 같은 것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6월 1일 전 달 통계가 발표되는데요. 미리 예상했던 것들은 대개 시장에서 선반영 된 건데, 예상하지 못했던 것들로 인해 추가 충격이 나타났을 때 그것이 월 초에 크게 하나의 쇼크로 나타날 수 있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데 그리스, 스페인 등 유럽의 경제 위기, 하루, 이틀 된 게 아닌데요. 요즘 들어서 좀 더 흔들리는 느낌이 드는 건 그냥 느낌입니까? 진짜로 뭔가 분위기가 바뀐 건가요?
◆ 최배근> 아닙니다. 그동안 사실 많은 전문가들을 포함해서 지금 현재의 상황을 좀 제대로 진단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 김현정> 무슨 말씀이세요?
◆ 최배근> 지금 미국 경제나 유럽 경제나 일본 경제는 말할 것도 없고 시스템에 문제가 좀 있습니다. 과거의 시스템이 더 이상 작동이 제대로 안 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이런 경고들이 계속해서 지난 한 2, 3년간 나오고 있는 거고요. 유로존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서 지난 금요일하고 오늘 새벽에 마감을 한 유럽 증시를 보게 되면 영국이나 프랑스보다 독일이 더 많이 떨어졌어요.
◇ 김현정> 그렇더라고요.
◆ 최배근> 그게 뭐냐면 독일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금 경제가 낫다고 하는 나라인데요. 독일 경제에 대해서 우리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이 독일은 일본처럼 굉장히 수출에 목을 매는 경제 구조입니다. 유로존의 경제가 안 좋아지고 글로벌 경제가 안 좋아지면서 독일의 경제가 굉장히 안 좋아지고 있고, 안 좋아질 것으로 전망을 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수출이 잘 안 되니까 독일 경제 위축될 거다?
◆ 최배근> 그런 점에서 일단 독일 경제도 상당히 시스템적인 문제가 있어요. 이런 점에서 선진 국가들의 경제들이 시스템적인 문제가 있는데 그동안에 사실 비유하자면 환자를 수술해야 되는데 일종의 진통제를 놔서 제가 흔히 3년 전부터 모르핀에 의존한다고 그랬는데 유동성을 우리가 돈을 풀어서 임시변통식으로 해결해 왔어요.
그러면서 경제 체질들이 굉장히 취약해졌어요. 작은 충격에도 굉장히 크게 흔들리게 되고 말이죠. 최근에 우리는 미국이 경기 회복세로 이렇게 들어섰다는 얘기를 많이 했었잖아요. 지난 연말부터 연초까지요. 그런데 지난 5월 달에 고용지표 조금 안 좋게 나온 것으로 인해서 제조업지수 조금 떨어진 거 가지고 폭락을 했거든요. 그만큼 취약하다는 얘기입니다.
◇ 김현정>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는, 예를 들어서 수출에만 의존한다든지 한 가지에만 의존하는 이런 경제 시스템이다. 이런 말씀이세요?
◆ 최배근> 그게 주로 독일이나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인데요. 제조업 중심으로 경제 구조가 돼 있는 나라들이 갖고 있는 문제고요. 미국 같은 경우는 우리가 길게 보게 되면 70년대 산업화가 완료되면서 대개 이제 금융 3, 40년은 금융으로 돌아갔습니다, 경제가. 그러면서 고용 창출이 굉장히 약화되어 왔었습니다. 고용 창출 능력이 지난 40년 동안, 지속적으로.
그리고 그 속에서 금융 중심으로 경제 운용을 하다 보니까 사회보장시스템도 굉장히 취약해지게 되고 그 다음에 그 속에서 2000년대 이후에는 혁신도 제대로 작동이 안 되고 있어요. 그런 점에서 이게 총체적인 시스템의 문제가 한 시대가 바뀌는 과정 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게 유동성 공급만 가지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걸 어떻게 풀어야 될까요? 저는 사실 그리스, 스페인 정도 해결하면 세계 경제 나아지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인터뷰를 시작을 했는데, 그 정도 차원이 아니라는 말씀이에요?
◆ 최배근> 그렇죠. 지금 대개 접근하고 있는 것은 사실 미봉책입니다. 임기응변식으로 급한 불 끄자는 식으로 대개 접근해 오고 있는 건데.
◇ 김현정> 말하자면 그리스가 휘청거리면 그리스에 돈 더 지원해 주고 이런 식이잖아요.
◆ 최배근> 그렇죠. 스페인도 아마 그런 식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을 텐데. 이제 국가들마다 공통점이 있고 차이점도 있지만, 미국 경제 같은 경우에는 사실 장기적인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단지 금융위기 같은 충격이 유럽보다는 아무래도 달러를 사용하고 달러를 프린트할 수 있고 그 다음에 중앙은행의 역할이 유럽중앙은행과 달리 직접 개입을 할 수 있는 이러한 강력한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유럽과 같은 금융위기가 약간 덜하게 나타나는 것이죠. 그래서 미국 같은 경우에는 근본적인 시스템이 새로 바뀔 때까지 상당히 장기간에 걸쳐서 저성장이 불가피하다고 지금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상당히 장기간 동안 저성장이 불가피하다.’ 그 기간은 얼마를 보시는 건가요?
◆ 최배근> 상당히 장기간이라는 것은 사실 시간을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최소한 2, 30년 이상. 사실 미국의 시대가 끝났다고 봐도 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2, 30년까지 저성장 할 것이라고 보십니까?
