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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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22억원짜리 축구공> 축구 수집가 이재형 씨
여러분, 10년 전 오늘이 어떤 날인지 기억하십니까? 바로 대한민국 전체를 들썩이게 했던 2002 한일 월드컵.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의 첫 경기, 폴란드전이 있던 날입니다.
황선홍, 유상철 선수의 골로 이날 우리는 월드컵 진출 48년 만에 사상 첫 승을 올렸죠.
그리고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세계 4위라는 놀라운 기록까지 세웠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이때 이 감격을 고스란히 갖고 있는 한 분과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이탈리아전에서의 안정환 선수 골든볼. 또 4강을 결정지었던 홍명보 선수의 승부차기 공.
이걸 다 이분이 가지고 계세요. 이역만리를 헤매면서 이 공을 찾아온 분입니다, 축구자료 수집가 이재형 씨 연결해 보겠습니다. 이 선생님, 안녕하세요?
◆ 이재형>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벌써 10년 지났네요, 2002년에서 지금까지.
◆ 이재형> 네, 시간 참 빠릅니다.
◇ 김현정> 아직도 그때의 흥분 생각하면 생생하시죠?
◆ 이재형> 네.
◇ 김현정>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어떤 건가요?
◆ 이재형> 아무래도 이탈리아전에서 안정환 선수의 골든골 넣었던 장면하고 2002년 월드컵 스페인전에 마지막 승부차기에서 홍명보 선수가 넣었던 장면, 그 장면이 떠오릅니다.
◇ 김현정> 맞아요, 다들 비슷비슷하실 거예요. 그런데 이재형 씨는 축구자료 수집가니까 당연히 2002년의 물건들을 내가 손에 넣어야겠다, 이거 생각했을 건 당연한 거고.
그래서 몇 개나 관련된 물건을 조그만 거든 큰 것이든 몇 개나 얻으셨어요?
◆ 이재형> 저도 그 당시에 2002 월드컵에 관련된 물품은 한 20여 점 되고요.
그동안 한 30여 년 동안 수집한 수는 한 4만 점 정도 소장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축구에 관련된 것만 4만여 점?
◆ 이재형> 네.
◇ 김현정> 그 중에서 2002년에 관련된 게 한 20여 점?
◆ 이재형> 네.
◇ 김현정> 그 20여 점 가운데 가장 어렵게 손에 넣은 건 어떤 건가요?
◆ 이재형> 아무래도 안정환 골든볼하고 홍명보 4강볼, 이 두 가지가 가장 힘들게 구했습니다.
◇ 김현정> 안정환 선수 볼이라면 한국 대 이탈리아전 16강 때. 연장전에서 넣은 골든골이잖아요. 반지 세리모니했던 그 골 말씀하시는 거죠?
◆ 이재형> 네.
◇ 김현정> 이 골든볼을 처음에 누가 가지고 있었나요?
◆ 이재형> 저도 그걸 잘 몰랐는데 우연히 TV를 보다가 PD가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 모레노 심판이 이 공을 갖고 나오더라고요.
◇ 김현정> 모레노 심판이라면 그 토티 선수한테 레드카드 내밀던 2:8 가르마의 주심 말씀하시는 거죠?
◆ 이재형> 네, 맞습니다. 그래서 그 공을 보고 깜짝 놀라서 ‘그 공을 되찾아야 되겠다.’ 그때 결심을 했습니다.
◇ 김현정> 모레노 주심이 그 공을 어떻게 가져간 거예요?
◆ 이재형> 보통 이제 경기 끝나면 주심들이 대부분 소장하고 있는데.
또 특히 모레노 심판이 그 경기가 마지막 은퇴 경기였기 때문에 이제 영원히 소장하려고 가지고 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걸 알고서 어떻게 찾으러 가셨어요?
◆ 이재형> 에콰도르에 있는 키토의 모레노 집인데 사전에 얘기를 하고 가면 또 어떤 정보라든가 여러 가지 또 모레노 심판의 어떤 감정변화라든가.
그래서 그냥 기습작전에 성공했습니다.
◇ 김현정> 그냥 쳐들어가신 거예요, 에콰도르로? (웃음)
◆ 이재형> 네.
◇ 김현정> 그래서 뭐라고 하셨어요?
◆ 이재형> 제가 “이 공이 에콰도르에 있으면 개인의 모레노 심판의 가문의 영광이지만, 이 공이 한국에 오면 한국 축구 100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축구 문화유산이다.” 이렇게 설득을 해서.
◇ 김현정> 그랬더니 내줍니까, 그냥?
◆ 이재형> 시간이 많이 걸렸죠, 설득하는데요. 한 4시간여 동안 진통 후에 가족 회의를 거쳐서 “당신의 열정에 감동한다.” 이렇게 해서 내줬습니다.
◇ 김현정> 한 푼도 안 받고?