◆ 최배근> 과거에 미국 경제가 세계경제의 4분의 1 내지 5분의 1을 차지하면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시대를 사실상 앞으로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든 시대로 저는 진입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우리 경제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어떤 영향을 받습니까? 사실은 미국의 의존도가 굉장히 높은 경제이기도 한데.
◆ 최배근> 우리 경제가 예전부터 계속 나왔던 것이 특히 외환위기 이후에 우리나라는 수출에 목매는 경제 구조가 돼버렸거든요. 내수가 굉장히 취약하고요. 그런데 그 상황 속에서 지금 우리 경제가 굉장히 안 좋아지는 게 2010년도부터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가 굉장히 나빠지고 있습니다.
핵심노동력을 중심으로 해서 우리가 부양 인구를 나눈 것을 역부양 인구비율이라고 그러는데. UN에서 나온 전망 가지고 우리가 분석한 것에 의하면 우리나라가 2010년을 정점으로 해서 이게 하락하고 있어요. 과거 외환위기 때는 우리나라의 인구구조가 좋았던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때만 해도 노동력 인구가 꽤 많았었죠.
◆ 최배근> 그런데 2010년 이후부터 인구가 하락하면서 성장률까지 떨어지게 되면요. 즉, 소득이 정체되게 되면 부동산 시장이 자산 시장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인구 문제하고 그 다음에 소득입니다. 이 두 가지가 전부 다 안 좋게 전환 국면으로 진입했고요.
그런 점에서 우리가 일본에서 지난 20년 동안, 일본이 반면교사가 되는 것이 일본의 부동산 시장 침체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가를 우리가 본다면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아마 더 그 충격이 클 겁니다. 왜냐하면 일본보다 우리나라 구조가 상당히 취약해요.
◇ 김현정> 사실 일본도 반토막보다도 더 떨어졌잖아요.
◆ 최배근> 일본은 더 떨어졌고 지금도 계속 추락중이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우리는 일본보다 더 취약하다?
◆ 최배근> 그렇죠. 왜 그러냐면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산업구조가 제조업이 강하다고 하지만 일본처럼 원세트형. 상대적으로 일본보다 중소기업이 취약하다든가. 대외의존성이 굉장히 높다 보니까, 일본은 대외의존성이 우리처럼 높지 않습니다, 사실요. 그러다 보니까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 제가 볼 때 3, 4년 정도만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게 되면 경제 체질이 굉장히 허약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시급한 상황인데, 정부에서는 있잖아요. 우리나라 대개 가계부채 같은 경우를 보게 되면 중산층 이상이 갖고 있기 때문에 아무 문제없다고 이렇게 지난해까지도 계속 그런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정부 당국들이요.
그런데 사실 이 부동산 시장이라는 곳이 한번 침체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시장에서 읽기 시작하면 부동산이라는 것은 유동성이 굉장히 낮은 상품입니다. 즉, 무슨 얘기냐면 모든 사람이 팔려고만 하지 살려고 사려고 하는 사람이 실종돼 버려요. 그렇게 되면 흑자도산이 가능해요. 가계들이 자기가 자산은 있는데 가계부채를.
◇ 김현정> 처리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니까.
◆ 최배근> 처리할 수 없다 보니까 대출을 못 받고요.
◇ 김현정> 현금화가 안 되는. 그러면 은행까지 같이 무너지게 되고, 줄줄이 타격을 받는다. 이런 말씀이세요. 일각에서는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끼었으니까, 이거 뭐 떨어지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 이걸 뭘 두려워하느냐? 정상으로 가는 건데.. ’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우리 경제가 받을 타격이 너무나 심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막아야 된다. 이런 말씀이세요?
◆ 최배근> 그렇죠. 연착륙은 필요한데 지나치게 계속해서 악순환 고리는 끊어야 된다는 얘기죠. 그러니까 많은 가계들이 파산에 몰리고 은행권이 부실화되어지고 이것이 경기침체로 이어지고 그렇게해서 실업자가 생기고 이런 악순환 고리가 생기게 되면 걷잡을 수 없이 계속해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건데요. 어느 정도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는 것은 필요하지만, 지나치면 우리 경제 전체를 봤을 때, 부동산은 안 가지고 있는 사람한테도 피해를 입히는 문제가 있거든요.
◇ 김현정> 그러면 우리 정부, 지금 이 시점에서 어떤 대책을 세우는 게 가장 필요하겠습니까?
◆ 최배근> 아까 김석동 위원장 얘기를 했지만, 사실 김석동 위원장의 그 표현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요. 유로존 위기 문제가 엊그제 문제도 아니고 2010년 봄부터 계속해서 우리가 구조적인 문제를 진단해 왔던 것들인데 새삼스럽게 유로존 위기를 가지고 세계 대공황 이래 이런 식의 표현을 해서 시장을 그러는 것은 불필요한 발언이고, 사실상 그렇다 하더라도, 그런 요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부 당국은 발언을 좀 신중해야 됩니다. 그리고 내실을 기해야 된다고 그러는데 지금 보게 되면 외환건전성 관리, 공매도, 이런 것뿐만 아니라 아까 얘기했듯이 우리 경제를 가계부채하고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서 정부하고 여당, 야당이 손 모아서 시급하게 이 문제를 도려내야 됩니다. 지금.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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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5(화)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美 저성장 30년 갈것...미국의 시대 끝났다"
2012.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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