◆ 이재형> 아니, 제가 조금 기여를 했죠, 모레노 심판의.
◇ 김현정> 사례처럼.
◆ 이재형> 네.
◇ 김현정> 사례로 조금 드리고 그래서 결국 가져오시고. 홍명보 선수의 승부차기 공은 어떻게 찾아내셨어요?
◆ 이재형> 그 공을 찾아오니까 또 많은 지인들이 “왜 홍명보 4강 볼도 되게 의미가 있는 볼인데 그것도 왜 안 찾아오느냐?” 또 어떻게 보면 추궁이 있어서 그것도 제가 몇 년 후에 직접 또 이집트 카이로에 가서.
◇ 김현정> 그것도 주심이 가지고 있었어요?
◆ 이재형>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것도 이집트로 날아가셨어요? (웃음)
◆ 이재형> 네.
◇ 김현정> 가서 뭐라고 하신 거예요, 그때는?
◆ 이재형> 그때도 뭐 같은 얘기를 했죠.
◇ 김현정> “이것은 한국에 와야 의미가 있다.”
◆ 이재형> 네, 맞습니다.
◇ 김현정> 몇 시간이나 거기서는 설득하셨어요.
◆ 이재형> 그때도 시간이 많이 지연됐죠. 그래서 모레노 심판이 과거에도 많은 월드컵에 출전했지만, 그 경기에 자기도 인상이 깊었고 소중한 경기였다.
그래서 “자기도 그 공을 간직하고 싶었다.” 또 얘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홍명보 승부차기공은 어떤 주심? 그건 모레노 주심은 아니죠?
◆ 이재형> 가말 알 간도르 주심이죠.
◇ 김현정> 그 주심에게 그렇게 설득해서 또. 그런데 그 공이 그 공인지 어떻게 압니까? 그건 확실해요?
◆ 이재형> 두 분 다 심판들이 그 공에다가 그 당시에 주심, 부심, 감독관의 친필사인을 다 해 놨어요. 만약에 사인이 안 돼 있으면 진품이 확인이 안 되는데.
◇ 김현정> 그래서 이걸 참 돈으로 굳이 환산을 하자면 이 두 공을 합치면 얼마나 될까요?
◆ 이재형> 이 공은 우리나라 어떤 축구 역사의 의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돈으로 환산하기도 참 그럴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이건 억만금을 줘도 안 바꾸시죠?
◆ 이재형> 그렇죠. (웃음)
◇ 김현정> 그래요. 지금까지 4만여 점의 축구 관련 물품들.
2002년 월드컵 관련된 것 말고도 혹시 이건 좀 자랑하고 싶다, 내가 가장 아끼는 공이다. 어떤 게 있을까요?
◆ 이재형> 지금은 북한하고 분단 국가지만, 앞으로 또 통일이 또 되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북한 축구 관련도 제가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분야인데. 2002 월드컵 끝나서 나서 부산 아시안게임 때 북한 팀이 한국에 방문했습니다.
그 당시에 그 감독을 또 어렵게 만나서 그 당시 북한 선수의 전 선수 사인이 담긴 유니폼을 수집한 게 또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하나하나 다니면서 다 사인을 받으신 거예요?
◆ 이재형> 아니요, 그 감독님이 다 해 주셨습니다.
◇ 김현정> 감독. 설득하는 능력이 대단하신 분이네요. 원래 뭐하시는 분이세요?
◆ 이재형> 잡지사에서 기획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 김현정> 잡지사에서 근무하는.
◆ 이재형> 축구잡지사입니다.
◇ 김현정> 몇 년 동안이나 이렇게 4만여 점 모으셨습니까?
◆ 이재형> 제가 처음에는 축구선수를 하고 싶어서 어릴 때 꿈을 갖고 있었는데. 그 꿈이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그러다 보니까 어떤 한, 축구에 대한. 그래서 그것을 수집으로서 이어진 겁니다.
◇ 김현정> 한을 푸시는군요, 못다 이룬 꿈의 한을. (웃음)
돈도 많이 드셨겠어요, 이거 다 수집하시느라고
◆ 이재형> 어떤 비용도 많이 들었지만, 이 수집하다 보면 어떤 열정이라든가 도전 뭐 이런 게 또 많이 그런 게 들어가야 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축구를 정말 사랑하는 분, 이재형 씨와 얘기 나누면서 오늘 2002년 월드컵의 그 떨리는 감격, 감격의 순간들 다시 한 번 떠올려 봤습니다. 열심히 모아주시고요. 언젠가 축구박물관 하나 딱 차려서 이 귀중한 전시품들 한 눈에 볼 수 있는 날 기대해 보겠습니다.
◆ 이재형>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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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4(월) 이재형 축구수집가 "'홍명보 4강볼' 한국으로 되가져오기까지"
2012.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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